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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예능국 미친PD가 돌아왔다

1화 – 시스템 복원을 시작한다.

2022.03.29 조회 43,049 추천 580


 PD는 프로그램의 왕이다.
 하지만 모든 PD가 왕은 아니다.
 시청률이 낮으면···.
 
 [동수야···. 똑바로 좀 하자. 시청률 1.3%가 뭐냐? 이게 말이 되냐? 동료들만 미친개처럼 물어뜯지 말고···. 시청률 좀 물어와라! 엉!?]
 
 PD는···.
 
 [PD님, 죄송해요. 담윤호 PD 프로그램으로 가게 됐어요. 다음 주부터는 새로운 작가 구하세요.]
 
 죽도록 열심히 해도···.
 
 [꼴 좋네. 강동수. 마지막 희망인 박 작가도 나한테 왔네? 이제 슬슬 인정하지? 너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나한테 안 돼! 이 병X아!]
 
 사람 취급은커녕···.
 
 [강동수 이 새끼!? 감히 제작비를 빼돌려! 너 각오해!]
 
 없는 죄도 뒤집어쓰고···.
 
 [미친 XX! 나한테 더러운 짓 하지 말라고 깨끗한 척 지랄 염병을 떨더니···! 시청률도 개떡! 도덕성도 개떡! 야, 이 XX야! 그따위로 살지 마!]
 
 ···쓰레기가 된다.
 참으로 더러운 세상···.
 그래서 동수는···.
 
 ‘다 포기할래···.’
 
 꿈을 포기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 = = = = = =
 
 SBC 방송국 3층, 편성본부 산하 심의부 사무실.
 한쪽 벽에 길쭉한 나무 테이블 있고 그 위에 낡은 모니터 몇 대가 놓여 있다.
 한쪽에 있는 데스크에는 SBC에서 방영 중인 프로그램 대본들이 잔뜩 놓여 있다.
 그리고 그 데스크 앞···.
 캡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다리를 얹고 졸고 있다.
 -드르렁드르렁
 코골이 때마다 술독에서 수영이라도 한 사람처럼 진한 알코올 냄새가 잔뜩 풍긴다.
 목에 걸린 사원증엔···.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남자의 증명사진과 강동수 PD라는 글자가 보인다.
 
 “음냐···. 컷···. 오케이···. 오케이···.”
 
 잠꼬대하는 순간···.
 -벌컥
 갑자기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남자는 예능국 3팀 박대철 PD다.
 그는 토크쇼 ‘도토리’의 메인을 맡고 있다.
 박대철은 태평하게 졸고 있는 동수에게 소리쳤다.
 
 “야! 동수야! 얌마!”
 “엉···?”
 
 동수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박대철을 쳐다봤다.
 
 “뭐야···? 여긴 왜···. 점심이야···?”
 “애, 애가 나온대!!”
 “뭐?”
 “애가 나온다고!!!”
 “뭔 소리야? 애가 나오다니···. 아, 오늘 도토리 게스트가 어린애야?”
 
 그렇게 묻고는 늘어지게 하품하는 동수.
 박대철은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그게 아니고! 내 애가 나온다고!!!”
 
 동수는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형 애? 헉!? 형수 애 나온대!?”
 “그래!! 지금 구급차 탔대!”
 “다음 달 예정이라며!?”
 “난들 아냐!?”
 “근데 왜 여기 왔어!? 병원으로 가야지!”
 “병원 가려고 왔다!”
 “······?”
 
 이게 뭔 소리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는데, 박대철이 말했다.
 
 “네가 스튜디오 좀 봐줘! 감독 없이 녹화할 순 없잖아!”
 “내가 왜? 3팀에 널린 게 PD잖아! 걔들 시켜!”
 “전부 ‘라이어 킹’ 지원 갔어!”
 
 동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라이어 킹’은 SBC 시청률 1위 예능 프로그램이다.
 동수의 동기이자 스타 PD 담윤호가 제작하는···.
 
