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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혼자 딜탱 다 하잖아! 1-1

2019.09.05 조회 3,574 추천 15


 시바! 혼자 딜탱 다 하잖아! 1권
 
 목차
 제1장 평생 쓸 운을 다 써버렸다
 제2장 이 게임의 사기캐, 나야 나
 제3장 본래 시작은 미약(?)한 법
 제4장 역시 용병 하면 상행 호위지
 제5장 제3요새 공성전
 제6장 종석무쌍!
 제7장 사발리에와 대초원
 제8장 네메아의 사자(1)
 
 
 
 제 1장 평생 쓸 운을 다 써버렸다
 
 
 
 [‘무한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후우. 이번에는 진짜 잘되어야 할 텐데, 이제 더 이상 리세마라도 못 하니까.”
 
 ‘리세마라’, 이 단어는 일본어의 합성어다. 리셋이란 영단어와 마라톤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단어로, 그 뜻은 원하는 것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리셋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주로 ‘뽑기 게임’에서 사용하는 단어로서, 뽑기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주는 튜토리얼 퀘스트의 보상 혹은 처음 하는 플레이어들에게 보상 같은 것으로 뽑기 무료 이용권을 주곤 하는데, 그 이용권을 가지고 원하는 것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뽑기를 반복하는 행동을 말하는 거다.
 
 당연히 처음 막 시작할 때 얻는 이용권이기에,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으면 기존의 있던 데이터를 지우고 새롭게 시작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하는 것은 매우 좋은 것이고, 좋은 것일수록 나올 확률은 적다. 그렇기에 몇 시간 혹은 며칠을 반복할 수도 있는 행동. 그렇기에 마라톤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청년도 바로 그 마라톤에 참여한 상태였다. 그것도 이제 마지막이지만 말이다.
 
 “망할 한국 뽑기 시스템.”
 
 [기존의 캐릭터가 없기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무한의 세계’에서, 게임 내의 캐릭터의 모습을 수정하는 것은 생성 단계에서 불가능하며, 게임 진행 중에 따로 모습을 수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가상현실 법 제 3조 4항에 의해서 ‘무한의 세계’에서는 무조건 본인의 실명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에 동의하십니까?]
 
 “그래.”
 
 [‘이종석’님의 캐릭터 생성이 완료되었습니다.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스킵.”
 
 [‘기초 조작 강의’를 정말로 스킵하시겠습니까? 한번 스킵한 ‘기초 조작 강의’은 다시 할 수 없습니다.]
 
 “그래.”
 
 [‘기초 조작 강의’를 스킵합니다. 처음 시작하시는 플레이어를 위한 ‘랜덤 스킬북 10개’가 주어집니다. 이종석님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환한 빛과 함께 처음 시작하는 플레이어들이 있는 시작의 마을, 엘릭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후우. 자, 그러면 시작해 볼까.”
 
 캐릭터 생성 시 주어지는 랜덤 스킬북 10개. 여기서 어떤 스킬이 나오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게임 인생이 달라진다.
 
 그리고 좋은 스킬을 얻기 위해서 이종석은 리세마라를 한 것이다. 문제는 이제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이 ‘무한의 세계’는 캐릭터를 삭제하고 재생성하는 데 3번까지는 무료로 가능하다. 단지 삭제하고 재생성까지 1주일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문제는 4번째부터. 삭제까지는 문제없는데 4번째 캐릭터 생성부터는 20만 원씩 지불해야 했다. 고작 리세마라를 위해서 20만 원을 지를 정도로, 이종석은 부유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
 
 애초에 돈을 벌기 위해서 이 게임을 시작했는데, 당연히 돈을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돈을 사용하는 것은 이 게임을 위해서 구입한 최신식 캡슐과 1년 이용권. 이 2가지로 충분했다.
 
 “제발 좋은 것들이 나와라. 인벤토리.”
 
 인벤토리가 나타나며 그중 한곳에 있는 ?가 적혀진 10개의 책. 이제 진짜 도박의 시작이었다.
 
 [‘랜덤 스킬북’을 개봉하시겠습니까?]
 
 “Yes.”
 
 [축하드립니다. D급 스킬북 ‘파이어 볼’을 획득하셨습니다.]
 
 “쯧.”
 
 무한의 세계의 아이템, 스킬의 등급의 시작은 D등급이다. 가장 낮은 등급이란 소리였다. 그 이후로 등급은 다음과 같다.
 
 ‘D – C – B – A – S – SS – G’로 지금 뽑은 D등급은 가장 질이 떨어지는 스킬이라는 말이었다.
 
 “다시.”
 
 [‘랜덤 스킬북’을 개봉하시겠습니까?]
 
 [축하드립니다. D급 스킬북 ‘파이어 볼’을 획득하셨습니다.]
 
 [‘랜덤 스킬북’을 개봉하시겠습니까?]
 
 [축하드립니다. D급 스킬북 ‘파이어 볼’을 획득하셨습니다.]
 
 [‘랜덤 스킬북’을 개봉하시겠습니까?]
 
 [축하드립니다. D급 스킬북 ‘파이어 볼’을 획득하셨습니다.]
 
 “미친 파이어 볼만 계속 나오냐!”
 
 4개의 파이어볼 스킬북. 그것을 보며 그는 짜증이 났다. 남은 것은 6개. 이 중에서 좋은 것들이 나와야 한다.
 
 ‘많은 것은 안 바란다. 제발 A급 이상만 나와라!’
 
 [‘랜덤 스킬북’을 개봉하시겠습니까?]
 
 [축하드립니다. SS급 스킬북 ‘신의 육체’를 획득하셨습니다.]
 
 ‘왔다!!!!!!!’
 
 속으로 환호성을 크게 지르며 이종석은 입이 찢어져라 미소를 지었다.
 
 “후후. 이제 남은 5개는 아무거나 나와도 상관없어.”
 
 충분히 대박이 나왔다. 이런 대박도 다시없을 엄청난 대박이었다. 그러니 이제 남은 5개의 랜덤 스킬북이 전부 D급이 나와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에게 진짜 신의 축복이 내린 것일까? 5개 중 2번째 스킬북을 개봉 했을 때, 다시 한번 축복이 내려왔다.
 
 [‘랜덤 스킬북’을 개봉하시겠습니까?]
 
 [축하드립니다. G급 스킬북 ‘파괴신 시바’를 획득하셨습니다.]
 
 “이런 미친!!!!”
 
 이종석의 외침에, 주변 사람들이 그를 보더니 곧 다시 고개를 돌렸다. 10개의 랜덤 스킬북에서 꽝이 나와서 욕을 하는 것은 이 마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관경이었으니 말이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꽝 때문에 욕을 했다면 지금 종석은 갑작스러운 행운에 욕을 하고 있었다.
 
 ‘기운이 온 거야. 대박의 기운이 지금 내게 왔다!’
 
 그리고 남은 3개의 스킬북을 망설이지 않고 모두 확인해 보았다. 2개는 꽝이었다. 그것도 심지어 파이어 볼이 나왔다. 이로서 총 7개의 D등급 파이어 볼 스킬북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앞의 2개에 비하면 대박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히 좋다고 할 수 있는 스킬북이 또 나와 주었다.
 
 [축하드립니다. S급 스킬북 ‘호흡’을 획득하셨습니다.]
 
 S급 스킬 치고는 너무 간단한 스킬이지만, 그래도 종석은 실망하지 않아다. 괜히 S급이 아닐 테니 말이다.
 
 ‘일단 가장 급이 낮은 것부터 확인해보자.’
 
 [스킬북 : 호흡(S – 패시브)
 = 호흡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올바른 호흡을 통해서 천지의 기운과 소통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천지인의 완성이다.
 = 10초마다 체력, 마나 10씩 회복.]
 
 단 하나의 능력이 있는 패시브 스킬이지만, 사기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0초마다 체력과 마나가 10씩 회복되는 거다.
 
 거기다가 패시브이기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동시에 레벨이 상승하면 저 스킬의 능력이 더 강화될 것을 생각하면 사기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역시 S급 스킬. 사기구나.’
 
 하지만 아직 더 사기적인 스킬들이 남아 있었다. 남은 2개의 스킬북을 보며 종석은 침을 삼키고 2개의 스킬북을 확인했다.
 
 [스킬북 : 신의 육체(SS - 패시브)
 = 대영웅 헤라클레스는 신들과 거인들조차 능가하는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 스킬 습득 시, 영구적으로 힘, 민첩, 체력 각각 30씩 증가.]
 
 “허어업!”
 
 스킬북을 확인하자 종석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스킬을 습득함으로 능력치가 증가하는 스킬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자신이 그 스킬을 얻을 줄은 몰랐다.
 
 거기다가 1, 2도 아니라 총 90의 능력치를 상승시켜 주는 것이다. 1레벨이 상승할 때마다 6씩 능력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스킬을 배운 것만으로도 15의 레벨이 상승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었다.
 
 ‘사기다! 진짜 사기가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하나 더 있었다. 심장마비가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는 빠르게 남은 마지막 스킬북을 확인해 보았다.
 
 [스킬북 : 파괴신 시바(G – 액티브.)
 = 파괴신 시바의 힘으로 거인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며 동시에 적들을 파괴한다. 총 5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킬의 레벨이 상승할수록 봉인이 풀린다.
 = 스킬 습득 시, 영구적으로 모든 능력치 각각 10씩 증가.
 = 스킬 습득 시, 칭호 ‘파괴신의 선택을 받은 자’ 획득.]
 
 ‘이건 칭호까지 주는 거냐!!!!’
 
 게임이 오픈한 지 한 달이 흘렀지만, 공개적으로 칭호를 얻은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100명도 안 된다. 그것을 생각하면 이 스킬은 사기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스킬이었다.
 
 “후후후··· 후하하하하하하!!!! 성공이다! 성공했다고!!!!!”
 
 3개의 사기적인 위력을 가진 스킬북. 그것을 보며 종석은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이제 그의 앞에는 광명만이 가득할 것으로 보였다. 지금은 말이다.
 
 
 
 제2장 이 게임의 사기캐, 나야 나
 
 
 
 3개의 스킬북. S급 스킬과 SS급 스킬, 마지막으로 G급 스킬. 이 3개의 스킬북을 보니 종석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감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벌써부터 하늘에서 돈이 쏟아져 내려오는 것을 느끼고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한 것이다.
 
 “일단 급이 낮은 스킬부터 배워 나가자.”
 
 [S급 스킬북 ‘호흡’을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래.”
 
 [새로운 스킬 ‘호흡’을 습득하셨습니다.]
 
 [호흡(S - 패시브) - 1Lv(0%)
 = 호흡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올바른 호흡을 통해서 천지의 기운과 소통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천지인의 완성이다.
 = 10초마다 체력, 마나 10씩 회복.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30초마다 체력, 마나 10씩 회복.]
 
 [SS급 스킬북 ‘신의 육체’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래.”
 
 [새로운 스킬 ‘신의 육체’를 습득하셨습니다.]
 
 [힘, 체력, 민첩 능력치가 30씩 증가합니다.]
 
 [신의 육체(SS - 패시브) - 1Lv(0%)
 = 대영웅 헤라클레스는 신들과 거인들조차 능가하는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힘, 민첩, 체력 능력치 100 증가.]
 
 ‘사기다······.’
 
 스킬을 배울 때 능력치를 올려주는 스킬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이렇게 능력치를 엄청나게 올려주는 스킬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종석이었다.
 
 ‘과연 SS급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구나. 자, 그러면 마지막!’
 
 [G급 스킬북 ‘파괴신 시바’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래.”
 
 [새로운 스킬 ‘파괴신 시바’를 습득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씩 증가합니다.]
 
 [칭호 ‘파괴신의 선택을 받은 자’를 획득하셨습니다.]
 
 [파괴신 시바(G - 액티브.) - 1Lv(0%)
 = 파괴신 시바의 힘으로 거인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며 동시에 적들을 파괴한다. 총 5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킬 레벨에 따라 다음 단계를 해방시킬 수 있다.
 = 1단계 : 거인의 갈비뼈를 만들어 사용자를 보호한다.
 - 모든 대미지 90% 감소.
 - 마나 소모 : 10초마다 20 소모.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1단계 해방.]
 
 ‘이건 철저하게 탱커 전문 스킬이네. 모든 대미지 90%감소라니. 거의 무적이나 다름없네.’
 
 100의 대미지를 받으면 90의 대미지가 사라지고 10의 대미지만 받는 거다. 이 정도면 최강의 탱커 스킬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다음은 칭호인가.’
 
 [칭호 : 파괴신의 선택을 받은 자
 = 공격력 2배 증가.]
 
 “이게 진짜네.”
 
 공격력 2배. 실로 간단한 옵션이지만 무시무시한 옵션이기도 했다. 공격력에 따라서 스킬의 위력도 바뀐다. 그것을 감안하면 스킬의 위력도 순식간에 2배로 증가시켜 주는 칭호였다.
 
 ‘역시 최고 등급 스킬.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
 
 90%의 대미지 감소에 공격력을 2배로 증폭시켜주는 칭호까지. 최고 등급의 스킬다웠다.
 
 “좋아. 그러면 이제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해 볼까.”
 
 그리고 종석은 엘릭 마을의 촌장을 찾아갔다. 어느 게임이 다 그러하듯이 처음 시작하면 찾아가는 사람은.
 
 “안녕하세요. 촌장님.”
 
 마을의 촌장이다.
 
 “오. 새로운 모험가인가?”
 
 “예. 그렇습니다.”
 
 “마침 잘되었군. 안 그래도 손이 부족했는데.”
 
 그리고 촌장은 바로 종석에게 나무로 된 몽둥이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걸로 바로 마을 외곽으로 가서 밭을 망치고 있는 파투들의 숫자를 좀 줄여주겠나?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이 튀어나왔는지 알 수가 없어.”
 
