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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빨로 마나 마스터

2019.05.10 조회 5,038 추천 55


  통장빨로 마나 마스터
 
 
 
 
 1화 좋은 상품 소개해드리러 왔습니다! (1)
 
 
 
 
 
 
 
 
 
 마법사.
 
 두서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오래된 기억에서부터 나의 꿈은 마법사였다.
 
 아마 여섯 살쯤이었던 것 같다.
 
 희미하게 남아있는 장면들을 되새겨본다.
 
 진홍빛 불길이 벌판을 뒤덮었다.
 
 초록색 들풀을 집어삼키며 불꽃은 타올랐다.
 
 그리고 커다란 날개가 만들어낸 바람 소리와, 귀청이 뜯어질 것 같은 흉포한 울음소리는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와이번.
 
 당시 녀석과 조우한 공포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나는 그것을 드래곤이라 착각했었다.
 
 사실 오랜 시간동안 내가 봤던 괴물을 드래곤이라 믿었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드래곤이 아닌 와이번이란 걸 인정할 수 있었다.
 
 어쩌면 무용담을 부풀리기 위해 그렇게 기억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앞뒤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다.
 
 내가 왜 초원에 있었는지, 와이번과 어떻게 만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와이번의 불꽃이 주변에 휘몰아치며 난생처음 죽음을 맞닥뜨렸다.
 
 순간순간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절망과 살갗 아리는 공포를 실감하며 눈물을 삼켰다.
 
 그러나 이 끔찍한 기억은 곧 아련한 꿈으로 이어졌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떨린다.
 
 와이번의 목구멍에서 치솟던 화염이 한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녀석을 휘감아 올랐다.
 
 마치 살아있는 불의 뱀처럼.
 
 사냥꾼에서 사냥감이 되어버린 녀석의 눈동자가 죽음의 공포로 일그러지던 순간을 기억한다.
 
 녀석은 자신이 뿜어낸 화염에 삼켜지며 재가 되어 사라졌다.
 
 허공에서 사그라드는 재와 형형색색 아름다운 불꽃.
 
 그 순간 모든 공포와 절망은 두근거리는 꿈으로 변했다.
 
 쿵쾅대는 심장 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시간이 멈췄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었다.
 
 마법사.
 
 내가 처음 본 마법사란 그런 존재였다.
 
 내게 끔찍한 절망이었던 와이번을 태워버린 압도적인 힘의 상징.
 
 정신이 들었을 때 나를 구해준 마법사는 떠나고 없었지만, 가슴속의 잔상은 여전히 남아 조금씩 피어올랐다.
 
 생명의 은인이기에 앞서 가슴속 불씨를 피워 올린 존재.
 
 그분처럼 멋진 마법사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말이다.
 
 
 
 == == == == ==
 
 
 
 
 
 “시드! 이 망할 자식,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형님! 이쪽에는 없습니다!”
 
 “이쪽에도 없습니다!”
 
 한 무리의 남자들이 씩씩거렸다.
 
 그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커다란 남자는 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코끝을 찡그렸다.
 
 방금 ‘형님’이라고 불렸던 걸 보면 그가 가장 웃어른으로 보였다.
 
 “후우, 내가 원장님 앞에서 마법 이야기 꺼내지 말라고 그렇게 경고했는데. 또 그딴 소리를 지껄여? 아주 혼쭐을 내주겠어.”
 
 “형님이 참으세요. 원장님도 괜찮다 하셨는데 형님이 그러시면······.”
 
 “시끄러워! 이건 원장님 이전에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야!”
 
 키가 2미터에 가까운 이 남자는 수도원에서도 사납기로 소문난 디알로.
 
 디알로는 목의 굵은 핏줄을 세우며 콧김을 뿜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주변 남자들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까까머리에 잿빛 수도복 차림을 한 것으로 보아 그들은 몽크, 그러니까 수도사들이었다.
 
 민소매 밖으로 드러나는 디알로의 튼실한 이두박근이 꿈틀거렸다.
 
 아마 그에게 걸리면 저 튼실한 근육들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었다.
 
 디알로는 인상을 찡그리며 주변을 살폈다.
 
 수도원은 마을과 멀리 떨어진 높은 산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니 도망간 인물이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돼있었는데 그가 찾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자기 분을 못 이기고 발끝에 걸리는 바구니를 걷어찼다.
 
 퍽!
 
 “망할!”
 
 “형님!”
 
 그의 발길질에 감자가 와르르 쏟아졌다.
 
