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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조선 노비 공주

제1화 노비가 된 공주

2015.04.15 조회 634 추천 9


 어느 날 붉은 융단이 꽃길처럼 길게 쭉 뻗어져 있는 조선의 궁궐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푸릇한 나뭇잎들이 서로 뒤엉켜서 연못 사이를 감싸고 있었다. 주황빛 잉어들은 연못 안에서 세차게 물질을 하며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겨서 그 속 깊이 들어선 편전을 들여다보면 조그마한 얼굴에 곤룡포를 입고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어린 왕 이명이 보였다.
 올해로 고작 열네 살의 이명이 초조한 듯 이마에서부터 등골까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우윳빛 피부에 몽글몽글한 입술.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눈물이 가득 찼다. 이명은 여의주를 문 황금색 용이 팔걸이에 달린 옥좌에 앉았다. 코앞에서는 삼촌인 진안 대군이 이복 누나인 인휘 공주를 관비로 추락시키라고 말하고 있었다.
 인휘 공주는 이명의 이복누이로서 현조 대왕의 정실부인이었던 문덕 왕후의 소생이었다. 문덕 왕후는 과거에 인휘 공주를 낳고서 현조 대왕을 음해하려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쫓겨났던 일이 있었다. 그리하여 인휘 공주는 어릴 적에 잠시 민가에서 자라다가 문덕 왕후의 무죄가 밝혀지며 다시 궁궐에서 자라게 된 사연이 깊은 공주였다. 현조 대왕은 오해가 풀려 문덕 왕후와 인휘 공주를 다시 입궐토록 하였으나 이미 그때에 문덕 왕후는 폐병을 앓아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리하여 현조 대왕은 새로운 왕비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이명의 어머니인 정현 왕후였다. 이명은 정현 왕후의 외동아들로 어려서부터 인휘 공주와 더불어 현조 대왕의 사랑을 받았다. 둘은 어머니는 달랐으나 서로를 아끼며 보듬었다.
 이명은 유달리 인휘 공주를 잘 따랐다. 심성은 여리나 총기가 어린 눈을지니고 있는 이명이 앞으로 새로운 조선을 이끌 왕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인휘 공주는 이명이 훌륭한 왕이 될 것이라고 믿었으나 삼촌인 진안 대군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용모를 살펴보자면 가느스름하고 길게 찢어진 눈빛은 들짐승을 떠올리게 했다. 진안 대군의 눈가 밑에 활시위처럼 휘어진 눈시울은 두툼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어쩌다 그가 눈을 흘기면 간담이 서늘해졌다. 그래서 모두가 고개를 소곳하게 숙였다. 주변 공기를 압도하는 사늘한 공포에 오줌을 지릴 정도였다.
 진안 대군은 왕실의 실세였다. 어린 왕인 이명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진안 대군이 곧 반역을 꾀해 이명을 내쫓고 옥좌를 차지할 것이라는 소문은 익히 퍼져 있었다. 진안 대군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흰색 소복 차림으로 무릎을 꿇고 앉은 이명의 이복누이 인휘 공주를 단죄했다.
 곧이어 진안 대군이 내는 금속성의 날카롭고 모가 난 목소리가 귀청을 뜯길 듯 편전 안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네가 궁녀들을 시켜 전하에게 달여 마시게 하라고 줬다는 이 약을 잘 보거라!”
 진안 대군은 소리를 내질렀다. 그가 은구슬 여러 개를 약사발에 집어넣었다. 잠시 후 은구슬이 탁한 색으로 변하였다.
 “보았느냐? 이 약에서 독이 발견되었느니라. 만약에 내가 너를 의심하여 전하께서 드시려던 걸 말리지 않았다면 전하의 목숨은 이미 이 세상에 없으셨음이니라!”
 진안 대군은 바들바들 떨며 상황을 뚫어져라 보는 이명한테 말했다.
 “전하, 인휘 공주마마는 전하의 이복누이로서 유약한 전하를 잘 살피지는 못할망정 독살을 꾀하였사옵니다. 이는 죽음으로 다스려야 마땅하옵니다.”