 “그렇게 하겠습니다.”
 
 [‘퀘스트 : 파투들의 숫자를 줄여라’를 수락하셨습니다.]
 
 [퀘스트 : 파투들의 숫자를 줄여라.
 = 상당히 큰 몸을 가진 펭귄과 비슷하게 생긴 몬스터 파투. 펭귄처럼 날지는 못하나 물고기 대신 마을 사람들이 힘들게 키운 작물들을 뜯어먹고 있다. 이 나쁜 파투들을 잡아서 마을 사람들의 작물을 보호하자.
 = 파투 10마리 사냥. (0/10)
 = 보상 : 초보자 무기.]
 
 [단단한 나무 막대기(D급)
 = 단단한 나무로 만든 막대기다. 이걸로 맞으면 매우 아프다.
 = 공격력 : 10.
 = 내구력 : 50/50]
 
 ‘딱 공략에서 말하던 그대로네.’
 
 파투를 잡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아무리 초보자 마을에서 처음 잡는 몬스터라고 하나, 괴물은 괴물. 초보자들이 혼자서 잡기에는 상당히 버겁다는 부분이 분명 있다.
 
 그냥 한두 대 치면 죽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컨트롤을 통해서 파투의 공격을 피하며, 최소 10대는 때려야 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지. 정보 창.”
 
 이름 : 이종석 - 1Lv.
 칭호 : 파괴신의 선택을 받은 자
 
 체력 : 1,000(+2,000)
 마나 : 200
 
 힘 : 50(+100) 민첩 : 50(+100) 체력 : 50(+100) 지능 : 20
 마나 : 20
 
 보너스 능력치 : 0
 
 “멋지네.”
 
 유저의 공격력은 능력치의 영향도 받는다. 물리 공격의 경우 힘과 민첩의 영향을 마법의 경우는 지능의 영향을 받아서 공격력에 추가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종석은 1레벨을 가뿐하게 뛰어넘는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다. 힘과 민첩이 50. 여기에 스킬 ‘신의 육체’ 효과로 추가로 100씩 증가했다.
 
 힘과 민첩이 각각 150이다. 거기다가 칭호의 효과로 무조건 공격력이 2배로 증가.
 
 “즉, 이런 잡몹들은 한 방이라는 거지.”
 
 종석은 자신의 부리로 땅을 파서 고구마를 먹으려고 하는 파투의 등 뒤로 전력을 향해 달려갔다. 종석의 민첩 능력치는 150.
 
 초보자 마을에서 보기 힘든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고, 파투가 인기척을 느끼고 뒤로 몸을 돌렸을 때 종석의 나무 막대기가 파투의 얼굴을 가격했다.
 
 퍽 소리와 함께 파투의 몸이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가며 뒹군다.
 
 [파투 한 마리를 처치하셨습니다. 퀘스트 완료까지 9마리 남으셨습니다.]
 
 “퀘스트 알리미 OFF.”
 
 [퀘스트 알리미를 OFF하셨습니다. 다시 작동시키고 싶을 때는 ‘퀘스트 알리미 ON’이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역시 한 방이네.”
 
 한 번의 평타에 파투가 죽은 것을 확인하자 종석은 미소 지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기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소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좋아. 남은 9마리도 빨리 잡아보자고!”
 
 그리고 종석은 열심히 움직여서 나무 막대기를 9번 휘둘렀다. 두 번은 없다. 파투 9마리를 9번의 공격으로 확실하게 처리했다. 그러자.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좋아.”
 
 레벨이 상승해서 생기는 보너스 능력치 6개. 이것으로 능력치를 올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종석은 일단 아껴두기로 했다.
 
 그리고 다시 마을로 돌아가 촌장을 찾아갔다. 촌장은 종석을 보더니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무슨 문제 있나?”
 
 “다 잡았습니다.”
 
 “벌써?!”
 
 촌장이 놀라더니 잠시 후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퀘스트 : 파투들의 숫자를 줄여라’를 완료하셨습니다.]
 
 [경이로운 속도로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이에 촌장이 당신을 그저 그런 모험하가에서 매우 잠재능력이 뛰어난 모험가로 보기 시작합니다.]
 
 [보상이 한 단계 좋아집니다.]
 
 “대단하군! 아주 대단해! 자네라면 분명 이 나라에 큰일을 할 사람이 될 거야. 그런 자네를 위한 내 특별한 선물이네!”
 
 [초보자의 고급 무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무기를 말씀하세요.]
 
 시스템 메시지에 잠시 고민하던 종석은 일단 자신의 능력치와 스킬에 가잘 잘 맞는 무기를 고르기로 했다.
 
 “둔기 주세요.”
 
 강력한 한 방. 동시에 상당히 빠른 공격 속도. 종석에게 딱 좋은 아이템이었다.
 
 [엘릭 마을 촌장으로부터 ‘초보자의 고급 메이스’를 건네받았습니다.]
 
 ‘대박이다! 이런 숨겨진 요소가 있을 줄이야.’
 
 설마 퀘스트를 빨리 완수하면 더 좋은 보상이 주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초보자의 고급 메이스(C급)
 = 강철로 만든 한손 둔기다. 끝부분의 무게가 무거워 타격점은 그곳이다. 정확하게 때리면 뚝배기고 나발이고 없다.
 = 공격력 : 80.
 = 내구력 : 270/270]
 
 ‘헉! C등급!’
 
 거기다가 공격력도 좋았다. 아이템을 확인한 종석은 입이 찢어져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촌장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런 종석을 보며 촌장 또한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고맙게 받아주니 내 마음이 한결 더 가볍군. 그보다 자네가 매우 뛰어난 실력을 가진 모험가니, 조금 특별한 부탁을 하고 싶은데. 괜찮겠나?”
 
 “네! 맡겨만 주십쇼!”
 
 “마을 외곽에 있는 파투들은 봤지?”
 
 “예.”
 
 “그 파투들의 대장을 잡아주게. 그리고 쓰러뜨렸단 증거로 그 녀석의 황금 부리를 가지고 와주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히든 퀘스트 : 파투 대장을 잡아라’를 수락하셨습니다.]
 
 “이번에도 빨리 잡아서 오면 좋겠군.”
 
 “최대한 빨리 오겠습니다. 그럼 갔다 오겠습니다.”
 
 그리고 종석은 마을 밖을 향해 전력을 다해서 달려 나갔다.
 
 ***
 
 파투 대장. 사실 이 몬스터를 잡는 퀘스트는 10레벨 정도 되어야 나오는 파티 퀘스트다. 최대 6명의 유저들이 서로 파티를 해서 잡는 몬스터가 바로 이 몬스터다.
 
 흔히 말하는 필드 보스 몬스터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걸 혼자 잡으란 말이지. 그것도 제한시간 내에 잡고 돌아가야 해.’
 
 [히든 퀘스트 : 파투 대장을 잡아라
 = 당신의 비범함을 본 촌장. 그런 당신에게 촌장은 한 가지 더 큰 시험을 내린다. 1시간 내에 파투 대장을 잡아서 황금 부리를 촌장에게 가져가자. 걸리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 큰 보상이 있을 수도?
 단, 무조건 혼자서 잡아야 한다.
 = 파투 대장 처치. (0/1)
 = 황금 부리 습득. (0/1)
 = 보상 : 연계 히든 퀘스트, ???]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
 
 종석은 자신 있었다. 분명 혼자서 잡기 매우 힘든 몬스터다. 당연하다. 애초에 파티 해서 잡으라고 만들어 놓은 보스 몬스터니 말이다.
 
 하지만 종석은 자신 있었다. 자신의 사기적인 능력치와 함께 자신은 몸빵에 특화되어 있는 스킬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일대일로 싸워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분명 파투 대장이 나타나는 곳이.’
 
 마을 밖의 있는 밭의 외곽. 마을에서 벗어나 숲에 진입하는 입구 쪽에 있다. 그곳에 파투 대장이 리젠되는 곳이다. 그리고 많은 유저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서 게임사는 하나의 조치를 취하는데, 퀘스트를 받은 유저만이 파투 대장을 타격할 수 있다. 다른 유저가 타격할 경우. 파투 대장의 공격을 받지만, 역으로 대미지를 입히는 것은 불가능.
 
 그렇기에 퀘스트가 없는 유저들은 파투 대장을 공격하지 않는다. 또한 파투 대장은 퀘스트를 받은 유저들의 수만큼 존재하기에 보스 리젠 가지고 싸울 일도 없다.
 
 ‘초보자 마을의 배려지.’
 
 어디까지나 초보자 마을에서만 있는 특별한 시스템이다. 이곳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필드 보스는 먼저 잡는 놈이 임자다. 그렇기에 자리와 순서를 가지고 툭 하면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파투 대장은 2m 정도 되는 거대한 펭귄이다. 황금색의 부리와 다른 파투들이 검은색 털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르게 붉은색의 털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일반적인 파투와 다르다.
 
 그리고 퀘스트를 받은 유저들은 파투 대장의 머리 위에 있는 자신의 이름을 보고 그 파투 대장이 자신의 퀘스트 몬스터라는 것을 알고 공격하면 된다.
 
 ‘저기 있다!’
 
 파투 대장들 사이에 있는 한 마리의 파투 대장. 다른 파투들 보다 좀 더 크고 좀 더 강해보이기는 했지만 그 파투 대장의 머리 위에 있는 ‘이종석’이라는 이름은 분명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간다!!! 펭귄 새끼야!!!”
 
 전력으로 달려가는 종석. 그런 종석을 보며 파투 대장이 울음소리를 내며 종석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종석은 파투 대장이 자신을 향해서 찌르는 부리를 옆으로 움직여서 피하며 파투 대장의 머리를 전력을 다해서 메이스로 내려쳤다.
 
 퍽! 이라는 소리와 함께 파투 대장의 몸이 휘청거렸다. 단 한 번의 공격에 상당히 많은 체력이 소모된 것이 보였다. 무려 40%의 체력이 소모되었으니 이론상 3대만 때리면 죽는 것이었다.
 
 “빨리 죽여주마!”
 
 1시간의 제한시간. 거기다가 빨리 가면 보상은 더 좋다는 퀘스트의 설명에 따라서 종석은 다시 한번 파투 대장을 향해서 메이스를 휘둘렀다.
 
 이번 공격도 머리를 노렸으나 파투 대장이 정신을 차리며 자신의 팔을 들어 올리며 종석의 공격을 방어했다. 그럼에도 파투 대장의 체력은 10%가 빠졌다.
 
 그사이 파투 대장이 다시 한번 부리로 종석을 노렸지만 종석의 눈에 파투 대장의 공격은 너무나도 느리게 보였다.
 
 이는 민첩 능력치의 상대적 차이에서 나타나는 일이었고, 파투 대장의 공격을 끝까지 보고 피할 수 있는 민첩 능력치를 가진 종석은 파투 대장의 공격을 다시 피하고 이번에는 뒤로 돌아가 뒤통수를 강하게 때렸다.
 
 “꾸엑!”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파투 대장의 몸이 앞으로 숙여졌다. 그리고 그사이 종석이 다시 한번 메이스를 높이 들어 올렸다가 전력을 다해서 파투 대장의 몸을 때리자 파투 대장의 몸이 힘없이 땅에 쓰러진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x 8.
 
 [파투 대장을 쓰러뜨렸습니다.]
 
 [황금 부리를 습득하셨습니다.]
 
 [촌장을 향해 빨리 돌아가세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겁니다.]
 
 “예이!”
 
 총 4번의 공격으로 파투 대장을 혼자서 잡아버린 종석. 그런 종석을 보며 주변의 다른 유저들이 놀라던 말든 종석은 전력을 다해서 마을의 촌장을 향해서 뛰어갔다.
 
 그리고 그가 촌장에게 도착하자 촌장이 놀란 얼굴로 숨을 헐떡이는 종석을 보며 말했다.
 
 “벌써 잡았는가?”
 
 “예! 황금 부리. 여기 있습니다.”
 
 종석이 인벤토리에서 꺼내 건네주는 황금 부리를 보며 촌장은 놀라며 말했다.
 
 “설마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올 줄이야. 자네 같은 모험가는 태어나 처음 보네!”
 
 [‘히든 퀘스트 : 파투 대장을 잡아라’를 완료하셨습니다.]
 
 [촌장은 경이로운 당신의 경이로운 능력에 감탄합니다.]
 
 [퀘스트 완수 등급은 G등급. 최고의 실력으로 최고의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촌장이 이에 알맞은 보상을 건넬 겁니다.]
 
 “대단하군. 대단해! 설마 내가 자네와 같은 모험가를 만나게 될 줄이야! 이거야말로 자네에게 어울리는 물건일 거야!”
 
 [엘릭 마을 촌장으로부터 ‘초보 용사의 목걸이’를 건네받았습니다.]
 
 [초보 용사의 목걸이(C급)
 = 초보 용사를 위해서 어떤 현자가 만든 목걸이. 초보 용사가 사용하기에 매우 적합한 목걸이다.
 = 마법 방어력 : 70.
 = 공격력 : 20.
 = 내구력 : 400/400]
 
 ‘미친! 공격력 증가 옵션이 붙은 목걸이! 이런 사기 아이템이 정녕 존재했는가!’
 
 “자네 능력의 끝을 알 수 없군. 그러니 또 다른 시험을 내보도록 하지.”
 
 “맡겨만 주십쇼!”
 
 “허허허. 목소리 한 번 우렁차군! 암, 자고로 남자라면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는 기본이지! 그런 의미에서 우리 마을을 벗어나면 있는 숲을 아는가? 파투 대장을 잡으면서 봤을 것 같은데.”
 
 “예.”
 
 “그곳에 살고 있는 보아탱들을 잡아주게.”
 
 “보아탱들이요?”
 
 “그래.”
 
 “알겠습니다.”
 
