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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전 - 신 삼국지 : 1화

2019.03.25 조회 1,490 추천 2


 유성전 - 신 삼국지 : 1화
 
 
 
 
 
 
 
 
 
 
 
 
 
 
 1화 서장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모두가 저마다의 꿈을 위해 내일을 준비하며 잠을 청하는 시간, 아직 잠들지 못한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앞에 있는 하늘과 강물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리 늦은 시간에 무슨 생각을 그리하는가?”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자신만 잠들지 못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러는 자네는 왜 아직 깨어 있는 것인가?”
 “하하, 이 사람. 내가 먼저 물었지 않은가.”
 “아무렴 어떤가.”
 대화의 내용이나 말투로 보아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인 듯했다. 어느새 두 사람은 나란히 섰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먼저 와 있던 남자가 말을 꺼냈다.
 “잠이 오지 않아서 말이지.”
 “자네도 여기까지 오니 긴장이라는 걸 하는 것인가?”
 “훗, 그럴지도.”
 “허나 그러는 것이 어찌 자네뿐이겠는가. 나 역시 잠을 이룰 수 없어 나왔네.”
 “그랬군.”
 “밤공기가 좋군. 옛날 생각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이켜보고 있었네. 처음 촉에 왔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 번씩 지나갈 때가 있지. 그런 생각이······. 그러고 보니 어느새 참 많은 시간이 흘렀네그려.”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네. 이런 자리에서 지나온 시간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말이네.”
 “뭔가를 회상한다는 것은,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 아니겠나.”
 “좋은 말이군. 미래를 준비한다라.”
 “이제 슬슬 들어가세나. 내일의 싸움을 위해.”
 “그렇게 하세.”
 돌아선 두 사람의 등 뒤로 아직 별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
 
 “내가 그때 자룡을 별실에 보내는 것이 아니었거늘!”
 서기 207년, 후한의 좌장군이자 황숙이었던 유비는 여남 싸움에서 조조에게 패한 이후 몸을 피해 당시 같은 핏줄이었던 형주의 유표를 의지하고 있었다.
 유표는 조조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그에게 신야성을 내주었고 유비는 그곳에 머물면서 조용히 비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표는 원소를 제압하고 하북을 손에 넣은 조조의 세력이 급격히 팽창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던 중, 조조가 경계하는 유비가 자신을 의지해오자 기뻐하며 그를 자주 양양으로 불러 조조와의 싸움에 대한 대책은 물론 형주의 일에 대해서도 자주 논의하곤 했다.
 그러던 중 유비는 유표에게 부탁을 받아 양양성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평소 유표의 후계 문제와 관련해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겨온 유표의 처남 채모의 계책으로 인해 자신을 호위해 온 조운과 떨어지게 되면서 생명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전부터 자신을 흠모해 왔다고 하는 형주 종사 이적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급히 연회장을 벗어나 성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유비가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은 채모는 곧장 군사들을 이끌고 유비를 제거하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유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는 채모의 일당이었던 괴월의 꼬임에 넘어가 조운을 별실로 보낸 것을 후회했다.
 “내가 괴월에게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을! 아니?”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며 도망치던 그의 앞에, 난데없는 급류가 나타났다.
 유비는 깜짝 놀라 멈춰 섰다. 그것은 바로 채모의 믿는 구석이기도 했던 형주의 유명한 급류인 단계였다.
 자신의 앞을 막아선 단계 앞에서 유비는 통탄했다. 숱한 고비를 넘겨온 그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해오고 있었다. 유비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 나는 품은 뜻을 다 펼치지도 못한 채 이리 되고 마는 것인가······.”
 한편 유비를 맹렬히 뒤쫓던 채모는 단계를 떠올리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아무리 천하의 영걸이라 할지라도 단계를 넘지는 못할 것이다. 넌 이제 죽은 목숨이다. 유비!’
 돌아갈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고비에서 유비는 선택을 해야 했다. 이대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단계로 뛰어들어 마지막 희망을 구할 것인가.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유비는 마음을 다잡고 타고 있던 적로마를 다독거렸다.
 “적로야, 사람들이 모두 널 버리라 했을 때 나는 널 버리지 않았다. 내가 너를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네가 여기서 증명해다오!”
 유비는 그렇게 외치고는 곧장 말을 달려 단계로 뛰어들었다. 유비의 마음이 적로에게 통했음일까, 적로는 마치 한 마리 새가 날아오르듯 훌쩍 단계를 뛰어넘었다.
 기적과도 같은 적로의 활약으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유비는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갔다. 한편, 얼마 지나지 않아 단계에 도착한 채모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앞에서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이럴 수가, 그 단계를 뛰어넘었단 말인가?”
 
