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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시간여행자 [박재학 작가 - 현대판타지 소설]

제1장 돌아온 백수 (1)

2022.06.20 조회 1,551 추천 19


 시간여행자
 제1장 돌아온 백수 (1)
 
 
 스스스스! 파파팟!
 공간이 이지러지면서 회색 로브를 입고 후드를 눌러 쓰고 있는 자가 나타났다.
 “우욱!”
 상체를 숙이면서 입에서 피를 내뿜었다.
 지독한 통증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살펴보니 어두운 밤의 어느 무인도였는데 전방에 텐트가 보였다.
 텐트의 불빛을 보고 다가갔더니 술이 떡이 되어 널브러져 있는 남자가 있었다.
 회색 로브를 입은 자가 잠시 널브러져 있는 남자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츠츠츠츠! 번쩍!
 기이한 빛으로 눈이 번뜩이더니 순간 사라졌다.
 잠시 후에 내밀고 있던 오른손을 거두었다.
 “큭큭큭, 나처럼 지독히 운이 없었던 놈이군.”
 스윽!
 손짓만으로 간단히 널브러져 있는 남자의 상체를 일으켰다.
 그제야 남자가 눈을 뜨더니 멍한 표정이었다.
 “누, 누구?”
 “나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니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콰악!
 회색 로브를 입은 자가 남자의 정수리를 오른손으로 움켜쥐었다.
 텐트 속의 남자가 반항을 할 사이도 없었다.
 처음 들어보는 언어였고, 이상하게도 머릿속에서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았지만 무슨 말을 한 것인지는 이해가 되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츠츠츠츠!
 텐트 속의 남자 정수리로 이질적인 기운과 각종 지식들이 해일처럼 밀려 들어왔다.
 지독한 고통도 동반되었기에 입을 쩍 벌리면서 동시에 눈이 커졌다.
 “이, 이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지독한 고통이 10분 정도 지나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텐트 속의 남자 정수리를 움켜쥐고 있던 회색 로브를 입은 자가 그제야 오른손을 거두었다.
 스윽!
 회색 로브를 입은 자가 자신의 왼 손목에 차고 있던 팔찌를 뽑더니 텐트 속의 남자의 왼 손목에 채워주었다.
 “나와 너의 인연이 너무 짧아서 아쉽구나. 그렇지만 이것도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겠지.”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푸른 마나의 전승자인 아도르모 칸 루소 라울러 드미리우스라 한다.”
 “뭐라고요?”
 “너의 기억으로는 마법사라고 하면 이해가 될 거다.”
 “아, 마법사였습니까?”
 “그렇다. 나는 곧 죽는다.”
 “······”
 회색 로브를 입은 자가 입고 있는 회색 로브를 펼치자 텐트 속의 남자의 눈이 커졌다.
 놀랍게도 회색 로브를 입은 자의 가슴에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큰 구멍이 나 있었다.
 이런 상태로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훗날 나의 시신을 고향 땅에 있는 아르미온느 옆에 묻어다오.”
 “으음, 알겠습니다.”
 “나의 모든 지식과 기억까지 너의 머릿속에 불어 넣어 주었으니 며칠이면 다 알게 될 거다.”
 콰악!
 텐트 속의 남자 왼 손목에 채워주었던 팔찌를 잡았더니 놀랍게도 투명한 뭔가가 공중에 나타났다.
 “이, 이게?”
 “아공간이니 놀랄 거 없다.”
 회색 로브를 입은 자가 텐트 속의 남자 얼굴을 바라보다가 아공간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아공간이 소환 해제가 되면서 멍한 표정의 텐트 속의 남자가 뒤로 넘어가더니 기절했다.
 