 “후후. 하지만 그냥 잡으라고 하면 너무 쉽지? 붉은 보아탱도 함께 잡아서 그 증거로 붉은 보아탱의 가죽을 가지고 오게나.”
 
 “이번에도 시간 제한이 있습니까?”
 
 “여기서 거기까지 오고 가는 시간도 있으니, 넉넉잡고 12시간이 시간 제한이네. 하겠는가?”
 
 “하겠습니다.”
 
 [‘히든 퀘스트 : 보아탱과 붉은 보아탱을 잡아라’를 수락하셨습니다.]
 
 [히든 퀘스트 : 보아탱과 붉은 보아탱을 잡아라.
 = 엄청난 능력으로 뛰어난 결과를 보여준 당신! 그런 당신의 한계를 알기 위해서 촌장이 다시 시험을 내었다. 촌장의 시험을 무사히 완수하자. 당연하지만 혼자서 해야 한다.
 = 보아탱 처치. (0/50)
 = 붉은 보아탱 처치. (0/1)
 = 붉은 보아탱의 가죽. (0/1)
 = 제한 시간 12시간.
 = 보상 : 연계 히든 퀘스트, ???]
 
 “그러면 지금부터 시작일세!”
 
 촌장의 말에 종석은 다시 마을 밖을 향해서 전력을 다해서 달렸다. 보아탱은 멧돼지라고 보면 되는 몬스터다. 단지 일반 멧돼지들 보다 조금 더 크고, 어금니 2개와 함께 이마에 뿔까지 달린 멧돼지라고 보면 된다.
 
 ‘적정 사냥 레벨은 7레벨 이상 6명의 파티.’
 
 보통 여러 가지 스킬도 배우고, 파티를 해서 잡으러 가는 몬스터지만, 종석은 달랐다. 퀘스트 조건에 쓰여 있듯이 무조건 혼자서 해야 하는 퀘스트였다. 거기다가 스킬은 없었지만 이미 충분히 사기적인 능력치와 칭호 옵션이 있었다.
 
 ‘거기다가 템빨도 있고.’
 
 무기 공격력 80. 거기에 목걸이에 있는 옵션으로 인해서 공격력 추가로 20증가. 합쳐서 공격력 100이다. 여기다가 칭호로 인해서 2배로 공격력이 증가하면 200이다.
 
 평타 공격력이 능력치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200이나 되는 초보자는 초보자 마을에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여기에 150이란 수치를 가진 힘과 민첩 능력치를 더하니.
 
 초보자 마을에서 볼 수 없는 괴랄한 공격력을 가진 캐릭터가 지금의 종석이었다.
 
 “하아. 젠장! 숨이 차는 것까지 재현하지 말라고! 망할 게임사들!”
 
 촌장이 있는 곳에서 파투들이 있는 곳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가야 한다. 거기서 파투 대장이 있는 곳 까지 추가적으로 1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즉, 왕복 40분은 걸어야 한다. 그 거기를 전력 질주로 왔다 갔다 했으니 지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마 체력 능력치가 높아서 숨이 차올라도 달릴 수 있는 거치 체력 능력치가 낮았다면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숲의 입구까지 가자. 그리고 거기서 좀 쉬었다가 가야겠다.’
 
 그리고 숲의 입구가 있는 곳을 향해 종석은 이를 악물고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후우. 후우.”
 
 크게 심호흡을 하며 종석은 숲 입구 부근에 나타나는 파투 대장을 잡고 있는 유저들을 보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털어냈다.
 
 ‘나도 이 3개의 스킬이 나오지 않았다면 저러고 있겠지?’
 
 호흡, 신의 육체, 파괴신 시바. 이 3개의 스킬이 있기에 지금 종석은 남들과 전혀 다른 출발선에서 출발해서 전혀 다른 길로 나아가고 있었다.
 
 ‘분명 지금 랭커들 중에서는 나 같이 스킬이 대박 난 놈들도 있을 거란 말이지.’
 
 자신이야 캐릭터 지우고 만들기를 3번 반복하고 마지막 4번째에 리세마라를 성공했다고 하지만, 운이 좋은 사람들은 처음에 성공한 사람들도 있을 거다.
 
 그 성공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분명 S급 이상의 스킬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종석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의 랭커라고 불리는 네임드 유저들이라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된다. 그래서 돈을 벌 거다.’
 
 인터넷 방송. 혹은 동영상 업로드를 통해서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는 시대, 게임 하나 잘하는 것도 엄청난 능력이었다. 종석의 목표가 바로 이것이었다.
 
 게임을 전문적으로 하는 인터넷 방송 제작자. 여러 가지 정보도 알려주고, 공략법도 설명하고 그런 영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지만 일단은 그게 목표기는 하다.
 
 “정 안 되면, 내가 전투하는 영상만 편집해서 올려야지.”
 
 자신의 스킬과 강함. 이것들이 합쳐진 전투 영상만 편집해서 올려도 충분히 조회 수가 나올 것이라는 것이 종석의 생각이었다.
 
 ‘거기다가 좋은 아이템들을 선점해서 그것들을 팔아도 되고.’
 
 게임이 오픈한 지 고작 한 달 밖에 되지 않기에 시중에 풀린 C등급 아이템도 극소수다.
 
 지금 종석이 가진 목걸이 같은 경우는 현금 거래가 가능한 게임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매장에 올리면 족히 수백만 원. 어쩌면 천만 원 단위까지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종석은 자신의 장밋빛 인생을 꿈꿀 수 있는 것이었다.
 
 ‘많은 건 안 바란다. 내 집. 그리고 평생 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돈. 그것만 벌자.’
 
 “좋아. 그럼 가볼까.”
 
 호흡이 고르게 변한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종석은 숲의 입구를 통해서 숲으로 들어갔다. 보아탱은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지만, 한 마리, 한 마리가 상당히 강하기에 조심해서 잡아야 하는 몬스터다.
 
 특히 보아탱의 돌진을 정면에서 맞으면 곧바로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보아탱의 공격력은 놀랍다.
 
 ‘스킬 실험하기에 딱 좋지.’
 
 모든 대미지를 90%나 감소시켜주는 G급 스킬인 ‘파괴신 시바’. 이 스킬을 실험하기에 보아탱은 딱 좋은 실험 재료였다.
 
 “꾸릉.”
 
 “왔다.”
 
 보아탱의 소리에 종석은 자신의 앞에서 자신을 마주보며 발로 땅을 문지르고 있는 보아탱을 바라보았다.
 
 “덤벼라. 돼지야.”
 
 종석의 말에 보아탱이 포효하며 전력을 다해서 종석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종석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파괴신 시바.”
 
 [파괴신 시바를 사용합니다. 1단계 사용 중. 10초마다 마나 20을 소모합니다.]
 
 [최초로 신의 힘을 사용하셨습니다.]
 
 [파괴신 시바가 다른 신들을 제치고 자신의 힘을 최초로 사용한 유저가 등장한 사실에 기뻐하며 미소를 짓습니다.]
 
 [스킬 ‘파괴신 시바’의 레벨이 1상승합니다.]
 
 ‘오? 이런 보너스가!’
 
 종석이 갑작스러운 보너스에 감탄하고 있을 때, 종석의 몸에서 뿜어진 검은색의 오라가 갈비뼈가 되어서 종석의 몸을 보호했다.
 
 그리고 그 갈비뼈를 향해서 보아탱의 머리가 충돌했다. 그 충격에 종석의 몸이 뒤로 조금 물러났다.
 
 [보아탱으로부터 20의 대미지를 받았습니다.]
 
 “와. 90% 감소해도 20이나 대미지가 들어오네. 이래서 제대로 맞으면 바로 한방에 죽을 수도 있다는 거구나.”
 
 제대로 공격을 받았다면 200이란 대미지가 들어 온 것이었다. 최대 체력을 늘리는 능력치인 ‘체력’ 능력치 1당 체력이 20씩 증가한다고 생각하면, 체력에 보너스 능력치를 추가하지 않은 유저는 한 방에 죽기에 충분한 대미지였다.
 
 “하지만 나는 아니지!”
 
 검은색의 갈비뼈의 보호를 받으며 종석은 손에 들린 메이스로 보아탱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꾸에엑!”
 
 한 번의 공격에 보아탱이 비틀거리자 그런 보아탱을 쫓아가서 다시 한번 머리를 내려찍자 보아탱은 그 자리에서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좋아. 2방이란 말이지.”
 
 그리고 종석은 파괴신 시바 스킬을 해제하였다.
 
 “레벨이 올랐는데, 어떻게 변화했으려나.”
 
 [파괴신 시바(G - 액티브.) - 2Lv(0%)
 = 파괴신 시바의 힘으로 거인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며 동시에 적들을 파괴한다. 총 5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킬 레벨에 따라 다음 단계를 해방시킬 수 있다.
 = 1단계 : 거인의 갈비뼈를 만들어 사용자를 보호한다.
 - 모든 대미지 91% 흡수.
 - 마나 소모 : 11초마다 20 소모.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1단계 해방.]
 
 ‘오. 대미지 흡수 91%로 1%증가. 거기에 11초마다 마나 20소모로 바뀌었네.’
 
 효과가 더 좋아졌다. 마나 소모가 더 늘어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종석은 미소가 지어졌다.
 
 “좋아. 그러면 계속 가볼까.”
 
 그 이후로 나타난 보아탱을 잡을 때, 종석은 파괴신 시바를 사용하지 않았다.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분명 보아탱은 강한 몬스터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돌진이 무섭다는 거지. 그것만 피하고 나면 빈틈투성이인 몬스터가 보아탱이기도 했다.
 
 보아탱의 돌진을 옆으로 피하며 메이스로 보아탱의 옆구리를 때린다. 그리고 그 공격에 보아탱이 잠깐 주춤 거릴 때, 다시 연타를 가하여 확실하게 죽인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지만 종석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강력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머리를 때리지 못해도 보아탱을 공격할 때 3번 이상 공격하지 않았다.
 
 2~3번의 공격만으로 보아탱을 죽일 수 있었으니, 보아탱의 사냥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빠르게 보아탱 50마리를 죽인 종석은 붉은 보아탱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보아탱의 필드 보스 몬스터라고 보면 된다. 당연히 이것도 잡는 퀘스트가 있으며 초보자 마을에서 잡는 필드 몬스터들 중에서 두 번째로 필드 보스이기도 했다.
 
 ‘나는 그걸 혼자 잡아야 한단 말이지. 이거 다음 퀘스트가 뭔지도 대충 예상이 가네.’
 
 보아탱을 잡은 다음 초보자 마을에서 잡는 몬스터는 고블린이다. 그리고 초보자 마을에서 잡는 필드 보스 몬스터들 중에서 가장 강한 몬스터가 바로 고블린 전사다.
 
 종석이 생각하기에 이 퀘스트를 완료한 다음에 바로 다음에 잡아야 할 몬스터와 필드 보스 몬스터로 예상되는 몬스터가 바로 고블린과 고블린 전사였다.
 
 이 흐름대로라면 고블린과 고블린 전사 말고 잡을 몬스터가 없기 때문이었다.
 
 ‘히든 퀘스트니 또 모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건 아마 고블린과 고블린 전사를 잡고 나서 주겠지.’
 
 다년간의 게임 경력을 통해서 다음에 이어질 퀘스트를 추리를 끝낸 종석은 붉은 보아탱이 리젠되는 장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쓰인 붉은 보아탱을 보고는 미간을 찡그렸다. 다른 붉은 보아탱들 보다 1.5배는 더 컸고, 심지어 이마의 뿔도 2개인 다른 붉은 보아탱들과 다르게 3개. 거기에 꼬리는 2개였다.
 
 딱 봐도 특별한 용도로 만들어진 보스 였다. 그리고 그 특별 용도는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하긴, 쉬우면 개나 소나 받을 수 있는 퀘스트겠지. 파괴신 시바.”
 
 종석의 몸에서 뿜어진 검은색 오라가 갈비뼈를 만들며 종석의 몸을 보호한다. 그리고 종석을 발견한 붉은 보아탱이 크게 포효하며 종석을 향해서 전력을 다해서 돌진했다.
 
 안 그래도 보통 보아탱보다 1.2배 정도 큰 붉은 보아탱이 다시 1.5배 더 커졌으니 지금 종석을 향해서 달려오는 붉은 보아탱은 정말로 그 덩치가 거대했다.
 
 그런 거대한 괴물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은 엄청나게 무서운 모습이다. 하지만 종석은 다리에 힘을 꽉 주고 양손에 힘을 주고 메이스를 높이 들어 올렸다.
 
 ‘타이밍을 맞추는 거다. 이미 보아탱들 잡으면서 해봤으니까, 성공할 수 있을 거다. 실패해도 안 죽으니까 상관없어.’
 
 “저 미친놈 뭐 하는 거야?!”
 
 “야! 피해!”
 
 주변에 붉은 보아탱을 잡기 위해서 기다리던 유저들이 오히려 종석에게 위험하다고 외쳤다. 하지만 종석은 끝까지 자리에 서서 자신에게 달려오는 거대한 붉은 보아탱을 보았다.
 
 ‘지금이다!’
 
 “흐읍!”
 
 콰아앙!
 
 양손으로 잡은 메이스를 전력을 향해서 내려찍었고 동시에 거대한 붉은 보아탱의 머리와 충돌했다.
 
 ***
 
 “크윽.”
 
 엄청난 충격에 몸이 뒤로 날아가 땅에 떨어진 종석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자신의 눈에 보이는 시스템 메시지를 보았다.
 
 [붉은 보아탱 으로부터 187의 대미지를 받았습니다.]
 
 ‘대미지 한번 살벌하네.’
 
 고작 9%의 대미지를 받았다. 그런데 그 9%의 대미지가 187이라는 말은 파괴신 시바가 없었다면 돌진 2방이면 종석은 죽는다는 소리였다.
 
 “푸우!”
 
