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으로 향하는 두 대의 지프 차량이 기감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린 캐슬로 들어오는 길은 하나뿐이다.
500m 정도의 비포장도로를 지나면 첫 번째 방갈로인 1호가 시작되고, 1호부터 자신이 머무는 20호까지는 400m 정도다.
1호를 지나쳐 맹렬히 다가오는 두 대의 지프.
러시아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자신을 찾아올 리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기감을 유지했다.
호기심이었다.
이곳 방갈로의 피크 시기는 여름과 겨울이다. 그때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서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방을 잡기도 힘들다.
그렇지만 시월인 지금에는 자신이 거주하는 20호를 비롯해서 네 곳에만 사람이 거주한다. 자신이 지내 온 이틀간은 그랬다.
하지만 두 대의 지프는, 15호를 그대로 지나쳤다.
그제야 해동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15호 이후부터 사람이라고는 자신밖에 없으니.
끼익! 끽!
듣기 싫은 브레이크의 소음과 함께 차문이 열리며 검은색 코트를 걸친 다섯 명의 건장한 떡대들이 내려섰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토카레프 권총을 꺼내 해동에게 겨눴다. 그리고 앞쪽의 지프에서는 운전자를 제외한 또 한 명이 우지 기관단총을 겨누고 있었다.
영문을 알 리 없는 해동은 은근히 미간을 찌푸려트렸다.
그러자, 해동의 이마에다 권총을 겨누고 있던 콧수염의 사내가,
“이틀 전 돼지엄마에게서 환전한 사람이 네놈이지?”
겁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잔뜩 찌푸린 인상도 더럽지만, 하는 말투도 그 모양이다. 당장에 패죽이고 싶었지만, 혹시나 러시아 정부의 기관원들일까 봐 애써 참았다.
불법 체류자, 혹시나 그것······ 때문인가?
그것 말고는 전혀 걸릴 것이 없는데. 하지만, 여차하면 죽이고 도망치면 된다. 해동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적이 있었소만.”
그러자 왼쪽에 있던 사내가, 권총을 해동의 허벅지로 향하며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
순간, 해동의 신형이 앞쪽으로 반보를 내딛으며 왼손에서 지공이 쏘아졌다. 그리고 전면 사내의 아랫배에는 오른손 주먹이 파묻혔고.
양손에서 몇 가닥의 지공이 쏘아져 나머지 세 명의 심장을 뚫었다. 순간, 우지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던 사내의 어깨가 움찔하며. 총을 갈겼다.
차 속에서 마구 갈겨 대는 기관단총의 탄환이 장내를 뒤덮었다.
해동의 신형이 유령처럼 꺼져 버린 것도 그 순간이었다.
“아악! 악! 컥!”
몇 번의 비명을 끝으로 장내가 조용해졌다.
참혹했다. 해동에게 당한 채 비명도 지를 새가 없었던 다섯 명은 총탄 세례에 피투성이로 변해 있었고, 우지를 갈겨 댔던 사내와 운전수의 미간에는 지공에 뚫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다른 지프의 운전사 이마에도.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5m 밖에서 현장의 모습을 주시하던 해동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놈들이 누구인지, 뭐 때문에 자신을 공격했는지 알 시간도 없이 끝나 버렸으니.
정부 쪽 관리들은 아니다.
자신이 총 맞을 만큼 잘못한 것도 없거니와 환전했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총질할 관리도 없을 것이다. 미친놈이 아닌 다음에야.
그렇다고 불법 체류가 죽을 만큼 큰 죄던가? 기껏해야 추방이지. 추방당하면······ 갈 데가 없긴 하지만.
널브러진 시체들을 처리할 생각을 하니 골치가 아팠다.
한 가지 방법은 도망인데······ 비싼 임대료가 무지 아까웠다.
해동은 옷가지와 필요한 물건들을 대충 배낭에 밀어 넣고 어깨에다 걸쳤다. 그런 후 문을 나서던 해동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중년인을 보고 의아한 눈빛을 던졌다.
그러자 중년인은 호감 어린 미소를 지으며.
“하하하, 젊은 사람의 솜씨가 대단하더군.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어떤가, 내가 좀 도와주고 싶은데? 할 일 없는 놈 같지만 이래봬도 힘깨나 쓴다네.”
