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흔한 책빙의물로 보였고 생각한 그대로 전개됩니다.
책빙의, 학원물, 판타지, 말하는 고양이, 마법 이렇게 놓고 보니 여기저기 클리셰를 다 모아뒀는데
그것들이 잘 버무려진 편이라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초반 구간에는 사이다 요소도 별로 없고 큰 사건도 일어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화가 재밌고 글이 무난해서 그냥 저냥 보고 있었는데
3화인가 4화에서 말하는 고양이가 나오면서 재밌어집니다.
이 고양이가 주인공을 호구잡고 갈구기 시작하면서 이것 저것 가르쳐주는데
요다나 카린(드래곤볼의 선인) 같은 느낌이 나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고양이라서 그런지 탐욕이 쩔어서 맨입으로는 절대 일 안하고
술과 밥을 고급진걸로 먹여야 뭔가 해주고
주인한테는 싸가지 없이 구는데 여자한테는 아양떠는걸 보니
역시 고양이는 요물이네요. (저는 개파입니다)
그리고 책빙의물을 보게 되면 보통 주인공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미래를 이용하는데
이 책에서는 사리사욕을 위해 미래를 이용하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다 이런거 바라고 웹소 보는거잖아요.
(저도 장막을 들추고 미래를 엿봐서 사리사욕 채우고 싶어요.)
그리고 처음 나오는 기사 여캐는 뭐 클리셰적인 여주인가 했는데 뒤로 갈수록 존재감이 옅어지고
디오네라는 집사같은 여캐가 나와서 티키타카 하기 시작하는데 둘의 캐미 보는 재미가 꽤 좋습니다.
이 여캐가 겉으로는 새근새근한데 속은 검은 것도 마음에 들고 ,
(가슴도 클 거 같은 점도 마음에 들고...)
이세계 부적응자 주인공을 상류층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아 문과라서 좋은 점 있습니다.
이 빙의자가 원래 책벌레여서 장점 이라고는 책을 많이 읽은 거 밖에 없는데
이게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는 엄청난 장점이 됩니다.
어차피 이세계로 가면 무언가 능력을 얻는 거는 기정 사실인데
이 소설에서는 얼마나 독창적으로 오글거리는 말을 쓰느냐 에 따라 능력이 증폭됩니다.
(누구나 가슴속에 싸이월드 하나쯤 있는거잖아요. 망했지만)
주인공은 수많은 글귀를 인용할 수 있어서 능력을 약간 날로 먹게 됩니다.
이게 제목의 이유로 보입니다. 문송하지 않은 이세계.
아직 전개가 많이 되지는 않고 전개도 웹소 치고는 느려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나온 부분까지는 잘 읽힙니다.
아마 작가분이 나이가 있으셔서 빌드업에 공을 들이는 거 같은데
요즘 스타일은 아니라서 이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빌드업이 끝나고 갈등이 고조되는 후반이 되면 더 재밌어 질 거 같습니다.
적당히 볼만해서 추천합니다.
댓글 17
백두루미 2019.10.15 22:10
이거 재밌네
잉이이 2019.10.16 00:35
특이하고 재미있네요.
추천 감사드립니다!!
tk99951 2019.10.16 05:20
재밌게 잘보고 있어요 탐욕의 쩔은 주정고양이가 좋았습니다
말버러 2019.10.16 06:24
선발대간드아~~
말버러 2019.10.16 06:51
뭐랄까.. 소엑하위버전같아요..
글이 조금 산만하달까 잘 안읽히네요ㅜ
베드로스님 2019.10.23 19:57
소엑 하위버젼이란 말에 혹해서 읽어봤습니다
음.... 소엑 하위버젼이긴한데.... 최하위버젼이란 표현이 더 적합할듯해요
소엑의 풍미를 약간이라도 기대하신분들께서는 거르시는게 좋겠네요
댓글 마지막에 잘 안읽힌다는말에 크게 공감하며 갑니다....
혈기린왕일 2019.10.16 10:34
이전에 이계 진입물이 유행한 것처럼 소설속 엑스트라 같은 내용의 소설들도 많은데요. 영지물이든 차원이동 환생 전생 회귀 게임 헌터물이든 간에 얼마만큼 설득력 있게 독자에게 어필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추천글에서 좋은 작품 찾았네요. 감사합니다
김Swag 2019.10.16 14:31
30대 편집자가 치기어린 중학생처럼 행동하는 소설입니다. 글을 끊는 지점이 애매해서 몰입감이 떨어지더군요. 조금 산만한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2006J 2019.10.16 17:09
여자가 많이 나오긴 하는데.. 괜찮습니다. 유료로 읽을지는 애매하네요
베르튜아스 2019.10.16 17:14
확실히 산만하다는 댓글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런 소재는 초반부가 재밌는 편인데, 기대보다 좀 더 재밌었고,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가 되는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