 자신의 돌진을 맞고 다시 일어나는 종석이 마음에 안 드는 건지. 아니면 종석의 공격을 제대로 맞아서 어지러워 그러는 건지 거대한 붉은 보아탱은 크게 숨을 내쉬더니 다시 종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것을 보며 종석도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오냐. 누가 더 단단한지 한번 해보자!”
 
 그리고 종석도 거대한 붉은 보아탱을 향해 달려갔고, 점프를 하고 전력을 다해서 거대한 붉은 보아탱의 머리를 향해서 메이스를 내려찍었다.
 
 동시에 거대한 붉은 보아탱의 머리에 있는 뿔에 제대로 맞은 종석의 몸은 아까보다 더욱 멀리 뒤로 날아가 땅에 떨어졌다.
 
 [붉은 보아탱으로부터 241의 대미지를 받았습니다.]
 
 “젠장. 이걸 어떻게 잡으라고 퀘스트로 내놓은 거야!”
 
 그렇게 외치며 종석은 다시 거대한 붉은 보아탱을 향해서 달려갔다. 이는 거대한 붉은 보아탱도 마찬가지였다. 서로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
 
 아까의 2번의 충돌이 발생했던 것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종석은 다시 정면충돌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급히 몸을 옆으로 피했고 종석이 있던 자리를 거대한 붉은 보아탱의 몸이 지나가는 그 순간.
 
 종석은 거대한 붉은 보아탱의 옆구리를 전력을 다해서 때렸다. 갑작스러운 회피와 역습에 대비가 안 되어 있던 거대한 붉은 보아탱은 종석의 기습에 비명을 지르며 비틀 거렸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종석은 거대한 붉은 보아탱의 옆구리가 아닌 한쪽 다리를 향해 전력으로 메이스를 휘둘렀다.
 
 빠각!
 
 “꾸에에엑!”
 
 뼈가 부러지는 살벌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붉은 보아탱의 비명 소리가 숲에 울려 퍼진다. 하지만 종석은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서 자신이 공격했던 다리를 다시 한번 공격해서 확실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사이 머리를 움직이며 종석의 옆구리를 강타한 거대한 붉은 보아탱이지만 종석의 몸을 보호하는 갈비뼈에 의해서 종석은 크게 대미지를 받지 않았다.
 
 “움직이지 못하는 멧돼지는 샌드백이나 마찬가지지!”
 
 한쪽 다리가 완전히 부러져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 거대한 붉은 보이탱을 향해 돌진하며 종석은 거대한 붉은 보이탱의 몸 곳곳을 향해서 메이스를 휘둘렀다.
 
 그때마다 머리를 움직이고 2개의 꼬리를 휘두르고 하며 최대한 저항을 하는 거대한 붉은 보아탱이지만, 4발로 움직이는 짐승이 한쪽 다리를 아예 못 쓴다는 것은 큰 페널티였다.
 
 퍽!
 
 제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거대한 붉은 보아탱을 마음껏 두들겨 패는 종석. 하지만 그런 종석을 향해 간간히 거대한 붉은 보아탱도 반격을 해왔지만, 파괴신 시바, 이 스킬에 의해서 그 대미지가 대폭 감소되다 보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다. 문제는······.
 
 ‘마나가 너무 빨리 소모된다.’
 
 싸움을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지금 종석에게 남은 마나는 70도 안 되었다. 그렇기에 종석은 더욱 열심히 거대한 붉은 보아탱을 때리고 또 때렸고.
 
 남은 마나가 24로 변한 종석이 보너스 능력치 모두를 마나에 투자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x 9.
 
 [붉은 보아탱을 쓰러뜨렸습니다.]
 
 [붉은 보아탱의 가죽을 습득하셨습니다.]
 
 [20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지금부터 전직이 가능합니다.]
 
 보아탱 50마리를 잡으며 레벨이 1 상승한 종석이었는데 이번에 9레벨이 한 번에 오르며, 전직 가능한 레벨에 도달했다.
 
 [스킬 ‘신의 육체’의 레벨이 1 상승합니다.]
 
 [스킬 ‘호흡’의 레벨이 1 상승합니다.]
 
 “으아. 잡았다!”
 
 종석은 가볍게 환호하며 가루로 사라지는 붉은 보아탱의 시체를 보고서는 파괴신 시바를 해제하고 숲을 나가는 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퀘스트 완료에 걸리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보상은 커진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에 죽을힘을 다해서 촌장이 있는 곳까지 달렸고 숨이 턱에 차올랐을 때, 그는 촌장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숨을 헐떡이면서 종석은 말 대신에 인벤토리에 있는 붉은 보아탱의 가죽을 건네주며 대신 의사를 표현했고 이에 촌장은 웃으며 말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게나, 자네가 일찍 돌아온 것을 인정해 줄 테니 말이야.”
 
 [‘히든 퀘스트 : 보아탱과 붉은 보아탱을 잡아라’를 완료하셨습니다.]
 
 [촌장은 경이로운 당신의 경이로운 능력에 이제 어이가 없어 합니다.]
 
 [퀘스트 완수 등급은 G등급. 최고의 실력으로 최고의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촌장이 이에 알맞은 보상을 건넬 겁니다.]
 
 완수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종석은 미소 지으며 일단 호흡이 안정되기를 기다렸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종석은 촌장에게 말했다.
 
 “후우. 또 무엇을 해야 합니까? 촌장님.”
 
 “으음. 본래는 고블린과 고블린 전사를 잡도록 할 생각이었지만, 자네의 능력을 내가 너무 과소평가한 모양일세. 그래서 그 시험은 건너 띄고 바로 마지막 시험으로 가지. 아 그 전에, 시험을 훌륭하게 통과한 자네에게 주는 나의 선물일세.”
 
 [엘릭 마을 촌장으로부터 ‘스킬북 : 용사’를 건네받았습니다.]
 
 ‘스킬북? 좋은 건가?’
 
 [스킬북 : 용사(SS - 패시브)
 = 과거에서부터 사람들을 구하던 용기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우리는 용사라고 부른다.
 = 스킬 습득 시, 칭호 ‘초보 용사’ 획득.]
 
 ‘여기서 SS급 스킬북이라고?!’
 
 갑작스러운 대박에 종석은 기뻐하는 표정을 도저히 숨기지 못하며 자신의 손에 있는 스킬북을 바라보았다.
 
 “허허허. 기쁜 모양이군.”
 
 “예! 아주 최고입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다행이야. 그러면 바로 내가 자네에게 줄 마지막 시험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사실 이 마을에 있는 저기 있는 작은 신전에는 하나의 비밀이 있네.”
 
 “비밀이요?”
 
 “신전 안에는 과거 용사님이 봉인해 두었던 악마 하나가 살고 있지. 우리로서는 그저 봉인해 두는 것이 최선이기에 지금까지 손을 쓸 수 없었지만, 자네라면 그 악마를 처치할 수 있을 것 같군. 고로 그 악마의 처치를 부탁하고 싶네.”
 
 “맡겨주십쇼. 꼭 해내겠습니다.”
 
 [‘히든 전직 퀘스트 : 봉인된 악마를 잡아라’를 수락하셨습니다.]
 
 “그 악마를 잡으면, 그 악마를 봉인하고 있던 성창을 가져다주게나.”
 
 “예!”
 
 “그리고 이건 내가 특별히 빌려주는 걸세.”
 
 그리고 촌장은 종석에게 갑옷 하나를 건네어주었다.
 
 [용사의 갑옷(G급)
 = 과거 용사가 사용하던 갑옷, 여러 신들의 축복과 드래곤들의 비늘과 뼈, 최고의 광석들까지 함께 사용된 감히 지상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갑옷이다.
 = 물리 방어력 : 10,000(봉인중)
 = 마법 방어력 : 10,000(봉인중)
 = 공격력 : 10,000(봉인중)
 = 내구력 : 파괴 불가.
 = 착용 조건 : 스킬 ‘용사’를 익힌 자.]
 
 ‘허업! 말도 안 돼. 이런 아이템이 존재한다고?’
 
 “그 갑옷을 입고 싸운다면 지금의 자네라고 해도 악마와 싸울 수 있을 거야. 성창으로 인해서 힘의 대부분이 봉인된 상태이니 말이야.”
 
 “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는 곤란하네. 무조건 쓰러뜨려야 하지.”
 
 “예! 무조건 쓰러뜨리겠습니다!”
 
 “좋네. 그러면 그 스킬을 먼저 익히게나. 그래야 착용이 가능할 테니까.”
 
 “예!”
 
 [SS급 스킬북 ‘용사’를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래.”
 
 [새로운 스킬 ‘용사’을 습득하셨습니다.]
 
 [칭호 ‘초보 용사’를 획득하셨습니다.]
 
 [칭호 : 초보 용사
 = 모든 스킬의 경험치 획득량 30% 증가.
 = 특정 상대를 제외한 모든 NPC에게 일정한 호감도를 가진다.
 = 용사 전용 퀘스트 발생.]
 
 ‘사기다! 이런 사기 칭호가!’
 
 모든 스킬의 경험치 획득량 30% 증가. 이건 엄청난 혜택이었다. 그가 기존의 가지고 있던 파괴신의 선택을 받은 자와 비교하면 종석은 오히려 이 칭호를 선택할 정도였으니 말 다한 것이다.
 
 ‘스킬도 이 정도 수준인건가?’
 
 [용사(SS - 패시브) - 1Lv(0%)
 = 아무리 무서워도 언제나 남들보다 한 발 앞으로 나서서 맞서 싸우는 용기를 가진 자. 우리는 그런 사람을 용사라 부른다.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모든 스킬 경험치 획득량 20% 상승.]
 
 “로또 사러 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며 종석은 용사의 갑옷을 착용했다.
 
 ***
 
 “자, 그러면 따라오게나.”
 
 용사의 갑옷을 착용한 종석을 데리고 촌장은 마을에 한편에 있는 작은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신전 안에 있던 신부가 촌장을 보더니 그 뒤에 따라온 종석을 보고 살짝 놀라며 말했다.
 
 “그 사람이 당신이 선택한 후인입니다.”
 
 “그러네. 이 모험가라면 분명 우리가 못 다한 일을 해줄 거야.”
 
 “으음.”
 
 그리고 신부가 종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파괴신 시바님의 선택을 받았으며 거기에 또 정체불명의 거대한 힘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용사의 길을 걸어간 다라. 참 재미있는 용사가 탄생할 것 같군요.”
 
 그리고 그가 발을 한번 구르자 신전 바닥에 마법진이 나타나더니 3사람의 모습이 순식간에 신전에서 사라졌고, 세 사람이 다시 나타난 곳은 어느 거대한 문 앞이었다.
 
 “이 문 너머에 봉인되어 있는 악마가 있습니다. 아무리 약해졌다고는 하나, 그렇게 만만한 상대는 아닐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만약 죽는다면, 기존의 익히고 있던 ‘용사’ 스킬과 칭호 ‘초보 용사’가 사라지게 되고 다시는 자격을 얻을 수 없으며 또한 악마의 저주로 인해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할 겁니다. 그럼에도 도전하시겠습니까?”
 
 “예! 도전하겠습니다.”
 
 “좋은 용기입니다. 그러면 무운을 빌겠습니다.”
 
 신부의 말이 끝나자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석은 침을 삼키며 그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며 새로운 퀘스트를 확인해 보았다.
 
 [히든 전직 퀘스트 : 봉인된 악마를 잡아라.
 = 촌장의 마지막 시험이다. 자신의 힘을 그리고 용기를 증명하자.
 = 봉인된 악마 처치. (0/1)
 = 보상 : 히든 직업 ‘용사’로 전직.
 = 실패시 : 모든 능력치 영구적으로 70씩 감소, 레벨 1로 강제 하향(기존의 레벨을 복구할 때까지 보너스 능력치 없음), 스킬 ‘용사’, 칭호 ‘초보 용사’ 삭제, 두 번 다시 전직 시도 불가.]
 
 ‘실패 시 페널티 봐라. 살벌하네.’
 
 그리고 종석은 스킬 레벨이 상승한 2개의 스킬을 살펴봤다.
 
 [신의 육체(SS - 패시브) - 2Lv(0%)
 = 대영웅 헤라클레스는 신들과 거인들조차 능가하는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힘, 민첩, 체력 능력치 100 증가.]
 
 [호흡(S - 패시브) - 2Lv(1%)
 = 호흡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올바른 호흡을 통해서 천지의 기운과 소통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천지인의 완성이다.
 = 10초마다 체력, 마나 12씩 회복.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30초마다 체력, 마나 10씩 회복.]
 
 ‘신의 육체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호흡은 회복되는 양이 2 증가했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했다. 거기다가 상대는 악마. 말도 안 되는 사기 아이템을 건네줄 정도의 난이도가 높은 보스다. 그렇기에 종석은 결정을 내렸다. 지금까지 모아 둔 보너스 능력치를 모두 사용하기로 말이다.
 
 ‘전부 마나에 올인이다.’
 
 파괴신 시바. 이 스킬을 사용하며 버텨야 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드는 종석이기에 망설임없이 마나 수치를 최대한 높였다.
 
 “호오. 이건 또 다른 제물인가? 최근 들어서 자주 들어오는 것 같은데?”
 
 문을 열고 들어간 방안은 어둠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어둠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너무나도 지금의 분위기에 잘 맞는 공포심을 절로 자극하는 목소리였다.
 
 “으음. 또 그 갑옷을 보니 내 심장에 박혀 있는 창이 날뛰는군. 기분이 더러워. 좋다. 이번에는 특별히 진정한 고통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죽여주도록 하지.”
 
 그리고 동시에 사방에서 불꽃들이 피어오르며 방안이 밝아졌다. 방의 중심에는 가슴에 2m의 흰색으로 된 창이 박혀 있는 미남이 서 있었다.
 
 “확실하게 죽여주마.”
 
