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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신 조선:개혁의 파도

1화

2019.03.20 조회 4,635 추천 29


 신 조선:개혁의 파도
 
 
 
 머리말
 
 
 
 이 글은 현대에 살던 한 지식인이 어느 날 갑자기 광해군 대의 조선중기로 떨어진 데서 시작하는 대체역사소설이다.
 흔히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 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만약 신라가 아닌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또는 ‘20년 전 그날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하는 상상을 누구나 종종 한다.
 이것이 바로 대체역사이며 이를 통해 가려졌던 면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간 교훈을 얻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얕은 역사의 뒷면에는 전혀 다른 사실이 병존하고 있다.
 사미인곡, 관동별곡 등으로 조선시대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진 송강 정철이 천 명이 넘는 사람을 쳐 죽인 희대의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TV만 틀면 나오는 임금과 양반들 말고도 조선에는 수많은 민초가 살았는데 그들도 과연 인간다운 삶을 살았을까?
 역사를 그냥 ‘그날 그런 일이 있었다’ 라고만 한다면 그것은 누렇게 변색된 종이에 적힌 몇 개의 글자에 불과하다.
 이 글의 주인공은 현대를 살다간 ‘혁’이라는 인물이다. 하지만 또 한 명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요즘 이곳저곳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는 광해군이다.
 반정을 일으켜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를 세운 서인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광해군을 ‘암군’으로 몰아야만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성을 지닐 수 있다. 따라서 이들에 의한 이른바 ‘광해군 죽이기’는 필연적으로 행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유일하게 ‘중초본’이 남아 있는 것이 ‘광해군 일기’다.
 이 중초본과 정서본을 비교해 봄으로써 반정주체 세력들이 기를 쓰고 만들고자 했던 ‘폐주’나 ‘혼군’이 아닌 뛰어난 전략가로서의 광해군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만약 이런 광해군이 반정으로 쫓겨나지 않고 계속 조선을 다스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거기에 현대의 지식을 가진 이방인이 가세한다면 과연 조선의 역사가 변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상상도 흥미롭지 않은가
 역사란 딱딱하고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것이란 생각이, 걸어가면서도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의 공통된 마음이 아닌가 싶다.
 이 글이 그런 생각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아울러 여기에 나오는 역사적인 사실은 수많은 학자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였는바 그분들의 노고에 먼저 감사드린다.
 
 2015년 한겨울 날에
 
 
 
 1. 광해를 만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조금 앞서 건들거리며 희뿌옇게나마 사위를 밝히고 있는 등롱뿐이다. 낮부터 구름이 잔뜩 끼었더니 한 조각 달빛조차 찾아 볼 수가 없다
 이 어둠 속을 한참을 걷고 있는 혁이다. 아니 걷는다기보다는 등롱 빛을 놓치지 않으려고 허겁지겁 쫓아가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볼에 부딪는 밤바람은 제법 매운데도 등에는 땀이 나기 시작한지 오래다. 그러다 어느 모퉁이를 돌은 순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여기저기 타오르고 있는 불빛들이 보였다.
 “다 왔네.”
 가볍게 숨을 고른 허균이 혁을 돌아보며 말했다.
 등롱을 든 종자를 앞세우고 혹여 보는 눈이 있을까 봐 남여(앞뒤를 각각 두 사람이 어깨에 메게 되어 있는 뚜껑이 없는 작은 가마)도 타지 않고 혁을 데리고 집을 나선 게 술시 말(밤 9시경),
 30분 넘게 재게 걸어 왕이 있는 이곳 정릉동(현 덕수궁 터)에 도착하였다.
 임진왜란을 맞아 온 나라가 초토화된 조선에서 궁궐 역시 성할 리가 없었다. 모조리 불에 타버려 임금이 머물 만한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광화문과 남대문 사이에 있는 정릉동의 왕족 저택을 임금의 거처로 삼았다. 이를 임시 궁궐인 행궁(行宮)이라 부른다. 정릉동에는 월산대군이나 계림군 같은 왕족의 저택들이 있었고 다행히 이 집들은 임란 중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일렁이던 불빛은 수직하는 군사들이 피운 화톳불들이었다.
 애초에 궁궐이 아니다 보니 제대로 된 궐문도, 궁궐 담도 없어 그 수비를 오로지 수직 군사에 의존하고 있었다.
 
