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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2021.12.20 조회 113,241 추천 1,803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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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잘나가는 헌터셨다.
 등급은 A, 진정한 초인이라 불리는 S급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등급의 헌터.
 그리고 정의감과 오지랖 때문인지, 항상 주변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다.
 아빠는 내게 항상 말씀하셨다.
 
 “아들, 힘이 있는 이유는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그러니까 우리 태식이도 그랬으면 좋겠구나.”
 “응! 나도 아빠처럼 힘이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
 
 아빠는 나에게 영웅이셨고, 나도 아빠처럼 되고 싶었다.
 세상을 알기 전까지는.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집에 왔는데 엄마가 울고 있었다.
 아빠가 들어갔던 A급 게이트가 돌연 사라졌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와 나는 세상에 단둘이 남았다. 우리는 아빠를 잃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더 힘든 순간을 겪어야 했다.
 
 아빠가 초창기부터 속해 있던 길드는 고가의 장비를 모두 분실했다며, 우리한테 보상을 청구했다.
 아빠가 있었을 때와는 전혀 상반된 태도였다.
 
 그뿐만 아니었다.
 아빠한테 도움을 받은 헌터들도 우리를 도와주기는커녕 외면하기 바빴다.
 심지어는 그중에 아빠한테 큰돈을 빌린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차용증도 없을뿐더러, 헌터도 아닌 엄마와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은 없었다.
 
 내 나이 14살, 세상을 깨달았다.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게. 나한테 잘못이 있다면 약한 게 잘못이었다.
 강자가 약자의 것을 빼앗는 건 잘못이 아니었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했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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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때마다 느끼지만, 아주 더러운 기분이 든단 말이야.”
 
 사람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풍기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행복한 사람의 곁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우울한 새끼가 옆에 있으면 우울해지는 거처럼.
 지금 내가 도착한 곳이 그랬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 허름한 아파트,
 명목은 국가에서 사회적 약자들한테 제공해주는 아파트지만, 실상은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 둔 인간 쓰레기장이었다.
 이곳에 위치가 게이트가 자주 생겨나는 위험 지역에 있는 것이 그 증거였다.
 그런 사람이 모여 있다. 보니 아파트 전체의 분위기가 좋을 리가 없었다.
 
 쿵-.
 
 차에서 내린 나는, 오늘 목적지인 302호로 향했다.
 김정혜, 나이 서른다섯. 나한테 돈을 빌리고는 2년 동안 잠적한 질 나쁜 년이었다.
 
 띵동-!
 
 문 앞에 도착한 나는 초인종을 눌렀다.
 
 “그럼, 그렇지. 한 번에 나올 리가 없지.”
 
 돈을 받으러 다니다 보면, 항상 겪는 상황이었다. 이미 집에 있는 걸 다 알고 찾아왔는데도, 꼭 험한 꼴을 보려고 한다.
 
 “김정혜 씨, 안에 있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그냥 좋게 말할 때 나오세요.”
 
 나는 예의 있게 한 번의 경고를 해줬다. 안에서 놀라는 기척이 느껴졌지만,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다.
 
 “꼭 좋게 말하면 들어 처먹질 않네.”
 
 바보 같았다. 굳이 화를 부르니 말이다. 나는 문이 부서져라 강하게 발로 찼다.
 
 쾅-! 쾅-! 쾅-!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아파트 복도에 울려 퍼졌다.
 
 쾅-!
 
 그러자 문이 열렸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그런데 내가 두드리던 문은 아니었다.
 
 “어떤 새끼야! 잠 좀 자자! 잠 좀!”
 
 문이 열린 곳은 옆집이었다. 중년의 남자가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나왔다. 손등에 어설프게 있는 문신을 보니까 그냥 양아치였다.
 
 “뭐?”
 “······꿀꺽.”
 
 나를 본 남자는 인상을 풀고, 움찔했다. 하긴, 대낮이기는 해도, 검은 정장에 얼굴에 제법 흉터도 있는 조폭같이 생긴 놈이 있으니 그럴 만했다.
 
 “잠 좀 자게 해 드릴까? 영원히?”
 
 오늘은 아빠의 기일이라 기분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좋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 아닙니다.”
 
 옆집 남자는 기겁하며 손을 저었다.
 남자가 저렇게 행동하자, 괜히 내가 나쁜 놈이 된 거 같은 기분이었다.
 
 “금방 끝내고 갈 테니까, 좀 참으쇼.”
 
