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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제패의 꿈 1화

2019.08.09 조회 187 추천 0


 1부 <1화>
 프롤로그
 
 
 
 *
 
 축구라는 걸 언제부터 알게 되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
 그저 어느 순간 문득 공의 움직임에 주시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어느 순간 문득 오빠의 슈팅이 골망을 가르는 걸 보는 게 좋아지고, 어느 순간 문득······
 내가 축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절망스러워졌다.
 어려서부터 오빠가 축구공을 다루고 경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경기장에서 오빠의 팀을 응원하고, 오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오빠가 볼을 잡으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빠가 볼을 빼앗기거나 태클에 걸려 넘어지거나 슈팅이 아슬아슬 빗나가면 나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고 비명을 삼켰다.
 반면 오빠가 멋지게 수비수를 따돌리고 시원스럽게 슈팅을 성공시키기라도 할라치면 두 팔을 치켜들고 만세를 불렀다.
 대한독립도 이보다 짜릿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짜릿하고 열정과 패기와 의지가 충돌하는 경합장에 난 설 수가 없다.
 
 그 시절 인상 깊게 보았던 만화책이 있다.
 전국을 재패하는 시골학교 야구부 이야기였다.
 축구라는 종목 이전에 나는 학원스포츠를 동경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꿈이고 낭만이고 젊음에의 열정이다.
 모든 것을 걸어볼 만한 도전이다.
 그리고 그곳엔 내가 설 자리도 있었다.
 그 만화책에 나오는 야구부는 매니저라는 것이 있었다.
 매니저는 선수들 뒷바라지를 하며 선수들이 시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나누어 가지며, 그들의 경기에 같이 열정을 쏟고,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절망도 같이 나누어 갖는다.
 그것이 바로 내가 설 자리다.
 
 ······라고 생각했건만, 우리 학교엔 축구부가 없다.
 
 오빠는 프로구단의 유스팀에 들어갔다.
 그 유스팀에선 매니저 따윈 안 키운다.
 모든 것이 체계적이고 잘 정립되어 있지만, 결국 프로구단의 부속기관이다.
 그곳에선 전국 제패도 없고 땀과 열정과 승패의 희비도 없다.
 오직, 선수 개개인의 경쟁과 목표가 충돌할 뿐이었다.
 프로를 목표로 하는 선수 양성소.
 나 같은 건 필요로 하지 않았다.
 현실은 만화처럼 녹록치가 않았다.
 꿈과 이상은 결국 제초되고 만다.
 ‘뭐? 매니저? 축구부? 하하!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네 말대로 학교에 축구부가 있다고 치자. 학원 스포츠가 왜 엘리트 스포츠라고 불리는지 알아?
 생각해봐. 축구부를 운영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지? 그 돈은 어디서 나오겠어? 축구부원의 학부형에게 나온단 말이야.
 그럼 그 부모들은 왜 돈을 내겠어? 자기 자식을 선수로 만들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그럼 선수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기에서 이기고 성적을 내는 거야.
 4강 제도라고 들어봤지? 즉 학교의 축구부라도 성적을 못 내면 존재 이유가 사라져버려.
 감독의 목은 결국 성적에 결부되는 것이고, 감독은 이기기 위해서 뭐든지 하게 되는 거지.
 화기애애, 단합, 열정과 근성, 노력과 우정······ 이런 게 있을 것 같아? 전쟁이라고 전쟁! 목숨을 내건 전쟁을 하는 거야.
 학교 축구부는 결국 프로구단과 비슷한 구조로 돌아가고 있어. 세상은 만화가 아니란다. 정신 차리고 공부나 해라.’
 오빠가 말했다.
 오빠가 프로구단의 유스팀에 들어간 이유도 이것 때문이란다.
 유스팀이 더 체계적인 기술을 배우기에 좋다고 한다.
 경기 승패에 대한 과중한 부담도 없고, 감독의 히스테리도 없고, 경기결과에 목매다는 학부형도 없다고 한다.
 학원 스포츠는 프로구단과 같다고 한다.
 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엔 없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를 만나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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