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술마시고 필 충만해서 쓰는 글

비오는 날

2018.12.04 조회 769 추천 11


 2000년 12월 비오는날
 비가 온다.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하기로 한 날 비가오면
 화장도 신경쓰이고 입고싶은 옷도 입지 못한다.
 혹여나 아빠가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줄까 싶어 기대해보지만
 그 조차 아빠의 아침회의 때문에 무산된다.
 하루종일 우울하지만 그래도 god가 발표한 신곡을 들으며 기분을 달랜다.
 
 2018년 12월 비오는 날.
 비가 온다.
 아들녀석의 야외수업날 비가오면. 우산도 챙겨야하고 두꺼운 신발도 신겨야 한다.
 혹여나 남편이 차로 회사까지 데려다줄까 싶어 기대해보지만
 그 조차 남편의 늦잠 때문에 무산된다.
 하루종일 우울하지만 그래도 남편의 승진소식에 내년 급여가 오른다 하여 우울했던 기분을 달랜다.
 
 2000년에 내리는 비는 비교적 투명한 빗방울이었는데
 2018년에 내리는 비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섞여있는 어두운 빗방울이다.
 
 빗방울 고유의 입자에 세상의 떼가 섞이듯
 나 자신 고유의 자아도 점점 없어져간다

작가의 말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에 투영하여 써봤습니다.

이용약관 유료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