 ‘사정은 딱하지만···.’
 “난 못 해! 술도 아직 안 깼어!”
 “가서 앉아만 있어! 애들이랑 임 작가가 알아서 할 거야!”
 “그럼 마네킹을 앉혀둬! 내가 뭐하러 가!?”
 “감독 없이 녹화할 순 없잖아!”
 “뭔 X소리야!?”
 
 그때 박대철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여보!? 뭐? 애가!? 기다려! 갈게! 좀만 참아···. 아, 아니지! 참지 말고! 힘 꽉! 줘! 꽉!!”
 
 동수는 술기운에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 차라리 김 CP님께···.”
 “동수야! 너만 믿는다!”
 “아니, 인간아!? 뭘 믿어!?”
 
 박대철은 동수의 어깨를 잡고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녹화를 부탁한다···!”
 “혀, 형!”
 
 박대철은 번개처럼 심의부 밖으로 뛰어갔다.
 동수는 황당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때 사무실 안으로 ‘도토리’의 서브 양 PD가 쭈뼛쭈뼛 들어왔다.
 
 “선배님···. 저기, 녹화 시간이···.”
 
 동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물었다.
 
 “뭐야? 네가 서브야? 너 3년 차 아니냐?”
 “네, 선배님.”
 “그럼 오늘 네가 메인 해!”
 “에···. 그게···. 조금···.”
 
 양 PD의 불안하게 떨리는 눈빛.
 그걸 지켜보며 동수는 생각했다.
 
 ‘이 모양이니 형이 나한테 부탁한 거네.’
 
 동수는 몹시 귀찮은 표정으로 말했다.
 
 “3년 차 됐으면 슬슬 대철이 형 좀 편하게 해줘라. 형이 심의부까지 찾아와 빌어야겠냐? 교양국에서 예능으로 와서 고생하는 양반이? 응?”
 “죄송합니다···.”
 “죄송은 형한테 하고···. 난 가서 그냥 앉아만 있을 거야. 촬영은 너랑 임 작가가 알아서 해!”
 “네, 선배님!”
 
 동수는 주머니에서 비타민 젤리를 꺼내 질겅질겅 씹으며 물었다.
 
 “야, 그런데 ‘도토리’ 스튜디오가 어디야? 본사냐?”
 “아뇨. 일산 SBC 스튜디오예요!”
 
 동수는 눈가를 움찔했다.
 
 “거기 아직 안 무너졌어?”
 “오늘이 마지막 촬영이에요. 다음 주부터는 파주 스튜디오로 옮겨요.”
 “오! 내가 피날레를 장식하는 거네?”
 “축하드립니다!”
 “······.”
 “죄송합니다···. 축하할 일이 아닌데···.”
 “됐고, 가자.”
 “네!”
 
 동수와 양 PD는 일산 SBC 스튜디오로 향했다.
 
 = = = = = = =
 
 동수는 일산 SBC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그날 이후···. 3년만인가?’
 
 오랜만에 느끼는 현장의 열기.
 왠지 집처럼 아늑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동수는···.
 -드르렁드르렁
 ···감독이라고 적힌 의자에 앉아 숙면했다.
 양 PD는 불안한 얼굴로 동수를 깨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곧 녹화 시작인데···. 어쩔 수 없지. 깨우자!’
 
 그때 ‘도토리’의 메인 작가 임혜숙이 다가왔다.
 
 “그냥 놔둬요.”
 “네? 하지만···.”
 “저렇게 술이 떡이 된 사람한테 뭘 바래요! 그냥 양 PD님이 진행하세요.”
 “······.”
 “빨리요!”
 
 양 PD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네···.”라고 대답했다.
 임혜숙은 졸고 있는 동수를 보며 생각했다.
 
 ‘미친개 강동수도 심의부에 처박혀 지내더니···. 인간이 변했네···.’
 
 그녀는 또라이처럼 현장에서 뛰어다니던 동수를 추억하며 혀를 찼다.
 
 ‘그러길래. 사람이 적당히 숙일 줄도 알아야지.’
 
 그때 양 PD가 물었다.
 
 “임 작가님, 게스트는 준비됐나요?”
 
