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실수투성이다.
우리는 늘 실수를 한다.
나의 죽음도 한 중년 남자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와―, 이렇게 죽나?’
옆에서 돌진해 오는 덤프트럭을 보며 한 생각이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고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후회로 얼룩진 삶에 대한 회의감 그리고 미련 따위가 대부분이었다.
과거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는 건 뻥이네.
반쯤 맞는 거 같기도 하지만.
만년 F급 헌터의 마지막은 초라하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수배범이나 몬스터랑 싸우다 죽는 것도 아니고 교통사고라니.
이대로 회귀하거나 환생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진짜 다르게, 더 나은 삶을 살 자신 있는데.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는 호구처럼 살지 않을 텐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리는 없겠지.
45년 인생에 후회만 가득하구나.
내 인생의 가장 큰 실수였던 결혼 생활도 끝이다.
얼굴만 봐도 열이 받는 마누라를 다시 볼 일은 없다.
잊고 지내던 늦둥이 여동생이 생각난다.
나보다 19살 아래이니 지금쯤 다 컸겠네.
걔한테도 미안하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안 보고 살다가 입양 간 뒤로는 찾지도 않았는데.
아, 진짜 한 번만 다시 살 수 있다면 모든 걸 바꿀 텐데.
착하게 살게요!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그렇게 최후를 맞이하고 있을 때였다.
발랄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져 뇌 주름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것 같았다.
[축하드립니다! 당첨되셨습니다―!]
뭐?
[당신은 이 세상의 유일한 환생트럭에 치이셨습니다!]
죽기 직전이라 나도 모르게 행복회로를 돌리는 건가?
[이건 현실입니다!]
진짜로? 이런 식으로? 이게 된다고? 이거 실화냐?
[당신은 이제 10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20년은 안 되겠니?
[네, 안 됩니다.]
심하게 단호하네.
* * *
[새 삶을 위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행복 값’과 ‘불행 값’이 당신에게 주어집니다.]
그게 뭐야?
[행복 값 : 타인 혹은 다른 생물을 행복하게 만들면 강해진다.]
[불행 값 : 아무 이유도 없이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면 약해진다. 명분이 있을 때는 약해지지 않는다. 악인을 불행하게 만들면 강해진다.]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었다.
착하게 살면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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