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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환 SSS급혈마

2017.12.04 조회 8,880 추천 72


 #1. 귀환 SSS급혈마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틀어 가장 강한 자의 발자취를 여기 남긴다.
 
 ***
 
 무릇 무인이라고 하면 기를 단련하는 내공(內功)과 육체를 단련하는 외공(外功)으로 나뉘어져 있는 무공이라는 걸 익힌 자를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일반인들은 그들이 하늘을 날며 대지를 쪼갤 수 있다고 믿었다.
 
 그 중에 어떤 무인들은 단순히 무력이 강한 것에만 그치지 않고 학문, 의술 등과 같은 다른 분야에서도 보통 사람을 뛰어 넘는 실력을 천하에 보여 주었다.
 무공이라는 것은 자신의 대에 혼자만이 만들어 지는 일이 아니라 수많은 세월과 사람들의 노력들이 모여 만들어진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무공의 고수는 그에 따른 권력과 금력 또한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최고의 무공을 얻기 위하여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얻고 싶어 하는 자들이 넘쳐났다.
 그 결과의 끝이 비극을 불러일으킨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 자들이 활보하던 무림 시절의 고대 중국.
 해변의 모래알 같이 많은 무인들을 제치고 천하를 재패한 어떤 세력이 있었다.
 그 세력의 적들은 그들과 같은 시대에 태어난 것을 저주했다.
 
 세력 자체로는 가장 컸던 정도 문파들의 무사들은 잡초마냥 베어져 나갔다.
 생명력이 끈질기던 사도 문파의 무사들은 뿌리마저 불타 사라졌다.
 대륙을 지배하던 제국의 황제마저 복종을 맹세하였다.
 
 그 세력에는 한 명의 절대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절대자가 있었기에 나머지 세력들은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했고 절대자의 밑에 복속하게 되었다.
 
 천년마교.
 마교의 무인들은 천마신교, 줄여서 신교라고 부르는 곳.
 그곳의 십만 무인이 모두 무릎을 꿇고 정기 넘치는 눈으로 단상 위에 서 있는 한 사람을 보고 있었다.
 오직 홀로 고고히 세상을 굽어보는 절대자를 향해서.
 검은 단발의 절대자는 평범한 삼십대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니고 있는 가공할 내공으로 그렇게 보일뿐 실제로는 백년을 넘게 살아온 몸이었다.
 
 "절대자시여! 어디를 가십니까!"
 
 당금 무림의 천하제이고수(天下第二高手)이자 천년마교의 교주 아수라파천존이 그들을 대표해 외쳤다.
 평범한 시대라면 천년마교의 교주인 아수라파천존은 천하제일고수가 되었을 몸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가 알고 있는 인물들과의 격차가 너무 컸기에 그런 꿈을 접어야 했다.
 
 "저희들을 버리시고 어디를 가신다는 말입니까!"
 
 아수라파천존의 말을 따라 단상 아래에 있던 나머지 무인들이 소리쳤다.
 
 "저희들을 버리시고 어디를 가신다는 말입니까!"
 
 무인들의 출중한 공력이 섞인 목소리에 둘러싸고 있던 산의 일각이 무너져 내릴 정도였다.
 절대자가 그런 충성스러운 무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시끄럽기도 하네. 아침부터 참 기운도 좋다. 이것들은 아래로 갈 기운이 다 위로 갔냐?"
 
 "실력이 안 되면 목소리라도 커야지. 뭔가 하나쯤은 잘하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나."
 
 아수라파천존이라는 천하제이고수가 있으면 천하제일고수도 있는 법.
 절대자의 옆에 있던 당금 천하제일고수이자 고금제일고수(古今第一高手)인 천마가 물었다.
 
 "정말 돌아갈 작정인가? 김철호."
 
 "물론이다. 천마. 난 지금 신공..아니 이 빌어먹을 마공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그러니 그 전에 한번이라도 가족들이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너같이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 불멸자는 잘 모를 수도 있는 일이겠지."
 
 천마가 익히고 있는 고금제일무공이라는 천마신공을 제치고 그 위에 선 김철호의 신공.
 혈마강림신공.
 지금까지 어떤 사람도 익히지 못했고 어떤 사람도 익힐 수 없을 것이라고 알려진 불가해의 무공.
 
 그런데 그런 무공을 김철호는 익힐 수 있었다.
 김철호는 신공이라는 말 대신 마공이라고 불렀지만.
 도대체 강해지는 만큼 생명이 줄어드는 무공을 마공이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불러야 하겠는가.
 무력만큼은 끝없이 강해졌지만 그 외의 다른 부작용도 따라왔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긴 세월을 살아가는 게 즐겁기만 하는 건 아니라고. 그 덕에 내가 알던 예전의 지인들은 모두 죽어버렸으니까 말이야."
 
