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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20.06.24 조회 68,544 추천 796


 조슈아 나이트, 한국 이름 조수하.
 
 한국계 미국인이자 전설적인 NFL 쿼터백 조슈아 나이트는 경기 중 불의의 사고로 은퇴한다.
 
 원인은 후두부 충격으로 인한 퇴행성 뇌질환.
 
 그 동안 숱한 색(sack, 쿼터백이 상대 선수에게 붙잡히는 행위) 을 당하면서도 언제나 건재했던 그였기에 팬들은 술렁였다.
 
 “조슈아가 태클에 쓰러졌다고?”
 “그 미친 피지컬의 소유자가, 정말이냐?”
 “벌써 사흘 째 혼수 상태라던데.”
 “이대로 영영 못 깨어나는 거 아냐?”
 “제발, 신이 그에게 가호를 베풀기를···”
 
 다행히도 신은 그의 목숨을 살렸지만, 그의 시간은 30년 전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뇌 손상의 후유증으로 유아퇴행 증상을 보이게 된 것.
 
 그러나 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존경심은 여전했다.
 
 그가 필드 위에서 보여 주었던 압도적인 기량, 놀라운 용기, 스포츠맨십은 상대 팀 팬들마저 매료시킬 정도였으니까.
 
 [우리는 조슈아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그는 위대한 영웅이자, 명예로운 퇴역 군인과도 같지.]
 [조슈아가 명예로운 미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해.]
 
 미국인들은 여전히 그의 삶에 대해 궁금해 했고, 미디어는 그를 초청해 인터뷰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부상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조슈아의 모습에, 팬들은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188cm, 91kg의 당당한 피지컬은 운동부족으로 인해 볼품없이 쪼그라들었고.
 
 태클을 막으며 어뢰 같은 패스를 날려 대던 두꺼운 팔은 이제 마이크를 들어올리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조슈아, 반갑습니다.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다니, 너무도 영광스럽고 행복합니다.”
 
 인터뷰 프로그램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7세의 지능으로 돌아간 조슈아는 가끔 당황스러운 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그 누구도 그를 비웃거나 조롱하지 않았다.
 
 “조슈아, 우리는 당신이 앞으로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네, 난, 행복, 합니다.”
 “···다행입니다. 정말로 다행입니다. 혹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은 없나요?”
 “하고 싶은 일?”
 “예.”
 
 사회자의 질문에, 조슈아는 그 동안 한 번도 한 적 없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난, 축구, 하고 싶었습니다.”
 “축구? 아메리칸 풋볼? 아니면 혹시 사커를 말하는 건가요?”
 “Yes, Soccer. 나, 그거, 하고 싶었습니다.”
 “허, 처음 듣는 이야긴데요. 그런데 왜 아메리칸 풋볼을 시작했나요?”
 “돈.”
 “돈이요?”
 “우리 집, 가난했고, 나, 풋볼 선수로 돈 벌었어.”
 “···”
 “부모님, 좋은 집, 살아. 그래서, 난, 행복합니다.”
 
 조슈아에게 다른 꿈이 있었다는 건 한 번도 밝혀진 적 없었던 사실이다.
 
 그 동안은 숨겨 왔지만, 유아 수준으로 퇴행해 버린 그의 뇌는 그럴싸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법을 몰랐다.
 
 “조슈아가 축구를 하고 싶어 했다고?”
 “대학 시절부터 그의 팬이었지만, 처음 안 사실인데.”
 “만약 축구를 했더라도 분명 성공했을 거야.”
 “당연하지. 쿼터백이지만 운동능력은 NFL에서도 최고였으니까.”
 “축구를 했다면 그런 부상을 당하진 않았겠지?”
 “아마도. 축구는 풋볼만큼 거칠지 않으니까.”
 
 많은 팬들이 아쉬워 하는 가운데,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그의 부모님이었다.
 
 그 동안 단 한번도 자신의 진짜 꿈에 대해 이야기한 적 없었던 아들이었으니까.
 
 일곱 살로 돌아가 버린 아들의 어깨를 붙잡고, 그의 부모님은 한없이 슬프게 흐느껴 울었다.
 
 “수하야, 내가 미안해. 우리가 정말 미안하다···”
 “엄마, 울지, 마세요.”
 “정말로 몰랐어. 네가 축구를 하고 싶어 하는 줄은.”
 “나, 괜찮아요. 돈도, 많이 벌었고.”
 “돈이 다 무슨 소용이겠니. 우린 그냥 네가 건강하기만 바랐는데.”
 “울지, 마, 아빠.”
 “그 때 네가 다른 길을 걸었다면···”
 
 서럽게 흐느껴 우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조슈아는 불행을 느꼈다.
 
 내가 원한 건 부모님의 행복이었는데.
 
 돈을 많이 벌었고, 좋은 집과 차를 사고, 매년 부모님을 휴양지에 보내 드렸지.
 
 어머니와 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기에 풋볼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부모님은 어째서 이렇게 슬피 우는 걸까.
 
 어쩌면 내 선택이 잘못됐던 걸까.
 
 그 날 밤, 그는 무릎을 끌어안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어려진 머리로도 부모님의 눈물을 이해할 수 있었다.
 
 풋볼 선수로 뛰며, 수많은 고통 속에서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 없던 조슈아였다.
 
 하지만 부모님의 눈물을 본 순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후회가 밀려들었다.
 
 어쩌면 부모님이 정말로 원했던 건 이런 삶이 아니었을 지도 몰라.
 
 만약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그 순간 그의 앞에 누군가가 그림자처럼 떠오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누, 누구?”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줄 존재.”
 “새로운, 삶?”
 “그래. 네가 원하던 엔딩은 이게 아니었을 테니까.”
 “···”
 
 홀연히 등장한 존재는 조슈아의 얼굴을 보며 악마 같은 미소를 지었다.
 
 “다시 돌아가서 역사를 바꿔 보라고.”
 “무, 무슨···”
 “아, 고장 난 네 머리도 사고 전으로 복구 시켜 주지. 이건 서비스다.”
 
 그가 조슈아의 머리에 손을 얹는 순간, 모든 풍경이 검게 물들었다.

댓글(41)

물물방울    
요즈음에는 회귀트럭도 없이 회귀를 잘 하네요. 회귀해서 승승장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연재 시작을 축하합니다. 시작은 미미해도 끝은 창대하기를 기원합니다. 화이팅하세요.
2020.06.25 20:25
이블바론    
그래 이런 회귀 좋습니다.
2020.06.28 17:44
real23    
기대되네요
2020.06.29 23:32
조아라사장    
필드의괴물런닝백이랑 너무비슷한데
2020.07.01 00:02
홍순빈    
hut! hut!
2020.07.01 08:57
PLO970    
호오..과연 조수하를 과거로 돌려보낸 자는 누구인지 궁금하네요. 어떤 목적이 있어서 과거로 보낸건지, 아니면 그저 재미 혹은 연민으로 회귀시켜준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프롤로그는 신박하진 않지만 뭔가 더 읽으라고 유혹하는 것 같네요ㅋㅋ
2020.07.01 09:17
PLO970    
근데 제목이 뭔가 상태창같은게 연상되네요 좀 읽어보니 그냥 재능충같던뎀
2020.07.01 09:26
힘이여솟아    
미식축구에서 188에 91킬로면 동네꼬마 체형인데요?? 2미터에 몸무게 140킬로대 괴물들이 즐비한곳에서 저체격이라뇨..
2020.07.01 11:12
풍뢰전사    
건필하세요
2020.07.01 14:26
woooh    
스타트합니다~
2020.07.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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