 그러자 스케치북을 들고 있던 막내 작가가 말했다.
 
 “마지막 체크 중이래요. 아! 저기 올라오네요!”
 
 막내 작가 말대로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들이 게스트를 조심조심 무대로 옮기고 있었다.
 양 PD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때 스튜디오 한쪽 조명이 깜빡였다.
 양 PD는 당황하며 “어? 어?”라고 했다.
 그러자 임혜숙 작가가 인상을 쓰며 조명 감독한테 소리쳤다.
 
 “감독님! 저거 왜 또 저래요!”
 “장비가 낡아서 그렇지 뭐···.”
 “어떻게 좀 해보세요! 곧 시작이라고요!”
 “거참···. 기다려요! 야! 가봐!”
 
 조명 조감독이 “네!”라고 대답하고 뛰어갔다.
 양 PD는 임혜숙 작가한테 속삭였다.
 
 “작가님, 고맙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이런 건 PD님이 해야죠!”
 “네···!”
 .
 .
 .
 조명 조감독은 무대 뒤편에 도착했다.
 그는 엉켜있는 전선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엉망이구만···.’
 
 물론 오늘 촬영을 마지막으로 폐쇄하는 스튜디오니까 이해는 됐다.
 
 ‘어디 보자···.’
 
 그는 능숙하게 조명 라인을 찾아냈다.
 그리고 낡은 콘센트에 코드가 제대로 안 꽂혀 있는 걸 보고 피식 웃었다.
 
 ‘다행이네. 큰 문제 아니었어.’
 
 코드를 강하게 꽂았다.
 그러나 콘센트가 워낙 낡아서 계속 흔들거렸다.
 조명 조감독은 인상을 썼다.
 
 ‘이거 못 쓰겠는데···?’
 
 그때 양 PD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 멀었습니까?”
 “잠깐만요!”
 
 조명 조감독은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며 주머니에서 절연 테이프를 꺼냈다.
 -찌이익
 그는 코드가 콘센트에서 빠지지 않게 테이프를 붙이며 중얼거렸다.
 
 “녹화 끝날 때까지만 버텨라···.”
 
 그리고 무대 쪽으로 가며 소리쳤다.
 
 “됐습니다!”
 
 그가 나가고 잠시 후···.
 콘센트에서 파직! 소리와 함께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그리고···.
 
 = = = = = = =
 
 동수는 생각했다.
 
 ‘보일러를 켜고 잤나···?’
 
 아직 11월인데,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숙취로 어질어질했지만, 난방비가 아까워서 보일러를 끄려고 힘겹게 눈을 떴다.
 그리고···.
 스튜디오 안이 활활 불타고 있는 걸 발견했다.
 
 -으아아! 불이야!
 -소화기! 소화기!
 -119 불러!
 -모두 나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동수는 생각했다.
 
 ‘이거···. 꿈···?’
 
 그때 누군가 그의 등짝을 짝! 후려쳤다.
 
 “악!? 뭐야!?”
 “정신 차리세요! 빨리 나가요!”
 “이, 임 작가···? 이게 무슨···.”
 “뭐긴 뭐예요! 불 난 거죠! 빨리 나가요!”
 “불···?”
 
 동수가 엉거주춤 일어나자, 임혜숙은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꺅! 꺅!” 비명을 지르고 있는 막내 작가한테 뛰어가며 소리쳤다.
 
 “야! 이년아! 뭐 해!? 거기서 뒈지려고 그래!?”
 
 임혜숙의 샤우팅에 동수는 정신을 차렸다.
 
 ‘진짜 불난 거야!?’
 
 낡은 스튜디오에서 종종 화재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게 하필 오늘이라니···!
 
 ‘재수가 없으려니···!’
 
 스태프나 출연진은 대부분 빠져나갔고, 임혜숙 작가가 남은 인원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동수도 재빨리 나가려고 했다.
 그때였다.
 
 “······!”
 
 활활 타오르는 무대 위에 사람 실루엣이 보였다.
 처음엔 취해서 헛것을 봤나 했다.
 왜냐면···.
 