 한편, 도주에 성공한 후 거친 숲길을 헤매던 유비는 지나던 길에 한 우물가를 지나게 되었다. 오랫동안 달려와 지치기도 했고 마침 목이 말랐던 그는 그곳에 잠시 멈춰 말에서 내렸다.
 그런데 거기에는 한 여인이 동자와 함께 있었다. 마침 여인과 동자는 물을 떠가고 있는 중이었다. 유비는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초면에 실례하오만, 목이 말라서 그런데 바가지 좀 빌릴 수 없겠소이까?”
 여인은 유비를 보지 않고 대신 바가지를 내밀며 대답했다.
 “여기 있습니다.”
 “고맙소이다.”
 유비는 허겁지겁 물 한 바가지를 떠 마셨다. 갈증이 풀리자 정신이 조금은 돌아오면서 그의 머릿속에는 지금 당장 자신이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거기다가 날도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정신없이 온 나머지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으며, 그러다 보니 이대로 가다가는 꼼짝없이 길에서 노숙을 해야 할 판이었다.
 유비는 급한 마음에 여인에게 물었다.
 “초면에 정말이지 실례가 많소만, 한 가지만 물어도 되겠소?”
 “말씀하시지요.”
 “실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이 근방을 지나던 중에 길을 잃어 근처에서 하룻밤 묵어야 할 듯 하오만, 그럴 만한 곳이 있는지요?”
 여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부끄러운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
 “괜찮으시다면, 저희 집은 어떠신지요?”
 “네?”
 유비는 놀람과 동시에 경계의 자세를 취했다. 생전 처음 보는 여인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도 놀라웠지만, 어쩌면 여인이 일부러 자신을 집에 끌어들이려 하는 것일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여인이 실제로 악의가 있는가와는 무관하게, 극도로 불안해진 유비 자신의 마음이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그, 그것은······.”
 그러나 여인은 유비의 상상을 눈치챘는지 유비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아마, 아버님께서도 오랜만의 손님이라 반기실 것입니다.”
 “부친께선 어떤 분이신지요?”
 “사람들은 소녀의 아버님을 일컬어 수경 선생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형주에서 아버님의 이름을 모르는 분은 아마 그리 많지 않으실 겁니다.”
 “수경 선생이시라면?”
 수경 선생 사마휘.
 유비는 신야에 있으면서 형주의 명사들에 대한, 그중에서도 특히 사마휘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들어왔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그의 딸을 만나게 될 줄이야. 유비는 그제야 비로소 경계를 풀고 여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 말씀해 주시니 고맙소이다.”
 “그럼 저를 따라오시지요.”
 이리하여 유비는 여인을 따라 사마휘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이때의 유비는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할 수 없었다.
 
 여인의 뒤를 따라 조금 따라가자 조용한 분위기의 집이 나타났다. 딸이 손님을 데리고 온 것을 본 사마휘는 나와서 손님을 맞이했다.
 “허허, 이런 누추한 곳에 귀인이 찾아오시다니 이거 몸 둘 바를 모르겠소이다.”
 “선생의 존명, 익히 듣고 있었습니다. 유비 현덕이라고 합니다.”
 “하하, 굳이 밝히시지 않아도 다 알고 있었소이다.”
 유비는 놀랐다. 이름을 밝히지도 않았는데 이 사람, 사마휘는 벌써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단 말인가.
 “예? 어떻게?”
 “이만큼 살다 보면 얼굴 한 번만 보아도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라든지, 가지고 있는 기운을 조금은 느낄 수가 있소이다. 나는 그것으로 공을 알아본 것이오. 뭐, 공의 외양에 대해서도 조금은 들은 바가 있고 말이외다. 허허허.”
 유비는 보통 사람보다 귀가 크고 팔이 길다고 알려져 있었다. 사마휘는 그것을 보고 그가 유비임을 알아챈 것이었다. 유비는 민망한 듯 조그맣게 대답했다.
 “그러셨군요.”
 “이 사람은 사마휘, 자를 덕조라고 하외다. 사람들은 나를 일컬어 수경 선생이라고도 하오만, 어차피 세상에서 그리 떠들 뿐이니 나는 그리 크게 신경 쓰지는 않고 있소이다.”
 “예. 이 유비, 선생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별말씀을. 먼 길 오셨을 텐데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감사합니다.”
 
