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사제회귀

1. 서(序).

2022.01.11 조회 10,650 추천 122


 쾅! 쾅!
 
 “크어억! 이런 니미럴! 뭐, 뭐가 이렇게 강해?”
 
 음침하게 생긴 검은 초로인이 검기(劍氣)에 맞아 나가떨어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쿨록! 쿨록! 젠장! 이게 초절정 상이라고? 대체 교(敎)의 놈들은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반대로 온통 하얀 초로인이 피를 토하면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말을 받았다.
 
 “흑사(黑邪)야! 이러다가 오늘이 명년(明年) 제삿날이 되겠다! 물러나자!”
 
 하얀 초로인이 말은 마치는 순간이었다.
 
 서걱! 푸하학!
 
 한 줄기 맹렬한 검기가 날라와서 그의 몸통을 상하로 양단하였고, 내장과 핏물이 공중으로 흩날리었다.
 
 “배, 백사(白邪)야!”
 “시끄럽다! 검둥이!”
 
 스걱!
 
 검은 초로인의 정수리부터 사타구니까지 일직선으로 금이 갔다.
 그리고, 서서히 양쪽으로 벌어지면서 핏뭏을 뿜어내었다.
 
 “끝나셨어요? 사부님?”
 “응, 너는?”
 “저도 전부 썰었습니다.”
 “수고했다. 오늘은 좀 피곤하니 객잔이라도 들러서 제대로 쉬자꾸나.”
 “네, 사부님”
 
 그들이 떠나간 벌판에는 검고 하얀 초로인들과 붉은 적의(赤依)를 입은 자들의 시체가 피비린내를 풍기면서 널려 있었고, 잠시 후에는 까마귀 떼가 내려와서 마음껏 만찬을 즐기기 시작하였다.
 
 ****
 
 “뭐라고? 흑백쌍사(黑白雙邪)까지 당했다고? 그럴 리가?”
 “네, 죄송합니다.”
 “허어! 이거 우리가 독검(獨劍)의 무위를 잘못 분석했다는 말이잖나? 독검은 잘해야 초절정 상급 정도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각자가 초절정인 흑백쌍사를 보냈습니다만 예상외로 쉽게 당했습니다. 말씀대로 평가가 잘못되었던 것 같습니다.”
 “흠, 아무래도 안 되겠어. 무리해서라도 지금 제거하는 것이 나을 것이야.”
 
 문사건을 쓴 중년의 사내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오나, 지금 그쪽으로 돌릴 마땅한 고수가 없지 않습니까? 독검(獨劍)의 화후가 세간의 평보다도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어설프게 제거하려 하였다가는 오히려 우리 아이들만 도륙당할 것입니다.”
 
 붉은색이 진해지면 검은색에 가까워진다.
 그렇게 붉다 못해서 검은색처럼 보이는 경장을 입은 사내가 문사건 사내 앞에서 부복하면서 대답하였다.
 
 “독검의 화후가 예상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를 제거할 고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 전마도(戰魔刀)를 부르게”
 “네? 속하 죄송합니다만, 전마도와의 청부 약조에 정파 인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사옵니다. 게다가 전마도와 독검은 안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건을 맡으면 남은 청부를 모두 처리한 것으로 해준다고 하면 맡을 것이야. 전마도에는 남은 시간이 없으니까”
 “그렇기야 합니다만, 청부가 세 건이나 남았는데 그렇게까지···.”
 “시키는 대로 하게. 독검이 이상하게 거슬려. 우리 교(敎)의 대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네.”
 “존명(尊命)!”
 
 부복한 사내가 사라지자, 문사건의 중년 사내가 방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왔다.
 
 “이상하구나. 전마도가 나서면 독검을 제거하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어찌하여 이렇게 마음이 답답한 것일까?”
 
 답답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하여 정원을 거닐 때, 하늘에서는 자미성(紫微星)이 이상하게 붉어진 칠살성(七殺星)을 침범하고 있었으나 문사건의 사내는 보지 못하였다.

작가의 말

달려봅니다!^^

이용약관 유료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청소년보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