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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 가드 : 전설의 시작

2019.01.24 조회 4,114 추천 27


  메이지 & 가드 : 전설의 시작
 
 
 
 
 1화 Prologue
 
 
 
 
 
 
 
 
 
 보글보글
 
 그곳은 대단히 음침한 장소였다. 등불이 있었지만, 주변을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어두웠고, 거기에 있는 것 모두 결코 좋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곳은 실험실인지 수많은 플라스크가 있었는데, 그 모든 플라스크는 도마뱀이나 다람쥐 등의 시체를 담은 채 미약한 불에 의해 끓고 있었다.
 
 누구라도 보면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될 법한 그 장소에는, 놀랍게도 사람이 존재했다.
 
 “···상황은 좀 어떤가?”
 
 장소만큼이나 오싹하게 느껴지는 중후한 목소리였다.
 
 또한, 그는 마치 자신의 존재를 결코 세상에 알리기 싫다는 듯 전신을 검은 로브로 감싸고 있었는데, 목소리로 보아 아무래도 남성인듯싶었다.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밖으로 나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남성의 옆에는 다른 남성이 한 명 더 있었다. 그 또한 검은 로브로 전신을 감싸고 있었다.
 
 헌데 그 목소리에 약간 난처한 느낌이 없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언가 문제가 발생한 것 같았다.
 
 “그래···. 지금까지 소식이 없는 거라면 나갔다고 보는 게 맞겠지···.”
 
 처음에 상황을 물은 남성은 상대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면서 중얼거리고는 이어서 말했다.
 
 “수색은 중지한다. 지금 당장 전부 복귀시키도록.”
 
 “저, 정말로 그래도 괜찮을까요?”
 
 의외라고 생각했는지 보고를 올리던 이는 그의 명령에 말을 더듬으면서 물었다.
 
 명령을 내린 이가 그에게 말했다.
 
 “어차피 놈은 실패작···. 그 몸으로는 오래 못 산다. 행여 우리까지 밖으로 나갔다가 사람들에게 들키면 여간 곤란한 게 아니지···. 너도 알다시피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지금 즉시 명령을 하달토록 하겠습니다.”
 
 보고를 올리던 이는 고개를 꾸벅 숙이면서 말하고는 그대로 그 자리를 이탈했다.
 
 어르신이라고 불린 이는 혼자 남았다.
 
 “살고 싶었던 게냐···. 그렇다면 더더욱 나가지 말았어야지···.”
 
 그는 읊조리듯 중얼거렸다.
 
 그의 말투에서 일종의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 * *
 
 
 
 “크윽···.”
 
 비척거리는 발걸음이었다. 지금 있는 장소가 은은한 달빛이 감도는 숲이라 전체적으로 어두워서 땅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용케 쓰러지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모습이었다.
 
 스스로 왼팔로 오른팔을 움켜쥔 채 신음을 흘리는 그 소년은 그러했다. 검은색의 헝클어진 머리와 전체적으로 앳되게 느껴지는 그의 외모는 전형적인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전혀 좋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를 다친 건지를 알 수가 없을 정도로 팔과 다리, 얼굴 등등 신체의 모든 부위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지금 발걸음을 계속 옮기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로 인해 지금 입고 있는 옷은 피에 얼룩진 상태였다.
 
 또한, 표정이 확 일그러진 것으로 보아 역시 고통이 어마어마해 보였다.
 
 더 놀라운 점은 소년이 손에 검을 쥐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 검 역시 군데군데에 피가 잔뜩 묻어 있어, 붉게 산화된 철로 만든 게 아닌가 착각될 정도였다.
 
 “조금만··· 더···.”
 
 뭔가 급한 일이라도 있는 것인지, 아니면 쫓기기라도 하는 것인지 소년은 그 이상 움직이지 않고 쉬는 게 훨씬 나을 터인데도 계속 앞을 향해 움직였다. 부상 때문인지 그 움직임은 매우 느렸지만, 일종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렇게 계속 움직이던 소년은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보게 되었다.
 
