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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프롤로그 - 그레이트 메지션의 전투

2014.11.19 조회 5,530 추천 107


 1화 프롤로그 - 그레이트 메지션의 전투
 
 검붉은 대지에 수도 없이 작렬하는 강력한 천둥 번개, 끝도 없이 하늘을 뒤덮은 검은 구름, 폭풍과 토네이도가 수천 개씩 대지를 휩쓸고 있는 이곳은 화염이 대지를 태우고, 물이 하늘에서 범람하며 뇌전이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우르릉, 쾅!
 수를 헤아리기 힘든 자연 현상이 범람하는 이곳.
 이야말로 전 차원계의 자연을 조율하고 관장하는 정령계이다.
 지금 정령계의 한 곳에서 정령계 전체를 위협하는 거대한 힘의 격돌이 벌어지고 있었다.
 모든 원소들의 힘을 무시하고 벌어지는 이 극렬한 격돌은 창조 이래 단 한 번의 위협도 없었던 정령계의 균형조차 뒤틀리게 만들고 있었다.
 “뇌법 제1장 3절, 썬더소드!”
 음성과 함께 뇌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검이 흑암의 7대 군주 중 파괴와 공포의 군주라고 불리는 디아블릭스에게 작렬했다.
 “크아아아악……! 크윽… 크아악!”
 전율을 일으키게 하는 위압감을 뿜으며 엄청난 광기를 터뜨리던 디아블릭스는 전신에 작렬하는 뇌력으로 인해 잠시 주춤거렸다.
 때를 같이하는 찰나, 천공의 가운데로 준엄한 꾸짖음이 울려 퍼졌다.
 “어찌 흑암의 세력 중 가장 강하다는 염화의 군주인 그대가 광기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가!”
 “마… 마… 하무트… 끄르르! 크아아아!”
 디아블릭스는 잠시지간 몸을 떨며 마하무트라는 이름을 중얼거렸다. 곧이어 그는 괴성과 함께 온몸의 기운을 폭주시키기 시작했고, 다시 정면으로 돌진했다. 강력한 충격파가 뿜어졌다.
 “방어 제2장 1절, 에테르실드!”
 절대적 방어 결계. 그 밀도가 우주에서 최고의 강도를 자랑하는 금속 오리하르콘의 1만 배를 상회하는 공간균열의 결계가 실현됐다.
 디아블릭스의 힘은 실로 막강하였지만 이미 이지를 상실하고 광기에 휩싸인 상태였기에 공간을 가르는 에테르실드 앞에서 괴성을 지르며 광기를 불사를 뿐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대 염화의 군주 디아블릭스여! 그대의 저돌성은 마계의 군주 중 가장 무서우나 그랬기에 가장 순수했다. 전투의 화신이며 가장 순수한 투기를 가진 그대이기에……”
 잠시 말을 멈춘 음성의 주인이 한 가닥 연민을 담아 말끝을 붙잡았다.
 “…이용당했던 거겠지.”
 타오르는 빛이 오른손을, 끓어오르는 암흑이 왼손을 타고 올라왔다. 이를 비추는 광휘가 보석처럼 맑은 동공 위로 반사됐다.
 “나, 마하무트의 이름으로 명한다. 불의 결정체 이프니옴, 물의 결정체 나이드옴, 바람의 결정체 그라세디옴, 대지의 결정체 가디옴, 벼락의 결정체 선드리옴……! 생명을 관장하는 오대 정령력의 결정이여! 속박하는 모든 공간을 가르며 내 앞에 나타나라!”
 신언(神言)… 이는 언령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것으로 인간의 말로 신언이라 불린다. 우주를 이루는 마나와 그 마나를 이루는 결정체 에테르가 스스로 경배하며 따르고 마하무트의 명에 역동하니 이는 실로 신의 언어 ‘전능의 힘’이라 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기운… 공간을 바스러뜨릴 듯한 다섯 가지 빛줄기가 디아블릭스의 동체에서 폭사하듯 뿜어졌다.
 구과과과!
 강렬한 스파크를 띠며 황금빛 뇌력으로 이루어진 구체.
 타오르는 불꽃으로 이루어진 구체.
 시린 푸른빛을 뿜어내는 구체.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구체.
 은은한 따스함을 뿌리는 암청색의 구체까지 총 다섯 개체의 광구!
 구체 형상의 광구들은 찬란한 빛을 뿜으며 허공중에 머물렀고 구체가 빠져 나온 디아블릭스의 육체는 급속도로 힘을 잃어갔다.
 “그대 디아블릭스여, 그대는 마계의 군주! 이제 그대의 정신을 침범한 광기는 사라졌다. 정신이 드는가?”
 신언을 품은 마하무트의 음성은 그 자체가 마나를 움직였다. 급속도로 기운을 잃어가던 디아블릭스의 붉은 눈동자가 잠시 번뜩이더니 재차 타오르는 안광을 내뿜었다.