 남자는 내 말에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고는 조심히 문을 닫고 들어갔다.
 
 “김정혜 씨, 이렇게 말로 하는 것도 마지막입니다. 안에 있는 거 다 아니까 그냥 문 열어요. 이제 말로 안 합니다.”
 
 빨리 좀 끝내고 싶어서 기회를 줬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이봐, 아줌마. 이건 다 아줌마가 자처한 일이야.”
 
 나는 문 옆에 있는 방범창을 잡아서 흔들었다. 게이트의 등장 이후, 헌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공권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법의 힘 또한 많이 약해졌기에 이런 행동은 문제 될 게 없었다.
 
 덜그럭-. 철컥-.
 
 오래된 아파트라 그런지, 강하게 몇 번 흔드는 것만으로 방범창을 뜯어냈다.
 
 쨍그랑-!
 
 손에 든 방범창으로 그대로 창문을 깨트리고, 깨진 창문으로 손을 넣어서 문을 열었다.
 
 “히익!”
 
 문을 열어서 집 안으로 들어가자, 소싯적 남자 꽤 울렸을 거 같은 외모를 가진 김정혜가 놀란 입을 틀어막았다.
 
 “후, 그러게 그냥 좋은 말로 할 때 나오면 좋잖아.”
 “사, 살려주세요. 제, 제발 살려주세요.”
 
 김정혜는 나를 보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이 닳도록 빌기 시작했다.
 
 “하, 어째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지? 이럴 거면 돈을 빌리지를 말든가.”
 
 어디 채무자 학원 같은 게 있나 싶었다. 매번 똑같은 행동을 보여주니 말이다.
 
 “아줌마, 내가 언제 죽인대? 돈을 갚으면 되잖아. 그리고 돈도 안 갚고 잠수타는 건 어느 나라 법이야? 법정 최대 이자 지켜주면서 대우를 해주는 데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니지.”
 “그, 그게 아들 병원비만 해결 돼······.”
 “그만!”
 
 김정혜의 말을 듣던 나는 언성을 높였다.
 
 “아들 병원비라······, 그거 맞아?”
 “네?”
 
 김정혜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봤다. 이 와중에도 저런 연기를 한다니, 소름이 돋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아줌마, 여기가 병원이야? 요새 병원에서는 카드도 치나 봐?”
 
 나는 미리 챙겨온 사진을 김정혜의 앞에 던졌다. 그녀가 카지노에서 도박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었다. 사진을 확인한 그녀의 눈동자는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거세게 흔들렸다.
 
 “시발!”
 “이런 시발년이······.”
 
 그러더니 김정혜는 등 뒤에 숨겨 놨었는지, 식칼을 나한테 휘둘렀다.
 
 “······.”
 
 가볍게 식칼을 피해낸 나는 김정혜를 싸늘하게 쳐다봤다.
 
 “주,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
 
 그녀는 자신도 감당되지 않을 짓을 해서인지 벌벌 떨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봐줄 이유는 없었다.
 
 “지금부터는 정당방위야, 억울해하지는 마라.”
 
 내가 앞으로 다가가자 김정혜는 반사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눈먼 칼에 베일 정도로 허투루 살아오지 않았다.
 가볍게 피하면서 그녀의 손등을 수도로 가볍게 내려쳤다.
 
 “꺄아악!”
 
 그리고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그딴 위험한 걸 휘두르면 어떻게? 죽이려고? 이런, 내 말이 들리지도 않나 보네.”
 
 김정혜는 나한테 머리를 잡혔음에도 바닥에 떨어진 식칼을 주우려고 정신이 없었다.
 나는 그런 김정혜의 손을 그대로 밟아버렸다.
 
 “까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나는 발끝에서 느껴지는, 뼈가 부러지는 느낌에 멈칫했다.
 
 “이런, 너무 세게 밟았네.”
 
 김정혜는 남아있는 몸뚱이로 돈을 갚아야 했다.
 예전 조폭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장기를 떼다 파는 것이 아닌, 게이트 안에 있는 광산에서 일하는 거였다.
 
 게이트 등장 이후로, 장기 팔이 보다 기존에 지구에는 없던 광물이 나오는 광산에서 일하는 게 돈을 더 벌었기 때문이다.
 
 “뭐, 한쪽 손 정도는 괜찮겠지.”
 
 어차피 힘이 쓰는 일보다는 다른 쪽으로 일하게 될 확률이 높았다.
 그 일을 할 때는 굳이 한 손은 필요 없을 테니까.
 
