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1
마이크 트라우스.
지안카를로 스탠스.
브라이브스 하퍼.
놀란 아레나스.
2010년 이후 메이저리그를 풍미했던 네 명의 홈런 타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는 누구인가요?』
네 선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이 전성기 시절 상대했던 투수들을 언급했다.
클레이튼 커쇼우.
에디슨 범가너.
막스 슈어저.
저스티 벌렌더.
수많은 사이영상 투수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나와 대다수 팬이 생각하는 누군가의 이름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월드시리즈 7차전. 9회 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입니다. 밀어내기든 안타든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일 수만 있다면 동점을 만들고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불러들이면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이 상황에서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투수는 누구입니까?』
질문의 의도가 명확해서일까.
네 타자는 한숨을 내쉬더니 어쩔 수 없다는 투로 대답했다.
“그야······ 건이죠.”
“괜히 언터처블이란 별명이 붙은 게 아니니까요.”
“월드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그 빌어먹을 자식은 사절입니다.”
“이봐요, 기자 양반. 결국 이 소릴 듣고 싶었던 거잖아요?”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를 두고 다투던 슈퍼스타들조차 진저리를 치게 하는 그 이름.
미스터 언터처블.
박건호.
지금부터 그의 특별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 MLB 기자 제프 거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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