 진안 대군의 말에 이명은 자신의 누이를 빤히 보았다. 인휘 공주는 이명과 애틋한 눈길을 교환했다. 인휘 공주가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간밤에 인휘 공주는 자신에게 어떤 형벌이 내려져도 삼촌인 진안 대군한테 맞서서는 안 된다고 이명한테 말했었다.
 “누이, 진안 대군이 매우 두렵습니다. 과인이 죽을까 봐 두렵고 저와 가까운 사람들이 죽임을 당할까 봐 또 두렵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누이는 저를 해할, 그럴 나쁜 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이 하늘 아래 인휘 누이마저 없으면 이 무서운 궁에서 저는 어찌 버텨야 합니까?”
 이명은 인휘 공주가 없는 궁궐 안의 삶을 걱정했다. 지금껏 궁궐 내부에서 진안 대군의 억압이 있었어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인휘 공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명과 네 살 차이가 나는 인휘 공주는 나이보다 어른스러웠다. 이명한테 있어서 인휘 공주는 누나이자 어머니처럼 제 자신을 살뜰하게 돌봐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이명은 입술을 바람결에 나부끼는 여린 나무 이파리처럼 파르르 떨었다. 그의 동공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올라서 미세하게 흔들렸다. 인휘 공주는 이명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녀는 부드러운 어조로 이명에게 말을 넌지시 뱉었다.
 “전하, 아무리 대군이라 할지라도 마음처럼 저를 쉽게 죽이지는 못할 것입니다. 제가 뉘옵니까? 붕어하신 아바마마께서 아끼셨으니 충신들이 소녀를 어떻게든 도울 것입니다. 그러니 전하는 마음을 굳게 하시어 부디 제가 궁으로 돌아올 때까지 옥체를 보존하소서!”
 인휘 공주는 이명의 손을 붙잡았다. 그녀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명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전하, 어서 *옥루(玉淚, 임금의 눈물을 이르는 말)을 거두시어요. 어서요.”
 인휘 공주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이명은 훌쩍이다 질끈 눈을 감으며 흘러나오는 눈물을 삼켰다.
 인휘 공주는 동생 이명이 앞으로 겪게 될 많은 역경에 안쓰럽고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
 “대군은 앞으로도 계속 전하를 핍박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넓은 궁에서 전하의 편은 별로 없사옵니다. 하오니 전하의 사람을 앞으로 계속 모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삼촌인 양의 대군을 가까이 하십시요. 그 분은 학문이 깊으시고 청렴하시여 주변에 인재가 많이 따르옵니다.”
 “누이, 사람의 마음을 어찌 얻습니까? 그리고 그 사람이 제 사람인지 어찌 알 수 있습니까?”
 “자고로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고 했사옵니다.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옵니다. 전하가 위기에 닥친 순간 아무것도 없어 적과 싸워도 이길 승산이 없을 때 그럼에도 남아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전하의 사람입니다.”
 인휘 공주가 담담하게 말했다. 이에 이명은 또렷한 눈으로 인휘 공주를 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진안 대군은 자신의 사람을 많이 갖고 계십니까? 제가 이제부터 그런 사람을 모은다한들 이길 승산이 있겠습니까?”
 “지금 진안 대군의 사람들은 두려움에 의해서 붙어 있는 것뿐입니다. 진안 대군보다 더욱 두려운 존재가 나타나거나 또는 아버지와 같이 자애로운 마음으로 신하를 돌보는 왕이라면 주저 없이 따를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어떤 왕이 되고 싶으십니까?”
  인휘 공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차분하게 물었다. 이명은 인휘 공주의 물음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자애로운 왕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은 두려운 왕이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길입니다. 그러나 전하께서는 자애로운 왕이 되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인휘 공주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하였다. 이명은 인휘 공주 앞에서 아버지 현조 대왕과 같이 자식을 생각하는 자상한 왕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명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가 붉은 융단 위에 무릎을 꿇고 앉은 이복누이 인휘 공주를 다시 쳐다볼 때였다.
 진안 대군이 묵직한 목소리로 다시 이명에게 몰아붙이듯 말했다.