 김철호는 그에게 속마음을 내비치는 천마를 쳐다보았다.
 자신에게 있어 이 세계에 유일하게 친구라고 불릴 존재가 있다면 천마일 것이다.
 김철호가 처음 무림으로 떨어졌을 때 천마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생존하는 것조차 힘들었을 테니까.
 백여 년을 여기서 지내면서 천마를 제외하고도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긴 했다.
 그놈의 인간들이 하나같이 평범하지가 않아서 문제였지.
 
 그리고는 김철호는 의도대로 잘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다리가 불편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쓸데없는 짐덩어리가 붙어 그런 것이었다.
 김철호의 다리에는 아수라파천존이 눈을 치켜뜨며 자신을 열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속에서 불똥이 확 하고 올라왔다.
 
 "젠장, 늘씬하게 쭉빠진 미인 아가씨도 아니고 수염이 슝슝난 남자가 날 쳐다보는 꼴을 봐야해?"
 
 "제가 아저씨 빼고 누구한테 이렇게 한다는 말입니까. 제가 어릴 때부터 기저귀 갈아주시고 그랬으면서요. 무공이 강해서 중년의 모습에서 세월이 멈췄지만 실제로는 100세도 넘으셨고요. 부모님 같은 아저씨에게 제가 어리광 부리는 게 잘못입니까?"
 
 이걸 어릴 때부터 키운 건 사실이었다.
 이놈이 말하는 대로 꼬마 시절에는 이렇게 재롱을 피우던 것도 다 받아주었고.
 그래도 그 때는 귀엽기라도 했지 이제는 다 큰데다가 장비처럼 무식하게 생긴 녀석의 애교가 용서되는 것이 아니었다.
 
 김철호는 발걸음을 멈췄다.
 김철호의 다리를 꼭 부여잡고 있던 아수라파천존의 얼굴에 흉악하게 생긴 웃음꽃이 피어났다.
 김철호가 추억을 자극하는 자신의 정성어린 설득에 이곳에 남을 줄 알았나 보다.
 하지만 김철호는 남자에게는 차가운 남자였다.
 
 "뭘 쪼게냐. 놔라."
 
 김철호는 몸에 달라붙은 먼지를 쓸어내리듯 다리를 탈탈 털었다.
 아수라파천존은 그 바람에 단상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그런 아수라파천존의 모습을 바라보던 마교의 사천왕을 비롯해 십마가 고개를 저었다.
 김철호의 앞에서만 있으면 교의 정점에 선 교주가 망가지는 게 참으로 눈물겨웠다.
 
 신교무적 천하군림!
 당금 세상에 어느 누가 신교의 위엄을 거슬린단 말인가.
 그리고 신교의 정점에는 아수라파천존이라는 출중한 교주가 있었다.
 교주의 위에는 초대 교주로 최근에 부활한 천마가 있었고.
 그리고 비공식적으로지만 그 천마 위에는 절대자인 김철호가 존재했다.
 
 대부분의 사천왕과 십마로서는 오히려 김철호가 떠나겠다고 하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마는 그래도 신교 출신이지만 김철호는 어디까지나 외부인 아니겠는가.
 그런 불순한 마음을 알아챈 듯이 김철호가 입을 열었다.
 
 "혹시 나에게 불만 있으면 지금이라도 나서라. 나 뒤통수 치는 일을 싫어하는 것 알지?"
 
 김철호의 눈길이 서있던 무인들에게 머물렀다.
 하지만 천축 너머에 있는 나라에서 왔다는 금발벽안의 사제장도, 남해보다도 더욱 남쪽에서 왔다는 칠흑같은 피부의 전사장도 아무 말을 꺼내지 못했다.
 하긴 교주나 심지어는 천마도 막 나갈 때의 김철호를 말리지 못하는데 누가 감히 그의 앞에 나서겠는가.
 정말로 불만을 가졌더라도 감히 그걸 김철호의 앞에서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김철호는 그런 그들의 불만을 알고 있었다.
 자신은 신교에 속하면서도 속하지 않은 자였기에.
 몇몇을 제외하고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무인들에게 눈길을 거둔 김철호는 피식 웃었다.
 
 "그러면 난 간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처음에는 생존을 위해, 그리고 나중에 가서는 집으로 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배운 무공.
 천마조차 배울 수 없었던 무공을 배운 성과가 여기에 나타날 것이다.
 
