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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엠퍼러 1화

2018.09.19 조회 4,551 추천 28


 [머더엠퍼러 1화]
 
 
 
 
 
 
 제1장. 절대자의 최후 (1)
 
 
 하늘에 떠 있는 양떼구름이 마치 농장을 방불케 하는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걸맞게 마을마다 축제가 벌어지고 집집마다 웃음꽃이 가득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
 베이트나 영지의 영주인 아크 타르아킨 백작은 오늘도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
 나이가 사십이 되었는데도 아직 2세가 없기 때문이다. 절친한 친구들의 자식들은 어엿한 청년이 되거나 시집갈 나이의 딸이 있었지만 타르아킨 백작에게는 가문을 이어갈 핏줄조차 아직 없었다.
 이런 타르아킨 백작을 위해 영지민들은 해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영주에게 2세가 생기기를 신께 간절하게 빌었지만 그 또한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영지민들이 자발적으로 영주를 위해 신께 기도를 드리는 이유는 영지민들에게 타르아킨 백작은 근엄한 영주라기보다는 이웃집 어른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신관이.
 때로는 마법사들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결국 타르아킨 백작은 가문을 이어갈 양아들을 두려고 했지만 베이트나 영지에는 그의 눈에 차는 아이가 없었다.
 결국 타르아킨 백작은 가문을 이을 재목을 찾아 왕국은 물론이고 제국까지 사람들을 보내 보았지만 역시나 마찬가지로 마땅한 인재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양자를 얻는 일이라면 이토록 힘들지 않을 터이지만 전통적으로 기사 가문인 타르아킨가를 이어야할 재목을 찾는 것이기에 더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또 한해가 가고······.
 올해도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올해 가을은 풍년이었다.
 풍년도 그냥 풍년이 아니라 대풍이었다.
 흥에 겨운 영지민들에게 타르아킨 백작은 세금을 10퍼센트 낮추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워낙 대풍이라 10퍼센트의 세금을 낮추어 주었음에도 거두어들인 세금은 평년에 비해 월등하게 많았다. 이렇듯 영지민들을 어여삐 여기는 타르아킨 백작에게 큰 기쁨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렇게 학수고대 했던 2세가 생긴 것이었다.
 영주의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영지민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와 축하를 해주었다. 그들이 가지고 온 선물로 창고가 가득해지자 타르아킨 백작은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기꺼운 마음으로 창고를 활짝 열었다.
 “하하하하.”
 “호호호호.”
 기쁨이 겹치자 베이트나 영지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베이트나 영지에 불운이 찾아왔다.
 대풍 때문에 재정이 넉넉해진 탓에 타르아킨 백작은 영지의 기사단의 규모를 조금 늘렸는데 그것이 화근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타르아킨 백작의 정적들은 타르아킨 백작이 역모를 품고 기사단의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뒤집어 씌웠다. 타르아킨 백작이 강력하게 부인을 했지만 이미 대세는 음모를 꾸민 자들에게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역모에 관련된 자들은 참수에 처해지고 그의 가솔들은 노예가 되는 것이 전례였지만 국왕은 그동안 타르아킨 백작이 세운 공을 인정해 왕국 최북단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척박한 곳의 영주로 부임시키고 베이트나 영지를 자신의 영지로 귀속시켜 버렸다.
 만삭이 된 아내를 데리고 척박한 땅 메르세아 영지에 도착한 타르아킨 일행은 너무나도 황폐한 광경을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체적인 면적은 베이트나 영지보다 훨씬 넓었지만 워낙 척박한 곳이다 보니 사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200여 가구 남짓한 사람들이 영지민의 전부인 터라 이곳이 과연 영지일까 싶을 정도였다. 영지민들의 주 수입원은 사냥을 통해 얻은 가죽을 내다 파는 것뿐이었기에 살림은 팍팍할 수밖에 없었다.
 타르아킨 백작은 궁여지책으로 30명의 기사단원들은 물론이고 가솔들을 모두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귀향하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영지 한켠에 움막을 짓고 기존의 영지민들과 같이 사냥으로 연명해 나갔다. 비록 30명뿐인 기사단이지만 그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타르아킨 백작은 부하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누명을 벗고 베이트나 영지를 되찾겠노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
 
 부모가 누군지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모른다.
 오직 살기 위해 검을 휘둘렀고,
 남에게 핍박을 받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무려 15년.
 어느새 연무는 무림의 절대자가 되었다.
 낭인왕.
 모든 낭인들의 지존이자 사신(死神)이 바로 연무였다. 그에게는 낭인왕이라는 신분 말고도 또 하나의 신분이 있었으니 고금제일의 살수(殺手)라고 일컬어지는 살수제왕이었다.
 연무의 독문무공인 탈명추혼검법(奪命墜魂劍法)에 이슬로 사라져간 무림고수들이 일천(一千)하고도 오백(五百)이 넘었다.
 만상조화심법을 바탕으로 펼치는 탈명추혼검법은 방어보다는 일격필살(一擊必殺)의 공격으로 상대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극 쾌검이었다.
 때로는 암살로.
 때로는 정정당당하게 수많은 무림인들을 상대했지만 그 누구도 탈명추혼검법을 받아내지 못했다. 추혼검법은 모두 다섯 초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마지막 초식인 탈명섬(奪命嬐)은 자신이 왜 죽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쾌검(快劍)의 정화였다.
 섬광이 번쩍이는 순간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나가는데 어찌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 있겠는가.
 오늘 날에 이르러 연무는 무림제일인(武林第一人)이 되었고 정사를 막론하고 낭인왕 연무가 무림제일인이라는 사실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혹자는 낭인왕이 무림제일인이 아니라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이라고도 불렀다.
 
