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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2018.10.12 조회 2,006 추천 10


 “정말이라니까! 분명 이 자세로 호흡을 하게 되면 몸 안에 내공이라는 것이 쌓인다니까!”
 
 올해 13살의 세훈은 자신의 방에 모인 친구들을 향해 소리를 고래고래 치며 강변을 하였지만 세훈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친구들의 비난과 놀림뿐이었다.
 
 “쳇! 야! 오세훈! 그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너 바보 아냐? 그런 것이 실제로 될 것 같아?!”
 
 “맞아! 철민이 말처럼 그런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것이라고. 쳇! 저 녀석 우리에게 무술을 가르쳐 주지 않으려고 이런 유치한 거짓말이나 하고 정말······.”
 
 “거짓말이라니! 난 분명히 너희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고 있는 것이라고!”
 
 “흥! 됐어! 얘들아 그만 가자. 차라리 요 앞 태권도 도장이나 다니자.”
 
 “그래! 차라리 그게 좋겠어! 얘들아 그만 가자.”
 
 “응! 그래!”
 
 “어? 야······, 그게 아니래도······.”
 
 “됐어! 짜식이 가르쳐 주기 싫으면 싫다고 할 것이지. 쳇! 잘난 체 하기는······.”
 
 같은 반 친구들인 철민이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이 잔뜩 화가 난 눈빛을 세훈에게 쏘아 보내고는 하나씩 방을 나가버렸다.
 
 “야······, 그게······.”
 
 쾅!
 
 세훈은 자신을 원망하며 방을 나서는 반 친구들을 따라 나섰지만 아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신을 신더니 현관문을 쾅 닫고 나가 버렸다.
 
 “휴······. 내 딴에는 제대로 가르쳐 준 것인데······.”
 
 한 달 전쯤이었다.
 
 반 친구들이 세훈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바로 같은 반 아이인 도훈의 행패에 견디다 못한 아이들 중 몇이 세훈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던 것이다.
 
 김도훈은 대방 초등학교 짱으로 통하는 아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에 불과한 13살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김도훈은 이미 175cm나 될 정도로 큰 키에 체중도 70kg이나 나가는 거구의 소년으로 그 커다란 덩치에 걸맞게 힘도 또래의 아이들로서는 감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장사였다.
 
 그리고 그 커다란 덩치와 또래의 아이들로서는 가히 감당할 수 없는 힘을 이용하여 김도훈이란 녀석은 반 친구들은 물론, 학교 아이들에게는 공포로 군림을 하며 온갖 나쁜 짓거리를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 그러한 김도훈의 주변에는 그와 비슷한 녀석들이 패거리를 이루고 있었다.
 
 한데 그러한 김도훈도 유난히 단 한 사람만은 절대로 건들지 않았는데, 그게 바로 오세훈이었다.
 
 사실 세훈은 외형상 그다지 눈에 띠지 않는 아이였다.
 
 키도 또래의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체격도 그냥 보기에는 호리호리 하며, 생김새 또한 평균 정도로 눈에 띠는 외형은 절대 아니었다.
 
 이런 평범한 편에 속하는 세훈이 반 아이들은 물론, 대방초등학교의 모든 선생님들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하나는 대방초등학교에 입학한 이래 세훈은 지난 6년간을 늘 반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변 사람들이 그를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가 거의 모든 종류의 운동에 능통해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세훈이 다니고 있는 대방초등학교에 운동부가 존재하고 있었다면 세훈은 모르긴 몰라도 그러한 운동부 부원으로써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었을 지도 모를 정도로 세훈의 운동 실력은 이미 또래 아이들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아니 단지 그 정도가 아니라 그가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할 경우에는 그 어떠한 인간들보다도 뛰어난 능력을 내보일 수 있었지만, 그저 조용히 살아가고 싶었기에 세훈은 자신의 능력들 중 지극히 일부분만 밖으로 내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또래의 아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었다.
 
 거기에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있었기에 이래저래 세훈의 주변에는 늘 친구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한데 그러한 친구들 중 오늘 몇이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놓고는 원망을 하며 돌아가 버리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대방초등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공포로 군림하고 있는 김도훈마저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피하는 세훈에게 세훈이 익힌 무술을 좀 가르쳐 달라고 아이들이 찾아왔던 것이 벌써 한 달 전쯤의 일이었다.
 
 세훈은 사실 반 친구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무공 중 아이들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기초적인 몇 가지를 알려 주려고 했다.
 
 친구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구원의 눈빛이 워낙 강렬하고 또 애절한 것이었기에 차마 거절하지 못한 채, 이왕 도와줄 것이라면 제대로 익히기만 한다면 두 번 다시는 남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그러한 것을 전해 주었던 것이다.
 
 하나 세훈의 이러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적어도 몇 년 동안은 꾸준히 수련을 해야만 겨우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이 긴 시간을 참고 견디며 수련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생각을 잘못했어. 그저 간단한 체술 몇 가지 정도만 가르쳐 주었으면 될 것을 말이야······, 그래도 친구들이라고 해서 무병장수할 수 있도록 심법까지 전해 준다는 것이······, 쳇!”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다시 친구들의 수준에 맞는 체술을 가르쳐 준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걸 잘 알기에 세훈은 그저 나직이 한숨만을 내쉴 뿐이었다.
 
 “에고 모르겠다. 뭐 시간이 지나면 오해가 풀리겠지. 대신 도훈이 그 녀석이 아이들에게 더 이상 못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손 좀 한번 봐줘야겠어. 그래야 아이들이 더 이상 날 귀찮게도, 그리고 실망하지도 않을 것이니 말이야. 그건 그렇고 나도 수련이나 해야겠다.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제천신공(制天神功)이 2성의 경지에 도달하니 말이야······.”
 
