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머리에 과학이 넘쳐

머리에 과학이 넘쳐 1화

2019.01.22 조회 4,792 추천 39


 1. 신의 선물(1)
 
 
 
 빠악!
 눈앞이 캄캄해졌다. 남들이 대낮에도 별을 본다고 하더니 별은 아닌 것 같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이 어두워졌다가 밝아지며 저절로 깜박였다.
 곧바로 몸에 충격이 날아들었다.
 퍽- 퍼억!
 최대한 충격을 줄이고자 몸을 웅크리며 땅을 굴렀다.
 무수한 발길질이 날아왔다.
 퍽퍽!
 “이 자식, 넌 오늘 죽었어!”
 “눈 깔라면 깔아야지, 멍청한 놈.”
 이미 반항이라고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온몸이 제 것이 아닌 양 흐느적거렸다. 오직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머리와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팔로 감싸고 몸을 웅크려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처음 몇 대 맞을 때는 아프더니 지금은 아픈 것조차 무감각이었다. 마치 자신은 허공에 떠서 얻어터지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을 구경하는 느낌이랄까.
 “크으으윽!”
 그래도 충격이 컸던지 비명이 터져 나왔다.
 퍽! 퍽! 퍽! 퍽!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무수히 내리꽂히던 무자비한 폭력이 점차 수그러들었다.
 쓰러져있는 그의 얼굴을 누군가가 살짝 들어 올리는 느낌이 왔다.
 눈을 뜨려고 했지만 눈꺼풀이 천근 같았다. 가까스로 열리는 시야는 눈물인지 핏물인지 뿌옇게 가려져 있었다. 눈앞에서 한 사람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김준하, 이제 알아들었어?”
 김준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 없었다. 입 밖으로는 신음만 새어 나왔다.
 “끄으······.”
 김준하의 턱을 받치고 노려보던 박도식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이놈이 뭐래?”
 “뭐, 앞으로는 찌그러져 가만히 있겠다는 이런 말 아닐까?”
 박도식의 왼쪽에 있던 다른 남학생이 낄낄거리며 말했다.
 박도식이 이번에는 오른쪽의 남학생을 바라봤다.
 오른쪽 남학생 역시 깔깔거리며 말했다.
 “큭큭, 얻어터질까 봐 말도 못 하잖아? 겁쟁이!”
 빙그레 웃음을 머금던 박도식이 김준하의 턱을 한 손으로 올리고는 눈을 맞추며 말했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난 너를 때린 적 없다. 한 대도 안 때렸다. 푸하하.”
 사실 박도식은 한 대도 때리지 않았다. 오늘 이루어진 무자비한 폭행은 그를 따라다니는 두 똘마니인 고경석과 이대필, 이 둘이 한 것이었으니까.
 “끄으······.”
 김준하가 신음을 참으며 상대에게 시선을 돌리려고 노력했다. 코에서 핏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박도식이 김준하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그래서 신고해봐야 나랑 무관하겠지만······ 앞으로 조심해라. 까불면 오늘 두 배다.”
 박도식이 김준하의 얼굴을 향해 침을 탁 뱉었다.
 박도식이 일어나자 똘마니 고경석과 이대필이 바로 옆에 붙어섰다.
 그들이 냉랭한 눈빛으로 김준하를 노려보며 말했다.
 “푸하하, 며칠 병원 신세 지다 와라. 앞으로 알아서 찌그러져 있고.”
 박도식은 땅바닥을 뒹굴고 있는 김준하를 벌레 보듯 훑어보다 몸을 돌렸다.
 “가자.”
 세 남학생이 어둠 속에서 저쪽으로 사라졌다.
 혼란스럽던 놀이터 한쪽 구석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고등학교 이학년인 김준하는 교복을 입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밤늦게 야간자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같은 반 친구인 박도식 일당에게 두들겨 맞은 것이다.
 잠시 후 웅성거림과 함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빨리 119에 연락해. 애가 많이 다쳤어!”
 뿌옇게 흐려진 시야 사이로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긴장이 풀리자 고통이 밀려오며 김준하는 정신을 잃었다.
 
