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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치명적인 남자, 어게인 라이프!

씬(scene).1 오프닝

2022.05.11 조회 120,110 추천 1,755


 씬(scene).1 오프닝
 
 
 
 
 약속된 시간이 얼마나 남지 않았다. 하지만, 신작 드라마의 아이디어는 도무지 손에 잡히질 않는다.
 
 작업실에만 갇혀 있어서 이러는 거야. 환경을 분위기를 바꿔보자!
 
 주변 사람들에겐 그럴싸한 핑계를 대고 훌쩍 여행을 떠났다. 답답한 마음에 일단 떠나고 보자는 마음이 컸지만, 또 모르는 일 아닌가.
 어디선가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와 캐릭터가 떠오를 수도 있는 거니까.
 
 이탈리아 남부를 거쳐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 도착했다.
 포도밭이 넓게 펼쳐진 그림 같은 펜션.
 예약도 없이 찾아온 곳이라 방이 있을까 싶었는데, 운이 따랐다.
 예약이 취소된 방이 있단다.
 짐을 풀고 테라스에서 앉아 차를 마시니, 그간 고달팠던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이 정도 풍경이면······. 뭐라도 좋으니.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젠장! 젠장! 젠장!
 
 노트북 화면엔 여전히 커서만 깜빡일 뿐. 어떤 단어도 문장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환경이 바뀌어도 분위기가 바뀌어도 굳어 버린 머리는 도무지 풀릴 생각이 없다.
 이번 작품마저 말아 먹으면 작가 경력에 치명상을 입을 판이다. 어떻게든 최강의 신작을 완성해 로코의 여왕이라는 명성을 되찾아 와야 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글은 써지지 않고 밤마다 와인만 꼴딱거리고 있다.
 이러다 드라마 작가가 아니라 주정뱅이가 될 판이다.
 
 잔뜩 술에 취해 기절했다가 부스스한 모습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꺄아아악! 이, 이게 뭐야!
 아직 삼십 대인데! 내가 탈모라니! 여자가 탈모라니!
 
 자고 일어날 때마다 베개에 가득 묻어난 머리카락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고 그 때문에 탈모는 더 심해졌다.
 그야말로 최악이 최악을 부르는 최악의 연속이랄까.
 
 확! 그냥. 여기서 목을 매고 죽어버릴까?
 
 그 망할 년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사느니······.
 그래. 그냥 죽어버리자.
 자존심이라도 지키는 거야!
 
 궁지에 몰리다 못해, 생각지 말아야 할 생각까지 해가며 최후를 고민할 때쯤.
 포도밭에 드리운 붉은 석양 사이로······.
 마치, 황야의 무법자처럼.
 
 그 남자가 나타났다.

작가의 말

*




이 글의 장르는 ‘그냥 이 글 자체’입니다.


장르를 따지거나, 성향을 따져 굳이 분류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사람이 사는 이야기. 인연에 대한 이야기. 기타 등등이 섞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보시기 좋으시면 보시는 거고. 아니면 취향을 찾아 모험을 떠나시면 됩니다.


개인의 취향, 각자의 성향에 대해 제가 강요할 수 없듯이 이 글에 대해서도 ‘그렇구나. 이런 글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기원합니다.





*

댓글(35)

산방학    
출발
2022.05.27 16:59
허밍기    
출발2
2022.05.28 20:12
n6**********    
추천글 보고 왔습니다.
2022.05.29 20:31
보람이맘    
잘보고갑니다
2022.05.30 13:00
묘한인연    
팬션//펜션
2022.06.04 06:06
화주    
탈 모는 그 남자를 부른다.
2022.06.04 09:42
wpdldp    
추천 글 보고 왔습니다. 2
2022.06.04 15:55
CB걸면앙    
추천글 보고 왔습니다.3
2022.06.04 18:33
후니랜드    
추천글 보고 왔어요
2022.06.05 09:43
풍뢰전사    
건필하세요
2022.06.05 21:38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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