 다른 수도사들은 황급히 이를 주워 담았다.
 
 감정과 욕구를 절제하는 몽크치고는 더러운 성깔이 아닐 수 없었다.
 
 씩씩대며 분을 삭이지 못하던 디알로는 한숨을 뱉었다.
 
 땅이 꺼져라 깊은 숨을 뱉어도 그의 분은 풀릴 줄 몰랐다.
 
 ‘후우···. 저녁 식사 때 얼굴을 비추면 그냥!’
 
 “디알로. 여기 있느냐.”
 
 깊고 근엄한 목소리에 네 명의 까까머리가 고갤 돌렸다.
 
 이들은 동시에 고갤 숙이면서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예의를 갖췄다.
 
 검은색 수도복 차림에 길게 늘어진 흰 수염.
 
 다른 몽크들처럼 그의 머리도 까까머리였지만, 깊은 눈동자에서 나오는 분위기는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증명했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던 디알로조차 식은땀을 흘릴 정도였다.
 
 “죄송합니다, 원장님. 제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오늘이야말로 혼쭐을 내주겠습니다. 한 번만 눈감아주십시오.”
 
 “허허 아니다. 방금도 괜찮다 하지 않았느냐?”
 
 “하지만 원장님! 이건 예의의 문제입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십니까? 녀석도 이제 열다섯인데 계속 어리광부리게 둘 순······!”
 
 “괜찮대도. 안토니오 수사가 찾으신다. 다들 내려가 보거라.”
 
 바짝 긴장한 수도사들과 달리 원장은 껄껄 웃으며 손을 저었다.
 
 그의 손짓에 디알로를 포함한 다른 수도사들도 하는 수 없이 계단을 내려갔다.
 
 이 높은 산 수도원장 체페슈 수사는 내려가는 네 명을 보며 싱긋 웃었다.
 
 이윽고 감자 같은 머리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는 옆에 있던 바구니를 툭 쳤다.
 
 “다 갔다 이놈아.”
 
 그의 이야기에도 바구니는 고요하기만 했다.
 
 그가 바구니를 다시 한 번 걷어차고 나서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형님들이 먼저 마법사를 욕했다고요······.”
 
 작은 목소리와 함께 바구니를 드러낸 소년이 나타난다.
 
 다른 수도사들처럼 까까머리에 검게 탄 피부를 가졌지만, 아직 앳된 느낌이 남아있는 소년.
 
 체페슈는 소년의 손을 잡아 일으킨 뒤 슬쩍 미소 지었다.
 
 “이놈아. 우리는 수도사니까 그렇지. 수도원에서는 수도사가 왕인 거 모르냐?”
 
 “하지만 드래곤을 잡은 수도사 이야기는 들은 적 없는 걸요? 드래곤을 잡는 건 언제나 마법사와 기사, 그리고 용사뿐이잖아요!”
 
 과거 불타오르는 평원에서 와이번을 만났던 소년.
 
 자기를 구해준 마법사의 인상이 강렬했는지 소년은 그날 이후 마법사의 꿈만을 키워왔다.
 
 다른 수도사들과 충돌하면서까지 꿈을 키워온 지 어느덧 9년째였다.
 
 몇 번이나 반복된 이야기에 늙은 수사는 껄껄 웃었다.
 
 “껄껄! 그렇지! 용을 잡은 수도사는 왜 없나 몰라!”
 
 그의 웃음에도 소년의 시무룩한 표정은 풀릴 줄 몰랐다.
 
 체페슈는 품 안의 보자기를 펼쳤다.
 
 살짝 식었지만 노랗게 익은 감자 두 알이 소년에게 건네졌다.
 
 “나였다면 점심은 먹고 도망쳤을 게다. 네 형들도 점심은 먹고 널 쫓았는데 도망친다는 녀석이 굶고 다니면 어쩌냐, 시드.”
 
 “원장님···.”
 
 시드.
 
 네 명의 수도사가 찾던 이 소년의 이름은 시드였다.
 
 시드는 체페슈가 건넨 감자 한 알을 입에 넣고 야무지게 우물거렸다.
 
 점심도 거르고 도망 다니느라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었다.
 
 감자 한 알을 해치운 소년은 나머지 한 알도 입에 쑤셔 넣었다.
 
 노랗고 알찬 알맹이만큼 입안엔 은은한 단맛이 퍼졌다.
 
 그새 감자 두 알을 해치운 시드는 원장을 보며 배시시 웃었다.
 
