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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검의 군주는 평온을 원한다

프롤로그

2018.04.24 조회 10,476 추천 85


 "군주시여..."
 "왜들 그리 우는 겐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 또한 충분히 대륙을 다스렸고 내 뒤를 이을 훌륭한 후계자도 존재한다. 그럼 된게 아닌가?"
 
 중년의 고관대직들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침통한 얼굴로 울고 있는 것은 썩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였으나 그들은 자신이 존경하는 군주가 떠나는 것이 슬펐던 것이다.
 
 혼란스런 아르테냐 대륙에 갑자기 나타난 이름 모를 검사는 어느 전쟁에서나 압도적으로 선두에 서서 자신을 가로 막는 모든 적에게 평등한 죽음을 선사했다.
 
 전장을 거치면 거칠 수록 그 검술은 더욱 더 뛰어나졌고 그 마나를 더욱 더 강력해졌다.
 
 그러한 그의 모습에 매료된 많은 검사들은 마법사들의 시대라 불리었던 아르테냐 대륙에 검과 기사들의 시대를 불러일으켰으며 그를 따르고 추정하던 검사들은 이윽고 혼란스런 아르테냐 대륙을 정벌하여 최초로 통일 제국의 역사를 열었다.
 
 그렇게 아르테냐 대륙력으로 불리었던 연도는 통일 제국력으로 새롭게 시대의 연도를 바꾸었으며 통일 제국력 50년인 지금 통일 황제는 나타났을 때와 동일하게 여전히 늙지 않은 모습으로 거대한 마법진의 앞에서 그 동안 함께 제국을 다스리던 대신들과 작별을 하고 있었다.
 
 최초로 아르테냐 대륙을 통일한 미르 제국의 초대 황제인 차현우는 본디 아르테냐 출신의 존재가 아니였다.
 
 다른 세계, 이세계라 불리우는 곳의 존재였으나 차원 마법을 연구하던 괴팍한 마법사에 의해 소환되었으며 그 마법사에게 이계의 생물체에 대해 끔직한 연구와 개조를 받으며 살다가 기회를 보고 그 마법사를 죽이고 죽은 마법사의 보물을 챙기고 혼란스런 아르테냐 대륙에 나타났다.
 
 당연히 살던 세계도 문화도 다르다보니 알게 모르게 의견차이와 오해로 몇번이고 싸움으로 번졌고 개조받은 신체는 끔찍한 고통만큼이나 강력한 힘과 재능을 선사해 20년 정도 시간이 흐르니 어느새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들이 매우 많아졌다.
 
 그리고 혼란스런 아르테냐 대륙을 하나 둘 무력으로 그 혼란을 제압하다보니 어느 사이에 최초로 아르테냐 제국을 통일한 국가를 건국했다.
 
 마땅히 제국명으로 쓸만한게 없다가 미르라는, 용의 순 우리말을 떠올린 현우는 미르를 통일 제국의 국명으로 삼았다.
 
 그렇게 50년을 제국을 평화롭게 다스린 현우는 드디어 떠날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50년이면 정말로 길게 해먹었고 자신의 후계 문제도 걱정 없으니 안심하고 떠날 수 있다고 판단한 현우는 검과 기사들의 시대가 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많은 마법사들을 동원하여 자신이 소환된 차원 마법을 역산하게해 본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로 인해 방대한 자원을 요구로 했지만 대륙을 지배하는 미르 제국은 그 방대한 자금을 소모해도 전혀 지장이 없을 국고를 지녔다.
 
 그것은 그 만큼 현우가 나라를 잘 다스렸다는 반증이였기에 충직한 신하들은 초대 황제의 귀환을 슬퍼했다.
 
 유일하게 그랜드 마스터라는 경지조차 초월해 검의 군주라는 전인미답의 경지에 도달한 그들의 황제는 70년의 세월조차도 그 흔적을 얼굴에 남기지 못했다.
 
 "하오나..."
 "이제 되었네. 마지막은 웃는 얼굴로 인사하자고 약속했잖나."
 
 현우는 씁슬하게나마 웃었으며 천천히 마법진의 중심에 섰다.
 
 "폐하. 폐하가 소환되었던 때 처럼 어쩌면 모든 힘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괜찮네. 어짜피 이 힘, 내가 살던 세계에서는 별로 필요 없으니"
 
 혼란스러웠던 세계와는 다르게 그래도 나름 치안은 좋았던 고향이니 강대한 힘도 그다지 필요 없을 것이다.
 
