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용사의 C급 동료

처음만난 용사가 어째 이상하다.

2018.08.07 조회 7,974 추천 135


 이건 소설로 치면 너무 뻔한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웹소설 마냥, 자동차에 치여서 환생하는 이야기. 근데 왜 하필 자동차일까? 자동차에 이세계로 직행하는 힘 같은 거라도 숨겨져 있나?
 
 여하튼 나는 환생했다. 뭐 그렇다고해서 또 그렇고 그런 소설의 클리셰처럼 신을 만나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불친절하게도 막 아이의 시점으로 정신을 차렸을 땐 아무것도 모르는 곳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어서 많이 헷갈렸다.
 
 흔히 호접지몽이라고 하는 것처럼, 원래 이 판타지 세계에 있던 내가 현대의 한국에서 자동차에 치어죽은 나의 꿈을 꾼 것인지, 죽은 내가 판타지 세계로 온 것인지 헷갈렸다. 사실 그건 지금도 헷갈린다. 누가 설명해주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나는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이곳은 바로 ‘영웅의 전설’이라는 고전 게임의 세계다. 그걸 알게 된 계기는 환생한 후 가지게 된 내 이름을 자각하면서였다. ‘로렌 알체미노’, 영웅의 전설을 파본 마니아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그게 좋은 의미로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나쁜 의미란 게 문제지만 말이다.
 
 고전게임에 꼭 하나씩 있는 ‘성능이 쓰레기인 동료’, ‘중간에 잠깐 썼다가 버리는 동료’, ‘쓸모가 없어서 고기방패로 쓰거나 방해 안 되게 처박아두는 동료.’ 영웅의 전설에선 그런 동료가 바로 로렌 알체미노였다.
 
 쓰레기 취급 받는 이유는 너무 많다. 초중반에 받을 수 있는 동료인데 레벨이 너무 낮다. 직업이 별 메릿트가 없다. 특성도 좋지 않고 그나마 있는 특성의 등급도 너무 낮다. 사용 가능한 스킬도 구리고 말이다. 결정적으로 C랭크라서 키울 이유가 없다. 딱 하나 좋은 점이라면 그렇게 안 좋은 만큼 별다른 조건 없이 영입이 가능하단 점뿐이다. 그래서 가장 유용한 사용법은 다른 동료를 얻기 전에 잠깐 쓰다가 버리는 것. 그건 그 로렌으로 환생한 나라도 부정할 수가 없다. 그 게임을 했던 나도 그렇게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이렇게 태어난 이상 부정할 이유도 없다. 게임이 아니라 현실 보정을 먹은 이 세상에서 용사의 동료가 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한 동료가 영입 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설령 된다하더라도 그 사용법대로, 잠깐 쓰다가 버려······ 아니, 헤어지면 만족한다. 절대 용사와 함께 언급하기도 두려운 마왕과 대면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그저 용사가 알아서 마왕을 무찌르고 나는 꿀만 빨고 평온하게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가장 베스트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현실 보정 앞에서 그냥 날로 먹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이야아아압!”
 
 그래, 아주 좆같이 어려운 일이었다.
 
 꾸에에에엑!
 
 있는 힘껏 내지른 창이 오크의 가슴팍을 꿰뚫었다. 돼지 얼굴을 가진 오크가 돼지 멱따는 소리를 냈다. 내가 그렇게 오크 한 마리를 찔러 죽이자, 뒤에 창을 든 채 밀집대형을 하고 있던 마을 청년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도움 안 되는 것들······ 그래도 천천히 전진하면서 접근하는 오크들 몇 마리를 죽여주긴 한다. 돌격했던 오크들의 기세가 꺾였다. 그리고 그것에 쐐기를 박는 이가 있었다.
 
 “받아라!”
 
 오크 무리에 겁 없이 달려드는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내 소꿉친구 유리아. 나와는 달리 ‘매우 쓸모 있는 동료’로 구분된다. A랭크 동료, SS랭크에 비하면 좀 떨어진다고 해도 잠재력이 많아서 필요하면 SS랭크까지도 키우게 되는 녀석이다. 원작화 우루시하라가 그린 일러스트도 예뻐서 인기도 많았다.
 
 어쨌든 지금은 그런 프로필이 중요한게 아니고, 그녀는 오크들을 향해 쌍검을 들고 돌격하곤 칼날의 춤을 췄다. 스킬이름도 ‘칼날의 춤’이다. 쌍검으로 칼춤을 추면서 적을 유린해버리는 스킬, 나처럼 청년들을 용병으로 삼지 않아도 일당백으로 오크들을 상대한다. 물론 정말로 단신으로 오크들을 상대할 수 있었으면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그녀는 나와 비교도 못하게 강하지만 마을 인근에 위치한 오크들이 처들어 올 땐 나와 합심해서 막아야만 했다. 그녀의 역할군은 대미지 딜러여서 주의를 끌어주고 피해를 감수해줄 탱커가 없으면 얼마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돌격!”
 “와아아아!”
 