 그날 밤을 사마휘의 집에서 보내게 된 유비는 오늘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일에 대한 걱정으로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던 찰나, 사마휘의 방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유비는 조심스럽게 그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작금의 세태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습니다만, 날이 갈수록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자네답지 않은 말이로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니, 희망이 없다면 만들고자 했던 자네가 아니었는가.”
 “모실 만한 주군을 찾지 못하고 있으니, 점점 그 마음이 흐려지는 것 같습니다.”
 “허허, 이 사람. 자네답지 않은 걱정이군. 설마 자네 같은 사람이 이 난세에 벼슬자리 하나 얻지 못할까.”
 “제게는 벼슬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선생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천하를 위해 이 한 몸 바칠 각오는 한 지 오래, 제 그릇을 감당해 줄 주군을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그건 그렇지. 이미 천하로 뛰어들기로 결정한 자라면 더더욱 그럴 테고.”
 “선생님께서는 유현덕을 어찌 보십니까?”
 상대의 물음에 사마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유현덕이라, 여의주만 얻는다면 언제든지 승천할 수 있는 용이랄까.”
 “만일 그가 정말 용이라면, 제가 그 여의주가 될 수 있겠습니까?”
 “이 사람, 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인가?”
 “만일 제가 누군가를 주군으로 모신다면 지금의 천하에서는 유비 말고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허 이 사람, 모실 만한 주군이 없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미 어느 정도는 마음을 굳힌 것이 아닌가.”
 “허나 이것은 저의 판단일 뿐입니다. 실제로 유비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전에는, 제 뜻을 함부로 맡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비는 범상치 않은 얘기를 하는 사내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유비는 사내에 대해 사마휘에게 물었다.
 “선생님, 실은 어젯밤에 저도 모르게 선생과 손님의 대화를 엿듣고 말았습니다.”
 “허허, 그러셨소이까.”
 “말씀을 듣다보니 그분이 범상치 않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그분의 존함을 여쭈어도 되겠는지요?”
 “공께서는 혹시 와룡과 봉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시오?”
 와룡과 봉추, 형주가 낳은 최고의 인재 제갈량과 방통을 일컫는 말이었다. 두 사람은 또한 사마휘의 제자이기도 했다. 유비가 형주에 있으면서 그 소문을 한 번도 듣지 못했을 리는 없었다.
 “형주에 있으면서 어찌 그 두 분에 대한 소문을 듣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설마 그 두 분 중에?”
 “그렇소. 어제 왔던 사람은 다름 아닌 와룡이라오.”
 “그분이 제갈량 공이었단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음,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이상한 생각이라니, 어인 말씀이시오?”
 “와룡 선생은 얼핏 듣기로 출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만, 어제 제가 들은 대화는 출사를 원하고 있는 자 같았습니다. 그게 와룡 선생이라고 하기에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이오. 하물며 그와 같은 인재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속으로는 한없이 자신이 나설 때를, 나설 곳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
 “그렇습니까.”
 이것은 유비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었지만, 앞으로 일어날 파란만장한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다.
 유비는 그날 사마휘로부터 전격적으로 제갈량과 방통을 추천받았으며, 천하 정세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한편, 그러는 사이 유비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안내해준 사마휘의 딸에게 자꾸만 시선이 향했다.
 사마휘는 딸에 대한 유비의 관심을 눈치챘다. 하지만 굳이 아는 체는 하지 않았다.
 유비는 이후로도 채모의 위협이 사라지기까지 한동안을 더 사마휘의 집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유비를 찾아 헤맸던 조운이 사마휘의 집을 찾아오게 되면서 유비는 마침내 신야로 돌아가게 되었다.
 “선생, 지내는 동안 정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
 “별말씀을. 이 사람이야말로 오랜만에 귀인을 만나 즐거웠소이다.”
 
 ***
 
 그 후······ 유비가 돌아가고 3개월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사마휘는 헛구역질을 하고 있는 딸을 발견했다.
 “얘야, 무슨 일이냐? 어디가 불편한 것이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속이 좀······. 우웁!”
 “얘야!”
 놀란 사마휘는 딸을 데리고 곧장 의원으로 향했고, 의원은 소저가 회임을 했음을 알려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사마휘는 딸에게 물었다.
 “유 황숙인 것이냐?”
 “······예.”
 사마 소저는 결국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유비는 소저를 향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사마휘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그만 일을 치르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나 소저를 버리고 싶지 않았던 유비는 돌아가기 전날 밤 사마휘 몰래 소저를 만나 말했다.
 -내 비록 그대를 갖고 말았소만, 그대도 알다시피 나에게는 이미 두 사람의 부인이 있소.
 -예.
 -그래서, 그대를 데려가고 싶지만 당장은 그러지 못할 것 같소.
 -괜찮습니다.
 -허나 이대로라면 결코 내 맘이 편하지 못할 것 같소. 그래서 말인데······.
 유비는 그렇게 말하며 뭔가를 꺼냈다. 그것은 자신이 예주목으로 제수되고 나서 받은 인수였다.
 -이것을 받아두시오.
 -이 귀한 것을 어찌 제가 감히······.
 -지금의 나에게는 어차피 큰 의미도 없소.
 -하지만······.
 -훗날 내가 자리를 잡고 그대를 데려올 수 있게 되면 그때 이것을 들고 나를 찾아와 주시오. 그때까지 이것을 간직하고 나를 기다려 주시오.
 -예.
 
 딸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사마휘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어찌 나에게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은 것이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너도 유 황숙을 연모했다는 것이냐?”
 “네.”
 “허허, 너는 앞으로 더욱 행실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절대 이 일이 바깥에 알려져서는 안 될 것이야.”
 “명심하겠습니다.”
 
 ***
 
 그로부터 7개월 뒤, 소저는 결국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사내아이였다.
 “유 황숙의 아들이 아니랄까봐 아주 쏙 빼닮았구나.”
 “이름은 무엇이 좋겠습니까?”
 “음, 성(星)이 좋겠구나. 이 아이가 천하에 나아가 천하를 밝게 비추는 별과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 보았다.”
 “역시 아버님이십니다. 좋은 이름이에요.”
 이것이 바로 유비의 아들, 유성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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