 ‘사람이 불 속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말이 되냐고!? 오늘 ‘도토리’ 게스트 차력사야!?’
 
 동수는 뛰어가는 사람들한테 소리쳤다.
 
 “이봐! 저기 사람 있어! 임 작가! 저기···!”
 
 도망치기 바빠서 아무도 동수의 말을 듣지 못했다.
 무대에 사람이 있단 걸 모르는 것 같았다.
 동수는 생각했다.
 아주 상황이 고약하게 됐다고···.
 하지만 그는···.
 
 “젠장!”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무대를 향해 뛰었다.
 스튜디오에서 나가려던 임혜숙 작가는 무대로 달려가는 동수를 보며 깜짝 놀랐다.
 
 “강 PD!!! 어디 가요!!!??”
 “뭐하긴!!! 사람 구하러 가지!!!”
 ‘사람···?’
 
 임혜숙은 무대 위를 쳐다봤다.
 거기엔 ‘도토리’ 게스트인 A.I 휴머노이드 ‘가온’이 앉아 있었다.
 
 “강 PD!! 그거 사람 아니야!”
 
 그러나 이미 동수는 불길을 뚫고 무대 위로 뛰어들었다.
 임혜숙은 절망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야, 이 미친 XX야!!! 돌아와!!!”
 
 = = = = = = =
 
 동수는 불타는 무대에 주저앉아 중얼거렸다.
 
 “···미쳐버리겠네···.”
 
 맞은편에 한복을 입은 남자, AI 휴머노이드 ‘가온’이 대답했다.
 
 [미쳐···. 당신을 스캔한다. 맥박 불안정. 동공 떨림이 비정상···. 결론···. 심리 불안 상태. 결론···. 당신은 미치지 않았다. 경고···. 이 상태가 48시간 지속되면 미친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 요가를 해라.]
 “요, 요가!? 불 속에서 뭔 요가야?!”
 [불 속에서 할 수 있는 요가를 검색한다. 와이파이 신호가 약하다···. 당신의 단말기 데이터를 사용한다.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뭐, 임마!?
 그 순간,
 -텅!
 불타던 조명기구가 동수 옆으로 떨어졌다.
 
 “으악!?”
 [비명 감지. 당신을 스캔한다. 상처 부위를 발견. 당신···. 고통 정도의 1부터 10까지 숫자로 표현해라.]
 
 동수는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닥쳐! 누구 때문에 이 꼴을···.”
 [닭··· 쳐···. 저장된 단어를 검색한다. 닭···. 치다···. 결론···. 닭을 때리는 행위. 당신은 동물 학대를 원하나? 경고···. 동물은 사랑스러워···.]
 “뭐, 뭐 이딴 게 다 있어···.”
 
 동수의 눈에 불타고 있는 현수막이 들어왔다.
 
 『A.I 휴머노이드 ‘가온’과의 토크쇼』
 
 대만에서 개발한 최초의 A.I 휴머노이드 ‘제인’보다 뛰어난 초인공지능을 탑재한···.
 Made in Korea!
 슈퍼 A.I 휴머노이드 ‘가온’!
 동수도 뉴스에서 봤다.
 그래···.
 그런데···.
 
 “얘를 구하러 불길 속으로 뛰어들다니!!!”
 
 로봇이라고! 로봇!
 동수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그때 ‘가온’이 물었다.
 
 [구하러···. 구하다···. 저장된 단어를 검색한다. 결론···. 당신, 필요한 것을 찾으러 왔나?]
 “뭔 소리야! 그게 아니고 널 도우러 온 거라고!”
 [···도와? 나를···?]
 
 가온은 끼릭! 끼릭! 소리를 내며 불타는 주변을 살폈다.
 그러더니 말했다.
 
 [···이해됐다. 당신···. 나를 구조하러 왔다.]
 “그래···.”
 ‘로봇인 줄은 몰랐지만···.’
 
 그때였다.
 -펑! 펑! 퍼엉!
 무대 사방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동수는 머리를 감싸 쥐며 몸을 웅크렸다.
 
