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추천글을 남기는 터라 무엇부터 써야하는지 조금 조심스럽네요. 공모전에서 별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어서인지 작가님 마음이 많이 흔들리시는 것 같아 임의로 추천글을 써봅니다.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은 분]
1. 대체역사물을 너무 많이 읽으신 나머지 비슷비슷한 내용과 전개에 질려버리셨지만 그래도 새로운 종류의 대체역사물은 참을 수 없는 분들.
2. 대놓고 야한건 별로지만 은은하게 꼴려서 헛기침 내면서도 계속 읽게 만드는 여캐가 보고 싶으신 분들.
3. 사이다패스 계열의 초먼치킨 주인공보다 무뚝뚝하지만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역사 속 위인보다 딱 한발자국 더 나아가는 정통파 반 먼치킨 반이 더 취향에 맞으신 분들.
음. 제가 봤을 때 취향에 맞으실만한 분들은 이정도네요.
내용을 간략히 소개드립니다.
[서로마가 망해가는 시대, 로마인에 의해 유지되어가던 브리튼 제도는 북쪽의 켈트, 동쪽의 앵글로-색슨의 야만인들에게 침공당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곳(브리튼 제도)에서 태어난 21세기 출신의 환생자입니다.]
[당신의 나약한 정신으로는 이 지옥같은 삶을 견딜 수 없겠습니다만, 다행히도 브리튼의 마지막 로마인 군단장이자 브리튼 방면의 총사령관인 당신의 양아버지의 보호아래에서 군단의 훌륭한 백인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아서 입니다. ... 과연 당신은 이 혼돈과 멸망의 세상 속에서 사라진 기록들 안에 있었을, 이제는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전설과 신화 속의 그 아서왕이 맞을까요?]
[오, 추가로 당신에게는 다행인 소식이 있네요. 당신은 남자랍니다. 물론 지구 반대편의 어느 섬나라에서는 여자로서의 당신이 더 유명해질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래는 사담입니다.
간만에 괜찮은 글을 봤는데 작가의 글을 보아하니 어느 순간 개복치처럼 스트레스성 연중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어 헐레벌떡 추천글을 남깁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뭐하지만, 이 소설이 갑자기 붐을 확 타고 베스트 상단에 오르기는 다소 힘들어보입니다. 솔직히 이건 작가님이 설정한 주인공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되기보다는 다소 소수의 그룹들에게 끌리는 요소가 있는 주인공이라서 그렇습니다.
이 글은 정말이지 삼삼하고 담백한 맛이 나는 글입니다. 단기간에 수급할 수 있는 도파민에 쩔어있는 일반 독자들에게 와닿기는 힘들거에요. 그럼에도 흥미롭게 곱씹어볼만한 부분이 몇 있습니다.
하나. 신화, 혹은 전설 속 인물이 아니라 역사적인 맥락에서 아서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대개 아서왕 전설은 신화적인 무력, 또는 무구, 마법 등이 포함되어서 판타지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건 오히려 전설을 역사 속으로 끌어내리면서 새로운 관점을 만들고 있어요. 대역물을 즐기는 독자들에게 어필될 부분이 여기입니다. 솔직히 제가 그러네요.
둘. 이 작가님께 이런 말씀 드리는게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 음. 여캐 조형을 참 맛깔나게 하셨습니다. 솔직히 팜므파탈 적인 여자 캐릭터는 이야기 전개에 참 흥미를 더해주는 사기적인 효과가 있는데, 어차피 적이 될 것이라면 히로인이 되기 전에 죽이자는 의견이 나와서 참 쓰기가 어려워요. 근데 이게 진짜 목석같은, 그러나 내면에 성욕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주인공이랑 상호작용을 하다보니... 어우 맛있네요. 이 작가님이 나중에 다른 장르를 쓰더라도 여캐는 잘 만드실 것 겉네요.
셋. 주인공은 과거 로마 군단의 백인장입니다. 이 말은, 절대로 일격에 천명 만명을 베어 죽이거나 하는 압도적인 힘이 없다는 것인데.... 이게 근데 하필 주인공 이름이 아서네요? 서브컬쳐 등에서나 신화나 전설 속에서나 압도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캐릭터명이다보니 이런 로우파워 세계관 속에서도 역사 속 위인들보다는 조금 더 나은 수준의 무엇인가를 보여주리라 기대하게 합니다. 이 기대가 어떻게 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저는 붙잡는데 성공했네요.
아무튼 이 개복치 같은 작가님이 연중하지 않도록 추천사 조금 남기면서 추천을 조금 해보았습니다.
몇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여기 말고 다른 커뮤니티, 특히 대체역사 소설을 즐겨보는 커뮤니티에도 홍보를 꾸준히 해주세요. 이 소설은 원체 마이너한 감성이라 사람이 잘 안 붙을 겁니다. 그대신 남는 독자들은 딴딴하게 뭉쳐서 조금씩 영업할거고요. 흔히 말하는 대기만성형 소설이라 생각하십시오.
또, 이 소설이 인생의 전부 다 생각하지 마시고, 정 하다 안되면 (여)캐릭터에 집중한 다른 소설을 한번 써보셔요. 작가님의 숨겨진 재능이 그쪽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 글을 쭉 쓰셨으면 좋겠네요. 아무튼 응원하며 추천합니다. 이만.
댓글 4
개지스 2024.10.30 20:40
추천글이 좋아서 한번 방문해볼께요~~
이라마치 2024.10.31 03:27
리메인가요. 비슷한 설정의 글을 읽은 기억이 있네요.
킹조 2024.11.01 03:05
추강합니다 재밌네요
잠수함패치 2024.11.10 22:19
아서가 여자인건 정사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