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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9.11.27 조회 57,043 추천 519


 이요한은 마지막 타석에 섰다.
 8회 말의 이 타석을 끝으로 은퇴가 결정되어 있다.
 자그마치 18년 동안 끈질기게 살아남았으나 더 이상은 1군에서 통하지 않는다.
 신인 시절, 역대급 재능을 고루 갖췄다는 말을 들었지만 거기까지.
 방탕한 생활이 발목을 잡았다.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부모를 잃고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는 것도 이상했다.
 고3 때,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고도 연습은 겉돌았고 집에 오면 술에 절어 살았다.
 가장 중요한 나이에 여러 해를 허송세월했다.
 꽃을 피우길 기다리던 구단도 결국은 방출, 그때부터 저니맨 생활이 시작됐다.
 
 <저니맨으로 전락한 대형 신인 이요한, 야구계의 한탄을 부르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서른이 넘었고 몸과 마음은 피폐했다.
 방황하는 동안 익힌 잘못된 야구 습관도 내내 그를 따라다녔다.
 아마, 재능이라도 없었다면 오래전에 은퇴했을 것이다.
 
 팡.
 “스트라이크.”
 
 볼 카운트 0-2.
 상대 투수는 히죽거리며 이요한에게 공을 뿌리는 중이다.
 하긴, 얼마나 같잖으랴.
 자신 같은 에이스 투수에게 은퇴를 앞둔 퇴물과의 승부이니.
 투수에게 존중 따윈 없다.
 이제 스트라이크 하나면 모든 것이 끝난다.
 기나긴 야구 생활과 삶의 목적과 더 이상 부를 수 없는 어머니, 아버지.
 그토록 야구 선수인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분들.
 하늘에서 흐뭇하게 지켜보실 야구 또한 이젠 끝이다.
 변변한 모습도 보여드리지 못한 채, 회한만 남는 저니맨 생활이 저 투수의 공 하나로 끝난다.
 
 ‘150km...저 공을 나는 칠 수 없다. 아아...조금만 일찍 마음을 추슬렀더라면.’
 
 스스로 한탄하는 동안, 투수는 사인을 교환하고 있었다.
 투아웃 주자 1루.
 감독은 이요한의 마지막을 위해 대타를 기용하지 않았다.
 물론, 7:1로 지고 있으니 바꾼들 의미도 없을 터.
 9회는 철벽 마무리가 대기하고 있으므로.
 이요한이 마지막 공을 기다릴 때, 그의 귓전을 스치는 목소리가 있었다.
 
 “회귀할래?”
 “허억...?”
 “난 테드 윌리엄스다. 우리 레전드 메이저리그 타격 위원회는 널 고3으로 보내기로 했다. 마지막 공에 배트를 휘두르는 순간, 네가 선 자리는 미래가 되는 거야.”
 
 팡.
 부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파파팟!
 
 마지막 타석에서 불꽃이 튀었고 뒤이어 칠흑 같은 암전이 찾아왔다.

작가의 말

시작합니다

댓글(26)

풍뢰전사    
건필하세요
2019.11.29 15:05
가그다    
무엇...? 은 좀 어색하지 않나요
2019.12.01 22:40
햄버그    
맞습니다, 수정했습니다
2019.12.01 23:28
물물방울    
회귀트럭도 없이 회귀를 하네요. 연재 시작을 축하합니다.
2019.12.06 02:35
프로    
신작이네요? 전작 포심패스트볼 재밌게 봤습니다. 흔히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지만 타자의 매력은 시원시원한 맛이니 또 다른 매력, 기대해보겠습니다~ ^^
2019.12.10 19:34
햄버그    
포심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9.12.18 22:33
빙의물극혐    
회귀인데 왜 미래가 되는거죠??
2019.12.13 12:43
OLDBOY    
잘 봤어요.
2019.12.13 21:07
허접천마    
요즘 다 귀신이 붙는군
2020.01.08 15:45
Lasmeninas    
어느새 죄다 전설적인 귀신이달라붙어 ㅋㅋㅋㅋ 이제 거릅니다
2020.01.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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