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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버트 1화

2020.08.25 조회 943 추천 6


 프롤로그
 
 
 
 
 
 
 쿠우우우웅!!!!
 
 5미터 크기의 흉측한 거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덩치만큼 무거웠던 거인은 쓰러지면서 뿌연 흙먼지를 일으켰다.
 
 “크크크크.”
 
 쓰러진 채 작은 미동도 보이지 않는 거인을 보며 웃는 한스.
 그런데 한스의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입고 있는 갑옷은 이미 ‘걸레’ 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엉망이었다.
 그리고 입에서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쿨럭. 쿨럭.”
 
 기침과 함께 내장의 일부로 보이는 것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 모습을 본 램버트가 말했다.
 
 “한스, 괜찮냐?”
 
 한스가 램버트를 쳐다보며 말했다.
 
 “썅! 네 눈에는 이게 괜찮은 걸로 보이냐? 죽을 만큼 아프다!”
 “죽을 만큼 아프다는 놈이 성질은···. 근데, 다른 놈들은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막심이랑 빅터는 진즉에 죽었고 다른 놈들도 겨우 숨만 붙어있다. 던전의 가디언이 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정도로 강할 줄이야. 아, 램버트 넌 괜찮냐?”
 “빨리도 물어본다. 나도 죽을 만큼 아파. 그래도 버틸 만 해.”
 “그래? 혹시 포션 남은 거 있냐? 나 이러다가 진짜 죽을 것 같다.”
 “운 좋은 놈.”
 
 램버트가 허리에 차고 있던 마법 주머니에서 포션을 꺼냈다.
 
 “마지막 포션이다. 이거면 지원팀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거다.”
 “오! 고맙다. 근데 넌 괜찮냐? 너도 아프다면서?”
 “아프지. 그래도 너보다는 나아. 조금 있으면 지원팀도 올 거고.”
 
 램버트가 한스에게 포션을 넘겼다. 진짜 상황이 좋지 않았던 한스가 포션의 뚜껑을 열고 입으로 가져갔다.
 한스가 포션을 마시려는 찰나.
 
 퍼어억!!!!
 
 강렬한 소리와 함께 한스의 머리가 박살났다.
 눈앞에서 그 광경을 본 램버트의 얼굴에 불신과 경악이 어리었다.
 방금 전까지 대화를 나누던 한스가 죽어서가 아니었다.
 한스의 머리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박살나서도 아니었다.
 한스의 머리를 박살낸 사람이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교관이자 대장인 바르만이라서였다.
 
 “대, 대장님이 왜 한스를?”
 
 바르만이 메이스에 묻은 한스의 피와 살점을 털어내며 말했다.
 
 “램버트, 수고했다.”
 “왜? 왜 한스를 죽인 겁니까?!”
 
 바르만이 기분 나쁜 미소를 그리며 말했다.
 
 “왜긴. 쓸모가 없어진 사냥개를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느냐?”
 “쓰, 쓸모가 없어졌다고?”
 
 램버트는 바르만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램버트는 물론이고 한스 역시 알칸 백작에게 충성을 다 하고 있다.
 그리고 둘 다 오러 나이트다.
 그것도 웬만한 기사단에서는 단장급으로 인정받는 오러 엑스퍼트 상급이다.
 이런 최고급 인력이 쓸모가 없어졌다?
 
 “설마, 배신?!”
 
 바르만이 알칸 백작을 배신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말이 된다.
 던전의 가디언이 지키고 있던 던전의 보물을 알칸 백작에게 넘기지 않고 빼돌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목격자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한스를 죽인 것이다.
 
 “감히 알칸 백작님을 배신하다니!”
 
 램버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램버트를 혼란에 빠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르만, 아직이냐?”
 
 램버트가 그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알칸··· 백작님?!”
 
 그곳에는 램버트와 한스가 충성을 다하는 알칸 백작이 있었다.
 그리고 알칸 백작 주변에 있던 기사들이 살아남은 램버트의 동료들을 죽이고 있었다.
 
 “왜?”
 
 기사들이 죽이고 있는 동료들 역시 오러 나이트다. 한스나 램버트보다는 실력이 한 단계 떨어지는 중급이다.
 오러 엑스퍼트 중급도 고급 인력이다.
 그리고 램버트처럼 저들 모두 알칸 백작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려도 모자랄 판에 죽이고 있다?
 
 몇 번을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았다.
 혹시 아직 죽지 않은 가디언이 현혹 마법이라도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바르만이 혼란스러워하는 램버트를 보며 메이스를 치켜들었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바르만의 메이스가 램버트의 머리를 박살냈다.
 아니 박살내려는 순간, 시간이 정지했다.
 의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현재 당신의 카르마 포인트는 20입니다. 카르마 포인트를 사용하여 시간을 되돌리겠습니까? 아니면 시간이 흘러가게 놔두겠습니까?》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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