 [악마의 살기가 당신의 정신을 지배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99% 감소합니다.]
 
 [모든 공격력이 99% 감소합니다.]
 
 [모든 방어력이 99% 감소합니다.]
 
 엄청난 디버프에 종석이 당황해하고 있을 때, 종석이 입고 있던 갑옷이 강렬한 빛을 내뿜었다.
 
 [신의 축복이 모든 약화 현상을 무효화합니다.]
 
 “역시 G등급 아이템. 사기다.”
 
 “쯧. 저 갑옷은 정말로 마음에 안드는군. 하지만 뭐 상관없지. 이대로 죽여 버릴 거니까!”
 
 그리고 악마가 빠른 속도로 종석에게 다가와 자신의 손을 휘둘렀다. 종석의 민첩 능력치로도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였기에 종석은 겨우겨우 몸을 숙이며 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호오. 피해? 한 번에 팔 하나는 가져갈 생각으로 했는데, 아무래도 이번에는 조금 쓸 만한 놈이 온 것 같군. 좋아. 가지고 놀 맛이 있겠어.”
 
 그리고 악마가 다시 움직인다. 이에 종석은 바로 스킬을 발동했다.
 
 “파괴신 시바!”
 
 종석의 몸에서 솟구치는 검은색의 오라가 갈비뼈가 되었고, 종석의 몸을 보호한다. 동시에 악마의 주먹이 그 갈비뼈에 충돌하자 악마는 인상을 찌푸렸고 종석은 들어오는 대미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악마로부터 7의 대미지를 받았습니다.]
 
 1만의 방어력을 가진 방어구를 착용하고 거기다가 추가로 91%의 대미지 감소. 그 결과가 이것이었다. 7의 대미지.
 
 종석의 최대 체력이 3천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적은 체력이 깎인 것이다.
 
 “파괴신 시바. 그 녀석의 힘이로군. 이것 참 웃기는군. 파괴 그 자체인 신의 선택을 받은 자를 용사로 만들어? 하! 시간이 흐르더니 그놈들이 모두 미친 것 같구나!”
 
 “알 바 아니고 넌 얌전히 내 경험치가 되어야겠다!”
 
 종석은 자신감을 얻고 악마를 향해서 메이스를 휘둘렀다. 종석의 메이스를 보며 악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메이스를 피했는데, 완벽하게 피하지는 못했기에 몸의 일부가 메이스에 스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빠르네.’
 
 이동 속도가 확실하게 빨랐다. 지금까지 잡은 몬스터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장기전으로 가면 내가 무조건 진다.’
 
 파괴신 시바는 마나를 너무 많이 잡아먹는 스킬이었다. 아무리 최대 마나를 1,340까지 늘렸다고 하나 장기전은 절대로 좋은 것이 아니었다.
 
 이에 종석은 악마를 향해서 몸을 날렸다. 종석의 돌진에 악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감히 하찮은 인간 따위가 이 몸에게 공격을 가하겠다는 거냐!”
 
 분노한 악마가 종석을 향해서 손을 휘둘렀고, 그 공격을 종석은 그대로 맞아주면서 동시에 메이스를 악마의 얼굴을 후려쳤다.
 
 둘 다 동시에 맞은 공격. 하지만 명백하게 악마의 손해였다. 종석에게 들어온 대미지는 고작 11. 하지만 그에 반해서 악마는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이익!! 감히 이 몸에게 피를 흘리게 해? 죽여 버리겠다! 인간 놈!!!”
 
 더욱 분노한 악마가 종석에게 달려들며 손과 발을 이용해서 마구잡이 공격을 가하였다. 그 속도가 워낙에 빨라서 종석은 피할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종석이 선택한 것은 몸빵이다. 악마의 공격을 모두 맞아주면서 종석은 종석 나름대로 계속해서 악마를 공격했다.
 
 메이스에 맞을 때 마다 악마도 주춤거렸는데, 이는 갑옷의 영향도 있지만 칭호의 힘이 컸다. 1만이라는 공격력은 안 그래도 강력한데 칭호의 힘으로 이 공격력이 2배가 되었다.
 
 100%였던 악마의 체력은 쭉쭉 감소할 수밖에 없었고, 어느 사이 40%까지 떨어지자 악마는 안 되겠다고 생각되었는지 마구잡이로 공격하던 것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으드드득! 이 망할 창만 없었어도!”
 
 자신의 가슴에 박혀 있는 흰색의 창. 그것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악마를 보며 종석은 대꾸도 하지 않고 물러난 악마를 향해 돌진하며 메이스를 휘둘렀다.
 
 그런 종석의 모습에 악마는 분통을 터뜨렸으나, 악마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온갖 욕을 하며 종석을 공격하던 악마는 체력이 15%까지 떨어지자 종석에게 외쳤다.
 
 “잠깐!!! 나와 이야기를 하자!”
 
 악마의 외침에 종석은 환한 미소와 함께 메이스를 들고 있지 않은 왼손을 들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엿이나 먹어라!”
 
 “나를 여기서 풀어주면 얌전히 지옥으로 돌아가겠다! 그리고 동시에 너에게 큰 선물을 주겠다!!!”
 
 “네가 세계를 전부 준다고 해도 거절한다. 이 새끼야!”
 
 모든 게임이 그러하듯이 악마의 꼬임에 넘어가서 제대로 된 것을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을 잘 알기에 종석은 바로 악마의 입을 향해서 메이스를 휘둘렀고 악마는 부러지기 직전인 자신의 팔을 들어 그 공격을 막았다.
 
 그리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악마의 팔이 꺾일 수 없는 방향으로 꺾였다. 그 고통에 악마가 움직임이 멈추자 종석은 빠르게 메이스를 휘두르며 공격을 이어갔다.
 
 강한 한 방보다는 최대한 빠르게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힘을 빼고 움직이는 데 집중하자 악마는 제대로 공격을 피하지도 못 하고 속수무책으로 종석의 공격에 당해야 했다. 그리고······.
 
 퍽!
 
 악마의 체력을 0%로 만드는 최후의 일격이 가해지자 악마는 원망 가득한 눈으로 종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찮은 인간에게 죽다니······.”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악마의 몸이 가루가 되며 사방에 흩날리고 사라졌다.
 
 [최초로 고위 악마 사냥에 성공하셨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이룬 당신을 보며 여러 신들이 감탄합니다. 그들은 이제부터 당신을 주목할 겁니다.]
 
 [모든 스킬의 레벨이 1씩 상승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30씩 상승합니다.]
 
 [성창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 촌장과 신부와 이야기를 나눠 퀘스트를 마무리하십쇼.]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종석은 환한 미소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흰색 창을 주우며 말했다.
 
 “로그아웃 하면 당장 로또 사러 가야겠다.”
 
 행운의 여신에게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받는 중인 종석이었다.
 
 
 
 제3장 본래 시작은 미약(?)한 법
 
 
 
 들어왔던 길을 통해 그대로 밖으로 나가자 계속 기다리고 있던 촌장과 신부가 종석의 손에 들린 창을 보며 말했다.
 
 “쓰러뜨렸는가?”
 
 “예, 성공했습니다.”
 
 “오오, 드디어!”
 
 [‘히든 전직 퀘스트 : 봉인된 악마를 잡아라’를 완료하셨습니다.]
 
 [히든 직업 ‘용사’로 전직합니다.]
 
 ‘응? 끝? 이게 끝이라고?’
 
 일반 직업으로 전직을 해도 능력치의 보너스를 주는데 무려 히든 직업인 용사가 아무것도 없는 반응에 종석은 당황했다.
 
 “드디어 악마가 사라졌군. 이걸로 이제 마지막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겠어.”
 
 신부의 말에 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네. 자네가 정말로 수고했어. 고생 많았네.”
 
 촌장의 말에 종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닙니다. 모두 촌장님의 가르침 덕분이죠. 그리고 이것들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용사의 갑옷과, 손에 들린 창을 촌장에게 돌려주자 촌장은 그것들을 소중하게 만지며 말했다.
 
 “후우. 이건 전대 용사께서 사용하시던 물건들이지. 이제 드디어 그분에게 다시 돌려드릴 수 있겠어.”
 
 그리고 어딘가로 물건들을 사라지게 한 촌장이 종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일단 마을로 돌아가서 마저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
 
 그 말과 함께 촌장이 손가락을 튕기자 세 사람은 초보자 마을에 있는 작은 신전의 안으로 다시 이동되었다.
 
 ‘역시 특별한 NPC구나. 촌장하고 이 신부.’
 
 지금까지 이 둘이 특별하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존재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었는데, 이런 엄청난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존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괜히 이야기를 길게 할 것 있나? 전해줄 것 빨리 전해주게나. 저 친구도 자기 갈 길을 가야지.”
 
 신부의 말에 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야지. 이것을 받아주게. 전대 용사께서 사용하시던 스킬들 중 하나일세.”
 
 [엘릭 마을 촌장으로부터 ‘스킬북 : 용사의 일격’을 건네받았습니다.]
 
 [스킬북 : 용사의 일격(S - 액티브)
 = 전대 용사가 사용하던 스킬. 강한 힘으로 적을 공격한다.]
 
 ‘S급이라. 지금까지 대박만 봐서 그런지, 왠지 평범하게 보인다.’
 
 “자네도 알다시피 여기서 전직을 하면, 이 나라의 동, 서, 남, 북. 이 방향 중 한 곳을 선택해 그곳에 있는 도시들 중 한 곳으로 이동하게 되네.”
 
 “예.”
 
 “하지만 나는 자네를 좀 특별한 곳으로 이동시켜 주려고 하네.”
 
 “특별한 곳이요?”
 
 “이 나라의 수도 빌트. 그곳에서 용병으로서 모험을 시작해 보게나. 자네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조언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거기서 사용할 돈일세, 얼마 안 되지만 잘 챙겨두게나.”
 
 [엘릭 마을 신부로부터 ‘10만 골드’를 건네받았습니다.]
 
 ‘백만 원이다!’
 
 1천 골드에 만원이 현 시세다. 그러니 10만 골드면 무려 백만 원. 퀘스트 하나 완료해서 현금 백만 원을 받은 것이다.
 
 “그곳에서 어느 정도 지내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기에는 충분할 금액일 거야.”
 
 “감사합니다!!!!”
 
 절로 나오는 인사였다. 그런 종석을 보며 촌장과 신부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야말로 고맙지. 자네 덕분에 말년에 안심하고 지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래그래. 너무 부담 가지지 말게. 그보다 이제 그만 이야기하고 보내주도록 하지. 전직한 자가 이곳에 오래 있으면 안 되니까.”
 
 “그건 그렇지. 그러면 조금 갑작스러운 이별이군. 부디 자네의 명성이 이 작은 마을에도 전해지기를 기대하겠네.”
 
 [수도 ‘빌트’로 이동합니다.]
 
 빛과 함께 종석이 나타난 곳은 어느 광장이었다. 거대한 분수가 있었고, 여러 사람들과 상점이 있는 곳. 바로 모든 유저들이 머물고 있는 나라 ‘프루트’의 수도 ‘빌트’의 중앙 광장이었다.
 
 “후아. 일단 스킬부터 익히고!”
 
 [용사의 일격(S - 액티브) - 1Lv(0%)
 = 전대 용사가 사용하던 스킬. 강한 힘으로 적을 공격한다.
 = 마나 소모 : 50.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대미지 30% 증가.]
 
 ‘설명은 간단하지만, S급인 만큼 위력은 뛰어나겠지? 그보다 다른 스킬들을 볼까.’
 
 모든 스킬 1레벨씩 상승. 이로 인해서 새로운 스킬 레벨 보너스가 나타날 레벨인 3레벨에 도달한 스킬들이 있었기에 그 스킬들을 먼저 확인했다.
 
 [파괴신 시바(G - 액티브.) - 3Lv(0%)
 = 파괴신 시바의 힘으로 거인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며 동시에 적들을 파괴한다. 총 5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킬 레벨에 따라 다음 단계를 해방시킬 수 있다.
 = 1단계 : 거인의 갈비뼈를 만들어 사용자를 보호한다.
 - 모든 대미지 92% 흡수.
 - 마나 소모 : 12초마다 20 소모.
 = 2단계 : 뼈로 이루어진 거인의 상체를 만들어 사용자를 보호하며 적을 공격한다.
 - 모든 대미지 92% 흡수.
 - 절대 공격력 : 3,000
 - 마나 소모 : 10초마다 80 소모.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1단계 해방.
 - 3Lv : 2단계 해방.]
 
 [신의 육체(SS - 패시브) - 3Lv(0%)
 = 대영웅 헤라클레스는 신들과 거인들조차 능가하는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힘, 민첩, 체력 능력치 100증가.
 - 3Lv : 힘 능력치 300증가.]
 
 [호흡(S - 패시브) - 3Lv(0%)
 = 호흡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올바른 호흡을 통해서 천지의 기운과 소통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천지인의 완성이다.
 = 10초마다 체력, 마나 14씩 회복.
 = 스킬 레벨 보너스.
 - 1Lv : 30초마다 체력, 마나 10씩 회복.
 - 3Lv : 30초마다 체력, 마나 10씩 회복.]
 
 ‘절대 공격력! 설마 이 사기적인 옵션을 보게 될 줄이야!’
 
 절대 공격력. 상대방의 모든 방어 수치를 무시하고 그대로 공격력만큼의 피해를 가하는, 사기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옵션이다.
 
 현재 이 절대 공격력을 가진 스킬 혹은 아이템을 가진 유저는 공개적으로 2명이다. 그리고 이 옵션이 얼마나 사냥에서 효율이 좋은지. 이미 두 사람의 사냥 영상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PK에선 사기지.’
 
 몬스터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체력이 적은 유저인 만큼, 방아력이 높던 낮던, 무조건 적으로 일정한 피해를 입히는 이 절대 공격력 옵션은 단어 그대로 절대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다.
 