 "전하, 이는 전하를 암살하려는 대역 죄오니 죽음으로 엄히 다스려야 하옵니다."
 진안 대군은 이명한테 인휘 공주를 죽일 것을 명하라고 시켰다. 하지만 이때 그를 막는 신하가 있었다. 이조 정랑인 권시후이었다.
 권시후는 어렸을 적에 청나라로 유학을 가서 각종 문물을 배워와 당시에 열다섯 살이라는 나이에 최연소로 문과에 급제한 인물이었다.
 둥그스름하고 인자한 눈빛은 눈꼬리가 휘어져 있었다. 두툼한 입술과 깊게 팬 인중은 그의 어진 성품을 느껴지게 했다.
 “전하, 인휘 공주마마는 선왕이 몹시 아끼시던 공주마마이십니다. 게다가 전하께서 믿고 의지하시는 유일한 누이이시기도 하십니다. 약에서 독이 발견되었다 하나 인휘 공주마마가 보낸 약에서 독이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가 모함하기 위해 독을 넣었는지 명백한 증좌가 없습니다. 만일 공주마마를 억울하게 죽이신다면 돌아가신 선왕을 소신들이 어찌 뵈오리까?”
 진안 대군은 이조 정랑 권시후를 손톱 밑 가시처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권시후를 봤다.
 “으흠, 그렇다면 이조 정랑은 별다른 *상책(上策, 가장 좋은 꾀)이 있소이까? 이 일을 어찌 마무리했으면 좋겠소?”
 진안 대군이 고개를 쳐들어 눈을 들어 올렸다. 그가 권시후를 바라보면서 까칠하게 물었다. 이에 이조 정랑 권시후가 이명 앞에 나섰다. 권시후가 이명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신이 청하온데 인휘 공주마마의 호를 거두시고 관비로 내보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관비요?”
 이명이 사색이 된 얼굴 낯으로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권시후가 대답했다.
 “관비라니요? 공주마마를 어찌 관비로 내침이 가능하다 생각하시오?”
 순식간에 대전 안이 술렁이며 난리 법석이 됐다. 이조 정랑의 말에 이명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진안 대군은 호탕하게 웃으며 다시 청하였다.
 “와하하! 전하, 듣고 보니 이조 정랑의 말도 일리가 있사옵니다. 전하께서도 죽이는 것보다야 차라리 살아 있는 누이를 보는 편이 낫겠습니다. 관비가 돼서 전하를 위협할 일도 없을 터인데 어찌하시겠습니까?”
 인휘 공주는 이명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명은 눈에 핏발이 선 채 삼촌인 진안 대군을 보며 말했다.
 “그렇게 하시오. 인휘 공주의 호를 거두고 명일 궁 밖으로 관비로 내보내시오!”
 이명의 명령이 떨어졌다. 대전 밖에 있던 나인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그러더니 인휘 공주의 양쪽 팔을 하나씩 붙잡았다. 인휘 공주는 고개를 돌려 마지막으로 동생 이명을 바라봤다. 그녀는 입을 앙다물었다.
 ‘전하의 세상이 올 때까지 분하고 억울하셔도 참으셔야 합니다.’
 인휘 공주가 속엣말을 했다. 이때에 진안 대군이 한쪽 팔을 들어 올리며 나인들을 막아섰다.
 “혼자 가실 수 있게 해주어라.”
 “예.”
 나인들은 일제히 인휘 공주를 압박했던 팔을 스르르 풀었다. 인휘 공주가 제 눈앞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서 있는 진안 대군을 응시했다.
 “이제 전하의 곁에는 소신밖에 없습니다. 제가 전하를 잘 모시지요.”
 진안 대군이 조소와 냉소가 섞인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인휘 공주는 진안 대군에게 시선이 꽂힌 채 격앙된 목소리로 대꾸했다.
 “예! 진안 대군께서 부디 전하를 잘 모시어 주십시오. 혹시나 전하의 옥체에 해를 끼치려는 자가 있거든 거리낌 없이 그 목을 내리치셔야 될 겁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진안 대군은 실소하며 성긴 턱수염을 손끝으로 훑었다. 인휘 공주는 그런 진안 대군을 분노에 찬 얼굴로 응시했다.
