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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해상변호사

2023.11.16 조회 114 추천 3


 1화 해상변호사
 
 
 
 
 부산지방법원 301호 법정.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은 해운 회사의 대표 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다.
 
 그중에는 침몰한 선박을 운항한 선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혐의는 화물 과적과 고박 불량 상태로 선박을 운항하다가 선박을 과실로 침몰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명은 법조인이라고 하여도 해상 사건을 다루지 않는 변호사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내용이다.
 
 업무상과실선박매몰죄.
 
 선박만 침몰한 것은 아니다.
 
 선박에 승선한 실습 선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다.
 
 검사는 과실선박매몰죄에 추가하여 업무상과실치사죄, 그리고 살인죄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느덧 이 사건은 종국에 이르렀다.
 
 일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일어진 공판이 드디어 끝나는 순간이었다.
 
 법대 위에 앉은 세 명의 판사 중 중간에 앉은 재판장이 검사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검사, 의견 진술하시죠.”
 
 재판장의 말에 검사석에 앉아 있던 검사가 일어섰다.
 
 “네, 재판장님.”
 
 검사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의견을 밝히기 시작했다.
 
 “피고인 회사의 대표 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화물 과적과 고박 불량 상태로 선박을 출항시킨 업무상과실 등으로 선박이 침몰하여 선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선박을 매몰하였습니다.”
 
 좌중은 고요했다.
 
 “특히, 당시 선박을 운항한 피고인 선장은 구호 조치 없이 퇴선하여 당시 교육을 위해 승선하였던 실습 항해사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살인죄의 죄책을 피할 수 없습니다.”
 
 검사는 잠시 말을 마친 후 피고인석을 바라보았다. 법정 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검사에게로 모였다.
 
 검사가 구형을 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피고인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모두 긴장하는 순간이었다.
 
 “이 사건으로 실습 항해사가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선박이 침몰되는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상 여러 가지 사유들을 참작하여 피고인들에게 징역 10년의 형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검사의 구형이 끝났다.
 
 웅성웅성, 고요했던 법정이 잠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피고인석에 있는 피고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고,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고 있던 피고인들의 가족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검사가 생각보다 중형을 구형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흐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정숙하세요.”
 
 잠시 법정 안이 소란스러워지자 재판장이 엄숙한 목소리로 제지했다.
 
 “검사의 의견은 징역 10년형입니다. 그럼 변호인 최후 변론하시죠.”
 “네, 재판장님.”
 
 변호인석에 앉아 있던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담당 변호사의 이름은 백경운.
 
 그는 해상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해상변호사(Maritime Lawyer)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돌려 백경운 변호사를 바라보았다.
 
 그들 중에는 아름다운 외모의 변호사가 일어서자 사건의 심각성을 잊고 가볍게 탄성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백경운 변호사가 주변을 한차례 천천히 둘러보더니 준비한 최후 변론을 시작했다.
 
 냉정해 보이는 외모였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신뢰감이 묻어 있었다.
 
 중저음인 목소리는 사람들의 귀에 호소력 있게 들렸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먼저 최후 변론에 앞서 이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피해자에게 애도의 말을 전합니다.”
 
 잠시 묵념하는 듯한 동작을 취한 백경운 변호사가 말을 이어 갔다.
 
 “자세한 의견은 미리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의 내용을 원용하도록 하고, 핵심적인 변론 내용에 대해서 구두 변론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재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경운 변호사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먼저 근본적인 문제, 즉 이 사건의 본질과 성격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검사는 화물 과적과 고박 불량이 이 사건을 야기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백경운 변호사는 검사를 잠시 바라본 후 말을 이어 갔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의 주장은 진실이 아닐뿐더러, 증거에 기초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검사의 주장은 선박이 침몰된 원인을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로 입증하려 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도 전에, 이 사건의 성격을 먼저 규정하고, 단편적인 정황 사정들을 모으고, 그래도 모자란 부분은 잘못된 선입견에 근거한 일방적 추측으로 채워 넣기 시작한 것에 불과합니다.”
 
 고요한 법정에는 오직 백경운 변호사의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중저음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법정 안을 가득 채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두 분 판사님!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피고인들이 무죄를 받기 위해서는 수백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한 것이 형사 소송의 현실입니다. 이 사건 판결문을 통해 확정하는 사실 관계는 판결문과 함께 영원히 기록될 것입니다. 부디 이 사건의 판결을 통하여 대한민국 헌법과 형법, 그리고 형사 소송법의 대원칙인 증거 재판주의와 무죄 추정의 원칙이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긴 호흡으로 이어 가던 최후 변론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백경운 변호사의 최후 변론이 호소력 있게 느껴진 탓일까?
 