 "시작하게"
 "예"
 
 별빛처럼 빛나는 마법진이 서서히 그 빛의 광량을 늘리더니 이윽고 세상을 뒤덮을 정도로 강한 빛과 함께 빛의 기둥을 이 세상에 내렸다.
 
 그리고 그 기둥이 사라진 직후 아르테냐 대륙을 통일한 미르 제국의 초대 황제 역시 그 자리에서 사라져 있었다.
 
 
 
 ◇
 
 
 
 "흐음...무사히 돌아온 건가..."
 
 현우는 빛이 사라진 직후 다시 눈을 떳을 때 매캐한 매연의 냄새에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왔음을 직감했다.
 
 '시간은 얼마나 흘렀을까'
 
 차원은 시간과 공간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블랙홀의 원리까지 응용하는 초고위 마법이다.
 
 최대한 자신이 소환된 직후의 시간대로 맞췄다고 하나 오차가 없을 수는 없다.
 
 긴 시간이 흘렀을 수 있고 의외로 짧은 시간이 흘렀을 수도 있다.
 
 '힘은, 거의 사라졌군'
 
 다행히 마나의 근간이 되는 마나 시드는 남아 있었지만 대부분의 마나가 사라져 있었다.
 
 다시 마나를 몸 안에 축적한다면 본래의 경지를 되찾겠지만 현우는 딱히 힘을 되찾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일단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확인을 해야 겠..."
 
 폐공장에서 몸을 일으켜 움직이려는 현우의 시야에 특이한게 잡혔다.
 
 -데이터 로드 완료.
 -축하합니다. 능력자, 어빌리터로 각성하셨습니다.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상태창을 여십시오.
 -육성 혹은 생각으로 상태창을 열 수 있습니다.
 
 "....내가 헛것을 보는 건가...."
 
 아르테냐 대륙의 그 어떠한 환상마법도 현우의 본질을 관측하는 두 눈을 현혹할 수는 없었는데 기묘한 것이 현우의 눈에 나타난 것이다.
 
 '내가 살던 세상에서는 이러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 상태창이라니?'
 
 -상태창
 [이름:차현우/ 나이:27세(101세)/ 레벨:1 / 직업:무직 / 칭호:없음]
 [스테이터스]
 [힘:1 /민첩:1 /체력:2 /지혜:1 /포스: 3 /운:1]
 [여유 스테이터스 포인트:0]
 [생명력:200/200]
 [포스:300/300]
 [패시브 스킬]
 [액티브 스킬]
 
 -상태창을 열었습니다.
 -다음으로 인벤토리를 열어 보십시오.
 -상태창 처럼 육성과 생각으로 열 수 있습니다.
 
 "거짓이 아니라는 건데...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현우는 알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여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보았지만 본래의 세계의 기억도 거의 흐릿한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적었다.
 
 '일단 나가보자 나가면서 이 이상한 것도 진행해보자'
 
 마치 게임 판타지 소설을 연상케하는 이 이상한 것을 진행시키다 보면 뭔가 알 수 있는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
 
 
 
 "대충 1시간은 걸은 것 같은데 여전히 산골이라. 내가 아르테냐 대륙에 떨어졌을 때는 집이였었는데..."
 
 아무래도 시간만이 아니라 공간에도 오차가 생긴 모양이였다.
 
 다행히 폐공장의 건물에 한글이 적혀 있었던 걸 봐서는 외국은 아닌 듯 했으니 다행이라고 여겨야 겠지만 말이다.
 
 '그 공장이 옷 공장이여서 다행이다'
 
 소환되었을 때 처럼 완전히 알몸으로 고향으로 되돌아 왔지만 다행히 떨어진 폐공장이 옷 공장이라 재고처리 되지 못한 옷도 다수 있었다.
 
 허름하긴 했지만 몸을 가릴 수 있을 정도면 충분했기에 현우는 불만을 표하지 않고 허름한 티와 청바지를 입고 폐공장을 나오니 더운 여름이 현우를 반겼다.
 
 -튜토리얼을 모두 클리어 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보너스 스테이터스 포인트 5가 상승했습니다.
 -신중히 선택하여 포인트를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니까 포스가 마나니까 마나에 투자하면 되는 것인가"
 
 실험삼아 튜토리얼을 끝내고 얻은 포인트를 모조리 포스에 투자하자 현우의 배꼽 아래의, 흔히 하단전에 존재하는 마나 시드의 크기가 저절로 부풀어 오르더니 마나가 영구적으로 늘어나 버렸다.
 