 “나와 함께 내려가자꾸나. 내 옆에 있으면 저녁 시간까지 혼나는 일은 없겠지?”
 
 “네! 이번엔 저녁을 먹고 도망칠 게요!”
 
 “옳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게 그거다. 허허!”
 
 체페슈는 소년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두 사람이 높은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 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
 
 안토니오 수사를 돕던 디알로를 본 시드는 체페슈 옆에 붙었다.
 
 이내 디알로의 퉁명스러운 푸념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하여튼 원장님도. 그 자식 어리광을 다 받아주니까 그렇게 되는 겁니다.”
 
 큰형님 디알로의 이야기에 다른 수도사들도 고갤 끄덕였다.
 
 하여간 매번 마법사가 되겠다는 막내가 귀여울 리 없었다.
 
 “그래도 너무 괴롭히지 말아요.”
 
 안토니오 수사가 입을 열었다.
 
 빼빼 마른 몸에 동그란 유리 안경을 낀 남자는 빨래를 털며 멋쩍게 웃었다.
 
 “아무리 마법사가 되고 싶어도 시드는 마법사가 될 수 없잖아요? 선천적인 마나 용량이 낮아 일반인과 비슷한 정도죠. 나이를 더 먹으면 분수를 깨달을 겁니다. 그때까진 꿈을 꾸게 두어요.”
 
 그의 말엔 어떠한 악의도 없었다.
 
 그저 말 잘 듣는 수도사와 말썽꾸러기 막내를 두고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았을 뿐이었다.
 
 오히려 꿈을 훼방하지 말라고 한 정도면 가벼운 선의를 가졌다고도 볼 수 있겠다.
 
 물론 그 이야기를 당사자가 듣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런.’
 
 체페슈는 꼭 잡은 손을 타고 오르는 심장 박동을 느꼈다.
 
 언젠간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늘이 그날이길 바라진 않았다.
 
 한숨이 나오는 걸 참고 시선을 내리니 입술을 다문 소년이 보였다.
 
 사실 시드도 이미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수도사들이 철권(iron fist)을 완성하고 기본적인 능력을 개방했을 때도 소년에겐 어떤 성과도 없었다.
 
 자신은 마법사가 될 거니 괜찮다고, 선배들과 같은 수도사 능력은 필요 없다고 핑계 대왔다.
 
 어쩌면 진작부터 자신에겐 마법을 포함한 수도사의 재능도 없었을지 모른다.
 
 마법사가 되겠다는 건 답답하고 부조리한 일상을 뒤집을만한 핑계였을 뿐이었다.
 
 체페슈는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손을 놓지 않았다.
 
 점점 땀이 차고 힘이 들어도 놓을 수 없었다.
 
 지금 놓치면 소년을 영원히 잃을 것만 같았다.
 
 “흐윽!”
 
 마침내 서러운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년이 울음을 터트릴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체페슈도 순간 손을 놓고 말았다.
 
 가슴 위로 차오르는 설움이 터져 나오며 열다섯 소년의 꿈이 무너져 내렸다.
 
 “시드야! 방금 말은 내가······.”
 
 안토니오가 입을 벌리기 무섭게 시드는 내려왔던 계단을 뛰어올랐다.
 
 단단히 벼르던 디알로도 인상을 찌푸렸고, 체페슈는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년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마법사가 되고 싶어 하지만 마나 용량이 낮은 소년 시드.
 
 늙은 수도사로서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 *
 
 
 
 “후우, 후우!”
 
 시드는 계단을 뛰어올랐다.
 
 커다란 나무 한 그루만 남아있는 꼭대기는 혼자 있고 싶을 때마다 찾는 은거지기도 했다.
 
 호흡을 조절하며 정상까지 오른 소년은 바닥에 엎드려 팔굽혀펴기를 하고, 자리에 일어나 주먹을 내질렀다.
 
 건강한 육신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하던가?
 
 마나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재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건강한 육체엔 원활한 마나가 깃들기 마련이었다.
 
 물론 마법사들이 서클을 올리는 것과는 다른 요령이지만, 수도사들이 정신을 수련하고 육체를 단련하는 것도 기본적인 마나에 영향을 주었다.
 
 “하아, 하아!”
 
 잠깐 숨을 몰아쉬던 시드는 어색하게 자세를 잡았다.
 
 이내 체페슈 몰래 봤던 마법 서적을 떠올리며 팔을 타고 모이는 마나를 느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시드에게 아주 재능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책에서 글귀 몇 마디를 읽고 흉내 낼 수 있는 것도 분명 재능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만큼 책을 읽고 읽은 소년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이해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라락···.
 