 최후 변론을 마쳤지만 방청석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한동안 고요함이 유지되었다.
 
 법정이라는 공간에 어울리지 않게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것은 지난 일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오래 진행된 재판이 끝나는 순간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최근 부산에서 해상변호사로 가장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는 백경운 변호사는 재판을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섰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항구가 있는 도시 부산.
 
 많은 선박이 입출항하고, 수출 화물들이 거쳐 가는 부산항이 위치한 특성상 많은 해상 사건들이 부산에서 일어난다.
 
 전 세계 물동량의 90% 이상이 바다 위 선박을 통해 운송된다. 하루에 이동하는 선박과 컨테이너의 규모를 생각해 보면 많은 법률 분쟁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이다.
 
 변호사들이라고 해서 모두 해상 사건을 취급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해상 사건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변호사를 해상변호사(Maritime Lawyer)라고 부르는데, 부산 법조타운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최근 해상 분야에서 가장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법무법인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곳은 법무법인 올림푸스.
 
 국제 분쟁과 해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젊은 로펌이다.
 
 각종 대형 선박 사고 사건에 이름을 올리며 업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강소 로펌.
 
 법무법인 올림푸스의 대표 변호사는 최근 해상변호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백경운 변호사였다.
 
 “이런! 늦었네.”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하는 백경운 변호사.
 
 그는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 대학 동문회가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
 
 택시를 타고 한참을 이동한 백경운 변호사는 해운대 백사장이 보이는 호텔에 도착했다.
 
 해운대 해변가 바로 옆에 위치한 고급 호텔로 들어섰다.
 
 로비에는 ‘명성대학교 법대 부산 동문회’라고 적힌 배너가 설치되어 있었다.
 
 ‘2층인가?’
 
 동문회 장소는 호텔 건물 2층에 마련된 다이아몬드홀이었다.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이후 백경운 변호사는 동문회를 포함한 각종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다.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개업한 그가 살아남기 위한 영업 방법 중 하나였다.
 
 지금은 물론 사무실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영업 목적으로 이런 자리에 참석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행사가 있으면 모습을 비추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백경운 변호사는 참석한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지정된 자리로 이동했다.
 
 “음?”
 
 테이블에 앉아서 옆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 가던 백경운 변호사의 눈에 낯익은 사람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동안 동문회에 좀처럼 참석을 하지 않았던 친구의 얼굴이었다.
 
 ‘누구지 낯이 익은데? 아! 박재경?’
 
 그를 만난 것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 처음이었다.
 
 20여 년 전 같이 법대를 다녔던 동기였지만 그리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백경운 변호사는 학창 시절의 젊은 박재경을 금세 기억해 냈다.
 
 누구보다도 정의감이 있고 소신 있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박재경의 모습은 기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재경은 테이블에 앉아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 동문회에 와서도 사람들과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음?”
 
 찾는 사람이 있는 듯 주변을 두리번두리번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박재경은 혼자 테이블 구석에 앉아 술을 연거푸 들이켜더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백경운 변호사는 박재경이 대학 시절에도 술을 잘 마시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런 그가 술을 제법 많이 마시는 모습은 이상하게 낯설게 느껴졌다.
 
 백경운 변호사가 주변을 둘러보던 박재경과 눈이 마주쳤다.
 
 박재경이 백경운 변호사를 발견하고는 눈을 찡긋했다.
 
 ‘왜 저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백경운 변호사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걸어왔다.
 
 “혹시 백경운 아니야?”
 “그래, 재경아 오랜만이네.”
 “하하하. 경운이 너는 여전히 잘생겼네.”
 “너도 똑같네.”
 “똑같이 못생겼다는 말이야?”
 
 박재경은 기분이 좋은 듯 크게 웃더니 빠르게 술잔을 비우기 시작했다.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낸 박재경이 흔들어 보인다.
 
 “담배?”
 “아니, 나는 끊었지.”
 “그래? 그래도 오랜만이니까 잠깐 나가서 이야기 좀 할까?”
 
 박재경은 그에게 시답잖은 이야기를 몇 마디 하더니 개인적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며 담배도 피우지 않는 백경운 변호사를 밖으로 불러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걸까?’
 
 백경운 변호사는 박재경의 태도가 낯설게 느껴졌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회포를 풀 겸 겸사겸사 그를 따라나섰다.
 
 밖으로 나온 박재경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경운아,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지?”
 “그래, 부산에서.”
 “사무실은 잘되고?”
 “뭐, 소소하게.”
 “소소하긴 사람들 말이 제법 잘나간다고 하던데?”
 “하하하. 누가 그래?”
 
 박재경은 백경운 변호사의 소식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내가 이야기했나?”
 “뭘?”
 “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있거든.”
 “오 그래?”
 