해동은 중년인의 갈색 눈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호기심만 있을 뿐 악의는 없어 보였다.
“호의는 고맙지만······.”
중년인은 손을 흔들어 해동의 뒷말을 막으며.
“아아, 이것은 내가 자발적으로 돕는 것이니 부담 가질 필요 없네. 굳이 이유를 듣고 싶다면······ 낚시 동료로서 상대에게 뜰채를 대 줬다 생각하시게. 그것이 그렇게 고마워 할 일은 아니잖은가?”
좋은 표현이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변하려고 한다.
해동은 상대의 하는 양을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무언을 승낙으로 알았는지 중년인은 멀리 숲 속을 쳐다봤다.
그러자, 몰래 경호하고 있던 두 명의 사내가 그에게 달려왔다.
등에는 스쿠프가 달린 드라구노프의 총신이 보였고, 오른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었다.
미군들이 즐겨 쓰던 9㎜ 베레타 M9로 15발의 탄창이 꽂혀 있었다.
일단 정부 소속은 아니다. 그들이라면 신형 토카레프를 사용하지, 베레타를 쓰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를 도와주고 있는 사람들일세. 이쪽이 카슨이고 이쪽은 일라니라 하지.”
해동과 두 명의 사내는 서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수고스럽지만 자네들이 처리를 해 줘야겠어. 그동안 자네는 나와 같이 커피나 마시세.”
두 명의 사내가 공손한 자세로 고개를 숙인 후 시체들을 한쪽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있던 해동은 중년인의 뒤를 따랐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제 한 몸은 지킬 자신이 있었기에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기로 작정한 것이다.
5호는 자신의 방갈로보다 두 배는 더 넓었다.
애초에 가족용으로 설계된 곳인 듯 칸막이로 된 방도 하나 있었다.
거실의 식탁 겸용 탁자에 중년인과 마주앉은 해동은 커피를 다 마시고는 잔을 내려놓았다.
“잘 마셨습니다.”
중년인도 잔을 내려놓으며,
“맛이 입에 맞았는지 모르겠군. 나는 설탕을 하나만 넣은 걸 좋아해서 말이지.”
그런 건 미리 말해 줘야지. 어쩐지 쓰다 했다. 그러나 내색을 않은 해동은 중년인을 쳐다보며.
“저를 도와주시는 건 고마운데, 뒷일은?”
중년인은 별것 아니라는 투로,
“뒷일? 어떻게든 되겠지 뭐. 혹시, 자네도 저들이 누군지 모르는 게 아닌가?”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냥, 왠지 그럴 것 같아서.”
직감 같지는 않고······ 그런 티가 났었나? 아무튼 만만한 사람이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그건 그렇고, 먼저 내 소개부터 하지. 안드레아 브론코프라고 하네.”
들어봐야 알 리도 없는 해동도 자신을 소개했다.
“예. 저는 한국에서 온 장해동입니다.”
“한국이라. 좋은 곳이지.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기업들이 들어와 있고.”
해동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왠지 얘기가 겉돌고 있다. 일부러 회피하는 느낌이 강하고. 덕분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거, 자네의 표정을 보니······ 못마땅한가 보군. 걱정 말고 조금만 기다리게. 넉넉잡고 두 시간이면 전후사정을 알 수 있을 걸세. 사실은 자네를 만나러 가기 전에 부탁을 해 뒀거든. 아마 곧 알아 올 거야.”
역시 생각대로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살인. 그것도 여덟 명이 죽었는데도 놀라기는커녕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예사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닌 것이다.
거기에다 사람을 옭아매는 듯한 자연스러운 행동은 경험 없이는 힘든 것이다. 최소한 손가락으로 사람을 부려 본 자만이 할 수 있는.
방갈로로 세 사람이 들어온 것은 사건이 벌어진 지 두 시간이 조금 못 돼서였다. 카슨과 일라니가 데리고 온 사람은, 러시아 경찰 정복을 착용한 오십 대의 배불뚝이 사내였다.
모자를 벗어 왼쪽 옆구리에 낀 채, 90°로 허리를 굽히는 사내의 반쯤 벗겨진 머리에는 개기름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불편하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아, 인사는 서장님을 불편하게 해드린 내가 해야지요. 그래, 알아는 보셨습니까?”
