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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내가 해적이라니 #1

2019.01.02 조회 42,932 추천 657


 1.
 
 쏴아아아아!
 집체 같은 파도를 가르며 거대한 선단이 바다 위를 질주 하고 있었다.
 그 장관 어린 선단의 대장선에는 검은 안대를 쓰고 있는 애꾸눈 남자가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애꾸눈 선장의 왼 손은 갈고리 모양의 금속제 장신구가 달려 있었고 오른 쪽 다리는 쇠 막대기가 달려 있었다.
 “하하하하하하! 약탈하라! 전부 빼앗아라!”
 선장의 외침에 선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수십척의 선단으로부터 애처롭게 도망을 가고 있는 배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잠시 후면 약탈이 이루어지고 금은보화와 무역품들이 애꾸눈 선장의 소유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때 돛대 위에 있던 선원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해군입니다! 해군이 나타났습니다!”
 해군의 등장을 알리는 감시병의 외침에도 애꾸눈 선장의 입가에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팔에 달린 갈고리를 지휘대 앞의 나무 난간에 박아넣으며 애꾸눈 선장은 호탕하게 외쳤다.
 “해군 따위 쓸어버린다! 우리가 누구인가!”
 “애꾸눈 짹 선장님의 애꾸 해적단입니다!”
 “그렇다! 우리는 무적의 애꾸눈 짹 해적단이다! 하하하하!”
 호탕한 해적단의 선장의 외침에 해적들은 기세등등하게 점점 다가오고 있는 해군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무기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런 해적들의 기세등등하던 분위기는 돛대 위의 선원의 외침에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장군기입니다! 으아아악! 이순신 장군의 장군기입니다!”
 해적들의 손에서 무기들이 배의 간판 바닥에 떨구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자신만만하던 애꾸눈 짹의 안색도 창백하게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뭐? 뭐? 누구? 아니 왜? 그 양반이 왜 여길?”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애꾸눈 짹 선장은 자신의 안대를 벗겨내었다.
 그리고서는 왼 팔의 장신구 갈고리도 한 쪽 간판으로 집어 던져 버리고서는 망원경을 꺼내어서는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검은 점들을 향해 바라보았다.
 거센 바람에 펄럭이는 대장선의 깃발이 짹의 안대에 싸여 있던 눈에 들어왔다.
 바다에서는 결코 겁이 없다는 해적들이었지만 그 바다에서 건들지 말아야 하는 존재가 몇 있었다.
 “성웅. 충무공!”
 백전 무패의 무적의 해군 함대를 가진 바다의 제왕 이순신의 함대에 해적들은 전의를 잃은 채로 우왕거렸다.
 상대는 해적들에게 있어서 결코 이길 수 없는 바다의 재앙과도 같은 존재였다.
 수 많은 해적 함대들이 연합을 해서 이순신의 충무 함대를 격파하려고 시도했었지만 단 13척의 함대로 수백척의 해적들을 산산조각 내 버렸다.
 그 무적의 함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에 애꾸눈 짹 선장은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저 한국 유저인데요!”
 애처로운 짹 선장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의 무적 함대는 점점 짹 선장의 해적 선단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한국 유저라고 통할 상대가 아닌 것이다.
 “선장님! 어떻게 합니까? 싸웁니까!”
 “미쳤냐! 뭘 싸워! 튀어! 수리비가 얼마인지 알아? 아니 침몰되면 니가 책임 질거야!”
 싸우냐는 NPC 일등 항해사의 떨리는 말에 애꾸눈 짹 선장은 고함을 내질렀다.
 상대는 싸우라고 있는 해군 함대가 아니었다.
 무조건 도망을 쳐야 한다는 사실을 애꾸눈 짹 선장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해적들도 그런 애꾸눈 짹 선장의 창백한 외침에 역시 우리 선장님이라는 생각을 하며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마침 식량이 다 떨어져서 보급을 받으러 가는 것이다!”