 **
 
 어떻게 된 것일까. 김준하는 하얀 색상의 천장을 보고 있었다. 자신이 입원한 병원인 듯했다.
 주위는 고요했다.
 하얀 병실 내부에는 오직 그가 누워있는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다.
 의사도 간호사도 심지어 의료기구마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하얀색 공간뿐.
 이상함을 느낀 김준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신기하게도 몸은 멀쩡했다.
 그는 병실 문을 열고 황급히 복도로 뛰쳐나갔다. 의사든 간호사든 누군가를 만나 자초지종을 묻고 싶었다.
 병원 복도의 벽과 천장은 하얀색이었다.
 무한히 뻗은 하얀색의 공간. 일반 병원과 같은 듯 보였지만 뭔가 이상하긴 했다.
 김준하는 이상한 기분을 무시한 채 앞으로 내달리며 소리쳤다.
 “누구 없어요?”
 사방은 정적만이 감돌았다. 하얀 복도만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그는 숨이 가빠왔으나 멈추지 않았다. 저 멀리 이어진 하얀 길의 반복이었다.
 그제야 이상함을 눈치챈 그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뜀박질을 멈추었다.
 갑자기 이 세상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곳이 어디일까. 병원 내부인 것 같으면서도 병원은 아니었다.
 두리번거리는 그의 눈에 하얀색 작은 문이 하나 들어왔다.
 그는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역시 사방이 하얀 방이었다. 게다가 방은 엄청나게 넓었다. 벽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을 만큼 내부가 넓었다. 축구장보다도 더 넓을까. 이곳 역시 끝없이 펼쳐진 하얀 공간이었다.
 이상한 기분이 김준하의 전신을 잠식했다.
 그는 천천히 방 중앙으로 들어갔다.
 방의 한중간에 투명한 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그 탁자 옆에는 하얀 의자가 두 개 마주 보며 놓였다. 그 의자에는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한 여인이 조용히 앉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경건함이 감도는 여인, 신화에서나 보던 그런 모습의 여인이었다.
 그 여인도 순백의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 드레스는 아무런 장식도 없이 마치 망토를 두른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는 그 모습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신을 연상했다.
 “여기 어디죠? 의사 선생님 어디 있어요? 지금 급해요.”
 김준하는 다짜고짜 상대방에게 물었다. 상대는 의사나 간호사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여인이 그에게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
 “앉아라.”
 알 수 없는 위압감에 주눅이 든 그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제야 숨을 고르고 차분해진 그는 앞에 앉아 있는 상대방을 살폈다.
 틀어 올린 하얀 색상의 머리카락. 이국적인 생김새. 하얀 망토 같은 옷. 입체적인 윤곽의 아름다운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나이도 짐작되지 않았다. 보통 때라면 이런 여인을 보고 입이라도 벌렸을 그였건만 좀처럼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인은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하얀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한한 지혜가 파란색 눈동자에 반짝거리고 있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누······ 누구세요?”
 김준하는 겁이 나서 질문을 던졌다. 이런 이상한 기분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었다.
 “지금 네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자연스럽게 여인이 하대했다. 여인에게서 전해지는 은은한 기품을 인지하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공손하게 대답했다.
 “의사 선생님요.”
 “왜지?”
 “제가 다쳐서요.”
 폭행 장면을 떠올린 그가 다시 안절부절 몸을 꿈틀거렸다.
 앞에 앉은 여인이 그를 안심시켰다.
 “넌 병원에 있다. 곧 나을 거야.”
 김준하는 긴 숨을 내뱉었다.
 “아아, 다행이야.”
 눈앞의 여인이 그를 이곳저곳 훑어보고 있었다. 그는 기분이 나빠졌지만 그렇다고 대들 수도 없어 침묵했다.
 여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네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전과 같은 질문이 떨어졌다.
 김준하는 그제야 자신이 병원까지 오게 된 과정을 기억했다. 그렇다면 이곳은 어디인가? 설마 저승인가? 눈앞의 여인은 누구지? 숨이 턱턱 막혔다.
 그가 대답할 때까지 여인은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고민한 그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힘이요.”
 그랬다. 모든 문제는 결국 힘이었다. 힘이 없어 같은 반 친구에게 폭력을 당한 것이다.
 여인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너에게 육체적인 힘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겠느냐?”
 “나를 이렇게 만든 박도식 그놈을 패버릴 겁니다.”
 “그것으로 만족하겠느냐?”
 그는 여인이 말하는 의도를 몰라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지금 그에게 힘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 박도식 그놈과 그 똘마니를 찾아가 몇 대 때리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다음엔?
 물론 힘이 있다면 다시 얻어터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박도식 그가 누구였더라?
 김준하의 생각이 더 먼 미래를 향했다.
 그가 들은 바로 박도식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가의 장남이라고 했었다. 그룹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그룹이었다. 그런 재벌가의 장남을 두드려 패고 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단지 힘이 있다고 감당할 수 있을까? 돈으로 뒷골목의 조폭을 동원하면?
 김준하의 온몸이 떨렸다.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아······ 아뇨.”
 김준하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여인이 차가운 눈으로 다시 그를 노려봤다.
 “다시 묻겠다.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김준하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원하는 것? 며칠 전에 본 판타지 소설에 주인공이 회귀해서 무적이 되는 내용이 있었다. 나도 회귀시켜 달라고 할까? 초등학교 때로 회귀한다면 무슨 도움이 될까? 고등학생인 지금까지 쌓은 경험이나 정보가 과연 얼마나 쓸모 있을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멋진 외모······.”
 말을 꺼내다가 도리어 쑥 집어넣었다.
 외모도 능력인 시대이니 외모가 멋지면 물론 좋은 이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연예인? 운이 좋으면 재벌가 딸이라도 꼬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으로 재벌가의 아들 박도식에게 복수가 가능한가?
 김준하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도······ 돈요.”
 여인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얼마의 돈을 주면 되겠느냐?”
 돈이 많으면 인생이 바뀔까? 지금 고등학생인 그에게 큰돈이 떨어진다면 과연 지킬 힘이 있을까? 그냥 고만고만하게 살아가는 거야 문제없겠지만 박도식을 상대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엄청난 돈이 생기면 그것을 지키고 불릴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로또에 당첨된 대부분 사람이 몇 년 내에 망가지고 대기업도 30년을 버틸 확률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갑자기 생긴 큰돈이 오히려 인생을 불행으로 인도하는 예도 많다.
 특히 돈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박도식을 상대하려면 돈으로 무장해서는 불리해 보였다.
 “끙.”
 생각이 많아진 김준하가 신음을 내뱉었다.
 여인의 눈이 찬찬히 그의 표정 변화를 훑었다.
 “그래서 결정했느냐?”
 김준하는 손을 내저었다.
 “새······ 생각 좀 해보고요. 그런데 당신은 대체 누구세요? 왜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세요?”
 “질문은 허용하지 않는다.”
 여인이 단칼에 거절했다.
 김준하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평소 이런 것을 가졌다면, 몇 년 전으로 돌아갔다면······ 이런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봤다. 하지만 그 모두는 단순한 것이었다. 단지 아주 조금 그의 기분을 바꾸어줄 정도의 사소한 것이었다. 그 어떤 것도 그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먼 미래까지 고민하니 생각에 한계가 왔다. 그는 출발선을 단순한 질문으로 바꿨다.
 박도식을 이기고 싶다. 자신을 무시하는 재벌 아들 박도식을 이겨 복수하고 싶다.
 ‘결국 나도 재벌 아들이 되는 수밖에 없나?’
 김준하는 슬그머니 눈을 들어 맞은편의 여인을 살폈다.
 이국적인 사제 같은 옷차림의 여인은 아무리 보아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했다.
 여전히 여인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이든 다 들어주나요?”
 김준하의 물음에 여인은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를 재촉하는 눈빛을 보냈다.
 김준하는 다시 머리를 굴렸다.
 훗날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할까? 대통령이 되면 재벌 총수 하나쯤은 감옥에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게 답인가.
 여인이 대답을 재촉했다.
 “시간이 얼마 없다. 대답이 없으면 원하는 게 없는 것으로 알겠다.”
 “으악, 안돼요!”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이런 행운을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숱하게 소설에서 읽어보았던 특수능력이 있으면 어떨까. 예를 들면 돈을 막 찍어내는 기계를 달라거나.
 머릿속이 복잡해지니 자신의 답변을 꼼꼼히 따져볼 겨를이 없었다.
 “셋!”
 “둘!”
 “하나!”
 그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저에게 머리를 주세요.”

