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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영지 하멜른 #1

2017.12.28 조회 3,659 추천 38


 Prologue
 
 
 “오······ 오크다!”
 땡땡땡!
 대륙 남쪽에 위치한 하멜른 영지의 마을.
 “이럴 수가! 50마리에 달하는 오크라니!”
 비상종이 거세게 울리며 마을을 지키는 경비병들이 허겁지겁 마을 입구로 모였다.
 숫자는 대략 30여 명에 불과했다.
 “10마리도 버거운 숫자인데······! 50마리라니!”
 마을 사람들은 비상 대피소로 모두 대피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50마리의 오크라면 비상 대피소가 필요 없을 숫자다.
 모두 몰살당할 게 당연하기 때문에.
 바들바들.
 오크를 바라보는 병사들 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린 병사의 창을 쥔 손이 크게 떨고 있었다.
 죽음을 예감하고 있는 것일까?
 어린 병사뿐만 아니라 40대를 바라보는 늙은 병사 또한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떨고 있었다.
 ‘집에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아직 어머니도 계신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오크들은 침을 줄줄 흘리며 광기 띤 표정으로 도끼를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꿀꺽.
 거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병사들의 긴장감과 공포감은 극에 다다르고 있었다.
 생존본능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도망쳐봐야 붙잡혀 죽는다는 생각과 마을에 가족들이 있다는 생각에 물러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
 “으아아아아아아······!”
 20대 초의 병사, 브라운이 공포감을 이기지 못하고 흐리멍덩해진 눈으로 오크들에게 달려 나갔다.
 “브라운! 안 돼!”
 브라운의 선임 병사 빌이 소리쳤다. 그리고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브라운의 머리가 마치 수박이 깨지듯 박살 나는 잔인한 장면은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
 오크들이 뛰어오는 소리들과 브라운의 비명이 들리지 않았다.
 질끈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린 채로 있었던 빌이 의문을 느끼고 눈을 뜨고 전방을 바라봤다.
 브라운의 머리 위로 거대한 도끼가 내려치듯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브라운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도끼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쩐 일인지 뒤에 달려오던 오크들은 달려오던 자세 그대로 멈춰 있었다.
 “뭐······ 뭐지?”
 쿵.
 시간이 멈춰 있는 듯했다.
 눈을 슥슥 비비고 다시 보자 갑자기 도끼날이 갈라지며 땅으로 떨어졌다.
 뒤를 돌아보니 검은 머리의 청년이 하품하는 입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소······ 소드 마스터!”
 브라운은 청년의 검에 맺혀져 있는 푸른색 기운에 기겁을 하며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외쳤다.
 “네 이름이 브라운이냐?”
 “네······ 네!”
 검은 머리의 청년이 브라운에게 물었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청년이지만, 왠지 모를 기운에 반말인데도 브라운은 기분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 이름은······.”
 검은 머리의 청년, 라이트가 말을 하면서 몸을 자연스럽게 빙글 돌렸다.
 자연스럽게라고는 하지만 무척이나 빨라서 브라운도 도끼를 내려쳤던 오크도, 지켜보고 있던 빌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팟!
 라이트의 몸이 멈추고 곧이어 무언가 베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이트 칼리오스.”
 라이트가 브라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말이 끝난 순간 브라운에게 도끼를 내려쳤던 오크의 몸이 내장이 속속히 보일 정도로 반으로 갈라지며 좌우로 쓰러졌다.
 라이트가 나타난 뒤로 달려오던 그대로 멈춰 있던 오크들이 동료의 죽음에 분노하며 함성을 외치며 달려들었다.
 “이곳, 하멜른의 영주다.”
 라이트는 맨 앞에 달려오는 오크의 목을 빠르게 베고는, 그 뒤로 달려오는 오크들에게 검을 휘두르며 말했다.
 
 
 
