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름다운 중년미부의 초상화가 그윽이 미소 띤 얼굴로 걸려 있었다.
바로 추성대부인 모용상하, 그녀의 초상화였다.
검운강, 그는 오랜 시간을 앉아서 묵묵히 의모 모용상하의 초상화를 응시하고 있었다.
문득, 검운강은 초상화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툴툴 나직한 웃음을 흘렸다.
“빌어먹을! 이젠 그야말로 완벽한 외톨이가 되고 말았어…….”
검운강은 쓸쓸한 독백을 이었다.
“가문을 등지고 여기에 보내지는 순간 네 운명은 이미 정해졌던 거다, 검운강! 그러나…… 난 운명 따위에 순종하고 싶지는 않거든.”
자신에게 말하고 자신이 대답한다.
검운강의 두 눈이 깊숙이 젖어들었다.
“나의 친부모님께서도…… 의모께서도 내가 가문의 일을 철저하게 잊어 주길 원하셨지…… 그리고 대상가의 후예로서 일생을 마치기를 원하셨다.”
검운강은 언뜻 긴 회상에 잠겨 들었다.
연기처럼 망막 속에 피어 오르는 그 추억의 파편들을 보며 검운강은 소리 없이 탄식했다.
“그러나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었기에 결심을 했지…….”
검운강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언젠가 내가 완벽한 외톨이가 되는 순간 아버님이 이루지 못한 일을 시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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