 출항한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식량 창고에는 식량들이 가득 했지만 그 누구도 애꾸눈 짹 선장의 외침에 이의를 제기 하는 선원들은 없었다.
 선장의 말은 바다 위에서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펑!
 펑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해군의 범선에서 피어올랐다.
 “적이 쐈습니다!”
 돛대 위의 선원의 외침이 아니더라도 다들 그 포탄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대응을 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선장니임!”
 “나 부를 시간에 도망치라고! 이 놈의 자식들아! 도망 못 치면 니들 모두 상어 밥이야! 도망 쳐!”
 쾅!
 애꾸눈 짹 선장의 고함과 함께 옆에 함께 도망을 치던 해적선 한 척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다.
 노련한 포격수도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 단번에 목표물에 맞추기는 힘들었지만 이순신의 무적 함대의 포격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확하고 치명적이었다.
 “선장니임!”
 “버려! 버리라고! 그냥 가! 빨리 가!”
 십 분 전의 호기롭고 호탕하던 애꾸눈 짹 선장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으아아아! 내 오억 프랑!”
 이순신 함대의 포격에 얻어맞아 결국 선단에서 낙오되는 해적선을 보며 애꾸눈 짹 선장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한 대의 해적선을 구입하기 위해 수백번의 약탈을 하며 고생을 해야만 했는데 함대전이 시작되고 몇 분 되지도 않았음에도 날아가 버린 것이다.
 하지만 반격을 꿈꿀 수는 없었다.
 애꾸눈 짹 선장의 모든 선단이 불 타오른 채로 이순신 함대의 포격에 얻어맞고 교수대에 목이 걸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교수대에 오르게 되면 가진 걸 모두 잃어버리고 새로 해적단의 말단 선원이 되거나 돛단배를 타고 다녀야만 했다.
 “으아아아아! 대한민국 만세! 이순신 장군님! 만세! 왜군을 물리쳐라! 이순신 장군님! 저 왜군 이벤트 때 열심히 했다구요! 이러시면 안 되지요!”
 애꾸눈 짹 선장은 이순신 장군에게 간절하게 외쳐 대었지만 상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애꾸눈 짹 선장의 해적선들을 하나하나 박살내기에 머뭇거림이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일찍 이순신의 함대를 발견했던 것 때문인지 두 척의 해적선을 잃었지만 이순신 함대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애꾸눈 짹 선장의 험난한 위기는 아직 끝이 나지 않은 듯 했다.
 “선장니임! 폭풍입니다! 폭풍이 몰려와요!”
 “로그 아웃! 로그 아웃! 아! 진짜!”
 겨우 이순신의 무적 함대를 벗어나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폭풍이 몰려온다는 선원의 외침에 애꾸눈 짹 선장은 미쳐 버릴 지경이었다.
 미친 듯이 로그 아웃을 외쳐 보았지만 이미 폭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 버린 것인지 로그 아웃은 되지 않았다.
 “안 돼!”
 또 얼마나 망가지게 될지 알 수 없는 수리비에 입에서 피가 토해질 지경이었지만 바다를 뒤덮은 시꺼먼 폭풍우의 구름은 애꾸눈 짹 선장의 해적선단을 휘감아 버렸다.
 그렇게 이리 저리 파도와 비바람에 휩쓸리는 애꾸눈 짹 선장의 해적 선단이었지만 애꾸눈 짹 선장도 노련한 바다 사나이였다.
 “폭풍을 돌파 한다! 정신 차려! 우리는 무적의 바다 사나이다!”
 “예! 짹 선장님!”

댓글(42)

고삼2000    
엌ㅋ 유쾌하네요.
2019.01.05 21:39
양마루    
건필
2019.01.27 13:18
OLDBOY    
잘 봤어요.
2019.02.05 22:52
ha****    
버기?
2019.02.06 07:15
성안마을삼    
의도된 짹?
2019.02.06 12:40
매일웃고삶    
오타: 집체—집채
2019.02.06 21:33
식인다람쥐    
ㅋㅋㅋㄲㄱㄲ
2019.02.06 21:55
렌시아v    
한국유서에서 웃음이 ㅋ
2019.02.09 16:29
혼돈군주    
소개글중 오타요. 매퀘한 ㅡㅡ> 매캐한 모른 체로 ㅡㅡ> 모른 채로
2019.02.09 18:05
혼돈군주    
둘째줄 집체 같은 ㅡㅡ> 집채 같은
2019.02.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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