 Chapter 1 영지 하멜른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대륙의 가장 남쪽에는 ‘이델리온’이라 불리는 숲이 위치해 있다.
 그 명칭은 ‘이델리온’ 주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소수 부족들에 의해 붙여졌다.
 소수 부족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전설에 의해 처음 그곳은 수많은 몬스터들이 살고 있고 엄청난 보물들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아무리 수많은 몬스터들이 살고 있다고 해도 보물에 대한 소문은 그곳에 대한 수많은 모험가들과 수많은 나라들의 도전을 허락케 했다.
 불가능하리라 생각됐던 던전을 함락시킨 유명한 모험가들이 이델리온을 함락시키기 위해 도전했다.
 수천 명으로 이루어진 군대들이 이델리온을 점령하기 위해 들어섰다.
 하지만.
 그들은 신기루마냥 이델리온에 들어간 이후로 실종되었다.
 그리고 되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델리온은 ‘죽음의 숲’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델리온을 영토로 가지고 있던 제국, 데카르는 그 이후로 위험성을 깨닫고 이델리온의 입구에 영지를 하나 세웠다.
 그 영지의 이름은 하멜른.
 이델리온에서 나올 몬스터들에 대한 방어 영지였다.
 황제는 방어 영지인 만큼 하멜른에 부임한 영주에게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영지에 대한 전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매달 5천의 병사와 10명의 기사, 그리고 10만 골드라는 사상 초유의 엄청난 지원을 했다.
 처음에는 영지를 가지지 못한 많은 귀족들이 그 말에 귀가 쫑긋해서 자청해서 지원하고 했다.
 하지만 수많은 몬스터들의 잦은 침략에 의해 한 달에 수천 명의 병사와 수 명의 기사가 죽어가면서, 몇 달이라는 시간 동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그만두거나 몬스터들에게 죽음을 당하면서 점점 가장 부임하기 싫은 영지의 1순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현재에는 중앙 권력에서 밀려나거나, 힘없는 하위 귀족들이나 가는 볼품없는 영지로 추락해 버렸다.
 “이런 영지니까 할아버지에게 부탁 했겠지?”
 한 사내는 자신의 손에 쥐여진 하멜른에 대한 조사서를 읽으면서 혀를 차고 있었다.
 “할아버지도 참. 이런 일을 나에게 떠넘기시다니···”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히죽 웃는다.
 “나도 슬슬 독립하려던 때니까 안성맞춤이기는 하지만.”
 사내는 그렇게 말하며 길을 걸었다. 그의 뒤로 거대한 몬스터의 사체가 쓰러져 있었다.
 
 
 * * *
 
 
 건들건들.
 한 남자가 성문을 지나 성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건들거리는 발걸음이 한량에 가까웠지만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성문을 열어라.”
 너무나도 이른 아침이라 검문소는 닫혀 있었다. 고로 당연히 성벽 위에서 근무를 서던 병사들이 전부였다.
 남자는 병사들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런 쌍놈이 다 있어?”
 “지가 무슨 영주인 줄 알아!”
 너무나도 건방진 말에 병사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했다.
 “성문 열라니까.”
 “성문은 함부로 열 수 없다! 검문소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거나 조금 있다 와!”
 선임으로 보이는 병사가 남자에게 말했다
 “후회할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후회할 거니까 나중에 다시······!”
 촤르륵.
 툭.
 남자가 두루마기를 품속에서 꺼내 성벽 위로 던졌다.
 몬스터들의 방어 영지인 만큼 성벽은 일반적인 귀족들의 영지에 비해 훨씬 높았으나 두루마기는 촤르륵 펼쳐지며 성벽 위에 제대로 올라갔다.
 “으음······ 이건 뭐야. 헉!”
 남자가 던진 두루마기를 대충 살피던 병사는 기겁을 했다.
 두루마기의 정체는 황제의 인장이 찍혀 있는 명령서였다.
 겁을 상실하지 않는 이상 황제의 낙인을 위조하는 사람은 없었고, 오늘 중에 새로운 영주가 온다는 것을 미리 언질을 받았기에 병사들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자세를 꼿꼿이 했다.
 “새로 부임한 영주다. 문 열어라.”
 씨익.
 남자, 라이트는 씨익 웃고는 성문을 여닫는 걸 담당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성문을 열라고 말했다.
 병사들은 성문을 열면서 성문에서 연락을 담당하는 병사를 말에 태워, 새로운 영주가 성문에 도착했음을 알리기 위해 영주성에 급히 보냈다.
 성문이 열리고 들어올 때쯤이면 대리 영주와 가신들이 그를 맞으러 와야 할 것이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쿵!
 조금의 시간이 흐르고 성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라이트가 건들거리며 성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멀리서 뿌연 연기가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여러 사람이 말을 타고 빠르게 오고 있었다.
 “헉헉. 새로 부임한 영주님이십니까?”
 성 안으로 완전히 들어서자 여러 사람이 딱 맞게 도착해 숨을 거칠게 내쉬며 라이트를 맞이했다.
 “어. 라이트 칼리오스다. 근데 댁들은······?”
 “저는 대리 영주 페인입니다.”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데 대리 영주라고?’
 대리 영주란 영지에 영주가 없을 때, 그를 대신해서 영지를 관할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 외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재무나 세금 등을 맡고 있는 가신들이었다.
 라이트는 나타난 사람들 중 대리 영주가 있을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젊은 청년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라이트의 눈이 잠시 동안 반짝 빛났다. 페인 외, 나머지 사람들의 소개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곧바로 영주성으로 향했다.
 
