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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영화찍는 마법사

프롤로그

2018.11.02 조회 64,889 추천 866


 프롤로그.
 
 
 왕을 죽였다.
 
 눈을 질끈 감고 싶었다.
 차라리 이곳에서 도망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미 그럴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다수의 불덩이들. 만약, 일반 마법사가 지금의 이 상황에 놓였다면 그들은 분명 신체가 녹아내렸을 것이다.
 그나마 나 정도 되는 사람이니까 이만큼 버틸 수 있는 거다.
 아니, 사실은 버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눈앞에 있는 남자, 하인드를 암살한다.
 내가 죽기 전에 먼저 놈을 죽인다. 그것이 내가 부여받은 사명이자······.
 전 세계를 위한 길이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성공했다.
 내가 세계를 구했다!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뿐.
 ‘살아서 돌아간다!’
 하나 문제가 있다면, 마지막 나의 소망은 이뤄지기 힘들 거란 사실이다.
 솔직히 알고 있었다.
 이 정도의 대군을. 이 정도의 적들을 상대로 혼자서 버틴 것도 용하다.
 그래도 상관 없다.
 내가 살던 대륙을 파멸로 이끌려 했던 왕······ 아니, 마왕 하인드를 제거했으니, 더 이상의 미련은 없다.
 두 팔을 쫙 벌렸다.
 쏟아지는 무수한 화살과 불덩이들.
 그래. 나도 알고 있다고.
 “여기까지구나.”
 오늘로서 세계를 구한 영웅. 나, 레오르는 4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마감한다.
 잘 있거라.
 내가 구한 세상이여.
 
 ***
 
 ······라고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생(前生)에서.
 “사장님, 저 왔어요.”
 “오, 진탁아! 오늘도 딱 제 시간에 왔네.”
 “죄송합니다.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나 봐요.”
 “아니, 아니!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야. 남들 들으면 악덕 사장이라 욕할라.”
 “하하! 그럴 리가요. 사장님처럼 좋으신 분이 또 어디 있다고요.”
 50대의 중년 남성이 나에게 입던 유니폼을 건네줬다.
 현재 시각, 저녁 11시 반. 그의 얼굴에는 한껏 피곤함이 묻어나왔다.
 “그럼 야간 파트, 잘 부탁한다.”
 “예.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사장님을 먼저 보낸 뒤, 카운터 안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영차.
 바로 뒤에는 수많은 종류의 담배들이, 옆에는 먹거리들을 비롯해 생필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유니폼에 박힌 로고는 대략 이렇게 읽는다.
 PU.
 잘 나가는 편의점 브랜드다.
 그렇다. 세계를 구했던 영웅, 나 레오르는 현재······.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으로 활약 중이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에바트리체입니다.

신작 ‘영화찍는 마법사’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동안 저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__)

댓글(110)

숲속광대    
작가님 닉을 어디서 봤더라??
2018.11.12 22:12
에바트리체    
제가 여기저기에 많이 출몰하긴 합니다... ^_^;;
2018.11.12 23:36
sh******    
앗 에로트리체님...
2018.11.14 09:05
musado0105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2018.11.16 19:28
데레시시    
눈 앞에 있는 남자 하인드를 죽이는 장면은 문단도 아닌 문장 사이에서 컷당했네요;;
2018.11.23 14:51
데레시시    
음? 수정하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8.11.25 12:59
에바트리체    
넵, 수정 완료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2018.11.25 17:18
디텍티브    
잘보고가요
2018.11.27 06:24
꽁치맛사탕    
오랜만에 작가님 소설보네요
2018.11.28 00:49
월류진    
으흠.. 어서 많이본 닉인디 ㅋㅋㅋ
2018.12.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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