 백경운 변호사는 외골수 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는 박재경에게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정의감이 넘치고, 집요한 성격의 그였기 때문에 법조인보다는 기자 같은 직업이 어울린다. 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한다고 하니 제법 잘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경운이 너는 해상변호사라고?”
 “그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
 “전문적인 분야라서 까다로운 분야라고 하던데 대단하네.”
 “변호사 일인데 뭐 다 똑같지.”
 “그러냐?”
 
 박재경은 백경운 변호사의 말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담배를 연기를 한 모금 밖으로 내뿜는다.
 
 “오랜만에 만나니까 좋네.”
 “그래 자주 보자. 동문회도 좀 자주 나오고.”
 “내가 이야기했나? 대학 때 참 부러워했는데.”
 “뭘?”
 “너 말이야.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고.”
 “하하하. 뭐, 옛날이야기지. 다 늙은 처지에 인기는 무슨.”
 “흐흐흐. 인기 없었다는 소리는 안 하네.”
 
 박재경은 한참 소리 내어 웃더니 말을 이어 갔다.
 
 “대학 때 연구비 횡령하던 조교가 너한테 걸렸던 거 생각나네. 하하하.”
 
 백경운 변호사는 박재경이 옛날이야기를 꺼내자 살짝 얼굴을 붉혔다.
 
 젊은 시절 철도 없었지만 겁도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술 마셔서 그런가? 제법 취한 것 같네. 그나저나 경운아 얼마 전에 뉴스에 실린 기사도 봤다.”
 “응?”
 “얼마 전에 재벌 회사 상대로 한 방 제대로 승소했던데? 대단하더라?”
 “아, 기사를 봤구나? 고맙다. 하하하.”
 
 그건 얼마 전 백경운 변호사가 승소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였다.
 
 선원들을 대리해서 대형 재벌 해운 회사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회사의 비리를 내부 고발한 사건이었다.
 
 제법 크게 승소한 덕분인지 몇몇 언론에서도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일이 있었던 것이다.
 
 박재경이 말했다.
 
 “나도 주변에서 이야기를 좀 전해 들었거든.”
 “뭘?”
 “하하하. 네가 한 방 먹인 그 회사 말이야. 상당히 열 받았다고 하던데?”
 “그래?”
 “그래 재벌 놈들이 의외로 쪼잔하거든. 오너 가족들이라고 해도 사이가 다 좋은 게 아니더라고. 그거 아냐? 재벌들이 의외로 장남보다 막내 챙기는 거? 그래서 요즘은 재벌 집 막내들이 잘나간다고 하더라고.”
 
 ‘무슨 소리야?’
 
 백경운 변호사는 횡설수설하는 그의 말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박재경이 재벌가의 비리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너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회사와 자기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엄밀히 말하는 주식회사인 재벌 기업체는 주주들이 주인이건만 일부 주식을 소유한 오너 일가들이 좌지우지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계의 현실이었다.
 
 줘야 할 임금을 꼼수를 친 놈들이 소송에서 진 것이다. 열 받을 일이 아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횡설수설하던 박재경은 뜬금없이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도 최근에 조사를 하는 게 좀 있거든.”
 “그래?”
 “응, 제법 큰 건이야. 제법 규모가 큰 담합 사건이 있어서 조사를 하고 있거든. 어느 회사들이 가담했는지 알면 너도 깜짝 놀랄 거야. 흐흐흐.”
 “음?”
 “사실 네가 한 방 먹인 그 재벌. 그 회사도 포함되어 있거든. 너만 알고 있어야 된다. 흐흐흐.”
 “진짜야 그게?”
 “그래, 아마 곧 조사가 마무리될 것 같아. 상부하고 이야기 조율 중이거든. 재벌이다 보니 위에서도 관심이 많아.”
 
 박재경은 검지를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키는 손가락이 어디까지 높이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인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
 
 “해운사가 담합한다는 말이 있어서 조사를 시작한 사건인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고.”
 “그럼?”
 “비리 백화점이던데? 허허허.”
 
 그는 제법 큰 건수를 잡았다며 흥분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 박재경은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백경운 변호사의 표정을 살폈다.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피는 듯했다.
 
 백경운 변호사는 해운 재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니 관심이 생겼지만 아무리 친구 사이라고 해도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 묻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자세히 캐묻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묻지 않아도 주절주절 이야기를 털어놓는 박재경이었다.
 
 백경운은 그런 모습을 의아해하며 지켜보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관이 조사 중인 이야기를 변호사에게 이렇게 털어놓아도 되는 걸까?’
 
 이상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백경운 변호사는 오늘 박재경이 많이 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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