 유일한 대항책이라면 받는 대미지 그 자체를 감소시켜주는 ‘대미지 감소’ 옵션이 있는 아이템과 스킬밖에 없는데. 이 옵션이 붙은 스킬과 아이템이 당연히 사방에 널려 있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가장 구하기 쉬운 스킬은 ‘가드’. 상대방의 공격을 막는 스킬로, 이 스킬을 사용하면 대미지 감소 옵션을 통해서 자신이 받는 대미지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탱커라면 필수적으로 배우는 스킬이다.
 
 하지만 이것도 공격을 막아야 통하는 거지 공격을 막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파괴신 시바와 같이 90%가 넘는 미친 감소율을 보이지도 않고 끽해야 10~20% 정도가 현재 수준이다.
 
 ‘절대 공격력 3천. 이거면 보스고 나발이고 다 찢어버릴 수 있겠는데?’
 
 G등급이 절대로 아깝지 않은. 최고 등급 스킬다운 능력이었다. 그리고 신의 육체. SS등급의 스킬이라 그런지 추가적으로 붙은 능력치 수치가 엄청났다.
 
 힘 능력치 300. 헤라클레스가 힘으로 유명한 영웅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힘을 증가시켜 주는 스킬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거기다가 호흡도 은근히 좋아. 지속적인 체력, 마나 회복은 포션이 없어도 장시간 사냥이 가능하도록 해주니까.’
 
 “하나같이 버릴 것이 없네.”
 
 용사 스킬의 경우는 2레벨이 되어도 신의 육체와 같이 아무런 추가적인 옵션이 생성되지 않았다.
 
 ‘아마 3레벨이 되면 신의 육체와 같이 스킬 레벨 보너스로 무언가 옵션이 추가적으로 생기겠지.’
 
 제발 사기적인 능력이 나와주기를 바라며, 종석은 주위를 살펴봤다.
 
 “수도 빌트. 이곳에 이렇게 빨리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
 
 초보자 마을을 벗어나면 보통 촌장이 말한 대로 4개의 방위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곳에 있는 도시들 중 한곳에서 랜덤하게 시작한다.
 
 어떤 곳은 초보자가 시작하기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곳은 좋을 수도 있다. 그곳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는 자유다.
 
 초보자 마을과 다르게 진정한 오픈 월드 가상현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도 빌트의 경우, 이곳에 온 유저들은 소수다. 일국의 수도인 만큼 함부로 들어 올 수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이곳까지 찾아오는 유저도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굳이 다른 좋은 도시 남겨두고 주위에 몬스터도 없고 치안도 좋으며 물가도 매우 높은 이런 곳에 올 필요가 없었다. 특별한 퀘스트나 목적이 있다면 모르지만 말이다.
 
 “여기도 용병 길드는 있겠지?”
 
 막 도시에 도착한 유저들에게 고레벨 유저들이 추천하는 것은 여러 직업 길드의 가입이다. 직업에 따라서 그에 맞는 길드에 가입하는 것이 처음 시작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었다.
 
 그리고 용병 길드는 어떤 특정 직업이 아니라 거의 모든 직업에게 있어 가입하고 나서 손해 볼 것 없다고 알려진 곳이다. 그렇기에 종석은 용병 길드를 찾아가기로 결정하고 주위를 둘러 보다 문뜩 눈에 띄는 NPC를 향해서 걸어갔다.
 
 ***
 
 종석이 말을 건 NPC는 10살 정도로 보이는 꼬마 소년이었다.
 
 “저 미안한데,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뭔데요?”
 
 “용병 길드가 어디 있는지 아니?”
 
 “용병 길드요?”
 
 “응.”
 
 “저쪽으로 가면 있어요.”
 
 “아, 알려줘서 고마워.”
 
 “형아도 용병이에요?”
 
 “으음. 용병 지망생이라고 할까?”
 
 “형은 좋은 용병이 될 것 같네요!”
 
 소년이 웃으며 말하자 종석도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그리고 소년이 알려준 방향을 향해 걸어가며 소년이 생각 이상으로 친절하게 알려주고 좋은 말까지 해준 것을 생각했다.
 
 ‘칭호의 영향인가?’
 
 [칭호 : 초보 용사
 = 모든 스킬의 경험치 획득량 30% 증가.
 = 특정 상대를 제외한 모든 NPC에게 일정한 호감도를 가진다.
 = 용사 전용 퀘스트 발생.]
 
 여기서 측정 상대는 아마 종석과 적대적인 관계가 된 NPC들이라고 봐야 했다. 즉, 아무리 초면이라고 해도 일단은 작은 호감을 가진다는 이야기였다.
 
 ‘이러면 앞으로 게임하기 엄청 편하지.’
 
 완벽한 하나의 세계를 표방하고 있는 ‘무한의 세계’다. 그만큼 여러 가지로 현실적인 고증이 많은데, 오래 뛰었다고 숨이 차서 달리지 못하게 만든 것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NPC들의 인공지능이다. 단순한 퀘스트를 주는 NPC가 아니라 NPC 한 명, 한 명이 또 하나의 인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기에 NPC들에게 사기를 당할 수도 있었고, 심지어 배신당해서 죽는 경우도 있었으며 반대로 유저에게 사랑 고백을 해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초면부터 호감을 얻고 시작한다는 것은 NPC들을 통해서 여러 퀘스트들을 받거나 혹은 정보를 얻을 때,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게임을 진행하는 데 엄청난 이득이었다. 그렇기에 종석은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전직을 하고 난 후, 추가적인 능력치 증가 같은 것은 없었지만.
 
 그는 이미 그에 준하는 것들을 얻었다. 여러 옵션이 붙은 칭호와 함께, SS급 스킬과 S급 스킬 하나씩. 어떻게 보면 보상이 과도하다고 봐도 좋다.
 
 ‘그나저나 진짜 잘 만들었네.’
 
 수도 빌트의 거리를 걸으며 종석은 이 게임이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가입자 숫자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기존의 가상현실들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감을 주는 그래픽과 인공지능이 매우 뛰어난 NPC. 거기에 뛰어난 타격감에 화려한 스킬들까지.
 
 인기 있는 게임이 가지고 있을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으니 성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람이 부는 것도 그렇고, NPC들도 그렇고. 내가 진짜 판타지 세계에 와 있는 기분이야.’
 
 초보자 마을에서는 촌장의 퀘스트를 실행하느라 너무 정신없이 돌아다녔기에 이 게임의 현실감에 대해서 제대로 실감을 못 했는데, 지금은 그 현실감을 제대로 느끼는 중이었다.
 
 “이거 진짜 제대로 중독될 것 같다.”
 
 뉴스에서나 보던 진짜 게임 폐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며 종석은 계속 거리를 걸어 다녔다. 그리고 드디어 용병 길드 건물을 찾을 수 있었다.
 
 큰 간판이 걸려 있었기에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건물을 찾자 종석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딱 봐도 거칠게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남자들이 여러 탁자에 앉아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 중이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손에 쟁반을 들고 있던 여성의 말에 종석이 말했다.
 
 “저, 용병 길드에 가입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 말에 시끄럽던 홀이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용병들이 모두 크게 웃었다. 그 반응에 종석은 당황했는데, 종석에게 말을 걸었던 여성이 용병들을 보며 말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이곳에서 직접 용병 가입 신청을 하는 신입인데, 너무 놀리지 마세요!”
 
 “암! 그래야지!”
 
 “크크크, 나는 도대체 병아리를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니까? 내가 귀여워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흥! 네놈의 거창한 헛소리만 들으면 병아리가 불쌍하지. 실질적인 것들을 가르쳐 줘야지.”
 
 서로 떠들며 이야기 하는 용병들을 보며 일단 자신을 밀어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 종석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차. 이거 제 실수네요. 이쪽으로 오세요.”
 
 그리고 여성의 안내에 따라서 창구가 있는 곳으로 가자 그곳에 앉아 있던 남자가 종석을 보며 말했다.
 
 “수도에서 용병이 되고 싶다는 병아리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너도 참 특이한 놈이로군.”
 
 “그··· 그런가요?”
 
 “그렇지. 이 병아리는 내가 맡을 테니 그만 하던 일 보라고. 에이미.”
 
 “예!”
 
 “자 그러면 우리 병아리군. 정말로 용병 길드에 가입하고 싶나?”
 
 “네.”
 
 “으음. 그래? 보통은 용병이 되기 위해서 몇 가지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이 수도에서는 막 용병이 되는 신입 용병들에게 할 만한 시험이 없거든.”
 
 “그러면······.”
 
 “조금 난이도가 높지만, 제대로 된 용병 일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때? 관심 있나?”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아. 그러면 이 임무를 주지. 수도가 치안이 좋고 평화롭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아예 문젯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야. 특히 화려한 만큼, 그림자도 진한 법이지.”
 
 “깡패들을 말하는 겁니까?”
 
 “뒷 세계라고 하면 되겠지. 그곳에는 귀족들하고 연이 닿아 있는 녀석들도 있어서 관병들이 건드리기 껄끄러운 녀석들도 있거든. 물론 네가 그런 큰 녀석들을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야. 네가 잡을 건, 양아치들이다.”
 
 “그 정도면 관병들이 잡지 않나요?”
 
 “잡지. 문제는 이 새끼들은 자기 살 길은 다 만들어놓고 있거든? 망을 보는 놈이 있어서 관병들이 뜨면 엄청난 속도로 숨어 버린단 말이지. 그러면 관병들도 어쩌지 못해. 이 양아치들이 숨는 장소는 큰 녀석들이 관리하는 곳이거든. 그놈들은 큰 놈들에게 돈을 바치면서 숨는 장소를 제공받고 있어.”
 
 “즉, 양아치들이 숨는 곳이 어딘지는 알지만 관병들이 함부로 건드리기 힘든 진짜 거대한 조직이 관리하는 곳이라는 거군요.”
 
 “그렇지. 오랜만에 보는 병아린데, 머리가 잘 돌아가서 좋네. 그 양아치들을 퇴치하는 의뢰를 수도 관병들이 우리에게 해온 거다.”
 
 “관병이 용병 길드에요?”
 
 “웃기는 이야기지? 하지만 그들과 다르게 우리는 귀족들이라고 해서 딱히 신경 쓰지 않거든. 우리는 돈을 받고 그 일을 한다. 그것이 전부야. 정치 때문에 머리 아파 해야 하는 관병들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거지. 그게 우리 용병들이 최고의 장점이기도 하지.”
 
 “하지만 귀족들이 가만히 있나요?”
 
 “그 양반들도 우리 용병들에게 의뢰를 맡겨야 하는 입장이니까. 우리라고 무조건 의뢰를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니거든. 손님을 거부할 권리 정도는 있단 말이지. 다르게 말해서, 우리 용병 길드에 찍히면 전국의 모든 용병들이 그 자의 의뢰를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거야. 이건 상당히 불리한 일이거든.”
 
 즉, 쉽게 말해서 귀족이 건드린다면 모든 용병들이 그 귀족을 적으로 본다는 거다. 간단하게 모든 의뢰 거부라고 하지만 그 귀족과 사이가 좋지 않은 귀족의 의뢰를 싼 가격에 받아들여서 압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직업 길드는 모두 상당히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니, 사실인가 보네.’
 
 용병 길드만이 아니라, 다른 직업 길드들 또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유저들의 말을 떠올리며 종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귀족들의 보복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가 비록 돈만 받고 일하는 명예도 모르는 놈들이지만, 동료는 버리지 않거든. 네가 처리해야 할 양아치들은 일명 불곰파라고 불리는 놈들이야. 인원수는 총 11명. 덩치만 큰 멍청이들이지. 이 녀석들을 처리하는 일인데, 확실하게 잡을 수 있겠어?”
 
 “예. 자신 있습니다.”
 
 [‘길드 가입 퀘스트 : 실력을 보여라’를 수락하셨습니다.]
 
 “그래? 그러면 그 녀석들이 있는 곳을 알려주지. 이곳에서 나가서, 시장으로 가라. 그 시장에서 있다 보면 상인들을 괴롭히는 놈들이 보일 거야. 그놈들을 처리하면 될 거다.”
 
 “시장에서 날뛰는 양아치가 모두 그 불곰파인가요?”
 
 “그래. 그러니 안심하고 조져도 된다.”
 
 “예!”
 
 “그럼 가봐.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지. 병아리군.”
 
 그 말에 종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용병 길드에서 나왔다.
 
 ***
 
 [길드 가입 퀘스트 : 실력을 보여라.
 = 용병 길드에서 당신에게 준 용병이 되기 위한 시험! 그것은 시장에 상인들을 괴롭히는 양아치들, 불곰파를 처리하는 것. 관병들이 오면 귀신같이 알고 도망가기에 관병들이 용병 길드에 부탁한 의뢰다. 이것을 완벽하게 완수하여 당당한 용병 길드의 일원이 되자!
 = 불곰파 처치 5명 이상(0/5)
 = 보상 : 수습 용병 패.]
 
 ‘5명 이상이라. 이 뜻은 숫자가 5명 이상이 있다는 말인데······.’
 
 거기다가 양아치라고 하나, 분명 약하지는 않을 거다. 막 수습 용병된 사람에게는 벅찰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으니 말이다.
 
 ‘수습 용병은 20~35레벨 정도지. 그러면 최악의 경우 40레벨이나 50레벨대 수준이라는 건데.’
 
 이 정도면 종석이라고 해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종석은 오히려 조금 기쁘기까지 했다.
 
 ‘스킬의 새로운 힘을 시험하기에 딱이야.’
 
 파괴신 시바 2단계 해방. 절대 공격력 3,000. 이 위력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 거기다가 더 재미있는 점은 바로 칭호의 효과다.
 
 칭호의 효과를 통해서 공격력은 무조건 2배 증가다. 그리고 이 절대 공격력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것이 종석의 생각이다.
 
