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전생 연금술사

전생 연금술사 #1

2016.06.29 조회 29,077 추천 540


 [충분한 경험으로 각성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데 성공하셨습니다. 당신의 갈망에 닿아 있는 직업 연금술사가 되셨습니다. 그대의 앞길에 투쟁과 행운이 있기를.]
 김인한은 눈앞의 불투명한 창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에는 명백하게 당황이라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넋을 놓고 있었을까.
 타악!
 누군가가 가볍게 인한의 뒤통수를 때렸다.
 그에 반응하여 인한이 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렇게 멍을 때리고 있냐?”
 그에게 묻는 것은 낯이 익은 중년의 남성. 인한이 짐꾼으로 일하던 시절 소속되어 있던 사냥공대의 공대장이었다.
 ‘···뭐야 이건. 꿈?’
 인한은 잠시 볼을 꼬집어보았다. 확실하게 통증이 느껴졌다.
 일부러 의도한 행동이긴 했지만 꽤 힘을 준 탓에 생각보다도 아플 정도였다.
 “너 뭐하냐? 정신 안 차릴래?”
 “죄, 죄송합니다.”
 공대장의 핀잔에 인한은 뒤늦게 사과를 했다.
 시선을 돌리자 보이는 것은 기괴하게 생긴 생물의 사체. 몬스터의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모양이었다.
 일단 인한은 손을 움직여 해체 작업을 이어나갔다. 조금씩 어색한 동작이 섞여 있었지만 베테랑이라고 해도 좋을 움직임. 몸은 여전히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기계적인 손놀림을 보여주는 한편 인한은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분명히 나는 죽었었는데···.’
 갑작스레 일어난 대규모의 몬스터 침공. 어떻게 손을 써볼 틈도 없이 그 혼란 속에서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그 기분 나쁜 감각이 아직도 몸에 남아 있었다. 그 감각은 결코 착각이나 꿈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살아날 확률은 눈곱만큼도 없었을 터.
 하지만 볼을 꼬집었을 때의 통증도, 지금 느껴지는 생생한 손의 감각도. 마찬가지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방금 전의 메시지는··· 분명 각성의 메시지였어.’
 차원 지진 사건 이후로 세상은 이전과 달라졌다.
 인류는 다른 차원을 넘나들며 낯선 종족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고 끝내는 협약까지 맺게 되었다.
 다차원 우주 연맹. 규칙에 따라 종족간의 전쟁에 제재를 가하거나 중재를 해주는 등, 연맹은 우주에 있는 다양한 종족들의 원활한 상거래를 위해 존재했다.
 그 연맹의 설립자이자 여전히 중심에 있는 것은 균등의 신이라는 존재였는데, 정말로 신인지 단순히 그에 필적하는 존재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존재가 균등과 공평에 있어 절대적인 존재이며 이 존재 덕분에 연맹의 규칙에도 확실한 균형이 잡혀 있다는 것이었다.
 차원 지진으로 인한 변화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지진의 여파로 생겨난 몬스터들을 잡아낸 자들. 바로 지구에서 갑작스레 생겨난 능력자 역시 그 여파로 인한 것이었다.
 능력자라는 것 자체가 차원지진이 일어날 당시 신적인 존재가 부여한 축복이자 보호 시스템으로, 그 형태는 각 차원마다 다를지언정 대부분 이런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었다.
 그리고 인한이 본 메시지 역시 이 시스템으로 인한 것이었다. 각성을 하게 될 경우 자동으로 직업이 정해지며 방금처럼 확인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한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래 전 짐꾼으로 일하던 시절 그와 함께 했던 공격대. 기억 속에 남아있던 그들이 기억 속의 모습 그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설마··· 내가 각성 했던 때로 되돌아 온 건가?’
 회귀라니 정말 웃기지도 않다. 소설,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애초에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한은 정말 과거로 돌아오고 말았다.
 ‘···대체 이유가 뭐지?’
 물론 연금술사인 그에게 이런 능력이 있을 리 만무했다.
 시간을 역행하다니. 많고 많은 능력자 중에서도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이 각성을 하고 강해진다고 해도 전지전능한 신이라도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끙끙대며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인한은 몬스터의 해체를 끝내고 사체를 손수레로 옮겨 담았다. 그리고는 거대한 트럭으로 수레를 가져가더니 짐칸에 조각이 난 시체를 실었다.
 ‘일단 이곳이 현실인 건 확실해.’
 꿈이나 환각 따위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인한이 고민 끝에 내릴 수 있었던 결론은 그것뿐이었다.
 ‘잠깐. 그럼 내가 몇 년 전으로 되돌아 온 거지?’
 큰돈이 필요했기에 짐꾼 일을 시작하게 됐을 때가 스물여섯이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스물여덟이 되었을 때 비로소 능력자로 각성을 했다. 몬스터 침공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던 당시가 마흔 둘이니 그 차이를 생각해보면.
 ‘14년 인가···. 잠깐, 그렇다면?’
 곰곰이 생각을 정리하던 인한은 무엇을 생각해냈는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몸이 쉴 새 없이 떨려왔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파도처럼 몰아쳤다.
 “야. 가만히 서서 뭐하고 있어?”
 공대원 한 명이 인한의 옆을 지나가며 물었다.
 그런데 그렇게 지나가는가 싶던 공대원은 어째서인지 인한의 옆에 멈춰 섰다. 조금 이상해 보인다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본 인한은 아예 울고 있었던 것이다.
 “공대장님. 얘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데요?”
 “뭐?”공대원의 얘기에 그가 인한에게로 다가왔다.
 “괜찮냐? 어디 아픈 거면 트럭에 가서 좀 쉬어.”
 “아뇨. 그냥 그···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요. 괜찮습니다.”
 인한은 뒤늦게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그렇게 둘러댔다. 형편없는 변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도 모르게 그 말이 튀어나온 것이다.
 “싱겁기는···. 뭔 일 있으면 숨기지 말고 바로 얘기해. 괜찮으니까.”
 “네.”
 인한이 대답하자 공대장도 따로 더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진짜 괜찮은 거 맞냐?”
 “아프면 쉬어도 돼.”
 그러고 나서도 공대원 몇 명은 인한을 걱정해주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다른 공대에 비하면 사람 좋은 이들이 많은 공대였다. 인한은 감정을 추스른 후 몇 번이고 괜찮다는 대답을 하고 나서야 다시 일에 합류할 수 있었다.

댓글(17)

치우군황    
새로운 작품이네요 화이팅입니다!
2016.06.30 22:38
램덤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 볼게요
2016.07.01 01:35
작은아바타    
이상한데여? 목록엔 자고 일어났다는데 여기죽다회기했네요?
2016.07.06 00:23
weedqjffp    
쭉쭉 달려봅시다
2016.07.07 09:28
자요    
잘 보고 갑니다.
2016.07.12 12:04
세우깡    
즐감하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2016.07.13 08:53
la*****    
무한리턴은 공지도 없이 연중입니까??
2016.07.14 00:53
니예니예    
회귀했네요.
2016.07.19 09:55
홀어스로스    
일단 현실이다 라고 확신하는 이유가 뭐에요....?
2016.07.19 13:26
포스아인    
즐감하고 갑니다
2016.07.19 17:32
0 / 3000

이용약관 유료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