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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22.03.01 조회 30,414 추천 384


 2039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지난 시즌까지 3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대양 블랙캣츠와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세원 호크스의 경기가 막을 내리기 직전이었다.
 
  시리즈 스코어 3대0으로 앞선 블랙캣츠가 리드한 상황에서 맞이하게 된 9회 말.
 
  1차전 스코어 12대1
  2차전 스코어 8대0
  3차전 스코어 14대2
 
  양 팀의 전력 차는 확연했고.
  그 누구도 호크스의 역전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단 한 번만이라도, 블랙캣츠라는 절대강자에 맞서 대등한 경기를 펼쳐주길 바라고 있었을 뿐.
 
  하지만 팬들의 염원이 무색하게도, 호크스는 4차전 역시 9대1이란 스코어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문을 연 호크스의 새로운 홈구장은, 마치 장례식이라도 치러지는 것 마냥 무거운 침묵에 휩싸여있었고. 애써 울음을 참는 듯한 팬들의 흐느낌 만이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하지만 경기상황을 중계 중인 부스 안의 분위기는 이와는 사뭇 달랐는데.
 
  “블랙캣츠, 블랙캣츠! 정마아아알! 정말 대단합니다! 무려 93퍼선트의 승률로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쥔 블랙캣츠! 4년 연속 통합우승에 단 한 발자국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강의 왕조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렇죠! 무려 3년 연속으로 정규시즌 승률 90퍼센트를 넘겼습니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 기록이에요. 물론 야구라는 스포츠가 생긴 이래로, 그 어떤 프로리그에서도 승률 90퍼센트를 달성한 팀 자체가 없었지만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작년과 재작년의 한국시리즈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단 한 번의 패배조차 허용하지 않을 듯한 블랙캣츠! 아, 2039시즌! 그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드디어 이 선수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네, 백넘버 11번! 한유신 선수입니다! 평소처럼 덕아웃에서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여유가 흘러넘치는 모습이죠?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 선수... 놀랍게도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는데요?”
  “그렇습니다. 이런 선수를 제외하고도 3대0의 시리즈 스코어를 만들어낸 블랙캣츠의 저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이 선수를 보고 싶다는 팬들의 성화로 블랙캣츠와 저희 방송국 홈페이지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하더군요.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에 와서야 모습을...”
 
  경기장의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마운드에 오르는 건장한 체격의 투수.
 
  연습투구조차 생략해버린 그의 오른팔이 불을 뿜었고.
 
  콰아아아아아아앙
  퍼어어어엉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존의 구석구석을 찌르는 160km 전후의 포심패스트볼과 140km대 중반의 날카로운 슬라이더, 그리고 엄청난 낙차의 커브가 연신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스윙! 스뜨으으락 아웃!”
  “스뜨으으롹 아웃!”
  “스윙, 스뜨으으으라잌 아웃! 게임 셋!”
 
  투수의 피칭은 가히 압도적.
  그는 단 10구 만에 호크스의 2,3,4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내버렸다.
 
  결국 2039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대양 블랙캣츠가 4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마무리되었고.
 
  그로부터 3일 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이와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유신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보내주세요. 제발...ㅜ.ㅜ]

작가의 말

실제로 이런 글은 청원 등록이 안되겠지만.

2039년이기도 하고, 장르소설이니까요. ㅎㅎㅎ

재밌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28)

라사하트    
5252~기다리다 목빠지는줄 알았다고요~자까양반~ 과연 포스팅으로 유신이는 얼마를 벌 것인가!
2022.03.01 08:11
달과범고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2022.03.01 08:21
ky*****    
이번작도 기대하겠습니다! 전작 안 읽어도 무리없이 읽을수 있는 좋은 작품 쓰셔서 많은 인기 얻으시길!
2022.03.01 09:01
달과범고래    
감사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2022.03.01 09:03
유수09    
크핫~선호작 등록해 놓은 보람이 있네용. 돌아올 줄 믿고 있었어욧~^^/
2022.03.01 11:50
mo**    
오오 2부 가즈아
2022.03.01 12:36
jm****    
2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완결까지 힘내세요
2022.03.01 17:43
ki******    
응?2부야?
2022.03.02 02:49
빠방이    
혹시 하고 봤는데 맞네요 ㅎㅎ
2022.03.03 21:02
아가로우    
어 진짜 나왔네 대박 ㅋㅋㅋㅋ
2022.03.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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