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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귀신들린 축구선수

프롤로그

2018.10.25 조회 33,097 추천 267


 김상훈, 그가 처음 축구를 제대로 본 것은 2002년 월드컵 때였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한 역사를 세운 그 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축구를 보던 어린 김상훈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마가 찢어져 피를 흘리면서도 붕대를 칭칭 감고 다시 그라운드 위로 올라와 미친 듯이 뛰는 선수, 체력이 전부 떨어졌음에도 상대를 끝까지 놓아주지 않는 선수들을 보며 고사리 같은 주먹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대~한~민~국!
 
 그런 그는 ‘대한민국’을 크게 외치며 몇 가지의 꿈을 갖게 됐다.
 하나는 축구선수가 되는 것.
 다른 하나는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는 것.
 마지막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이자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뽑혔던 이찬수에게 축구를 배우는 것.
 하지만 어린 그의 꿈은 축구선수로서 재능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 고등학교 3학년 때 전부 사라지게 됐다.
 그런데 27살이 되어버린 지금, 그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다.
 
 - 이거 뭐야? 내가 왜 여기 있어? 나는······.”
 “이찬수?!”
 
 이찬수.
 프리메라리가에서 유명한 라이벌이자 최고의 팀을 가릴 때면 항상 이름이 올라오는 팀,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두 팀에서 뛰었던 최초의 선수.
 그것도 양 팀의 핵심멤버로 활동했던 최초의 선수.
 축구선수에게 최고의 명예로 꼽힌다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그 우승 트로피를 5번이나 들어 올린 남자.
 아시아인이면서도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동등한 평가를 받던 남자.
 
 “아니, 이찬수는 분명히 죽었는데······.”
 
 그리고 1년 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대한민국뿐만이 아닌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슬픔에 휩싸이게 만들었던 남자.
 
 -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이 왜 자꾸 반말이야? 딱 봐도 존나 어려보이는 구만.
 
 샛노란 헤어스타일을 한 그 남자가 지금 귀신처럼, 게임 속 홀로그램 NPC처럼 김상훈의 앞에 서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믿기지가 않아서 그만······.”
 - 근데, 너 뭐하냐?
 이찬수는 이상한 것을 다 본다는 듯 김상훈을 쳐다봤다.
 
 “예? 축구게임 하는데요?”
 - 아니! 축구게임인 건 알겠는데, 왜 너한테 빨려 들어가고 있냐고?
 “예? 이건 그냥 게임인데······?”
 
 [fdj@fjiw#sjfpsjp!fjnsnw]
 
 그때,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자들과 함께 컴퓨터 모니터에 띄어져 있던 게임, ‘오늘도 위닝’이 작은 조각들처럼 부서진 채로 김상훈에게 빨려 들어오고 있었다.
 
 “뭐, 뭐야!”
 - 아오! 놀래라. 뭐가? 뭔데 그래?
 “이찬수 아니, 이찬수 선수?! 이게 도대체 뭐예요?”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악!”
 - 왜? 왜 그래!?
 “이거 너무 따가워요. 무슨 문신하는 것도 아니고.”
 - 엄살은!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접은 김상훈은 축구게임과 귀신.
 두 가지의 특별한 것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댓글(36)

초보글장인    
이찬수로하지말고 가공의 인물로하심이?
2018.11.05 15:29
대도꽃집    
피구는 없는건가요?
2018.11.07 20:46
JohandArc    
이찬수가 전설 어쩌고 할만한가?? 작가님 친척이셔??
2018.11.12 07:08
    
음...라리가에 노란머리하면 이천수인데....기록은 전혀 이천수가아닌...ㅜ_ㅜ어릴때 김남일이랑 이천수를 엄청 좋아햇어서 그 기억이나요ㅋㅋㅋ김남일은 잘생긴게 말도 시원시원하게 해서 사이다때문에 이천수는 실력만.....진짜 말좀 자제햇으면 했었는데ㅋㅋㅋㅋ근데 소설이 이찬수로 이천수가 떠올리게 하니깐 뭔가 보기가 쫌 그래요ㅠㅠ아무리 빨아준다해도 전설 정도는 아닌데...이러면서 뭔가 소설을 읽을때 상상하는 재미가 사라지고 상상을 헤친달까? 그래도 고심하시고 쓰신거니 재밋게 잘 읽었어요 :)
2018.11.12 10:50
아인이멧돌    
솔직히 이천수로 만들어서 몰입 다깬 이유를 모르겠음
2018.11.13 12:25
비혼    
이름 바꾸시는게 좋을듯 이천수밖에 생각안나요
2018.11.13 23:38
라임젬    
실존인물이라.. 속성몇개 섞어서 하나 새로 만드셨으면...
2018.11.18 09:39
에쥬씨    
사실 작가가 이천수선수였던거임
2018.11.19 19:57
OLDBOY    
잘 보고 있어요.
2018.11.23 20:54
김글걈귤    
위에분이 피구를 언급한 건 바셀이랑 레알을 모두 경험했으며 그 중에서도 핵심선수였던 선수여서 언급한 것 같은데요? 여기선 피구가 등장못하겠네요? 그리고 피구말고도 바셀이랑 레알 둘 다 겪은 선수가 호나우두도 있는데....
2018.11.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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