 “으음.”
 
 고통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김정혜의 손을 봤다.
 
 “그래도 손 병신보다는 정상이 좋겠지.”
 
 안 주머니 속에 넣어둔, 비상용 포션을 꺼내서, 김정혜의 손에 뿌렸다.
 그러자 정신을 잃고도 고통스러워하던 김정혜의 표정이 조금은 밝아졌다.
 
 “그나저나 시발년이 끝까지 귀찮게 하네.”
 
 김정혜를 어깨에 둘러메고 낡은 아파트를 나왔다.
 
 #
 경기도 포천 근처에 있는 E등급 게이트, 코볼트 광산.
 채무자 김정혜를 데리고 내가 온 곳이다.
 
 [태광 인력 사무소]
 
 나는 게이트 앞에 세워진 건물 앞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뒤에 쓰러져 있는 김정혜를 쳐다봤다.
 
 “아줌마, 아까부터 일어나 있던 거 다 알아. 그냥 일어나지?”
 
 김정혜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깨어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일부러 자는 척을 하려고, 숨도 작게 쉬어가며 애쓰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직접 걸어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짐짝처럼 들려서 가는 게 취향이면 그냥 그렇게 있어도 좋고.”
 
 그러자 김정혜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것처럼 일어났다.
 
 “잘 생각했어,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도망가려거나 그딴 생각은 하지 마. 지금 이곳에는 헌터들이 널렸고, 당신은 빚을 갚기까지 그 헌터들 소유니까.”
 “알았으니까, 빨리 가기나 해요.”
 
 김정혜는 이제 체념했는지 아까 같은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참, 그리고 손 치료하는 데 사용한 포션은 원금에 추가로 청구해놨으니까 그렇게 알고.”
 “뭐! 그걸 내가 왜 갚아!”
 
 김정혜는 내 말을 듣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나는 표정을 굳혔다.
 
 “그러면 다시 그 손 병신으로 만들어 줄까?”
 “······알았어, 갚으면 되잖아.”
 
 김정혜를 아까의 고통이 떠올랐는지 고분고분해졌다.
 
 “나와.”
 
 김정혜는 조용히 내 뒤로 따라붙었다.
 
 “태식이 오랜만이다.”
 
 그때였다. 사무소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중년 남자 한 명이 나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이곳에 오면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 홍상태였다.
 나이 40에, 만년 F급, 헌터 중에서 쓰레기인 그가 나를 하대했다.
 마음 같아서는 쥐어 패고 싶었지만.
 
 “안녕하세요, 홍 헌터님. 오늘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나는 속마음과 다르게, 그에게 다가가서 해맑게 웃으며 인사했다.
 
 “양아치 새끼······.”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김정혜는 나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을 대한 태도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F급이지만 그래도 각성조차 하지 못한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자였으니까.
 약자가 강자에게 기는 것은 이상한 게 아니었다. 내가 살아온 세상은 그랬다.
 
 “고생은 무슨, 그나저나 이번에 여기 데려온 여자야?”
 
 홍성태는 내 뒤에 있는 김정혜를 턱 끝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맞습니다. 어떻게 마음에 드십니까?”
 “뭐, 나쁘지 않네.”
 
 나쁘지 않기는, 귀가 붉게 변한 것을 보니 마음에 든 게 분명했다.
 
 “이번에는 빚이 꽤 있어서 오래 있을 겁니다.”
 “그래? 좋네.”
 “저는 사장님 좀 뵙고 오겠습니다.”
 “그래, 얼른 들어가 봐.”
 
 그렇게 나와 김정혜는, 홍성태의 음흉한 시선을 받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시발······, 조금만 시간을 더 줘요. 돈은 꼭 갚을게요.”
 
 그때,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던 김정혜가 말했다.
 앞으로 자신의 처지가 어떨지 뻔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더 준다고 가능하긴 해? 지금 그쪽이 갚아야 할 돈이 5억이야. 능력도 없으면서 무슨 수로 갚으려고? 뭐, 식당 서빙이라도 할래? 늘어나는 이자 때문에 평생 갚지도 못할 텐데?”
 “······.”
 
 뭔가 말하려던 그녀는 내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남의 돈 빌렸을 때는 각오를 했어야지. 그냥 이곳에서 조용히 일해, 여기서 일하면 3년이면 모든 빚 청산 가능할 거야.”
 “······.”
 