 ‘절대 공격력 6,000이면, 충분히 싸워볼 만하지.’
 
 “그나저나 시장으로 가야 하는데······.”
 
 길을 모른다.
 당연했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수도 빌트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당연히 세세한 위치를 설명한 글이 있을 리가 없었다.
 
 ‘또다시 NPC에게 물어보면서 찾아가야겠네.’
 
 다시 용병 길드에 들어가서 물어봐도 되지만 호기롭게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서 물어보기에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기에 길가는 NPC에게 물어보기로 결정하는 종석이었다.
 
 그리고 걸음을 옮기려고 할 때, 종석은 누군가 자신을 어깨를 치자 급히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자신에게 처음 말을 걸어 주었던, 종업원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서 있었다.
 
 “아. 제가 놀라게 했나요?”
 
 “아. 아닙니다. 그보다 갑자기 왜······.”
 
 “제가 이번 시험의 감독을 맡은 시험 감독이거든요.”
 
 “시험 감독이요?”
 
 종석이 알기로 수습 용병이 되기 위한 시험을 치루는 데 시험 감독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를 따로 인터넷에서 본 적이 없었다.
 
 “예. 조금 특이하기는 하지만, 이번 시험 자체가 특이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특별히 같이 가드리는 거죠. 그리고 진짜 제가 같이 가는 이유는 우리 모험가님이 그 양아치들을 쓰러뜨리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러면.”
 
 “뒤처리죠.”
 
 “뒤처리요?”
 
 “그래도 수도까지 와서 양아치 짓을 하는 놈들이라서요. 그렇게 허약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혹시 우리 모험가님이 그들에게 크게 당할 것을 걱정해서 따라가는 거예요. 제가 모험가님을 구해주기 위해서요.”
 
 “···강하세요?”
 
 “후후. 그건 비밀입니다. 하지만 그런 양아치들은 1초 내로 죽일 정도의 힘은 가지고 있다고 해두죠. 아, 그렇다고 바로 도와드리거나 하지 않을 거예요. 정말로 죽을 것 같다 싶으면 그때 나설 생각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나서서 양아치들을 처리한다면, 자동으로 시험은 불합격이 됩니다.”
 
 “그러면 용병이 되는 것에 실패하는 건가요?”
 
 “다른 시험을 치루고 용병이 되셔야죠. 용병이 되고 싶다면서요. 아니면 그건 그냥 말만 그런 건가요?”
 
 “아니죠! 꼭 용병이 되고 싶은 걸요.”
 
 용병이 되면 여러 가지 혜택이 있다. 특히 어중간한 전투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용병은 반드시 되어야 할 필수 덕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용사라는 직업이 정확하게 어떤 직업인지 알 수 없는 나에게 있어서 용병이 되는 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야.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번 퀘스트를 성공해야 해.’
 
 종석은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며 말했다.
 
 “그러면 같이 가시죠.”
 
 “예!”
 
 그리고 종석은 먼저 앞장서서 나가다가 다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자신을 따라오는 여성에게 물었다.
 
 “죄송하지만··· 제가 이곳에 이제 막 도착한 사람이라서 그런데, 시장은 어디로 가나요.”
 
 그렇다. 그는 길을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여성에게 길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런 종석의 행동에 여성이 웃으며 말했다.
 
 “재미있는 분이네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자신의 실수나 모자람을 순수하게 인정하고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아주 좋은 자세라고 생각하거든요. 시장은 제가 앞장서서 가도록 하죠. 마침 식재료도 구입해야 했으니까요.”
 
 “그게 진짜 목적 같으신데요?”
 
 “겸사겸사 가는 거죠. 겸사겸사.”
 
 웃으며 앞장서서 여성이 갔고, 종석은 그 여성의 뒤를 따라갔다. 어느 정도 거리를 걷던 여성이 종석의 옆으로 오더니 종석에게 말했다.
 
 “상인들에게 신용은 정말로 중요한 겁니다. 그렇죠?”
 
 “예? 아. 뭐 그렇겠죠. 상인은 신용으로 먹고 산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그렇죠. 그러면 용병들에게는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순수하게 인정하는 모습. 보기 좋네요. 정답은 신뢰입니다.”
 
 “신뢰요?”
 
 “예. 신용이랑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르죠. 둘 모두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지만 신뢰는 신용보다 좀 더 강하고 싶은 믿음을 주거든요.”
 
 신용할 수 있는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이 두 차이에 대해서 딱히 생각해 본 적 없는 종석이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용은 그 사람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겁니다. 그리고 신뢰는 주관적인 평가죠. 우리가 사람을 보고 칭찬을 할 때, 그는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 그는 정말로 신용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잘 안하죠.”
 
 ‘그게 그것 같은데? 여기서는 맞장구를 쳐야겠지?’
 
 “그렇군요.”
 
 “잘 모르겠죠?”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신뢰는 가족들에게 느끼는 거고 신용은 아는 지인에게 느끼는 거라고 보시면 되요.”
 
 여성의 비유에 종석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용병은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의뢰주의 의뢰를 하다 보면 실패할 수도 있어요. 용병도 사람이니 죽을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일이 벌어질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것을 그냥 포기하지 않아요. 한번 들어온 의뢰는 어떻게 해서라도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거든요.”
 
 “그렇군요.”
 
 “그렇다고 우리는 무리하게 우리 동료들을 희생시키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렇기에 의뢰의 난이도를 부여하고 나누고, 용병들의 실력도 등급에 따라 나누어서 서로 매칭이 되도록 하는 거죠.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요.”
 
 “예.”
 
 “앞으로 용병이 되시면, 수습 용병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단계를 밞아서 성장할 거예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반드시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우리는 신뢰를 사고파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이죠. 지금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용병으로서 생활하다 보면 이해하시게 될 거예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후후. 그거야 어떻게 될지 두고 보면 알겠죠. 자, 그보다 다 왔네요.”
 
 여성이 걸음을 멈추고 시장의 입구에 섰다. 양쪽에 늘어져 있는 가판들을 보며 여성이 말했다.
 
 “이곳에서 매일 그 양아치들이 나타나요. 문제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건데, 일단 가볍게 돌아다녀 보도록 하죠. 제가 상인분들에게 정보를 구해볼게요.”
 
 여성의 말에 종석은 고개를 끄덕였고 여성이 가는 곳으로 얌전히 따라다녔다. 여성을 본 상인들은 여성을 반갑게 대하였고 여성도 웃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양아치들은 벌써 왔다 갔나요?”
 
 “후우. 아니, 아직 안 왔어. 용병 길드에서는 아직이야?”
 
 “우리도 적임자를 찾아야 하니까요. 그딴 양아치들 잡는데, 상급 용병이나 중급 용병이 나설 수는 없잖아요.”
 
 “그건 그렇지. 그래도 좀 빨리 처리해 줘. 어디 제대로 장사를 할 수 없어.”
 
 “크게 행패를 부리지는 않죠?”
 
 “아직까지는 그런데.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르지. 어제는 저기 과일 가게의 수레를 뒤집어 버리는 시늉을 해대기는 했는데··· 오늘은 모르겠다.”
 
 “으음. 확실히 점점 과격해지고 있긴 하네요. 약속드릴게요. 무조건 내일까지 처리해 드리기로.”
 
 “꼭 좀 부탁해.”
 
 “물론이죠. 우리 용병들은 신뢰로 먹고 사는 사람인 걸요?”
 
 그리고 여성은 다시 시장을 걸어 다녔고, 종석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때······.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자 여성이 종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험을 시작할까요? 모험가님.”
 
 그 말에 종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달려갔다.
 
 ***
 
 “앙! 우리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여? 관병들 믿고 그러나 본데 제대로 한번 피를 봐야지 정신을 차리지!”
 
 “아이고! 이 나쁜 새끼들아!!!”
 
 고성이 오고 가는 곳에 도착한 종석은 딱 봐도 악당처럼 생긴 5명의 남자들이 채소 가게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용사 퀘스트 : 상인을 구하라’를 강제 수락합니다.]
 
 [용사 퀘스트 : 상인을 구하라.
 = 용사는 자고로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악당들을 물리치고 힘없는 사람을 구하세요!
 = 불곰파에 소속된 모든 이들을 처리(0/37)
 = 보상 : 모든 능력치 10 증가, 스킬 ‘용사’ 경험치 10% 증가.]
 
 ‘칭호에 적힌 용사 전용 퀘스트가 이런 거였구나.’
 
 용사 전용 퀘스트 발생. 이것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퀘스트를 안 할 수도 없다.
 
 모든 능력치 10씩 증가. 이것만 봐도 단순하게 능력치가 총합으로 50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레벨로 따지면 8레벨이 증가한 것과 같았다.
 
 거기다가 스킬 경험치까지 10% 증가. 당연히 이 퀘스트는 무조건 완료해야 했다.
 
 ‘일이 좀 복잡해지겠네.’
 
 그리고 종석은 불곰파의 불량배들과 상인의 사이에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종석의 등장에 불곰파의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종석을 바라봤다.
 
 “이건 또 뭐 하는 애새끼야?”
 
 “지나가던 애새끼지. 그리고 너희들이랑 드잡이질해야 할 애새끼고. 또한, 선빵 필승이다!”
 
 그리고 종석은 바로 허리춤에 있는 메이스를 꺼내 가장 앞에 있는 그리고 가장 인상이 험악한 불량배를 향해서 메이스를 휘둘렀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부지불식간에 휘둘러진 메이스는 정확하게 불량배의 얼굴을 가격했고 그 거구가 하늘을 날며 뒤로 날아가 땅에 떨어졌다.
 
 이에 당황한 다른 불량배들을 보며 종석은 자신이 날려 버린 불량배 바로 옆에 있던 불량배를 향해 다시 메이스를 휘둘렀다.
 
 이번에도 어버버 하다 제대로 피하지 못한 불량배가 쓰러졌다. 순식간에 2명의 불량배를 쓰러뜨린 종석. 그런 종석을 보며 정신을 차린 다른 불량배 3명이 종석을 향해 달려들면서 외쳤다.
 
 “죽여 버리겠다!!!”
 
 “감히 우리 불곰파의 동료를!!!”
 
 “파괴신 시바.”
 
 종석의 몸에서 뿜어진 검은색의 오라가 갈비뼈 형상으로 변하며 종석의 몸을 보호한다. 그리고 동시에 종석은 3명의 불량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끄아악!”
 
 “커어억!”
 
 “꾸에엑!!!”
 
 종석의 메이스가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비명 소리와 함께 불량배들이 쓰러졌다. 그들의 공격은 종석을 보호하고 있는 갈비뼈에 막히며 종석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순식간에 5명의 불량배들을 쓰러뜨린 종석은 쓰러진 5명을 보며 중얼거렸다.
 
 “너무 쉬운데?”
 
 레벨이 오르지도 않았다. 이는 이 5명의 레벨이 낮다는 이야기였다.
 
 짝짝짝.
 
 그때 박수 소리가 들려오자 종석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 박수를 치던 여성이 종석을 보며 말했다.
 
 “과감한 결단력에 의한 기습 공격 좋았습니다. 훌륭하게 처리했네요. 이걸로 시험은 합격이에요. 모험가님. 이제 용병 길드로 돌아가서 정식으로 등록을 하시면 됩니다.”
 
 여성의 말에 종석은 고개를 끄덕인 후에 바닥에 누워 끙끙 거리는 5명의 불량배들을 보며 말했다.
 
 “나머지 일원도 있을 것 같은데, 이왕 하는 김에 확실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머지도요?”
 
 “이대로 두었다가는 이들이 저를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서요. 제가 또 뒤가 찜찜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 말에 여성이 종석을 물끄러미 보더니 미소 지으며 말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시는 군요. 모험가님은.”
 
 “예.”
 
 “좋아요. 그러면 불곰파의 아지트가 어디인지 알려 드리도록 하죠. 단지, 저는 얼굴이 알려져 있기에 제가 직접 가지는 못해요. 분명 제가 가면 다 숨어버릴 테니까요. 위치만 알려 드릴게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쪽에 있는 골목길 보이나요?”
 
 시장의 한쪽 통로를 가리키며 말하는 여성. 이에 종석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성이 계속해서 말했다.
 
 “저 골목길을 끝까지 가서, 오른쪽으로 가세요. 그러면 환락가가 나올 거예요. 그 환락가에 가면 ‘불곰파’라고 쓰인 간판이 붙어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으로 가면 될 거예요.”
 
 “대놓고 있다고요?”
 
 “예. 대놓고 있죠. 환락가는 도둑 길드의 영역. 관병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곳이죠. 우리 용병 길드라고 해서 다를 건 없어요. 각 길드마다 서로의 영역은 인정해 주고 있거든요.”
 
 “그러면 제가 무턱대고 가서 공격해도 괜찮은 건가요?”
 
 “아직 용병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괜찮아요. 대신 우리가 도와드리기도 조금 힘들죠.”
 
 즉, 위험부담을 혼자 안고 가라는 뜻이었다.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말이기도 했지만, 종석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의 위험도 감수하지 않고, 그런 보상들을 얻을 수는 없지.’
 
 그리고 무엇보다 종석은 자신의 스킬들을 믿었다. 그에게는 혼자서 32명의 불량배를 처리할 자신이 있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하세요. 상대는 이 수도에 자리 잡은 이들입니다. 아무리 단순한 양아치들이라고 하나,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을 거예요.”
 
 “조심하겠습니다. 그러면 용병 길드에서 다시 뵙죠.”
 
 “예. 모험가님. 무사히 뵙기를 기원합니다.”
 
 여성의 인사를 받으며 종석은 골목길을 향해 걸어갔다. 골목길에 들어온 후 여성이 알려준 대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던 중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나오자,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낮이라서 그런가? 조용하네.”
 
