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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우 정도현 1화

2018.12.07 조회 12,077 추천 143


 
 
 0. 시작
 
 
 
 “나는 이재훈이 인정한 재능의 소유자라고!”
 탁-
 도현이 소주잔을 탁자에 내려치며 말했다. 고등학교 연극부의 강사였던 이재훈은 지금 하늘에 나는 새도 떨어트릴 만한 인기를 가진 초특급 스타가 되었다.
 “젠장, 재민이는 드라마 들어간다던데······.”
 같은 고등학교 연극부였던 조재민은 아역 배우 타이틀을 벗고 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조재민을 제치고 연극제에 주인공이 됐던 자신은 강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만 마셔야지. 내일 일 나가려면······.”
 내일은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로 한 날이었다. 영화의 이름은 <내 안의 악마>로 다중인격을 가진 살인마와 그를 추격하는 형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술 냄새난다고 반장이 또 난리 치겠네.”
 다음 날 도현은 새벽부터 일어나 숙취와 싸우며 집합장소로 가기 위해 준비물을 챙겼다. 반장이 공지한 것을 보기 위해 단톡방을 열었다.
 반장: 정1, 세미1, 캐2.
 “정장 한 벌, 세미 정장 한 벌, 캐주얼 복장 두 벌이네. 돈도 많이 안 주면서 챙겨갈 건 더럽게 많아요.”
 술집을 나와 정처 없이 거리를 서성이고 있을 때 여대생들이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귀에 박히듯 들어왔다.
 ‘연극이나 음악을 전공했나? 발성이 남다르네.’
 “저 사람들 뭐하는 거야?”
 “강한수 그 사람, 사고 나서 죽은 거 알지?”
 “어.”
 “여기가 거기야.”
 “진짜? 대박! 그래서 경찰이 쫙 갈린 거야?”
 “그래.”
 ‘여기가 배우 강한수가 죽은 곳이라고······?’
 
 * * *
 
 천재 배우 강한수.
 연극, 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했다.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대박이 난 유일한 스타였다. 사고현장을 보니 경찰과 팬들이 실랑이하고 있었다.
 “조사에 방해되니까 꽃 좀 두지 마시라니까요!”
 “민중의 지팡이가 이래도 돼요? 추모의 의미로 하는 거잖아요.”
 강한수는 보도블록의 턱에 주저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의 애마는 폐차장의 압축기에 눌린 것 마냥 짜부라져 있었다.
 “후~ 귀신이 돼서 그런가. 오만 것이 다 보이네.”
 강한수의 눈엔 사람의 이름부터 과거, 현재, 미래까지 다 보였다. 지나가던 코흘리개 꼬마를 보니 놀라운 미래를 갖고 있었다.
 “음, 강준석? 저 꼬맹이가 대한민국 최고의 랩퍼가 된다고?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그때였다.
 “어? 내 죽음으로 무산된 진우의 입봉작을 저 사람이······? 거기다 직업도 연기자잖아!”
 한 청년에게서 친구 이진우의 입봉작을 찍고 있는 미래가 보였다. 그러나 그 미래엔 전제조건이 있었다. 자신의 혼 일부를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민하는 게 우습다. 내가 아니라 진우가 이 상황이었어도 이렇게 했을 거야.”
 강한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진우의 연출 능력은 자신이 제일 잘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능력으로만 돌아가는 게 아니었다.
 아마 저 청년이 찍지 않는다면 영원히 입봉작을 찍지 못할 수도 있었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자신이 청년이 가진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끄아아아악!”
 강한수는 혼이 비틀리는 고통을 참으며 혼 일부를 떼어 내고는 도현을 쳐다봤다.
 “정도현, 내가 네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마.”
 강한수의 손에는 파랗게 빛나는 구슬이 쥐어져 있었다. 강한수는 도현의 정수리에다 대고 구슬을 내리쳤다. 그러자 도현은 간질 발작하듯 게거품을 물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
 가로등은 점멸되다 꺼져 버리고 세워진 차들의 경보기는 미친 듯이 울기 시작했다. 전봇대에서 파지직하는 소리가 나더니 일대의 모든 전기가 끊겨 버렸다.
 “뭐, 뭐야.”
 “꺄아악!”
 팬들은 놀라서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깜짝 놀라 급하게 손전등을 켜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다 도현이 쓰러져 발작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선배님,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는데요?”
 “나는 사고현장 지키고 있을 테니까 의식 있는지 살펴봐.”
 선배라고 불리는 사람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현장이 훼손되는 것을 막았다. 순경 하나가 도현 쪽으로 걸어왔다. 그런 후 도현의 몸을 흔들어 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선배님, 의식이 없습니다.”
 “김 순경, 얼른 구급차 불러!”
 “네.”
 
 * * *
 
 경찰은 무전으로 상황실에 구급차를 요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구급차 안에서 도현이 깨어났다. 도현은 가물가물한 정신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어, 여긴 또 어디야?”
 “괜찮으십니까? 인도에서 쓰러져서 발작하는 것을 본 경찰분들이 119에 신고하셔서 지금 병원에 가는 길입니다.”
 “벼, 병원이라고요? 내려주세요.”
 “예? 검사 안 받으시고요?”
 “괜찮으니까 내려 달라니깐요!”
 “환자분 쓰러져서 발작했어요.”
 “여기서 난동을 피우면 그때 가서 내려줄 겁니까?”
 도현의 엄포에 구급대원은 도현을 내려줄 수밖에 없었다. 모아놓은 돈도 없고 벌이도 시원찮은 엑스트라 배우에게 병원은 무서운 곳이었다.
 ‘병원비가 무서워 검사도 못 받는 나 자신이 불쌍해서라도 성공한다.’
 

댓글(6)

wo********    
첫코
2018.12.07 18:05
Knute    
이거 이미 완결난 소설 아닌가...
2018.12.11 11:11
두유야    
이거 왜 다시나오는건지? 공지하나없네..
2018.12.19 02:46
럽쮸    
전 출판사랑 계약종료...
2018.12.23 15:19
나의적은나    
연재 완결된거 계약 끝났다고 또 팔아먹기?
2018.12.25 22:24
붉은앙마    
대박 ㅋㅋ 이렇게도 써 먹는구나... 제목이 전에 본거 같아서 뭔가하고ㅠ왔더니 ㄷ
2019.01.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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