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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 안 죽었어? #1

2016.08.29 조회 24,399 추천 402


 1 챕터 : 나 안 죽었어?
 
 “으, 으아악!!!”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난 남자로 인해 나무에 앉아 몸치장을 하고 있던 새들이 놀라 푸드득 세찬 날갯짓을 하며 날아갔다.
 하지만 남자는 그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연신 거친 숨을 토해내며 둥그렇게 치켜 뜬 눈으로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살펴볼 뿐이었다.
 이마에 가득했던 식은땀이 몸을 일으킴으로 인해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렸지만 남자는 그것을 닦아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헉헉. 뭐, 뭐야. 방금 분명히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는 것 같았는데?”
 그리곤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그가 딱히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여긴 도대체 어디야?”
 자신이 있는 곳이 바로, 울창한 나무들이 기다린 기럭지를 뽐내고 있는 수림이라는 것을 확인한 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꿈?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 혹시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자각몽?
 이윽고 남자가 오른손으로 자신의 볼을 힘껏 꼬집었다.
 “아야얏!”
 당연히 꿈일 거라는 생각으로 힘껏 꼬집었기에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그리곤 아픔으로 눈물을 찔끔거리던 그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이게 꿈이 아니라고? 그럼 여긴 뭐야? 내가 왜 여기에 있어?”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눈에 띄게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던 그가 두 눈을 내리깔곤 천천히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침착. 침착하자.
 내가 여기서 눈을 뜨기 전에 뭘 했는지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자.
 분명 아침에 평소와 같이 가상현실게임 고렘월드에 접속한 후, 소환한 정령왕으로 PK범들을 쓸어버렸지.
 그리고 그다음엔 게임머니를 거래했고 음, 또······.
 “그래, 맞아. 운동갈 시간이라서 캡슐에서 나왔었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흔들렸는데······.”
 자신이 탄 엘리베이터가 추락했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라는 것을 떠올린 남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 남자가 멍한 표정으로 두 눈을 꿈뻑거렸다.
 단절된 기억이 떠오름과 동시에, 본능적으로 자신이 죽었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는 순간, 아득해지는 정신 속에서 발끝에서부터 허무의 어둠이 온몸을 뒤덮었고, 마치 영혼이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지는 것만 같은 감각을 느꼈었다.
 마치 언젠가 인터넷이나 TV에서 보았던, 사후세계를 경험했다던 사람들의 말처럼 결코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그 감각은 결코 꿈도, 환상도 아닌 현실이었다.
 그러자 그 소름끼치는 감각을 떠올린 남자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바들바들 떨려왔다.
 그리곤 몸을 움츠린 채 한참동안이나 몸을 덜덜 떨던 그가 마음을 가다듬으려는 듯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진정하자.
 정말 내가 떠올린 기억처럼 죽었었던 게 사실이라고 치자.
 그럼 대체 여긴 어디인건데?
 설마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이 사후세계인건가?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그의 멍한 얼굴은 곧,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어떠한 것으로 인해 황당하다는 얼굴로 변해버렸다.
 그의 앞으로 펼쳐진 것은 바로 자신이 고렘월드를 플레이하면서 몇 번이나 보았던 게임 메시지창이었다.
 거기에 사후세계라고 생각했던 이곳에서 대뜸 나타난 게임 메시지창으로 인해 황당했지만, 그 내용은 더했다.
 
 [그대는 죽었다. 그러나 위대하고도 자애로운 여신 에오델피아의 의지로 그대는 그 생명이 다했음에도 이 세계에서의 새로운 삶을 허락받았으니··· 여신 에오델피아의 의지를 실현하라. 그렇기에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특별히 그대가 가진 가장 뛰어난 능력을 부여하겠다.]
 