 5살 때에 처음으로 제천신공을 남몰래 수련하기 시작한 지 벌써 8년, 제천신공이 워낙 난해한 무공이기에 그 성취도 더딜 수밖에 없었지만 문제는 지금의 환경이 과거, 아니 전생의 그 시절과는 다르게 지독히도 기가 탁한 세상이었기에 이처럼 그 성취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오세훈, 올해 나이는 분명 13살이었다.
 
 하지만 세훈은 남들에게는, 심지어 자신을 그토록 사랑해 주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조차도 밝힐 수 없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다.
 
 바로 전생에서 그가 습득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심지어는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망각하게 되거나, 자신조차도 그러한 것이 기억 속에 남아있었나 싶었던 것들까지도 모두 기억한 채 자신도 모르는 어떠한 작용에 의해 환생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전생에서 그의 이름은 설무룡, 바로 천년도문(千年盜門)이라고 세상에 알려져 있는 야문(夜門)의 32대 제자였던 신분이었다.
 
 야문은 그 문파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문파로 설무룡, 아니 오세훈은 바로 그러한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야문의 일대 제자로 다음 대의 야문을 이끌어 나갈 대제자였던 자였다.
 
 한데 그러한 세훈이 불의의 사고, 그러니까 어느 날 야문의 비고에서 먼지에 쌓인 채 나뒹굴고 있던 제목마저 찢겨진 제천신공이라는 비급을 찾아내고는 그것을 익히다가 주화입마에 빠져 어찌 손을 써 볼 틈도 없이 불귀의 객이 된 이후, 어찌된 일인지 그는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진 채 다시금 환생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절대로 밝힐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는 지금껏 사랑하는 가족들에게조차도 자신의 비밀을 밝히지 않은 채 전생에서 얻은 기억들을 바탕으로 새로이 무공을 수련하고 있는 중이었다.
 
 실상 전생에서 세훈은 천고에 다시없을 기재였던 인물이었고, 또한 야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자질을 가직 있었기에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 하나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발칵 뒤집어 버릴 수 있던 최고의 무공들이 수도 없이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그러한 그의 기억 속에서 가장 큰 시련과 아픔인 죽음을 선사해 주었던 제천신공을 다시금 수련하려고 한 것은 제천신공이 바로 정, 사, 마의 모든 무공을 아우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한 신공이었기 때문이었다.
 
 야문은 도둑들의 집단이었고, 그 역사가 천년이 넘은 무림에 존재하는 그 어떠한 문파보다 유서 깊은 문파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 야문에는 정, 사, 마의 모든 무공비급들이 차곡차곡 쌓여졌고, 작금에 와서는 오히려 무공의 원주인조차도 이미 실전된 것으로 결론을 내린 무공비급들마저도 야문에서는 발길에 차일 정도로 많이 남아 있었고, 무공에 대한 욕심이 역대 그 어떠한 후계보다 강했던, 때문에 도둑들의 우두머리인 야문의 차세대 지도자이면서도 오히려 정통 무인들처럼 무공과 비무에 미쳐 있었던 세훈에게 있어서 야문에 쌓여 있던 각종 무공비급은 그야말로 하면 할수록 더욱 중독이 되는 마약처럼 그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 한 종류의 무공이 아닌, 이것저것에 손을 데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잡다한 형태의 무공수련은 필연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내공수련이 수반이 되어야만 했는데, 이처럼 성질이 완연하게 다른 정, 사, 마의 무공을 수련하다 보니 이로 인해 그는 심각한 지경에 빠지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 또 다른 무공을 찾다가 발견하게 된 것이 바로 제천신공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과욕으로 인해 벌어진 심맥의 손상이었기에 아무리 제천신공이 정, 사, 마의 모든 무공을 포용할 수 있다 하여도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
 
 거기에 또 다시 이를 고치기 위하여 제천신공을 서둘러 익히다가 그만 주화입마에 들었고, 결국은 쓸쓸하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자신만의 수련 장소에서 몸부림치다 억울하게 죽었던 세훈이었다.
 
 그렇게 원통하게 첫 번째 삶을 마감한 세훈이었지만, 세상 천지에 어디 억울함을 가진 이들이 하나 둘이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염원이 하늘에 닿았던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신들이 자신을 가엽게 여겼음인지, 그도 아니면······.
 
 어쨌든 어떤 이유에선지 자신은 그렇게 이전 삶에서 습득한 기억들을 고스란히 지닌 채 환생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다시 환생을 하였을 당시의 그 황당함이란······.”
 
 전혀 다른 세상에서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시작해야 할 때의 황당함은 생각보다 그를 정신적으로 크게 힘들게 만들었고, 한때 그러한 충격으로 인해 정신 이상까지 생길 정도였지만 모든 것을 마음먹기에 따라 달리 접할 수 있다는 제천신공 상의 법문이 떠오르면서 심신이 안정을 되찾자 다시금 자신을 추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로 한 번 죽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던 세훈에게 있어서 거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이 스스로 느끼기에도 지금의 이 몸은 그다지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전생에서 설무룡이었을 당시의 그의 신체는 그야말로 천고에 다시없을 무골(武骨)이었지만 그에 비한다면 지금 오세훈이란 이름을 가진 이 신체는 상대적으로 평범하다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오히려 자신을 두고 천재 운운하고 있었으니······.
 
 

댓글(1)

국민의짐    
후... 친구들에게 뭘 가르쳐 줘요? 한참 어이가 없네요... 댓글도 없고 선작, 추천, 조회, 구매수를 보면 알만하지 않을까요?
2019.01.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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