 진안 대군은 어리고 당찬 인휘 공주가 영 내키지 않았다. 천하에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한데 오직 문덕 왕후의 소생 인휘 공주만이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인휘 공주가 사라지고 나자 진안 대군은 혼잣말을 내뱉었다.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 저 어린 계집의 두 눈알을 파내고 싶어 죽겠다. 어찌 저리 두려움을 잊고 내 앞에 서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로써 인휘 공주를 수렁에 빠트리는 진안 대군의 계략이 성공했다.
 
 다음 날 낮이 되었다. 인휘 공주는 헤지고 볼품없는 감색의 저고리와 치마를 입은 채였다. 그녀는 땡전 한 푼 없이 궁궐 밖으로 내쫓겨졌다.
 인휘 공주를 따라 나온 궁녀들은 소맷부리로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면서 코가 막혀서 맥맥한 소리로 인휘 공주에게 말했다.
 보모상궁 홍 씨는 인휘 공주가 태어나면서부터 돌보아 왔던 탓에 궁궐에서 관비로 내쫓기는 인휘 공주를 보면서 마음이 썩어 문드러지는 기분이 들었다. 더군다나 인휘 공주는 공주답지 않게 아랫것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공주 아기씨, 궁궐 밖에서 어찌 관비로 지내실 수 있단 말이나이까?”
 인휘 공주를 보살펴 온 수많은 궁녀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가 궁궐 밖을 나서는 것을 지켜봤다.
 “바깥세상은 공주 아기씨께서 지낼 만한 호락호락 세상이 아니나이다. 흑흑.”
 보모상궁 홍 씨가 말했다. 인휘 공주가 보모상궁 홍 씨와 그녀의 주변에 서 있는 궁녀들을 쳐다봤다. 인휘 공주는 웃으며 궁녀들을 안심시켰다.
 “사실은 어느 곳보다도 이 궁궐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니라.”
 “인휘 공주마마. 흑흑.”
 “이제는 나를 그리 부르면 안 된다. 난 더 이상 조선의 공주가 아니니라. 전하께서 노비 여생이란 이름을 붙여주셨느니라.”
 눈물샘을 터뜨리며 어깨를 들썩이는 궁녀들과 달리 인휘 공주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궁궐 문 바깥까지 제 자신을 배웅하는 궁녀들을 인휘 공주가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곧이어 인휘 공주는 그들에게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괜찮을 것이니 너희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전하를 잘 보살펴 드려라."
 보모상궁 홍 씨를 비롯한 궁녀들은 목구멍까지 스며들어 참았던 *열루(熱漏, 마음속 깊이 사무쳐 흐르는 뜨거운 눈물)를 뿌리면서 땅바닥에 머리를 찧고 인휘 공주에게 마지막 배웅을 하였다. 그리고 그 행렬은 상궁과 나인들부터 시작해서 내관들까지 이어졌다.
 수문군을 스쳐 지나가며 나서는 인휘 공주의 뒷모습이 점처럼 사라질 때까지 궁인(宮人)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땅바닥에 푹 숙이고 쳐들지 않았다.
 인휘 공주를 궁궐 바깥으로 보내는 그들은 하나같이 서글픈 마음에 가슴을 쥐어뜯었다.
 인휘 공주는 궁궐에서 살아오면서 자잘한 정분을 쌓은 궁녀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녀 또한 발에 묵직한 쇠추를 단 듯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하루아침에 공주에서 신분이 추락하여 관비로 내쳐지는 이 마당에도 오롯이 그녀가 걱정하는 것은 이복동생인 이명이었다.
 인휘 공주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조선의 겹겹이 싸인 구중궁궐(九重宮闕)을 지그시 바라봤다. 인휘 공주는 속으로 되뇌며 다짐했다.
 '전하, 소녀가 언젠가 다시 궁궐로 돌아올 터이니 그때까지 무사하셔야 하옵니다.'
 인휘 공주는 입을 다물고 멀어지는 궁궐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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