 -으르릉···!
 
 -컹컹!
 
 그것들은 전신이 새카만, 묘한 생명체였다.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확실했다.
 
 그건 바로 그 생명체들이 소년을 향해 맹렬하게 울부짖으며 적개심을 불태우고 있다는 점이었다.
 
 “······.”
 
 휙
 
 지금 나타난 것들과 마주하게 되리라는 걸 어느 정도 짐작한 것일까. 충분히 놀랄 법도 한데 소년은 굉장히 침착하게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검의 끝을 말없이 앞으로 향하게 했다. 아무리 무기가 있다고 해도 부상이 심했으니 도망을 꾀하는 게 좋을 텐데 전혀 그러지 않고 그냥 맞서는 것으로 보아 지금은 도망칠 수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소년과 묘한 생명체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는데, 거기에서 정말 놀라운 광경이 연출되었다.
 
 푸욱
 
 서걱
 
 묘한 생명체들은 그 몸집이 상당했으며 다수였고, 소년은 혼자에 부상이 심하여 어찌 보아도 생명체들이 유리해 보였으나 그렇지 않았다. 소년은 조금 전까지 발걸음을 옮기는 데에 무척이나 힘들었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검을 놀려 순식간에 모든 묘한 생명체들을 도륙한 것이다.
 
 그 움직임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일종의 예술처럼 보였다.
 
 스르륵
 
 곧 더 괴이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소년의 검에 도륙이 난 묘한 생명체의 사체가 녹는 듯한 소리와 함께 바스러져 연기처럼 사라진 것이다.
 
 심지어 거기에는 피가 한 방울도 없었다. 전신이 타기라도 한 것처럼. 검었던 부분까지 감안하면(?) 보통의 동물은 절대로 아니었던 것 같았다.
 
 “크윽···.”
 
 털썩
 
 소년은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역시 부상이 심했던 만큼 몸에 무리가 왔는지 그대로 검을 부여잡은 채 무릎을 꿇었다. 그 표정은 여전히 일그러져 있었다.
 
 “얼른··· 가야···.”
 
 그래도 소년의 의지는 매우 굳건했다. 몸의 상태를 고려하면 그대로 쉬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굴뚝같을 터이건만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고는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켜서 앞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소년은 오래 걸리지 않아 볼 수 있었다.
 
 쏴아아
 
 “여기는···.”
 
 그곳은 거대한 폭포가 흐르고 있는 어느 강가였다. 새벽녘이라 은은한 달빛이 군데군데를 비추고 있는, 절경이었다.
 
 “내가···! 밖으로 나온 거구나···!”
 
 그러나 소년은 다른 점에 주시했다. 멍한 표정으로 폭포를 보던 그는 뒤쪽에 있는 숲을 돌아보고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왜 그런 건지는 명확하게 알 수가 없었지만, 몸이 아픈데도 그러는 것으로 보아 지금의 상황이 어지간히도 기쁜 모양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우지직
 
 “······!”
 
 암반이 약했던 것인지 소년이 서 있던 지대가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그로 인해 소년은 졸지에 강가로 추락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익···!”
 
 카앙
 
 그야말로 생존에 대한 본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소년은 연신 허우적거리면서 어떻게든 살기 위해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절벽에 꽂으려고 했으나,
 
 쨍강
 
 그 행동은 애석하게도 무의미했다. 이미 이가 빠져서 부러지기 직전이었던 검이 깔끔하게 두 동강이 나고 만 것이다.
 
 “으아아아아-!”
 
 일개 인간이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물론 그것은 소년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강으로 떨어지면서 비명을 지르는 게 전부였다.
 
 풍덩
 
 그게 소년의 마지막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방향이 틀어져서 단단한 암반이 아니라 무사히 강에 빠졌다는 부분이었다.
 
 문제는··· 그 소년이 강에 빠질 때의 충격으로 인해 정신을 잃었다는 점이었다.
 
 
 
 
 
 - 2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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