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내 마누라는 뱀파이어

Prologue

2014.03.18 | 조회 25,558 | 추천 678


 Prologue
 
 
 “당신은 이 사람을 평생 동안 사랑하며 아낄 것을 맹세합니까?”
 
 낡아 빠진 흙색 로브를 뒤집어 쓴 해골이 물었다.
 목뼈 앞으로는 나비넥타이를 메고 있었다. 말 한 마디를 할 때마다 팔랑팔랑 흔들렸다. 하관도 온전치 못한 주제에 발음은 제법 또렷했다.
 
 “맹세합니다. 저는 평생 동안 그녀를 아끼고 사랑할 겁니다.”
 
 한 남자가 답했다.
 큰 키에 다부진 체격. 어깨 너머로 내려오는 검은 머리카락이 인상적이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정성이 넘치고 있었다.
 
 앞서 말 했던 해골이 흐뭇한 듯 웃었다.
 입이 있는 곳이 달그락 거리며 올라갔으니, 아마도 맞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크흠! 로드께서도 이분을 맞이하여 평생 동안 사랑하며 아낄 것을 맹세하십니까?”
 
 조금은 정중한 어조로 해골이 다시 물었다.
 남자의 맞은편에 선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 눈에 검은 머리카락. 밤의 한 부분을 잘라서 담은 듯, 침잠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모는, 밤하늘에 뜬 달빛조차 견주기를 꺼려 할 만큼 아름다웠다. 밤의 여왕. 이름을 붙이자면, 그 정도가 어울릴 것 같았다.
 
 “맹세한다.”
 
 그녀가 짧게 답했다.
 시선은 마주 한 남성에게 향했다. 무겁고 서늘한 인상과는 달리, 그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마주보는 남성 역시 마찬가지.
 짙은 미소를 얼굴 한 가득 띄우고는 여성에게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사랑하는 한 쌍.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이 공간 위에서 두 남녀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를 중재하는 존재가 낡은 로브를 뒤집어 쓴 해골이라는 점은 매우 아쉬웠지만.
 
 “그럼, 맹세의 증표로 입맞춤을 하겠습니다.”
 
 해골의 선언에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졌다.
 이미 둘에게 다른 존재는 안중에서 사라진 지 오래. 서로만을 눈동자 안에 담은 채,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술이 맞닿았다.
 맹세의 입맞춤.
 
 하늘로 마신 [우르디오스]를 두고, 땅으로는 대지 모신 [이르미아]를 의지한다. 세계를 감싸는 운명의 고리에 두 사람의 연을 끼워 넣으니, 이것은 존재가 부서져 혼돈으로 돌아설 때 까지 이어지는 맹약.
 
 카드리안 력 178년.
 한 쌍의 부부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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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3)

夢劒行    
큰키게 다부진......> 큰키에 다부진 제목에 이끌려 왓어요 ㅎㅎㅎ
2014.03.19 12:01
윈드윙    
오옷!! 행복해보이네요. 해골주례는 참 신선합니다^^;; 여성분이 좀 카리스마가 느껴지네요 ㅋ
2014.03.19 14:40
레몬티한잔    
내마엘?
2014.03.22 13:50
황상진    
건필요
2014.04.04 12:06
레이빈센트    
중간에 오타인듯.
2014.04.07 13:21
강화1up    
특별한 결혼식이네요~
2014.04.08 00:18
꿈을꾸며    
남서에게 ㅡ> 남성에게
2014.04.25 16:08
[탈퇴계정]    
우아.. 내용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건필입니다!
2014.05.03 23:16
어두운과거    
내마엘이 생각나는 제목이네요
2014.05.04 21:00
김집사    
잘 보고 갑니다^^
2014.05.1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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