 “마하무트. 그대, 위대하고도 고결한 능력의 소유자여, 한낱 피조물이라 말할 수 없는 위대한 존재에게 소멸을 맞이하는 것은 나 흑염의 군주 디아블릭스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진정한 내가 아니었다는 것이 실로 유감스러울 뿐이다. 크크크… 크하하하하하!”
 공포와 파괴의 대변자. 타오르는 암흑 속 불꽃의 소유자! 디아블릭스는 소멸에 처한 지금의 순간조차 만족스럽지 못한 전투를 아쉬워했다.
 오직 무투력을 겸비한 역동적인 전투미학을 추구한다는 마계 마왕 디아블릭스다운 모습이었다.
 “흑염의 군주, 공포와 파괴의 대변자여, 어찌하여 그대 같은 존재가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오대 원소를 관장하는 정령왕을 스스로에게 융합시켰단 말인가? 힘을 원해서? 그대의 힘은 그 존재의 강림만으로 한 차원계의 존망을 대변할 정도로 막강하다. 그대를 포함한 다른 지옥의 군주들이 그대를 이용하여 정령계의 힘을 봉인하고 천계와 전쟁을 벌이려 했다. 그대 디아블릭스여, 이 사실을 진정 몰랐단 말인가?”
 마하무트의 물음에 이미 검붉은 불꽃에 휩싸이며 서서히 그 존재가 으스러져가던 디아블릭스는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크… 크크크… 나 디아블릭스에게 위대하다 높임 받을 수 있는 존재 마하무트여. 그대 마하무트가 묻는 바를 나 디아블릭스는 이미 알고 있었소. 그러나 나는 참을 수 없었소. 저 우주의 밑바닥, 마계조차 하찮게 치부하는 그것들의 존재를….”
 마하무트의 눈자위가 한차례 꿈틀거렸다.
 “만마전……?”
 “그렇소, 만마전! 난 견딜 수 없었소! 나 지옥의 군주 중 가장 강력하다고 자부하는 디아블릭스! 오직 진정한 어둠의 권족이라 자부하는 나에게 만마전은 몇 만 년 동안 오직 수치! 수치! 수치! 절망! 절망! 절망! 크으… 크아아!”
 잠시 절제되지 않은 분노를 폭출하던 디아블릭스는 서서히 분노를 가라앉히며 말을 이었다.
 “다른 군주들은 나에게 말하였소. 전 차원계의 자연을 조율하고 담당하는 힘의 결정체, 정령왕을 융합시킬 수만 있다면 그까짓 만마전은 일거에 뭉개버릴 수 있노라고!”
 꺼질 듯하던 디아블릭스의 붉은 눈이 엄청난 광염을 내뿜기 시작했다.
 “나, 나, 나, 절대적 파괴의 대변자 디아블릭스! 그러나 이 이름의 앞에는 수십만의 흑염일족 지배자일지니!”
 고성을 터트린 디아블릭스의 턱이 으드득 맞물렸다가 검붉은 바위처럼 뭉툭하게 들썩였다.
 “나는 알았소. 다른 군주 놈들은 가장 강력한 나의 육체와 정신을 이용하려 했다는 걸! 광기에 휩싸일 나의 육체를 이용해 천계를 도륙하려 했다는 것을!”
 “알면서 그들의 계획에 동참했단 말인가? 정령력의 결정체가 봉인됨으로써 발생한 여파가 실로 위험하다는 걸 몰랐단 말인가?”
 “그대 위대하고 지고한 경지의 마스터 마하무트여, 우리는 오직 어둠뿐. 또한 어둠의 권족. 그렇기에 빛과 어둠을 가지고 인간으로서 위대한 경지에 오른 그대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오. 어둠에서 태어나 그 긍지로 살기에, 오직 진정한 암흑이어야 하기에 만마전의 존재는 우리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과 같았소.”
 회한… 그의 불꽃과도 같은 안광의 저편에서 느껴지는 나약한 모습. 그러나 디아블릭스는 이를 부정이라도 하듯 강하게 고개를 휘저었다.
 “나는 믿었소. 정령왕의 힘이 비록 나를 능가할지언정 완벽한 힘을 가지고 중간계에 강림한 나에 비해 자신의 모든 권능을 발휘할 수 없는 정령왕 정도는 충분히 융합하여 정령계 전체의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의심치 않았소.”
 “갈!”
 마하무트의 눈이 푸른 광채를 줄기줄기 뿜어내며 형용키 힘든 살기를 발산했다. 그로 인해 정령계의 바람은 숨을 죽였고 불꽃은 삭아들었으며 대지의 진동만이 거세졌다.
 “이런 우매한 암흑의 권족아. 진정 그대가 어둠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군주더냐?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기에 빛도 있는 법! 그대를 포함한 지옥의 다른 군주들이 얼마나 큰 과오를 저질렀는지 모르겠는가? 지금은 비록 암흑의 힘이 약하여 빛이 더 밝을지언정 세상의 인과율은 조화로운 법이거늘! 그대가 흡수했던 정령신화는 정령왕의 근원, 또한 전 차원계 우주의 질서를 조율하는 순수한 에테르의 힘!”