 그녀가 싸우는 것을 보고 돌격을 외쳤다. 청년들이 창을 꼬나 쥐고 달렸다. 창은 돌격에 좋은 무기가 아니지만 별 수 없다. 촌구석 마을의 자경단이 가질만한 무기는 저런 단창이 전부니까. 그나마 내가 들고 있는 창은 가보로 받은 거라 좀 더 길고 튼튼한 것이다. 아이템이름은 ‘로렌의 창’ 내 이름이 떡하니 붙어있다. 주인의 성능에 비해 아이템은 그나마 쓸 만해서 동료로 영입한 후 아이템만 빼먹고 버리는 일도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끠익, 후퇴, 끠익, 후퇴해라!”
 
 대장격인 오크가 명령을 내렸다. 기세도 꺾이고 희생도 많이 낳은 오크들이 헐레벌떡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겼다, 마을 청년들과 유리아가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가운데, 나는 아직 내가 할 일은 남아 있단 것을 알고서 등에 매고 있던 것을 꺼내 쥐었다.
 
 스슥 스스슥 철컥, 타앙!
 
 바로 머스킷이었다. 1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서 쐈기 때문에 도망치던 오크 대장이 총탄에 맞고 쓰러진다. 그런데 판타지에 웬 총이냐고? 원래 그런 게임이었다. 촌구석 마을의 자경단 리더 주제에 비싼 머스킷은 어디서 구했냐고?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총을 쓸 정도면 ‘쓸모없는 동료’라고 보기엔 어렵지 않냐고? 흠······ 이건 내가 자문한 것 치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일단 말하자면 원래 로렌은 총을 쓰지 않았다. 20레벨 대에 C랭크, 창술사, 창술E, 스킬은 쓸모없는 것들뿐이었다. 하지만 마을을 주기적으로 습격하는 오크들을 막기 위해 싸우면서 이것저것 늘어나게 된 것 뿐이었다. 참고로 내 스테이터스와 스킬은 다음과 같다.
 
 레벨 : 31
 랭크 : C
 직업 : 테르시오 캡틴
 특성 : 창술D 총격A 냉정E
 상태 : 전투, 사색
 스킬목록 : 고무시키기, 창격술, 저격
 
 레벨이 소폭 올랐고, 총을 쓰면서 직업과 특성에 변화가 약간 있었다. 스킬도 저격이 생기고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처참하게 쓰레기인 것은 다름없었다. 한 번은 그래도 이렇게 됐으니 좀 강해진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해본 적도 있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강해졌다고 하기엔 원래보다 레벨도 그렇게 많이 오른 것도 아니었고, 새로 얻은 직업도 용병들에게‘테르시오 방진’을 쓸 수 있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 물론 쓰면 꽤 좋긴 하지만 총사 용병을 구할 수도 없는 촌구석에선 무용지물이다. 총격이 의외로 A등급인건 군필이었던 내가 사격에 익숙해서 생겨난 특성이다. 명중률을 잘 보정해주어서 좋지만 용사의 다른 동료들에 비해 뛰어나고 좋은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총격 특화 동료도 있으니 말이다. 스킬도 저격이 아니면 다 원래 로렌이 썼던 쓰레기 스킬들이다. 효율 나쁘고, 별 의미 없는 스킬들 말이다.
 
 여하튼 난 여전히 ‘쓸모없는 로렌’이었다. 얼마든지 용사에게 버려질 수 있는 그런 동료였다. 그렇다고 그게 싫은 것은 아니다. 애초에 편하게 꿀 빠는 평온한 삶을 살기로 했으니, 버림받는 쪽이 훨씬 좋다.
 
 “야호! 오늘도 물리쳤어, 로렌!”
 “유, 유리아. 좀 떨어져.”
 “아잉, 뭐 어때서 그래?”
 
 유리아가 뒤에서 나를 껴안았다. 등에 그녀의 풍만하고 말랑한 가슴이 닿았다. 유리아는 어릴 적부터 나에게 허물이 없었다. 몸이 이렇게 숙녀가 된 이후로도 말이다. 혹시 이게 소설이라면 또 예쁜 소꿉친구가 있는 주제에 기만자 노릇한다, 는 독자들의 불평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기만자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왜냐고? 그녀는 나와는 달리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필히 용사의 주력 동료가 될 것이다. 거기에 원화 보정까지 받아서 예쁘기까지 하니까 연애도 하겠지. 호감도 시스템이 있는 이 게임, 그리고 이 현실에서 그녀는 분명히 용사의 하렘 일원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나에게 허물없이 대해도 마음에 품지 않았다. 빼앗길게 분명하니까!
 