 
 * * *
 
 
 “충! 성!”
 영주성을 지키는 병사들의 경례를 받으며 성으로 들어갔다. 미리 보고를 받은 탓에 라이트를 못 알아보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가 내 집무실인가?”
 성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살펴보던 라이트가 영주 전용 집무실을 발견하고 들어가서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아 책상 위로 올렸다.
 “역시 책상은 다리를 올려놓으라고 있는 거야.”
 그 모습에 페인을 비롯한 가신들의 인상이 굳었다.
 지금까지 부임해왔던 영주들은 대부분이 부정부패를 저질러온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이번 영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전까지의 영주는 나름 귀족이라고, 귀족다운 모습을 보이긴 했었다. 하지만 이번 영주는 귀족도 아닌 저작거리에서 상인들을 등쳐먹는 한량의 모습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
 ‘이번 영주도 아니군.'
 라이트를 제외한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지난 일 년간의 서류입니다.”
 마음속 생각이야 저작거리에서 상인들을 등쳐먹는 한량이라고 욕하지만, 어쨌든 영주는 영주였다. 전 영주가 영지를 운영해온 서류, 영주가 없는 동안 운영한 서류, 그리고 현 영지의 상태를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페인은 그것들이 적혀 있는 서류뭉텅이를 책상에 올려놓았다.
 쿵!
 묵직한 소리와 함께 책상이 흔들렸다.
 “흐응······.”
 라이트는 손바닥을 펼쳐 쌓여 있는 서류에 갖다 댔다. 마치 서류의 두께를 재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 뼘.
 두 뼘.
 “휴······.”
 두 뼘에 달하는 서류에 잠시 귀찮다는 듯 한숨을 내쉬더니 서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촤르르르르.
 서류는 빠르게 넘겨져 갔다.
 지켜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단순하게 손가락으로 빠르게 넘기는 것으로만 보였다.
 탁!
 “다 봤다!”
 라이트는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그리고 마치 힘들었다는 듯이 허리를 톡톡 두드렸다. 라이트를 제외한 사람들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 정말로 다 보셨습니까?”
 가신들 중 한 명이 물었다. 간사한 얼굴의 가신이었다.
 라이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말했다.
 “응. 그러니까 넌 해고!”
 “아······ 예······ 가 아니라! 해고라니요?!”
 “고리대금. 영지민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율로 끊임없이 재산을 불려 나갔더군. 등쳐먹을 녀석들이 없어서 이웃들을 등쳐먹어?”
 라이트가 쌓여 있는 서류의 중간에서 종이 몇 장을 꺼내서 보여줬다. 고리대금이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게 된 가신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너 해고.”
 라이트가 또 다른 가신을 지목하며 말했다. 말처럼 얼굴이 길쭉한 가신이었다. 역시나 찔리는 게 있는지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채 주춤거렸다.
 “저는······!”
 “세금횡령. 중간 중간 알게 모르게 조금씩 빼내갔더군. 더구나 아주 교묘하게 웬만한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게 수작을 부려놨네.”
 라이트가 서류에서 또다시 종이를 몇 장 빼냈다. 말상의 가신은 허망하게 웃으며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 해고.”
 라이트가 말하면서 지목한 가신은 마치 개를 떠올리게 만드는 생김새였다.
 개상의 가신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을 천천히 더듬어 가면서 자신이 행한 것 중에 고리대금이나 세금횡령이 있는지 생각해봤다. 하지만 자신의 기억에는 그러한 기억이 없었다.

댓글(2)

울냥    
어...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소설 설명이 역천경과 똑같습니다.. 신마 진무악. 고금제일인이며, 천마신공과 여의선공을 동시에 익힌 희대의 절대고수인 그가 죽었다. "고금제일인이면 뭐하냐! 지금껏 혼자 살았는데!" 진무악. 역천경의 힘으로 기억을 가진 채로 환생하다. "이번 생에서는 연애도 하고, 음주가무도 즐길거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과거와는 다른 소시민적인 삶에서 행복을 찾는 절대고수의 강호행이 펼쳐진다!! 이렇게 보이네요. 혹시 2소설 설명 올리면서 실수 하지 않으셨는지 확인해보심이.
2018.01.06 18:55
PKIB    
하멜른영주랑....비슷한것 같은데요 옛날에 하멜른의영주 읽었는데 설마 아니겠지 했는데.. 비슷하네요
2018.01.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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