 김철호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전 공력을 모은 두 손을 쑤셔 넣었다.
 혈마강림신공의 기운이 담긴 손 근처의 공간은 부서질 것같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김철호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가공할 압력이 그를 덮쳤다.
 김철호의 양 팔의 근육이 두껍게 부풀어 오르며 핏줄이 하나둘씩 솟아났다.
 
 "나는 김철호다! 내가 못할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철호가 고함을 토해내는 소리에 맞추어 공간이 비명을 질렀다.
 더는 그의 힘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이.
 
 [혈마강림신공을 이용해 차원의 문을 생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성공을 알리는 목소리에 김철호는 희열에 젖었다.
 어떤 기이한 술법을 이용한 것도 아니며 어떤 특이한 힘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순수한 물리적 힘만으로도 공간을 찢어 발겨 귀환할 길을 만들어 낸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리고 보니 교의 사제장이라는 놈은 김철호가 돌아가겠다고 하자 수천 명의 일반인들을 죽여 그 힘을 이용해 귀환시켜 주겠다고 했었다.
 일반인들에게 신교를 마교라고 부르는 이유가 분명 이런 마인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철호는 물론 그 제안을 기각했다.
 그렇다고 사제장을 벌하지는 않았다.
 교에서 머무른 세월동안 김철호 자신도 깨끗하게만 살아온 것은 아니었으니까.
 
 원하는 바를 성취한 김철호가 고개를 내리니 자신의 손이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미 죽어가는 몸에 너무 과한 힘을 사용해 몸 자체가 붕괴하고 있는 상태였다.
 
 '상관없는 일이지. 이제 더 이상 이정도의 힘을 쓸 일도 없을 테고.'
 
 김철호가 천마를 쳐다보았다.
 신교의 초대 교주이자 김철호의 유일한 친구인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철호.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장소로 돌아갈 작정인가. 이곳에서는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데도?"
 
 "뭐라고 해도 난 집으로 돌아 갈 거다. 나는 누가 뭐라면 반대로 하고 싶더라고. 미안하게 되었군.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도 따라 오던지. 참, 이건 기념품이다. 나 생각나면 한 번씩 쳐다보기나 하던가."
 
 김철호는 말문이 막힌 천마를 향해 손을 한번 흔들어 주고 문 앞으로 뛰어들었다.
 천마는 사라진 김철호를 향해 중얼거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따라 오라고? 잘 기억해두지. 김철호."
 
 천마는 김철호가 던져준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그런데 이건 그녀석이 수마투포(手魔透捕)라고 불렀었지. 손의 마귀를 잡으면 통한다는 뜻 같은데 어디다 쓰는 것인가. 사제장? 그리고 상급자 앞에서는 두건을 벗는 게 예의다."
 
 "죄송합니다. 두건 벗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김철호를 이곳으로 소환한 장본인.
 이름 대신 사제장이라는 불리는 금발벽안의 남자가 천마의 말에 따랐다.
 그는 평범한 인간과 다르게 귀가 뾰족하고 길었다.
 
 사제장은 천마에게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넘겨받았다.
 마침내 사제장이 바라던 이 날이 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천마시여. 이 기이한 물건은 연결된 사람과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여러분들과 그분의 인연은 아직 끊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철호의 귀환과 동시에 멈춰져 있던 세계의 초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이점이 발생했습니다. 차원의 균열로 인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이 되었습니다.]
 [세계 멸망 카운트가 발생. 연결 상태에 따른 불규칙한 카운트 시작. 앞으로 남은 시간 10000년.]
 [시스템 기동. 기동 중지를 위해서는 차원의 시공파편을 모아야 합니다.]
 
 ***
 
 아, 맞다.
 천마가 고금제일고수면 난 뭐냐고?
 사람들이 나를 자신들과 같은 인간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서 예외로 치더라고.
 그래서 나를 무신(武神)이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
 절대무적이라면서.
 
 내 적은 나를 뭐라고 부르냐고?
 혈마라고 하더라.
 피에 젖은 마귀라며.

댓글(6)

백제고구    
네 주인공은 큰 암을 투척하고 가셨습니다
2017.12.10 01:31
변진섭    
건필하시고 잘보고 갑니다.
2017.12.10 10:16
소설보러    
잘보고갑니다
2017.12.13 00:14
DarkSilver    
햐... 너무한다 귀환은 왜한거야 너무생각없이 썼네
2018.01.05 03:11
세메크    
잘보고갑니다
2018.01.07 19:01
네메시스81    
굳이 학교를 다시 갈 필요가 있는건가??
2018.04.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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