댓글(6)

노란꼬리    
자라나랏 머리머리
2019.02.26 03:48
독서왕선구    
역대급 능력을 가지고 드론이나 쳐 만들고 병신 호구짓만 하는 개찐따 소설
2019.11.12 04:59
낸맘데루    
쳐 맞다가 죽을뻔?? 죽었는것도 같음.. 그런상태에서 덤비면 또 쳐 맞는다는 말이.. 웃긴다 이미 사선을 넘었다가 돌아왔는데.. 쳐 맞는게 무서운건지... 걍 쥭이면 안되나?? 돈좀 있는 사립고 다니면 .. 심부름센터사람 시켜서 차로 밀어버리면 안되나?? 죽었다 깨어났는데.. 무서운게 있나?? 좀 아닌듯.. 항상 쳐 맞는건 어느 소설이나 똑같고.. 항상 재벌집이고.. 그게 그거같고 식상해요 차라리 방과후 교통사고 인것이 낳을듯.. 1화만 보고... 아... 이래서 조회수가 ..... 적군 흠 ㅡ,.ㅡ
2019.12.06 02:01
az****    
찐따에게 과분한 능력을 줬네--툭하면 깡패 출연이야..뭐하자는건지
2020.02.06 16:20
고인물독자    
아무 생각없이 초딩스러운 전개로 독자로하여금 한숨이 나오게 하는 소설입니다
2020.02.08 11:06
그림니르    
억지로 끝까지 봣지만 진짜 보지마세요들. 주인공 거의 정신병자급 개호구 소설입니다. 고구마가 이렇게 심한거도 처음봣고 뭐 대단한 업적을 세울거같지만 저런 혜택받고 좆도 아닌 짜잘한 발명 몇개하고 끝입니다. 그리고 주인공한테 살해위협이 오던 여자친구를 강간하려던놈이 오든 적당히 두들겨패주기만하고 요놈아 다음에 또 만나면 혼난다 이지랄하는 개똥소설입니다
2021.07.21 05:34
0 / 3000

이용약관 유료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