 허균을 따라 팔뚝만 한 황초가 서너 개나 켜져 있어 제법 훤한 방으로 들어선 혁은 허균이 일러준 대로 네 번 절을 올렸다. 하지만 왕의 정면이 아니고 좌우로 자리를 잡기 때문에 혁과 허균이 서로 맞절 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절을 하고 나서도 광해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부복 하고 있는 혁은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와 시원한 물 한잔 생각이 간절했다.
 “고개를 들라.”
 이윽고 떨어진 묵직한 목소리에 혁은 힘을 주어 뻣뻣해진 목을 조금씩 들어 올렸다.
 -아 이분이 광해군이구나!
 옆 눈길에 비치는 한 사내의 모습은 흰 상복 차림이었지만 당당했다.
 큰 체구에 짙은 눈썹, 부리부리한 눈매, 오뚝한 코하며 약간 각진 얼굴은 인자한 왕으로서의 인상보다는 전장의 장수를 연상케 했다. 꽉 다문 입술에서는 위엄이 흘렀다.
 광해군, 그는 선조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임진왜란을 맞아 준비도 없이 세자에 책봉되었지만 전란 중 눈부신 활약을 펼쳐 만 백성들로부터 어우름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질시한 부친 선조에 의해 세자의 지위마저 위태로워지는 등 천신만고 끝에 조선의 15대 왕으로 등극, 망해가는 명나라와 떠오르는 청나라 사이에서 절묘한 실리 외교를 펼친,
 뛰어난 국제 감각을 가졌던 군주, 하지만 인조반정에 의해 폐위되어 유배지에서 쓸쓸히 생을 마친 불우한 임금.
 이것이 혁이 알고 있는 광해군의 대략이다.
 “생김새는 별 다를 바가 없구나.”
 굵게 깔리는 목소리가 잠깐 동안의 상념으로부터 혁을 끌어내었다.
 사실 광해는 도승지인 허균으로부터 미래의 조선에서 온 자가 있으니 한 번 만나 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금 제 정신이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삼켰다.
 허균이 누구인가, 세자시절부터 뜻이 맞아 정책 토론으로 밤을 지새웠고, 선왕의 냉대에 그 괴로움을 하소연 하고 위로 받은 적이 몇 번이었나.
 친형처럼 따랐던 허균인지라 즉위와 함께 최 측근이라 할 수 있는 도승지에 임명한 광해다.
 그런 허균의 제안이었기에 받아들이기는 하였지만 무슨 도사나 신선 타령하는 사기꾼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만나는 시간도 사관(史官:왕의 언행을 기록하는 관리)들이 퇴궐한 이 늦은 때로 잡은 것이다.

댓글(5)

사신조아라    
선발대입니다 주연은 광해고요 조연은 주인공임 개다가 호구오브호구임다
2019.03.20 22:11
말없는장미    
잘 보고갑니다. 건필하세요. 16번째 선작
2019.03.20 23:35
몽1239    
읽을수록 가슴이 답답합니다 너무답답해서 건강을 해칠지도 모릅니다 작가는 대체역사 소설을 읽는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습니다 다음편이 기다려 지지도 않습니다,그냥 습관적으로 읽습니다,가슴이 답답합니다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심심해 죽을것같아서 이걸 읽고 읽는데 답답해서 죽을것 같습니다 돈내고 글을 읽는데 재미는없고 꼭 돈내고 자해하는 기분입니다
2019.05.26 07:50
몽1239    
대체역사소설 에서 재미를 빼면 ? 나는 누구 ? 이걸 왜 읽고 있나?
2019.05.26 07:58
몽1239    
반넘게 읽다 포기합니다 그냥 실제 역사를 읽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2019.05.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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