 꾸욱!
 분노를 머금은 그의 두 손이 힘껏 쥐어졌다.
 “정령들의 힘을 막는 데 이용하고 그대를 이용하여 천계와 전쟁을 벌이려 했던 암흑 군주들의 어리석음과 그대의 오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소멸되었고 탄생하지 못하였는지 진정 모른단 말인가!”
 창조 이래 가장 오랜 시간을 살아온 존재 중 하나인 디아블릭스가 마하무트의 뜻을 모를 리 없었다. 만마전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다른 것이야 어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스스로 이런 비참한 결말을 초래하게 되자 그의 입에서 자괴감 섞인 광소가 튀어나왔다.
 “크… 크크크… 그렇군. 억겁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어리석은 욕심이라는 게 있었군.”
 디아블릭스의 자조적인 웃음과 함께 그의 형상이 점차 사그라졌다.
 “정령왕의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자만하였기에, 나는 정령왕의 힘을 얻어 다른 군주들를 굴복시키고 만마전을 휩쓸려고 했소. 크… 크크큭… 그대, 위대한 로드 오브 마스터의 칭호를 받은 자 마하무트여! 난 비록 이 곳에서 소멸하지만 누구보다 믿소! 지옥의 권족이 결코 만마전보다 약하지 않음을! 그대에게 부탁하오. 그대 창조의 권속을 능히 거둘 수 있는 존재! 오로지 권족으로 이어지는 우리 흑염의 일족 또한 거둘 수 있기에 나의 일족을 그대에게 줄 것이오.”
 디아블릭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오른쪽 어깨 위에서 흑염권족을 상징하는 불꽃의 인장이 서서히 떠올라 마하무트에게로 향했다.
 마하무트는 이제 씁쓸하게 바뀌어가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디아블릭스의 육체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를 대변하던 불꽃은 이제 주인의 잔재조차 먹어치우려는 탐욕한 포식자가 되어 있었다.
 “나… 나는… 믿소. 그대 마하무트… 빛과 어둠을 동시에 받고 탄생한 종족으로서 위대한 반열에 오른 인간이기에 빛과 어둠 중 그 어느 것도 꺼뜨리지 않을 것임을. 그렇기에 나의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 믿소.”
 마하무트는 억겁의 세월 동안 암흑 차원을 다스려 온, 강력했던 염화의 군주 디아블릭스의 소멸을 응시하고, 나아가 불꽃의 인장을 어깨에 받아들였다.
 “그대 디아볼릭스여, 그대의 소멸 후 흑염의 권족 중 이제 곧 태어날 또 다른 그대의 후신에게 권속의 인장을 넘겨주겠다. 물론 그때까지 그 어떤 지옥의 존재라도 그대의 일족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리라.”
 마하무트의 음성을 들은 디아블릭스의 입에서 마지막 외침이 토해져 나왔다.
 “크… 크하하하하! 우리 흑염의 일족은 최고의 후원자를 얻었도다! 비록 나는 소멸할지언정 누구도 우리의 일족을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로다!”
 디아블릭스.
 억겁의 세월을 마계의 한 축으로 군림하던 절대 군주는 그렇게 마지막 외침과 함께 소멸하였다.

댓글(5)

血天修羅    
오오오오오!!!!!!!! 중완님!!!!!!!!! 이 작품 다시 쓰시는건가요??
2014.11.19 17:17
조카    
ㅋㅋㅋ이거 스케일이 심상치 않은걸???
2014.11.19 20:29
다프넨.    
신검신화전 작가님이 오셨다
2014.11.26 15:04
초코맛핫바    
잘 보고 갑니다^^
2014.12.03 14:40
니마니마    
이거 출판된 소설아닌가요ㅋ
2015.02.08 19:43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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