 손을 타고 푸른 마나가 형태를 갖추었다.
 
 이내 싸라기눈 같은 얼음 결정이 모여들더니 요란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고는 허무하게 폭발해 허공으로 사라졌다.
 
 완성되지 못한 기본 마법 ‘아이스 볼트’였다.
 
 “후우, 다시!”
 
 소년은 포기하지 않고 마나를 모았다.
 
 은은한 푸른빛이 모이며 주변 온도가 내려가는 찰나, 누군가 두꺼비집을 내린 것처럼 빛이 사그라졌다.
 
 그 빛처럼 소년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이것이 시드의 한계였다.
 
 선천적인 마나 용량의 부재.
 
 어설픈 ‘아이스 볼트’ 하나만 사용해도 그에겐 다음 마법을 위한 마나가 남지 않았다.
 
 시드는 손바닥 위의 감각을 되새기며 몇 번이고 ‘아이스 볼트’를 시도했다.
 
 그러나 바닥나버린 마나는 응답하지 않았고, 고요한 침묵만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마 다음 마법을 시도하려면 한 시간은 족히 지나야 할 것이었다.
 
 “왜···.”
 
 소년은 두 뺨이 붉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닭똥 같은 눈물이 흐를 땐 불합리함에 절망만이 느껴졌다.
 
 재능이 꿈과 노력을 배신하는 순간.
 
 겪어보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힘든 허무함이 몰려왔다.
 
 “왜!”
 
 마법을 아주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허락된 마법은 허공으로 사라져버린 ‘아이스 볼트’가 전부였다.
 
 스스로의 꿈과 노력을 부정당한 깊은 슬픔이 가슴 언저리까지 찰랑댔다.
 
 당연히 성공할 거라 믿었기에 마음이 아픈 것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으아아!”
 
 콱!
 
 소년은 바들거리던 주먹을 내질렀다.
 
 크게 흔들리는 나무 아래로 나뭇잎이 떨어져 내렸다.
 
 물론 자기 상태는 신경 쓰지 않고 후려친 탓에 주먹에선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수도사 몽크로서 배워온 기본기 덕분에 나무도 멀쩡하진 못했지만 말이다.
 
 “흐끄윽······.”
 
 나무에 기댄 소년은 참아왔던 절망을 터트렸다.
 
 자신의 한계를 단정 짓는 운명에 울분이 터졌다.
 
 누군가 기회만 준다면 최선을 다할 텐데.
 
 마나 용량만 늘릴 수 있다면 10년 전 마법사처럼 타인을 도울 텐데.
 
 시드는 부들거리는 주먹을 쥐고 중얼거렸다.
 
 머리를 박은 나무 아래로 소년의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신이 있다면 기회를 주세요. 제발······. 이렇게 노력하잖아요.”
 
 절박한 바람에도 나뭇잎은 허무하게 떨어져 내렸다.
 
 “어?”
 
 그러나 이건 절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동화 속 과장된 이야기처럼 소년이 바라던 기회는 찾아왔다.
 
 곧 정신을 차린 소년의 눈앞으로 선명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내려왔다.
 
 직사각형의 얇은 물체.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낯선 형태의 괴물체였다.
 
 샤아아···.
 
 스크롤이라고 하기에는 둥글게 말려있지 않았고 마도서라 부르기에는 너무 얇았다.
 
 그걸 보고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의문의 마도구’가 전부였다.
 
 물체는 엄청난 빛을 뿜으며 소년의 손에 내려앉았다.
 
 이윽고 자신의 정체가 희망이라 밝히듯, 마도구는 경쾌한 팡파르 소리를 터트렸다.
 
 갑작스레 터져 나온 음악과 불빛에 시드가 놀라 자빠질 정도였다.
 
 
 
 [빰빠바 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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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화에 계속 -
 
 

댓글(5)

혼돈의시작    
음 조회수도 낮고 댓글도 없는.. 일단 시작해보겠습니가
2019.05.14 18:36
굵고단단    
흠...주변인물은 생동감 있는데... 주인공만 꽃밭에서 놀고있나?
2019.05.23 08:00
fi*****    
작품의 석정등은 좋은데 주인공은 뭐하는넘인지..........
2019.06.16 15:46
독자갓    
위에놈들 공짜글보는 주제에 뭔 불만이 그리 많은지 그냥 쳐읽지들
2019.06.17 09:17
테라페카    
헤?
2019.06.19 09:02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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