 우르릉, 콰앙.
 낙뢰(落雷)가 거대한 바위를 강타했다.
 팟팟팟팟.
 산산조각이 난 바위의 파편이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내리는 폭우를 뚫고 사방으로 비상했다.
 “낭인왕 연무, 그대는 본가(本家)와 무슨 원한이 있다고 살수를 펼쳤는가.”
 사혈공자(死血公子) 마굉(魔宏).
 사파(邪派)의 떠오르는 신성(新星)이었다.
 정파(正派)에 의해 지리멸렬한 사파를 일으킬 기대주로 촉망받고 있는 자로 사파의 후지기수(後知起首)들 단연 으뜸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의 독문무공인 적혈패왕신공(赤血覇王神功)은 무림일절로 정평이 나 있었다. 정파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마굉을 절규하게 만든 것은 낭인왕 연무였다.
 “후후후, 사혈공자 마굉, 그대와 원한은 없다. 단지 난 살수제왕으로서 의뢰받은 일을 처리했을 뿐이다.”
 낭인왕 연무의 메마른 음성이 사혈공자 마굉의 귓전을 때리자 사혈공자 마굉이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너도 무림인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한가.”
 “으드득.”
 사혈공자 마굉이 이를 부드득 갈았다. 그러면서도 섣불리 출수(出手)를 하지 못했다.
 “원한을 갚고 싶은가? 그럼 강해져라. 그대에게 복수할 기회를 주마.”
 자신감인가?
 아니면 자만인가.
 사파의 후지기수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사혈공자 마굉을 앞에 두고 낭인왕 연무가 등을 보였다.
 ‘지금, 지금이 기회다.’
 마음은 그렇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마굉, 죽음을 재촉하지 마라.”
 그 순간.
 “연무··· 으아아, 적혈장.”
 사혈공자 마굉이 언제 이 같은 수모를 당해보았던가.
 없었다.
 사파인들은 물론이고 정파인들도 감히 사혈공자 마굉을 상대로 수작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거대문파의 지존들뿐이었다.
 콰르르릉.
 적혈장이 만들어낸 뇌성(雷聲)이 울리는 가운데 붉은 장영이 허공에 가득해졌다. 삼십육방위를 차단하며 짓이겨 들어오는 장영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낭인왕 연무의 입에서 낭랑한 외침이 흘러나왔다.
 “천괴칠성연환미리보.”
 탈명추혼검법과 더불어 오늘날의 낭인왕이자 살수제왕 연무를 있게 만든 보법이 펼쳐졌다.
 딸랑딸랑, 딸랑딸랑.
 환청인가?
 아니면 사신을 부르는 소리인가.
 청아한 방울소리가 폭우를 뚫고 장원 전체로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낭인왕 연무의 몸이 꺼지듯 사라져 버렸고 가죽 북이 터지는 소리가 만들어졌다.
 퍼엉.
 “이 쥐새끼 같은 놈, 마혈장.”
 사혈공자 마굉이 고함을 지르며 적혈패왕장의 제이초식을 펼쳤다. 허공 가득히 수놓아진 장영이 거대한 혈마(血馬)의 형상으로 변하는 순간 또 다시 청아한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딸랑딸랑, 딸랑딸랑.
 “이쪽이다. 오늘로서 낭인왕의 전설은 끝이다.”
 콰앙.
 거대한 혈마가 폭죽처럼 터졌다.
 “흐흐흐, 성공이다.”
 사혈공자 마굉이 득의의 미소를 짓는 순간 그의 등 뒤로 낭인왕 연무가 유령처럼 나타났다. 이에 섬뜩함을 느낀 사혈공자 마굉이 몸을 돌리며 장을 뿌리는 순간 낭인왕 연무의 입에서 싸늘한 일갈이 터져 나왔다.
 “사혈공자 마굉, 끝이다. 탈명섬.”
 번쩍.
 태양이 폭발하기라도 한 것일까.
 이 엄청난 폭우 속에서도 화려한 빛의 폭발이 일어났다.
 탈명섬.
 탈명추혼검법의 마지막 초식인 만들어낸 빛의 폭발에 사혈공자 마굉은 본능적으로 상체를 뒤로 젖혔다.
 서걱.
 “커어억.”
 잘게 부서진 빛 중 하나가 목 언저리를 스치는 순간 사혈공자 마굉의 입에서 단발마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것이 사혈공자 마굉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철퍼덕.
 불신의 눈빛으로 낭인왕 연무를 노려보던 사혈공자 마굉이 꼬꾸라지며 땅에 고인 빗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네 운명이 이런 것을······.”
 철컥.
 애검을 회수한 낭인왕 연무가 장내를 쓸어보았다. 그러고는 종종걸음으로 폭우 속으로 사라져갔다.
 
 ***
 
 -사혈공자 마굉이 살해당했다.
 그 같은 소문이 퍼지자 무림 전체가 들끓었다.
 “누구냐. 누가 사파의 신성인 사혈공자 마굉을 살해한 것이냐.”
 들고 일어난 사파가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사혈공자 마굉을 살해한 자를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인데 그 때문에 정파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다음화에 계속

댓글(2)

세메크    
잘보고갑니다
2018.09.26 20:35
le*****    
선발대입니다 이책은 머랄까 그냥 떡떡떡 이야기만 나옵니다 11살이 10살이랑하는 돈내고 보기엔 아깝다는
2018.11.22 10:06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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