 그녀는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다. 이를 꽉 문 것이 분한 듯했지만 할 대답이 없었을 것이다.
 솔직히,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으니까.
 
 똑똑-.
 어느새 도착한 사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누구야.”
 
 안쪽에서는 걸걸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저 오태식입니다.”
 “들어와.”
 
 들어가자 한 눈으로 봐도 거구의 덩치를 가진 남자가 있었다. 이 인력 사무소의 주인이자, 현재 E급 게이트 코볼트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중견 길드 태광의 간부, 박광수였다.
 무려 B급 헌터로, 내가 실제 인연이 있는 사람 중 제일 강자인 사람이었다.
 생긴 건 둔해 보여도 멧돼지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헌터다.
 
 “저년이야?”
 
 박광수는 입맛을 다시며, 김정혜를 쳐다봤다.
 
 “네, 그렇습니다. 인사드려, 앞으로 네가 일할 곳의 사장님이다.”
 
 박광수를 보고, 인상을 찌푸리는 김정혜를 머리를 눌러 인사 시켰다. 혹시라도, 박광수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가는 오늘 일이 전부 허탕이 될 테니까.
 
 “좋네, 성깔 있어 보이는 게.”
 
 다행히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얼마라고 했지?”
 “5억 3천이 조금 넘긴 한데, 5억 3천으로 딱 맞추면 될 거 같습니다.”
 “뒤에 3천은 또 뭐야? 우리가 하루 이틀 볼 사이도 아니고 5억으로 해.”
 
 돼지 같은 새끼, 안 그래도 1000만 원을 깎아서 부른 상태였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3천만 원을 더 깎는 박광수의 태도에 기분이 아주 뭐 같았다.
 물론, 그걸 티 낼 생각은 없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래서 내가 태식이를 좋아한다니까, 앞으로도 자주 보자고.”
 “네, 알겠습니다.”
 “그래, 돈은 평소 넣던 계좌에 넣을 테니까, 어서 나가봐.”
 “네! 좋은 시간 되십시오.”
 
 그렇게 박광수가 있는 사장실을 나왔다.
 
 “꺄아악!”
 
 그리고 뒤에서 김정혜의 목소리에 주먹을 꽉 쥐었다.
 
 “당연한 거야······.”
 
 강자가 약자한테 뺏는 건 당연했다. 죄책감 같은 건 느끼지 않았다······. 아버지처럼 바보 같이 살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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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 같은 새끼.”
 
 차를 타고, 게이트에서 한 참 벗어나고 나서야, 나는 마음속에 있던 말을 했다. 진짜, 욕이 안 나올 수 없었다.
 그 동안 김정혜가 잠수 타면서 갚은 이자랑 이것 저것을 제외하면 얼마 남지도 않았다.
 
 “하여튼 있는 새끼가 더한단 말이야.”
 
 B급 헌터라면, 마음만 먹으면 억대 연봉은 우습게 벌 수 있었다. 심지어는 박광수는 나름 이름있는 중견 길드의 간부였다. 돈이라면 넘쳐나는 놈이었다.
 
 “내가 힘만 있었어도······.”
 
 억울했다. 나도 각성해서 재능을 얻는다면, 저딴 놈들보다 더 강해질 수 있었을 텐데.
 
 쩌저적-!
 
 그때였다. 차원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소리의 근원지는 내가 가고 있는 도로 위였다.
 
 “미친!”
 
 나는 다급하게 핸들을 꺾었지만, 이미 내 차는 푸른 게이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무래도 돌아가신 아빠가 나를 보고 싶어하는 거 같았다.

댓글(182)

허무찬    
잘보고갑니다!
2021.12.20 01:48
블럭통통    
감사합니다!
2021.12.20 11:07
떡호    
잘보고갑니다~
2021.12.20 15:51
블럭통통    
감사합니다!
2021.12.20 15:58
찰찰떡    
흥미로운 시작!
2021.12.21 00:02
블럭통통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ㅎ
2021.12.21 00:04
묘한인연    
서울 외곽이 위치한 아파트//외곽에 배려에요//예요 빌리지를 말던가//말든가 들쳐메고//둘러메고
2021.12.21 04:18
블럭통통    
감사합니다, 조금 더 신경 쓰도록하겠습니다.
2021.12.21 11:25
마아카로니    
잘 보고 갑니다.
2021.12.21 10:18
블럭통통    
감사합니다!
2021.12.21 11:26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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