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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인서울 연금술사

프롤로그

2015.12.02 조회 45,167 추천 1,007


 0. 프롤로그
 
 “돌아가실 겁니까?”
 한 마디가 그의 발걸음을 잡는다. 그가 뒤를 돌아봤다. 천천히 돌리는 몸짓에서 쓸쓸함과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아무도 모르게 도시를 빠져나왔건만, 그새 배웅을 위해 나온 이들이 있었는가. 그는 픽, 김빠진 웃음을 만들었다.
 홀로 아득히 많은 짐을 짊어졌던 그였지만 지금은 그 굳센 어깨가 한결 가벼워 보였다. 미련을 털어낸 것처럼 보였다.
 “가족이 보고 싶어.”
 그의 입에서 가족이란 단어가 나오자 가슴이 시큰했다. 그가 나타난지 10년이 지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였던 꼬마가 훤칠한 청년이 되기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곳 강산도 몰라보게 변했겠지? 그가 유쾌하게 웃었다. 그 모습에서 기대감이 물씬 풍겼다. 그리웠으니까. 10년 동안.
 그를 따라온 자는 입술을 곱씹었다. 멋들어지게 생긴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절대자의 자리를 내놓고 가시는 겁니까. 굳이 그렇게 떠나셔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내가 말했잖아. 가족이 보고 싶다니까. 나머지는 네가 써.”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단순했고, 확고했다. 후우-. 한숨이 나왔다. 그의 행보는 10년 전부터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지금도 그랬다.
 그는 홀연히 나타나서 신마저 창조할 수 있는 경지로 올라섰으니, 항상 무언가를 그리고 있던 그의 표정은 이제 그것을 다 그린 그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손바닥 위에서 자그마한 돌을 들어 올렸다. 이능을 잔뜩 머금은 돌은 부르르 떨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것은 제조의 신인 그가 만들어낸 걸작 중 하나였다. 돌은 공간을 열었고, 그의 머리 위에 어딘가로 통하는 홀을 만들었다.
 “이제 존댓말은 집어 치워. 다 떠나는 마당에.”
 “······.”
 유일한 배웅인은 눈물을 머금었다. 신파극처럼 유치한 이별이었다.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 원래 그는 ‘이래귤러’였으니. 흐려진 시야를 들어 앞을 보니 살랑살랑 손을 흔들고 있는 그가 보였다.
 그는 입가를 비틀어 웃었다.
 “빌어먹을······꺼져 새끼야.”
 “오냐.”
 입자가 되어 메아리처럼 되돌아 온 대답에 그는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을 흘렸다. 슥슥 눈물을 훔친 그는 거대한 마력을 일깨웠다.
 전설이 졌다. 이젠 자신이 그의 뒤를 이을 차례이다. 그는 주변에 있는 바위에 깎아 글자를 새겼다. 훗날 그를 기억하고 있는 세대가 죽었을 때를 위한 장치였다.
 -전설의 연금술사. 이곳에서 귀환하다.
 멋들어진 필체가 돋보이는 바위를 남기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은 훨씬 단단해졌다. 그가 짊어지고 있던 것들을 인수인계 받았으니 그에 걸맞은 태도와 품위를 지켜야했다.
 “잘 가쇼. 스승님.”
 지구에서 10년 전 이곳에 왔던 모험가는 다시 지구로 돌아갔다. 낯선 곳에서 전설이라는 이명을 남기고서.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새로 연재를 시작한 림이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댓글(34)

메탈스톰    
옆동네에서 보고 찾아왔습니다
2015.12.03 18:22
신참자x    
건필!
2015.12.03 19:40
조카    
건투를!!!
2015.12.06 17:58
白雨    
잘 보고 갑니다아
2015.12.09 11:41
바태    
선호작 달려봅니다~
2015.12.13 15:57
세우깡    
건 필하세요
2015.12.13 19:22
세메크    
잘보고갑니다
2015.12.15 10:40
레인Rain    
건필요
2015.12.26 10:51
musado0105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2015.12.26 16:36
됙수리    
신민저창조라...
2015.12.2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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