투르카 경찰서의 서장직을 맡고 있는 일러스키는 급하게 알아낸 몇 가지를 소상하게 말했다. 행여 기분을 상하게 할까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었다.
상대는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충분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말 한마디로 자신의 지위를 박탈할 만한.
일러스키 서장이 물러가자 안드레아는 해동에게 물었다.
“자네와 연관 있는 자들인가?”
해동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당시 상황을 설명해 줬다. 기억 속에서조차 사라진 세 명의 강도에 대한 이야기를.
그런 후 이번에는 해동이 질문을 던졌다.
“후르넨코가 이끄는 조직은 어떤 곳입니까?”
안드레아는 자신의 두 경호원을 쳐다봤다.
그러자 카슨이 말문을 열었다.
“마피아의 하부 조직입니다. 모스크바의 지원을 받아서 울란우데를 장악한 놈으로, 예전에는 KGB에서 3년간 있었습니다.”
그러자, 안드레아는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타조프스키의 쓰레기였군.”
해동은 흥분한 안드레아를 주시했다. 그러자 안드레아는,
“한마디로, 세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놈들이라는 것만 알면 되네. 제 배를 불리기 위해서라면 나라도 팔아먹는 놈들이지.”
“부하들도 300명쯤 되는데다, 무기 수준도 장난이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몽고와 무기장사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카슨의 말에 안드레아도 의외라는 듯이.
“제깟 놈이 무기밀매를? 모스크바의 똥개 놈 짓이겠지?”
“아무래도 그렇다고 봐야죠. 이곳에서는 무기 조달이 쉽지 않을 테니까요.”
* * *
카슨으로부터 후르넨코에 대해서 전해들은 해동은 자신의 방갈로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직도 훤한 대낮이지만 침대에 몸을 눕혔다.
잠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안드레아는 우선 몸을 피하고 보라지만 별로 마음이 내키질 않았다. 생사의 결정은 자신이 하고 싶지, 상대에게 맡기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싸그리 죽이느냐, 아니면 이대로 물러나느냐. 선택이 쉽지 않았던 것이지 도망은 아니다.
더군다나 안드레아 일행들의 말을 빌자면 죽여도 괜찮은 놈들인 것 같았는데 도망이라니. 안드레아 일행만 눈감아 준다면야 전자가 쉽겠지만, 아무리 미운 놈들이라도 수백 명이 한꺼번에 죽는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후자밖에 없다는 얘긴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나섰을 때 떠나는 건데.
어쨌든 오늘 하루는 쉰다.
그전에 놈들이 쳐들어온다면, 제 놈들의 명운이 짧은 거고.
“헬번, 어떻게 된 거야!”
“죄송합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잘못되다니, 일곱에다 바론까지 보냈다며?”
“예. 그런데도 한 놈도 연락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럼, 당했다고?”
헬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직의 돌격대인 바론까지 갔는데도 모두가 당했다면 상대는 대단한 놈이다. 그런 놈을 이 미친 새끼가 건드렸다고?
후르넨코는 누워 있는 아들을 쳐다보더니 귀싸대기를 그대로 올려 부쳤다.
반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던 야트의 고개가 홱 돌아가며 신형이 부들거렸다. 그리고는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
쳐다보면서 씩씩거리던 후르넨코는,
“헬번, 시하로프!”
“예, 보스.”
둘의 고개가 깊이 숙여졌다. 피바람을 감지한 탓이다.
“애들을 끌어 모아. 무기고도 열어 주고.”
“알겠습니다, 보스.”
후르넨코의 조직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그 시각.
일라니와 카슨도 안드레아의 명령을 받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다 내보냈나?”
“예, 핑계를 대고 전액 환불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피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일라니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안드레아는 고개를 저으며.
“피하는 것 말고 다른 방도를 세워 봐. 어쩐지 그 사내의 전투를 지켜보고 싶어.”
“하지만······.”
밖에 있던 카슨이 굳은 얼굴로 뛰어 들어오며 소리친 것은 그때였다.
“안 됩니다. 지금이라도 피하셔야 합니다. 후르넨코가 직접 움직였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200명의 부하들도 완전무장을 갖추고 떠났답니다.”
“미친놈, 상대는 무기도 없는 한 명에 불과한데!”