 [강제 퀘스트]
 세계의 구원.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자신의 앞으로 떠오른 퀘스트창에 적힌 메시지를 모두 읽은 그가 황당한 표정을 짓고선 저도 모르게 내뱉었다.
 그러더니 미심쩍은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게 소리쳤다.
 “스탯창. 헉!”
 그러자 놀랍게도 정말 게임을 하는 것처럼 자신의 앞으로 스테이터스 화면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스테이터스 화면을 자세히 살펴보던 그의 얼굴로 실망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스테이터스창에 나와 있는 레벨은 1.
 게임에서 처음 캐릭터를 생성했을 때의 레벨, 그야말로 초심자였다.
 하. 기왕 되살려서 게임능력까지 준거, 하는 김에 원래 내 캐릭터로 되살려주면 어디 덧나냐고요.
 그러더니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의 얼굴이 점점 노기를 띠기 시작했다.
 한창 좋아하던 게임을 하며 프로 BJ가 되어 잘 먹고 잘살고 있던 도중, 사고로 죽은 것도 억울한데 이렇게 이상한 곳에서 눈을 뜨질 않나.
 이젠 뭐? 세계를 구원하라고?
 이건 뭐, 현실세계에서 세계정복을 하고 싶다는 것만큼이나 허무맹랑한 퀘스트였다.
 하지만 어쩌겠나. 비록 한번 죽기는 했지만 또 죽는 건 싫은걸.
 사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상현실게임 고렘월드에서 무려 4대 정령왕을 소환하는 정령군주라는 별명을 가진 플레이어였다.
 게임 이용자수가 무려 3천만명에 달하는 게임 안에서도 가장 강한 열 명중의 하나가 바로 그였다.
 남들보다 확연히 뛰어난 실력과 센스로 정령술을 기가 막히게 잘 쓸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상상조자 하지 못한 스킬을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또한 하나하나가 화려한 그의 정령술을 단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뿐 아니라 인기 프로게임BJ로써, 게임에서 벌어들이는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팔아 한 달에 벌어들이는 금액은 수억이 넘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창 잘나가던 그는 허무하게 죽어버려 이 세계에 와버렸고, 거기에 허무맹랑한 퀘스트와 모든 것이 초기화되어 레벨 1이 되어버리자 도저히 정상적으로 멘탈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 비록 초기화되긴 했지만 게임에서의 능력을 준 것과 자신을 다시 되살려준 것이 감사한 일임에는 분명했다.
 그때였다.
 그의 옆으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줄곧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옮겨가고, 그곳에는 흙먼지를 뒤집어써 지저분한 늑대가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아니, 잠깐만.
 “느, 늑대?!”
 “크르릉.”
 그리곤 그 사실을 깨닫고 놀란 그가 벌떡 일어나려던 찰나,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고 있던 늑대가 달려들기 시작했다.
 “으아악, 떨어져!”
 “깨갱깨갱.”
 그러나 반사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재빨리 늑대의 머리를 후려쳐버린 남자로 인해 늑대는 그대로 나가떨어져 깨갱거렸다.

댓글(26)

Finger8    
일단 선작하고 ㄱ
2016.08.30 21:37
소설보러    
잘보고갑니다
2016.09.02 22:54
잉엘베르제    
일단 선작 3자리로 올리고
2016.09.08 22:11
Gadian88    
..
2016.09.16 08:30
굿굿    
소재가 재미있을듯
2016.09.17 16:17
술법자    
엘리베이터가 고장으로 죽는다 설정은 좀 그러네요 차라리 엘리베이터에 폭탄이 설치됀것 같다고 해주세요 엘리베이터의 안전장치가 3중으로 됀것으로 알아요 그런대 낙하라,,,
2016.09.23 14:59
진벙이    
낙하할수도있지.. 못할껀 없는듯
2016.09.24 10:19
천은월화    
경험치다!
2016.09.26 06:53
CPzero    
저 여신 나중에 알고보니 개쓰레기 ㅇㅈ?
2016.09.26 16:21
CPzero    
자기 이름앞에 자기가 위대하고도 자애로운 지림 ㅇㅈ?
2016.09.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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