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방구석 프로듀서.

프롤로그

2020.03.25 조회 1,493 추천 14


 프롤로그
 
 
 
 
 
 “박도하 이사님!”
 “예?”
 
 갑작스런 목소리에 놀라 눈이 번쩍 뜨였다.
 빛 때문에 주위를 알아보기가 힘들다.
 차츰 시야가 돌아오자 대리석 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바닥을 딛고 서 있는 내 발은 명품 구두를 신고 있었다.
 당황해 걸음을 멈추니 옆에서 따라오던 여기자가 대뜸 들고 있던 마이크를 들이밀고 물었다.
 
 “비정치인 선정자로서는 아시아 최초로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 동시에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셀럽 1위로 선정되셨는데요. 그에 대한 소감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멍하니 여기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내 손바닥도 한번 내려다보고, 주위도 둘러봤다.
 분명히 이건 현실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방금 전까지 침대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으니까.
 물론 누워있다 그대로 잠들어서 꿈을 꾸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식으로 자각몽을 꿔본 기억은 없었다.
 
 “박도하 이사님? 어디 편찮으신가요?”
 
 여기자가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당황스럽네.
 꿈이라고 해도 어떻게 깨야 할지를 모르겠는데.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어··· 정말 기쁘네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젠장, 눈알 터지겠네.
 이윽고 고개를 끄덕이던 여기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영화, 드라마, 심지어 사람까지도. 만지는 족족 대성공을 거둬낸 박도하 이사님께는 연예계 미다스의 손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다고들 하는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연예계 미다스의 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을 터트렸다.
 무의식적으로 내 능력을 이용해서 성공한 미래를 기대했나 보다.
 아쉽게도 이쪽 길은 포기한 지가 오래인데.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제게는 과분한 호칭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한 대답이시네요. 그럼···.”
 
 여기자가 잠깐 말끝을 흐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삐비비빅!”
 
 뭐, 삐비비빅?
 
 순식간에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밀려온다.
 천천히 눈꺼풀을 밀어 올리자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삐비비빅! 삐비비빅!
 
 얼씨구.
 머리맡의 알람시계를 끄고 몸을 일으켰다.
 꿈 치고는 너무 현실감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다.
 뭔가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이 무겁기도 하고, 어쨌거나 좋은 기분은 아니다.
 머리맡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전원을 켜자마자 누군가가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온다.
 [일 그만뒀다며? 나와라]
 발신인을 확인해 보니 친구인 서준 녀석이다.
 연예기획사 팀장이라는 놈이 평일 아침부터 꽤나 한가한가 보다.
 아침부터 무슨 지랄이냐고 답장을 보내놓고 몸을 일으켰다.
 그러기를 무섭게, 등 뒤에서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귓가에 가져다 대자 특유의 능글맞은 목소리가 스피커 너머에서 들려왔다.
 
 -야. 도하야. 너 나랑 같이 일 해볼 생각 없냐?
 “뭐?”
 
 그때는 몰랐다.
 그 한마디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줄은.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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