안드레아의 이죽거림을 카슨이 막았다.
“이럴 시간 없습니다. 몇 대의 보트들도 움직였다니 조금 있으면 호수 길도 막힙니다. 서두르셔야 합니다. 눈먼 총탄에 상하시기라도······.”
“젠장!”
그제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을 느낀 안드레아는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리고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이보게, 미스터 장! 빨리!”
안드레아가 30m도 뛰기 전에 방갈로를 나서는 해동의 신형이 보였다. 그리고는 안드레아 쪽으로 다가오며.
“제 걱정 말고 먼저들 피하십시오.”
작은 목소리였지만 안드레아를 비롯한 세 사람의 귀에는 옆에서 말하는 듯이 똑똑히 들렸다.
“헉, 헉, 이 사람아! 그게, 200명이나 된다네. 그것도 무기들을 소지한!”
이미 지청술로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해동은 손에 쥔 배낭을 등에다 짊어지며,
“200이 아니라 2천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먼저들 피하십시오, 그게 저를 도와주는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뒷일을 좀.”
안드레아를 비롯한 카슨과 일라니는 해동의 끝 모를 자신감에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이 분명한데 저러한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단 말인가?
전투의 신이라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건데. 안드레아는 침을 꿀떡 삼키며.
“정말 싸울 참인가? 이건 누가 봐도 미친 짓이야. 알아?”
스스로 냉철한 이성을 지녔다고 자부해 온 안드레아였지만, 이 사내 앞에서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실력이 남달라 보였기에 자신의 그늘에 두고자 접근했건만, 어쩐지 말려드는 듯한 느낌이다. 해동은 안드레아를 주시하며 환하게 웃어 주었다. 자신을 걱정해 주는 진심을 느꼈던 때문이다.
인간관계란 게 참으로 묘한 것이다.
두세 시간 전만해도 스스로의 내심을 숨긴 채 탐색하듯이 대했건만, 그동안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상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
진심. 사람을 움직이는 대단한 힘이다. 해동은 카슨과 일라니에게 눈짓을 전하며.
“시간이 별로 없어요, 빨리 피하세요.”
안드레아는 자신을 양쪽에서 부축하며 끌고 가다시피 하는 두 사람을 노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하다 안 되면 호수로 피해! 그곳이라면······.”
막상 그렇게 말했지만, 가능한 일이 아님은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해동은 한 손을 흔들어 주며 밝게 웃어 주었다.
20m의 암벽 위에 올라앉은 해동은, 낙조에 물들어 붉게 변한 호수를 내려다보며 탄성을 터뜨렸다.
마치, 잠시 후 벌어질 일을 슬퍼하기라도 하듯이 벌써부터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차피 잘된 일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스스로 죽을 자리를 찾아와 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린 캐슬로 들어서는 길목인, 500m의 비포장도로. 이곳이면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 놈들의 공동묘지 자리치고는 오히려 과분하지.
10여 분이 지나자 요란한 엔진 음과 함께 선두의 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해동은 나머지 차량들이 모두다 비포장 길로 들어서길 기다렸다. 이윽고 마지막 승용차까지 들어갔다.
순간, 20m의 낭떠러지 아래로 뛰어내린 해동은, 적의 꽁무니를 주시하며 왼손에 1m 크기의 거대한 강구(剛球)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는 강구를 꽁무니의 승용차를 향해서 내쏘았다. 순식간에 30m를 따라잡은 강구가 승용차를 그대로 통과하며 계속해서 나아갔다.
이윽고 주위를 뒤덮는 섬광과 함께 천지를 뒤흔드는 폭음이 장내를 진동시켰다.
쾅! 콰쾅!
“으악! 뭐야?”
비명성과 요란한 기관단총 소리가 뒤섞였다.
그 순간 해동의 신형은 어느새 선두의 트럭 위에 떠 있었다.
치켜든 오른손에서 은은하게 울리는 뇌음. 참으로 오랜만에 펼쳐보는 뇌정만균의 초식이다.
해동의 오른손이 앞으로 움직이자 대기가 진저리를 치며 울어 댔고, 이내 그것은 거대한 굉음으로 이어졌다.
우르르르, 쾅! 쾅쾅!
“으악! 하늘이다. 놈이······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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