 “으, 머리야.”
 텐트 속의 남자가 상체를 일으켰다.
 두통이 심하였기에 얼굴을 찡그렸다.
 머리를 옆으로 흔들면서 정신을 차렸다.
 텐트 바닥과 텐트 앞의 땅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이 커졌다.
 “허엇, 그게 꿈이 아니었어?”
 이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낀 그는 자신의 왼 손목에 차고 있는 팔찌를 보고 멍한 표정이었다.
 소주를 마시고 취해서 텐트 속에 널브러져 있었기에 꿈을 꾸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머리가 멍하면서 뭔가가 꽉 찬 듯한 느낌이었다.
 회색 로브를 입은 자가 했던 말들도 이제야 떠올랐다.
 텐트 밖으로 나와 보니 무인도가 맞았다.
 “으음, 회색 로브를 입은 남자는 마법사였고 그가 나의 왼 손목에 팔찌를 채워 주었어. 그리고 푸른 마나의 전승자이며 아도르모 칸 루소 라울러 드미리우스라고 했어.”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제야 이 모든 것들이 꿈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재빨리 땅에 묻어 있는 피를 지웠다.
 그리고 걸레를 이용하여 텐트 바닥에 묻어 있는 피도 닦아 내어 깔끔하게 흔적들을 없앴다.
 “휴우, 일단 흔적은 지웠으니 다행이야.”
 텐트 속으로 다시 들어온 그는 생수병을 집어 들었다.
 벌컥벌컥!
 마개를 열고 생수를 마셨더니 갈증이 좀 사라졌다.
 파도치는 바다를 멍하게 바라보면서 생각을 떠올렸다.
 나는 25살의 김강인이다.
 신장은 182센티미터에 65킬로그램이다.
 서울 제국대학교 경영학과 2년 중퇴였다.
 부모님들은 3년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에게 형제는 없다.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었지만 지금은 백수 2년 5개월째였다.
 12평형 원룸에서 살다가 보증금까지 다 제하고 남은 돈이 없어서 무작정 어린 시절에 부모님과 낚시를 하려고 찾아왔었던 이 무인도로 10일 전에 들어왔다.
 쌀과 라면, 생수, 각종 부식재료들까지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구입하여 무인도로 들어왔는데 이게 다 떨어지면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밤에 소주를 마시고 텐트에 널브러졌는데 느닷없이 회색 로브를 입은 마법사 드미리우스가 강인을 깨우더니 머릿속에 이질적인 기운과 각종 지식들을 불어넣어 주었다.
 또한, 왼 손목에 차고 있던 팔찌를 강인의 왼 손목에 채워주었다.
 유언으로 고향 땅의 아르미온느 옆에 묻어달라고 했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기에 곧 죽는다는 것을 알고는 팔찌의 아공간을 소환하더니 스스로 들어가 버렸다.
 만약 드미리우스의 시신이 텐트에 있었다면 처리하는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것을 방지하고자 스스로 팔찌의 아공간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놀라웠다.
 “으음, 판타지 소설 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이게 말이 돼?”
 분명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왼 손목에 팔찌를 차고 있다는 거였다.
 처음에는 술에 취해서 꿈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다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꿈이 아니었다.
 현실이라고 생각을 하니 이제부터 잘 생각을 해야 했다.
 “으음, 나에게 처음으로 인생역전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어.”
 분명 엄청난 행운과 기회가 찾아온 것은 맞지만 아직 숙취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속도 쓰리고 해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일단 뭐라도 먹고 나서 생각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라면 두 개를 끓이고 즉석 밥도 뜨거운 물속에 넣어서 따끈하게 데웠다.
 특별한 반찬도 없고 신 김치뿐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며칠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에 즉석 밥을 말아서 먹었다.
 “아, 이제야 좀 살 거 같다.”
 주전자에 생수를 붓고 끓인 후에 커피믹스 두 개를 넣고 휘휘 잘 저어서 마셨다.
 어느새 숙취도 많이 사라진 후라서 다행이었다.
 소화도 시킬 겸 설거지를 하고 나서 펼쳐져 있는 것들을 정리정돈 했다.
 그런 다음에 텐트로 들어가서 바닥에 깔아놓은 이불을 꺼내어서 탈탈 먼지를 털고 다시 들어가 고르게 잘 깔았다.
 그제야 모든 준비를 마쳤기에 정신을 집중하여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펼쳐놓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세찬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태풍까지는 아니었지만 모처럼 소나기가 내렸다.
 강인은 텐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멍하게 바다를 바라보았다.
 “후후후,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믿어지지 않아.”
 푸른 마나의 전승자이며 백마법사인 아도르모 칸 루소 라울러 드미리우스가 찾아온 것은 대단한 행운이며 운명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게 아니고서는 말이 되지 않았다.
 무인도라서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다.
 그런 곳에 죽으려고 들어온 강인인데 느닷없이 드미리우스가 찾아왔으니 말이다.
 지난 10일 동안 강인의 머릿속에 불어넣어 주었던 이질적인 기운과 각종 지식들을 펼쳐놓고 들여다보았었다.
 드미리우스는 놀랍게도 판타지 소설에서나 존재한다는 백마법사가 분명했다.
 그리고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의 행성에서 차원이동을 해온 거였다.