 '설마했지만 진짜였나...'
 
 단순히 스테이터스를 올리기만 하더라도 마나가 늘어나다니 그럼 힘이나 체력같은 것에 찍으면 실제로 힘이 강해지고 생명력이 늘어나며 체력이 좋아진다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 그럴 것이다.
 
 '이 어빌리티라는 능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받을 수 없을까...'
 
 얼추 2시간 가까이 걷고 걷다보니 드디어 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즉, 도시의 외곽 근처에 도착한 것이다.
 
 
 
 ◇
 
 
 
 '내가 이 세계에서 사라진지 20년이 지났구나...'
 
 굳이 물어볼 것도 없이 저 멀리 보이는 전자 시계에 2046년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기억속에 분명 2026년이였던 세계가 무려 20년이나 흘러 있었음을 알수 있게 되었다.
 
 '그럼 어빌리티에 대해 어떻게 알아야 하지...'
 
 튜토리얼에도 이 세계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고 대충 어빌리터로 각성해 생겨난 능력들만 하나씩 소개해주더니 그대로 끝나버렸다.
 
 '돈도 없으니 pc방에 들어갈 수도 없고...'
 
 현대 문명의 이기 중의 하나인 인터넷에서 정보를 알아보려고 해도 돈이 없으니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족도 없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인가...'
 
 자신이 아르테냐 대륙에 소환되기 이전에 부모님은 사고로 돌아가셨으니 그래도 자신을 걱정하며 20년을 애를 태울 사람이 없다는 것에 웃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우선 경찰서 부터 들러야 하나..."
 
 20년이나 갑자기 실종되었다면 분명 자신의 주민 등록도 지워져버렸을 테니 일단 고향에서 다시 살기 위해서는 사라진 신원부터 복구해야 했다.
 
 "몬스터다!"
 "젠장! 능력자들은 뭘 하고 있던 거야!"
 
 갑작스럽게 주위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것에 현우도 고개를 돌려 소란의 근원지를 찾아보자 평범한 사람보다 머리 2, 3개는 더 커 보이는 녹색 피부의 어설픈 가죽 갑옷을 입은 괴물, 몬스터가 나타났다.
 
 '완전히 아르테냐 대륙의 오크와 똑같구만...'
 
 과거의 현우였다면 딱히 손 쓸 것도 없이 그저 마나를 휘두르는 것 만으로도 흔적도 없이 소멸시켰겠지만 지금의 현우로서는 무리다.
 
 '이 정도의 마나라면 쓰러트릴 수는 있겠지만...'
 
 검이 없다고 한들 검의 유무(有無)의 경지를 넘어선 현우에게는 지금의 마나 시드에 존재하는 마나만으로도 충분히 오크를 퇴치할 수 있다.
 
 -오크(레벨 16)
 
 "레벨 높구만..."
 
 오크는 확실히 평범한 인간보다 신체 능력이 매우 뛰어나 정예 병사가 아니라면 평범한 장정 셋 이상이 상대해야하는게 평균적이다.
 
 '일단 쓰러트린다.'
 
 게임 판타지를 연상케 하는 이 시스템은 경험치가 상승하면 레벨이 오르며 여유 스테이터스 포인트가 생기며 직업을 얻고 업적 포인트로 직업 관련 스킬을 습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저 오크를 처치한다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저게 이 땅에 돌아다녀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은 이 세계도 이상하게 변해버렸다는 거겠지'
 
 무려 20년이나 지났으니 강산이 몇번이나 바뀌어도 이상할 것 없는 시간이다.
 
 자신이 사라진 20년의 시간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르테냐 대륙 만큼이나 혼란스럽거나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린 현우는 힘을 되찾아야 한다는 결론과 함께 오크를 처치하기로 했다.

댓글(5)

변진섭    
잘보고 갑니다.
2018.05.04 13:48
궁금행    
어짜피
2018.06.04 21:33
b3*******    
맨날 힘은 사라져 맨날맨날맨날맨날
2018.08.03 22:28
수호자영    
카페오면 좋겠당
2018.09.26 16:58
g548    
솔직히 대륙을 통일하면 평화가오나?? 더 혼란스러울것같은데?? 그리고 전쟁이란게 정치적 목적에서지 무슨 인간의 존엄이 어쩌구는 아니잖아?? 그냥 싫은놈 때려죽이고 싶어서 싸우는게 결국 전쟁인데 전쟁을 너무 미화하고 거기서 잘싸운 인간백정을 영웅화하는것도 좀 아니라고봄
2019.04.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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