 휘유우우
 사겨라 이년놈들아!
 부러운 자식 크으······.
 
 ······누구 사정도 모르는 마을 청년들이 그런 야유와 환성을 보냈다. 유리아도 꺄르르 웃는다. 하지만 나는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쏜 총을 수입하고 창날에 묻은 오크의 더러운 피를 닦을 뿐이었다. 나에게 NTR 속성은 없으므로 그녀를 좋아하고 싶어도 좋아할 순 없었다. 물론 그 사실이 가끔 정말 미워질 때도 있지만, 내 평온한 삶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얼른 마을로 돌아가자, 로렌. 다들 걱정할 거야.”
 “알았어, 이것들만 정리하고.”
 “음, 오늘도 수월하게 해치웠는데, 아예 본거지까지 쳐들어가면 되지 않아?”
 “안 돼, 무슨 일을 내려고? 우리들만으로는 무리야.”
 “히잉, 알았어.”
 
 전투에서 이긴 흥에 겨워 그렇게 말하는 유리아에게 나는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사실 근처 오크 부락을 쳐서 아예 초토화 시키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습격조가 전멸하다시피 했을 때, 치는 것이 더 좋을 것이었다. 패잔병들만 남았을 때가 치기 쉬울 테니 말이다. 나중 되면 어린 오크들이 성장해서 또 전력을 채울 것이라서 사실은 싹을 자르는 게 맞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오크 부락을 전멸시켜야 하는 것도 용사일행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소하긴 해도 용사의 경험치인 그것들을 전멸시켜놓으면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흔히들 나비효과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이런 전투 하나 안한다고 큰 변화가 있겠냐 싶지만, 이 퀘스트를 통해 유리아와 그 덤인 나 로렌을 동료로 영입하기 때문에 용사가 오기 전까지 이 퀘스트를 보전해놓아야 한다. 설령 마을의 자체적인 힘으로 오크들을 토벌할 수 있어도 말이다.
 
 근데 이 용사, 왜 이렇게 오지 않는 걸까? 벌써 수십차례는 습격을 방어해왔다. 슬슬 올 때도 됐는데 용사의 마을에서 용사가 성검 라이트브링어를 봉인의 바위에서 뽑았다는 소식을 들은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오지 않고 있었다. 혹시 이곳을 스킵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그거 알아? 옆 마을에 용사 일행이 왔었데!”
 “응?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어제 행상인한테서 들었어.”
 
 옆 마을······ 그곳에는 별 중요한 이벤트나 동료가 없었다. 끽해야 C급 동료 영입 기회 정도? 어쨌든 그가 가까이 왔다는 거다. 그리고 아마도 우리 마을에 올 것이 분명했다. 드디어 때가 된 것이다. 나는 정리를 다 한 총과 창을 등에 매고 말했다. 마을로 철수하자고 말했다. 전투에 지친 청년들이 걸음을 옮겼고, 유리아도 내 손을 잡으며 나란히 걸었다.
 
 “용사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 분명 대단한 사람이겠지?”
 “몰라, 유리아는 용사와 함께 모험하고 싶다며?”
 “응. 로렌도 그렇지 않아?”
 “난 별로······.”
 “왜에? 용사가 오면 같이 물어보자.”
 “난 마을을 지켜야 돼.”
 “치이.”
 
 난 단호하게 말했다. 유리아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다. 그런 삐진 모습도 귀엽지만 나는 마음을 냉정히 먹었다. 가장 좋은 계획은 유리아를 용사 동료로 떠나보내고 나는 마을에 남는 것이다. 그럼 용사가 알아서 마왕을 퇴치할 것이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쓸모없는 로렌’이 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말이다.
 
 “어? 마을이 어째 조금 시끌벅적한데?”
 “······.”
 
 전투장소에서 행군해 마을로 돌아오면 자경단들이 빠져나가서 조용해야할 마을이 조금 시끄러웠다. 습격을 받는다던가,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누군가를 성대하게 환영하는 듯한 소리였다. 마을에 가까워지자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간간히 들렸다.
 
 “용사가 오다니, 마을의 경사다!”
 “······.”
 “용사? 방금 용사라고 말한 거 맞지?”
 “응, 나도 그렇게 들었어.”
 
 누군가가 멀리서 한 말이 들리자, 유리아가 매우 눈을 빛내며 기뻐했다. 용사가 오니 그렇게 좋은가? 나는 조금 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녀를 따라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마을 광장으로 향했다.
 
 “그래, 내가 용사 아돌이다!”
 “······?”
 