 환락가. 온갖 술집은 물론 도박장까지 갖추어진 곳. 이곳에서 여러 가지 욕망을 푸는 것이 가능했는데, 그것 때문에 ‘무한의 세계’가 만 19세 이상 이용가 게임이기도 했다.
 
 “와. 진짜 이렇게 대놓고 있냐.”
 
 환락가를 어느 정도 걷다가 3층 건물의 정문에 대놓고 ‘불곰파’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것을 보며 종석은 혀를 찼다. 말로 듣기는 했지만 정말로 이렇게 대놓고 있을 줄은 몰랐다.
 
 “자, 그러면 가볼까.”
 
 문지기로 보이는 이가 없다 보니 종석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문을 밀었는데, 잠겨 있는지 열리지 않았다.
 
 이에 종석은 손에 들고 있는 메이스를 들어서 문을 향해서 내려찍자 나무로 된 문이 힘없이 부서졌다. 그리고 부서진 문을 손으로 밀고 안으로 들어가자 문이 부서지는 소리에 놀란 몇몇 불량배들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종석을 보고 있었다.
 
 “술 냄새가 진동을 하네. 질펀하게 놀았나 봐? 친구들.”
 
 “끄응. 뭐냐 저 애송이는?”
 
 “모르겠습니다.”
 
 “어이, 형씨. 할 일 없으면 어서 가라. 괜히 귀찮게 하지 말고. 아우, 머리야. 야! 누가 물 좀 가져와봐!”
 
 “예, 형님.”
 
 그리고 물을 뜨러 가는 불량배. 철저하게 종석을 무시하고 있는 행동이었다. 이에 종석은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불량배에게 대놓고 무시당하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아니, 뭐 상관없나. 어차피······.’
 
 “다 죽을 놈들인데.”
 
 종석은 메이스를 들어 올리고 술을 가져오라고 시킨 남성의 머리를 향해서 전력을 다해서 메이스를 내려찍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머리를 찍힌 남자가 그대로 땅에 머리를 박으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에 숙취로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다른 이들이 모두 놀라며 종석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보며 종석은 미소와 함께 메이스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제 상황 파악 끝났지?”
 
 “묻어버려!!!”
 
 한 불량배의 외침에 다른 이들이 일제히 각자 단검이나 몽둥이를 들며 종석에게 달려들었다.
 
 “파괴신 시바.”
 
 다시 한번 사용하는 파괴신 시바. 검은색 오라가 종석의 몸을 감돌며 거인의 갈비뼈가 되었고. 종석의 몸을 보호했다.
 
 팍!
 
 단검이 갈비뼈를 때리자, 종석은 자신이 입은 대미지를 볼 수 있었다.
 
 [불곰파 조직원22로부터 14의 대미지를 받았습니다.]
 
 ‘역시 그냥 버티면 되겠네.’
 
 단검으로 자신을 공격한 불량배의 머리를 메이스로 내려찍자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곧 피를 흘리며 앞으로 쓰러진다.
 
 “전원 뚝배기 깨주마. 양아치들아.”
 
 ***
 
 3층의 건물인 불곰파의 본부. 그곳의 1층에 있는 여러 탁자와 의자들이 허공에 날아다니며 벽에 부딪치고 혹은 사람에 부딪치며 부서진다.
 
 1층에는 여러 명의 남자들이 싸우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9명의 남자와 한 명이 9:1로 싸우고 있었다. 9명의 남자들이 1명의 남자를 둘러싸고 있는 형식으로 싸우고 있었다.
 
 누가 봐도 1명인 남자가 불리했으나, 상황은 그렇게 흐르지 않았다.
 
 “뚝배기 또 하나 추가!”
 
 자신에게 휘둘러지는 도끼를 정면으로 받아내며 종석은 자신에게 도끼를 휘두른 남자의 머리에 메이스를 내려찍는다.
 
 한 번의 공격에 한 명씩 처리하는 깔끔함, 오직 급소만을 노리는 공격을 하다 보니 가능한 일이었다.
 
 “이걸로 남은 인원은 8명.”
 
 두려움이 담긴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8명의 불량배들을 보며 종석은 미소와 함께 움직였다. 종석의 돌진에 종석을 포위하고 있던 8명이 당황했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의 얼굴에 두려움이 사라지고 이제는 독기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씨발, 죽여 버려!!!”
 
 “죽여주마!!!”
 
 8명 전원이 종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을 보며 종석은 자신의 남아 있는 체력과 마나를 확인해 봤다.
 
 ‘체력은 1,300 정도. 마나는 600. 체력이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
 
 92%의 대미지 감소가 있다고 하지만 모든 대미지를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다. 거기다가 변변한 방어구 하나 없는 종석이기에 불량배들의 공격 한 방, 한 방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2단계 해방으로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를 노린다.’
 
 종석이 생각을 정리한 그 순간. 종석의 몸을 보호하고 있는 거인의 갈비뼈와 검은색 오라에 변화가 나타났다. 검은색 오라가 천장을 뚫을 기세로 커지더니 서서히 인간의 상체 뼈를 만들기 시작했다.
 
 팔이 나타나고 척추가 나타나며, 목과 얼굴이 나타나자 1층 천장이 뼈로 이루어진 거인의 상체에 의해서 파괴됐다. 종석을 향해서 돌진하던 불량배들은 갑작스러운 거인의 상체에 등장에 당황하며 돌진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사이 종석은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깔끔하게 죽자!”
 
 거인의 손이 탁자와 의자를 휩쓸며 동시에 불량배들도 함께 쓸어버렸다. 그리고 아직 서 있는 이들을 향해서 거인은 침착하게 양손을 움직이며 한 명씩 공격하였다.
 
 거인의 주먹 공격을 버티지 못하며 불량배들은 너무나도 쉽게 쓰러졌고, 8명의 불량배들을 모두 쓰러뜨리는 데 10초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마지막 남은 불량배를 쓰러뜨린 후 종석은 길게 한숨을 내뱉으며 자신의 눈에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용사 퀘스트 : 상인을 구하라’를 완료하셨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씩 상승합니다.]
 
 [스킬 ‘용사’의 경험치가 10% 상승합니다.]
 
 [훌륭하게 악당들을 쓰러뜨렸습니다. 초보 용사의 첫걸음을 훌륭하게 완수하였습니다. 당신의 활약에 대한 명성이 조금씩 퍼지기 시작합니다.]
 
 [명성이 높을수록, 여러 가지 혜택들이 주어질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당신을 노리는 자들 또한 나타날 겁니다. 이는 용사가 짊어져야 할 짐입니다. 무운을 빕니다.]
 
 ‘명성이라······. 이런 것도 있었구나.’
 
 명성이란 것에 대해서 딱히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종석이기에 이번 시스템 메시지는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일단 용병 길드로 돌아갈까.”
 
 30명이 넘는 불량배들의 시체와 전투로 엉망이 되어버린 불곰파 아지트의 1층. 그곳을 뒤로하며 종석은 용병 길드로 향했다.
 
 ***
 
 “오, 살아 돌아왔구만. 그래. 마무리는 잘했나? 아니면 적당히 싸우다 도망쳤나?”
 
 접수처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종석을 보자마자 아는 척을 해오는 남자의 말에 종석은 웃으며 말했다.
 
 “전부 쓰러뜨렸습니다.”
 
 “호오, 그래? 거짓말은 아니겠지?”
 
 “바로 가서 확인하면 알 수 있는데, 그런 것 가지고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죠.”
 
 “흐흐. 그건 그렇지. 그렇다면, 이거 생각보다 능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인데······.”
 
 그러고 잠시 종석을 바라보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이 남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당장은 수습 용병으로 시작해야 해. 그건 알지?”
 
 “예.”
 
 “그래서 그런데, 바로 초급 용병으로 승급 시험을 보는게 어때?”
 
 “초급 용병이요?”
 
 “그래. 능력이 뛰어난 용병을 수습으로 썩혀둘 수는 없으니까.”
 
 “저야 감사합니다만, 무슨 일을 해야 하나요?”
 
 “아. 그 전에 잠깐만, 먼저 이것부터 줘야지.”
 
 [빌트 용병 길드 부점장으로부터 ‘수습 용병 패’를 건네받았습니다.]
 
 [오늘부터 당신은 정식으로 용병 길드에 소속된 한 명의 용병입니다.]
 
 [‘길드 가입 퀘스트 : 실력을 보여라’를 완료하셨습니다.]
 
 [수습 용병 패(D급)
 = 용병 길드에서 공인한, 수습 용병이라는 증명. 신분증 대용으로 쓸 수도 있다.
 = 유저 ‘이종석’에게 귀속. 드랍 불가.
 = 내구력 : 30/30.]
 
 “자 그러면 이제 다시 승급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예!”
 
 “초보 용병이 되기 위해서는 본래 의뢰들을 무사히 완수하며 그 실력을 보여야 하는데, 너는 불곰파 녀석들을 전부 쓸어버리는 것으로 실력을 증명했지. 조금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실력 있는 자를 대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자, 그러면 이제 승급 시험의 과제를 결정해야 하는데······.”
 
 말을 하던 남자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한스! 잠깐 이리 좀 와 봐!”
 
 남자의 외침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손에 맥주잔을 든 상태로 다가오며 말했다.
 
 “왜 부르는 건데?”
 
 “일 하나 해줘야겠어.”
 
 “일?”
 
 “여기 있는 신입이 승급 시험을 봐야 하는데, 적절한 시험관 겸 안내인이 필요해서 말이야. 너희들 2시간 후에 분명 ‘사발리에’로 떠나는 상단 호위 임무 있잖아? 거기에 좀 넣어줘.”
 
 “신입을? 중급이야?”
 
 “이제 막 수습이 되었지. 수습 용병 패를 받은 지 1분도 안 된 병아리야.”
 
 “그런데 같이 데려가라고? 어이, 그건 곤란하지. 이번 의뢰는 중급 용병 이상이 조건이라고. 그걸 알면서도 그러는 거야?”
 
 “알면서도 부탁하는 거다. 수습 용병 패를 받기 무섭게 승급 시험을 본다고 한 말, 제대로 들은 것 맞아?”
 
 그 말에 한스란 용병이 종석을 보더니 말했다.
 
 “실력이 좀 있다는 거야?”
 
 “불곰파 전원을 쓰러뜨리고 온 길이다.”
 
 “호오. 그 양아치들? 그러면 초급 용병은 될 수 있겠네. 하지만 중급이라고 하기에는 역시 실력이 부족해.”
 
 “알고 있어. 그러니까 꼽사리 좀 껴달라는 거야. 당연히 의뢰비를 줄 필요는 없고, 그래도 동료니까 먹고, 자는 것만 어떻게든 해달라고. 내가 상단엔 잘 말해둘 테니까.”
 
 “끄응. 호위에 합류시키는 이유는?”
 
 “말했잖아. 초급 용병 승급 시험이라고.”
 
 “아니 그러니까, 뭘 시키냐는 거잖아. 우리는 애들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리고 거기 소풍하러 가는 것도 아니잖아?”
 
 “아. 그 이야기인가. 그거라면 간단해. 최대한 굴려주면 좋겠어.”
 
 “최대한 굴리라고?”
 
 “그래. 특히 전투 분야를 유심히 봐주었으면 좋겠군. 모험가니까, 죽어도 다시 부활하거든.”
 
 “좋은 고기 방패로 사용해달라는 말로 들리는군.”
 
 “흐흐흐. 그것도 나쁘지 않지. 어찌 되었든 최대한 굴려주고, 초급 용병으로 승급시켜도 되는지 안 되는지 네가 판단해 봐. 사발리에에 도착하면 그곳에 있는 지점장에게 결과를 이야기 해. 내가 따로 편지 써줄 테니까.”
 
 “쩝. 이 나이에 설마 병아리 돌보기를 하게 될 줄이야.”
 
 자신을 빼놓고 말하는 둘을 보며 종석은 이제 끼어들어도 될 거란 생각에 한스를 보며 말했다.
 
 “죄송한데, 사발리에가 어디에 있는 곳입니까?”
 
 현재 유저들에 의해서 밝혀진 지역이 아니었다. 처음 든는 지명이었기에 종석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어봤다.
 
 “사발리에? 거길 모른다?”
 
 “예. 처음 들어봅니다.”
 
 당당한 종석의 말에 한스가 손으로 얼굴을 덮으며 말했다.
 
 “이봐.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로 심각하면 곤란하다고.”
 
 “지식이야 배우면 그만이지. 내가 평가해 달라는 건 실력이라고. 실력.”
 
 “끄응. 이거 거절은 안 되겠지?”
 
 “거절해도 상관없지만, 네 녀석이 달아 놓은 외상값을 생각하면 얌전히 받아들이는 게 좋을걸?”
 
 “아아. 젠장, 술을 끊던지 해야지.”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들고 있는 잔에 담긴 맥주를 원샷으로 다 마신 후에 한스가 종석을 보며 말했다.
 
 “사발리에가 어떤 곳인지는 가면서 설명하지. 그러면 애송이에게 잘 전해둬라. 슬슬 이쪽도 준비해야 하니까. 2시간 후 서쪽 성문이다.”
 
 “그래. 알았어.”
 
 그리고 한스가 자리를 떠나자 남자가 종석을 보며 말했다.
 
 “들었지?”
 
 “예?”
 
 “2시간 후, 서쪽 성문. 하지만 너는 이곳 지리를 모르니 나 같으면 먼저 가서 대기하고 있겠어. 그리고 그곳이 어떤 곳인지는 직접 가서 알아보는 게 좋을 거야. 백날 말해봐야 아무런 소용없으니까. 그러면 어서 가 봐.”
 
 “예?”
 
 “서쪽 성문으로 가라고. 병아리군. 우리 용병들은 시간 약속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시간이 곧 돈이니까. 어서 움직여.”
 
 그 말에 종석은 일단 용병 길드에서 나오면서도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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