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레이드 인 코리아

서장

2015.09.22 조회 3,621 추천 70


 “가스관이 폭발해서 지나가던 행인 십여 명이 크게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경기도 과천에서 건물 붕괴 사건이 있은 지 일주일 만인데요. 이번에도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세한 것은 현장에 나가 있는 김성하 기자에게 듣겠습니다.”
 
  유성화는 9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는 DMB의 전원을 껐다. 잠이라도 쫓을까 싶어 틀어둔 것이다.
 그런데 집중력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밤 9시가 지난 늦은 시간.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은 혼자였다. 성화는 방금 전에 들은 뉴스에 대해 생각했다.
  최근에는 온통 흉흉한 이야기뿐이다.
 
 어디서 무슨 사고가 났다느니,
 누가 행방불명이라느니,
 무슨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드니.
 
  작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걸까.
  ‘아, 이러고 있을 시간 없는데.’
  성화는 고개를 저었다.
 
 책상 위에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프레젠테이션 자료들이 쌓여 있었다. 아침이 되기 전에 정리를 마쳐야 했다.
 
  매일 같은 야근과, 주말도 없는 빡빡한 일정.
  그것이 드디어 끝나가고 있었다.
 
  그때, 익숙한 멜로디가 들렸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였다.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 직접 녹음해 준 것이다.
 
  성화는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했다.
 
  - 성화 오빠! 오늘도 야근이죠? 고생하는 유 대리님을 위해 서진희 바이올린 콘서트의 초대장을 보내 드릴게요. 꼭 와야 해요♬
 
  화면을 내리자 손으로 그린 초대장이 찍혀 있었다. 날자, 장소와 함께 귀여운 바이올린까지 그려져 있다.
 
  성화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서진희는 메시지를 보낸 당사자였던 것이다. 아직 대학생이었으므로 콘서트라는 것도 발표회 비슷한 것이리라. 성화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콘서트란 말이지. 무언가 선물이라도 준비 해 갈까?
 
  아, 그래.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붉게 피어오른 히야신스를 선물하자. 한겨울에 피어 승리를 축복하는 그 꽃은 그녀와 너무나 닮아 있었으니까.
  분명 잘 어울리겠지.
 
  그리고 기뻐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간직하자.
 
  이 마음이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그것을 보고 그녀가 조금이라도 웃어주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한여울입니다.

많은 갈굼속에 죽어라고 연재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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