 가까이 다가가자 처음 듣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어쩐지 목소리가 거만하고 천박했다. 용사의 목소리일까? 분명히 자신을 용사라고 말했다. 영웅의 전설에서 용사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름도 정해져 있지 않고, 목소리도 없다. 물론 현실보정이 있으니 용사가 벙어리에 무명 일리는 없다. 하지만 목소리가 생각한 것보다 천박했다. 이름도 ‘아돌’, 어째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물론 붉은 머리일 용사에게 어울리는 이름이긴 하지만······.
 
 “내가 친히 이곳에 납셨다. 그러니까 나한테 걸맞은 대접을 해라!”
 “······.”
 “······뭐야? 저게 용사?”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그 ‘용사’를 보면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붉은 머리와 잘생긴 용모, 허리춤의 칼집에 들어 있는 성검은 분명히 내가 ‘영웅의 전설’에서 알고 있는 주인공 용사가 맞았다. 하지만 어째 말하는 것이 매우 거만했다. 그러나 그게 내 할 말을 잃게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 있는 내 동료들에게도 말이다.”
 “······.”
 “동료들? 여자들뿐이네?”
 
 유리아가 옆에서 말한 대로, 동료들이 전부 여자다. 그것도 전부 영웅의 전설 마니아였던 나 정도나 기억하고 있을 C급 동료들뿐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아무리 초반부라고 하지만 B급조차 한 명 없다니? 아니, 그 이전에 시작부터 함께할 죽마고우인 남자 동료조차 없었다. 그 녀석은 어떤 루트를 타고 배신조차 안하는 놈인데······.
 
 “이봐 거기 너!”
 “로렌, 너 부르는데?”
 “그 남자 말고, 바로 너. 거기 있는 오렌지색 머리의 여자.”
 “나 말이야?”
 “그래.”
 
 여전히 오만한 태도인 그는 유리아를 지목하더니 저벅저벅 걸어왔다. 앞을 가로막는 마을 사람들이 비켜주었다.
 
 “예쁘군. 그리고 강해 보여, 내 동료가 되라.”
 “싫어.”
 
 ······유리아는 정색조차 안하고 단칼에 잘라 말했다. 유리아는 그런 말을 하는 용사가 기가 막힌다는 모습이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유리아? 너 용사의 동료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응, 하지만 마음이 바뀌었어.”
 “왜?”
 “그래, 왜지? 내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나? 나는 성검을 뽑은 전설의 용사다!”
 
 ······어쩐지 그 오만한 태도때문인 것 같았기에 나는 유리아에게 그것 때문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있지만······ 이 사람은 너무 약해. 용사 같지 않아.”
 “뭐?”
 “로렌도 이 사람 레벨을 봐.”
 
 그녀의 말에 나는 황급히 그를 바라보았다. 용사를 보고 그의 스테이터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자, 그의 스테이터스창이 보였다.
 
 레벨 : 21
 랭크 : SS
 직업 : 용사
 특성 : 검술C, 구애A, 호색A
 상태 : 당혹, 실망, 기대, 발정
 
 뭐, 뭐야? 나보다 낮잖아? 동료들이 모두 C랭크면 용사 자신이라도 레벨이 높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놈은 나보다 레벨이 낮고 특성도 이상한 것들이 있었다. 스킬은 볼 수 없었지만 이러면 볼 것도 없었다. 이 자식 설마······.
 
 “레, 레벨은 곧 오를 거다! 내 동료가 되면 평생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그래도 싫은가?”
 “싫어.”
 
 ······내가 불길한 예상을 하는 중에도 그는 또 다시 유리아에게 껄떡대고 있었다. 또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차였지만 말이다.

작가의 말

읽어주시는 분들~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17)

청록새    
오 오늘 처음봤는데 소재가 흥미롭네요
2018.08.13 18:51
음냐..    
우루시하라?... 사토시?
2018.08.14 18:34
편곤    
재미있네요. 그런데 머스킷의 유효사거리는 최대로 잡아도 80미터 남짓입니다.
2018.08.14 20:50
뮤뮬뮤    
추천글보고 읽어보려합니다 건필하세요
2018.08.15 00:31
아크왁    
대항해시대가 초기에 C급 동료라도 구해서 배를 맡겼지요.
2018.08.15 06:38
Mitchel    
영웅전설과 이스의 혼합물인가ㅠㅠ
2018.09.26 13:51
마엇    
주인공도 이상하고 설정도 이상해요
2018.09.26 18:31
유휘亅    
안녕하세요 꾸벅 표지가 그림판으로 1분만에 그리셨다고요?
2018.10.12 19:25
재즈소울    
물론 아닙니다. 이 표지가 나오기 전까지 열일했던 그림판 표지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
2018.10.12 20:07
파이몬    
흠 이곳의 주인공은 용사가아니라 마왕이라는 설정인가요?ㅋㅋ 용사가 무능해
2018.10.14 01:31
0 / 3000

이용약관 유료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