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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7년.
현재 시점에서 가장 큰 부와 명예를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누구나 같은 의견을 말할 것이다.
세계 최초의, 그리고 세계 최고의 가상현실 MMORPG 「조디악(Zodiac)」을 플레이해야 한다고.
현존하는 모든 게임의 정수를 집대성한 조디악은 출시된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최고 인기 게임이다.
출시된 지 어느덧 3년.
그동안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거쳐 하나의 사회가 자리 잡고, 대형 길드와 랭커들이 형성된 지금.
조디악의 플레이어들이 입을 모아 궁금해 하는 점이 있었다.
└ 양궁 천재 남궁수가 조디악을 플레이했으면 어땠을까?
└ 솔직히 상위 랭커 한 자리는 가볍게 먹었을 거 같은데?
└ 지금 궁수 클래스 랭커진은 좀 약한 감이 있잖아. 남궁수가 있었으면 현 궁수 1위 라키셀보다 랭킹이 높았을지도 몰라.
└ 이름부터 궁수잖아.
└ 야, ‘남’궁수가 아니고 ‘남궁’수야.
2032년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 양궁 3관왕 남궁수.
그는 수많은 업적을 남긴 한국 양궁계에서도 전무후무한 천재로 불리는 선수였다.
조디악은 게임 센스만큼 현실의 피지컬 능력이 상당히 강조되는 게임.
덕분에 운동선수 출신들이 꽤나 활약하고 있기도 했다.
특히나 궁수 클래스는 그 경우가 더욱 심하다.
초보자들은 기본 공격조차 맞히지 못하는 플레이어들이 태반일 정도로.
때문에 역대 최고의 재능을 가진 양궁 선수였던 남궁수에 대한 기대감이 늘 잊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인물이 한 명 더 있었다.
└ 난 남궁수보다 ‘RBH’가 더 기대됐는데.
└ 하긴. 꼭 운동선수라고 가상현실게임을 잘 한다는 보장은 없는 거니까.
└ RBH야말로 랭커 한 자리는 맡아둘만한 인재였지.
└ 지금 시작해도 대형 길드들이 군침 흘릴만한 매물일걸?
└ RBH 플레이보고 게임 많이 배웠었는데. 조디악에서도 그 미친 피지컬을 볼 수 있었으면 진짜 좋았을 거야.
익명의 천재 게이머 RBH.
어느 날 게임계에 홀연히 나타난 그는 익명으로 참가할 수 있는 모든 대회에서 상금을 휩쓸었다.
특히 활을 사용하는 가상현실게임에서는 늘 압도적인 지표를 보여주는 게 그였다.
‘상금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게이머.
자연스럽게 최초의 가상현실 MMORPG 조디악의 출시가 예고되었을 때, 제일 주목받는 게이머이기도 했다.
남궁수와 RBH.
각 분야의 천재로 손꼽히는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 근데 요새 남궁수는 뭐 하고 산대? 누구 근황 아는 사람 없어?
└ RBH는 왜 잠적한 걸까? 조디악을 플레이했다면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었을 텐데.
높은 인지도와 스타성을 갖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춰버렸다는 점.
비슷한 시기에 모두에게 그저 의문점만을 남긴 채 사라져버렸다.
한데.
그들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었다.
남궁수와 RBH는 사실.
두 사람이 아니라.
동일인물이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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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천재가 새로운 날개를 펼치려 하고 있었다.
남들과는 다른 ‘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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