 “젠장···!”
 
 문득 KBC에 있는 대학 선배랑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동수야, 너무 무리하지 마. 잠도 좀 자고···. 그러다가 큰일 나!]
 [수정 선배! 전 현장에서 죽을 겁니다!]
 [얘는! 그런 말 하지 마! 말이 씨가 된다고···.]
 [하하! 진심입니다!]
 
 ‘젠장···.’
 
 이렇게 죽고 싶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콜록! 콜록!”
 
 점점 숨도 쉬기 어려웠다.
 동수는 털썩 쓰러졌다.
 누군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임혜숙 작가 같았다.
 그때 가온이 물었다.
 
 [당신, 날 구조하러 온 이유는 뭐지?]
 “······?”
 [난 휴머노이드···.]
 
 가온은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켰다.
 
 [부숴져도···. 칩만 무사하면 다시 복원된다.]
 “그래···. 네 똥 굵다···.”
 [난 휴머노이드. 배변 활동은 못 한다. 결론···. 내 똥의 굵기는 측정 불가···.]
 “큭큭···. 그래···. 콜록콜록···! 네 말이···. 맞네···.”
 
 동수는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왜 구하러 왔냐고···? 그건···.”
 
 그때였다.
 갑자기 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쿠구궁!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동수는 그걸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죽는 건가?’
 
 주마등처럼 살아온 나날들이 스쳐 갔다.
 동시에 후회됐다.
 심의부로 와서 허송세월 보낸걸···.
 이럴 줄 알았으면···.
 
 ‘포기하지 말걸···!’
 
 꿈을 향해!
 
 ‘미친개처럼 달려들걸!’
 
 너무···.
 후회됐다.
 동수는 그렇게 눈을 질끈 감았다.
 곧 있으면 천장 잔해가 그의 몸을···.
 
 -콰지직!
 
 ‘응···?’
 
 이상한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눈을 크게 떴다.
 A.I 휴머노이드 가온이 동수를 감싸며 천장 잔해를 막아냈다!
 
 “너···!?”
 [당신, 날 구조하러 왔다. 당신, 좋은 인간···.]
 “뭐?”
 
 동수는 커다란 철조물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위험···!”
 -콰지지직! 펑!
 무언가 부숴지고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동수는 등과 머리가 화끈해졌다.
 그리고···.
 
 [결론··· 지킨다···.]
 
 가온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다.
 .
 .
 .
 [전자기 신호를 감지···.]
 [패턴 분석···.]
 [물질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생활 기능 가짐···.]
 [유기체 내부···.]
 [결론···. 인간···.]
 [스캔한다···.]
 [생명 반응 저조···.]
 [위험···. 위험···.]
 [내장 데이터베이스 검색···.]
 [결론···. 없음]
 [단말기 데이터를 통한 고글 검색···.]
 [결론···. 초인공지능 마이크로칩을 유기체에 이식···. 생명 활동 컨트롤···.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융합···.]
 [성공 확률···. 0.00000001%]
 .
 .
 .
 [결론··· 지킨다···.]
 .
 .
 .
 [시스템 복원을 시작한다.]

댓글(34)

허전함    
신작 시작하셨네요 잘보고갑니다
2022.04.05 20:42
엘로힘    
쪽지 보고왔습니다. 흠....1+1=1이 되는군요
2022.04.05 21:01
푸른평원    
잘 보고 갑니다.
2022.04.06 09:45
흑돌이    
잘 보고 갑니다.
2022.04.06 10:07
난독    
AI칩이 머리에 이식되었다 난 이제부터 김개똥이 아니라 AI가 조정하는 인형이다
2022.04.12 22:47
장다리1    
ai씩이나 가지고 pd라. 싸게 노는군
2022.04.13 04:48
OLDBOY    
잘 보고 있습니다.
2022.04.14 23:23
묘한인연    
부숴지디//부서지다
2022.04.16 06:22
풍뢰전사    
건투를
2022.04.18 07:20
musado0105    
잘 보고 갑니다. 건 필 하세요^^*
2022.04.18 10:54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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