 율리아스 행성에는 3개의 대륙이 존재하며 문명은 과학보다는 마법이 발달한 세상이었다.
 그렇다고 판타지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그런 중세시대의 세상은 아니었다.
 지구의 역사로 비유하자면 1930년도에서 1940년대 정도라 할 수 있었다.
 후장식 소총과 엔진의 동력을 이용한 비행기 즉, 프로펠러 비행기가 존재했다.
 “흐음, 2차 대전 시대 정도의 문명 수준의 과학이지만 마법은 훨씬 발달하여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야.”
 판타지 소설에 나온다는 드래곤이나 몬스터는 없는 세상이었다.
 어쨌든 드미리우스는 8서클 백마법사인데 동료들의 배신으로 치명상을 입고 차원이동을 하여 지구에 나타난 거였다.
 불과 30분도 안 되어서 죽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강인에게는 대단한 행운이었다.
 드미리우스의 각종 지식과 유물을 입수했으니 말이다.
 “으음, 지금 당장 율리아스 행성으로 차원이동을 할 생각은 없어.”
 강인이 마음만 먹으면 팔찌의 기능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차원이동을 할 수는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새로운 능력이 생겼고 새롭게 태어났다고 할 수 있었다.
 “후후후, 나만의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는 거야.”
 스윽!
 오른팔을 내밀어서 머그잔을 들더니 김이 모락 피어나는 커피믹스를 마셨다.
 그러면서 자신의 왼팔을 치켜들었는데 놀랍게도 차고 있는 팔찌가 보이지 않았다.
 오직 강인 자신에게만 보이도록 해놓았다.
 아무런 문양이 없는 밋밋해 보이는 은색의 팔찌였는데 안쪽에 마법의 룬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팔찌의 기능으로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해놓았고 만져지지도 않았다.
 다만 강인은 팔찌의 주인이기에 눈에 보이고 만질 수도 있었다.
 백마법사 드미리우스의 기억으로 대단한 팔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차원이동이 가능하고 미래와 과거의 시간으로도 시간이동이 가능했다.
 여기에 최대 10일의 시간까지 되돌릴 수 있었다.
 엄청난 팔찌라 할 수 있었다.
 차원이동은 사용을 해보지 않아서 알 수가 없었지만 사실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강인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백마법사 드미리우스가 율리아스 행성에서 차원이동을 하여 지구에 나타났었기 때문이었다.
 차원이동이나 시간이동은 아직 겁이 나서 시도를 해보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호기심에 직접 시간을 되돌리는 기능은 펼쳐 보았었다.
 간단하게 한 시간을 되돌려 보았는데 너무 신기했었다.
 3년 전의 시간으로 시간이동을 하여 부모님이 허무하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하지 않을 생각도 했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좋지 않아.”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는 좀 더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인지 당장 시간이동을 시도하지 않았다.
 좀 더 깊게 생각을 해보고 나서 행동할 거였다.
 현재의 강인이 3년 전으로 시간이동을 하였다고 가정을 하였을 때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우선 부모님들이 살아 계시니 좋기는 하겠지만 강인도 존재할 거였다.
 미래의 강인과 3년 전의 현재의 강인이 존재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으음, 한 시공간에 똑같은 존재가 존재할 수 있는 건가?”
 과거의 강인과 현재의 강인이 한 시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또 다른 문제는 부모님과 강인을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쉽게 설득을 하기가 어려울 거였다.
 그리고 강인이 무인도로 오지 않으면 앞으로 8서클 백마법사 드미리우스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럼 미래도 바뀌게 되는 것이기에 함부로 시간이동을 할 수가 없는 거였다.
 물론 강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었다.
 직접 해봐야 정확한 것들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두려움이 앞서고 있었기에 선뜻 시간이동을 시도해보지 못한 거였다.
 “흐음, 대단한 능력을 가진 8서클의 백마법사 드미리우스도 믿었던 동료들의 배신으로 기습공격을 받아 결국 차원이동을 하여 나를 만나고 죽었지. 나는 절대 누구도 믿지 않을 거야.”
 드미리우스의 모든 기억과 각종 지식까지 살펴보았기에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지금 당장 강인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팔찌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능과 아공간이었다.
 그리고 드미리우스가 불어넣어 주었던 이질적인 무지막지한 기운이었다.
 이 기운으로 마법에 입문할 수 있으며 수련을 하다 보면 마법사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당장은 마법 수련을 할 생각이 없었다.
 죽으려고 무인도에 들어왔는데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려고 다시 세상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세차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면서 커피믹스를 느긋하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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