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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북부 대공의 천재 사생아

프롤로그

2022.12.19 조회 95,910 추천 1,352


 부정한 아이로 태어나 가문의 치욕으로 살았다.
 
 낳아준 어머니의 얼굴도 모르는 사생아.
 그게 바로 나였다.
 
 북부의 왕으로 군림하던 위대한 아버지는 한 번도 내게 따스한 웃음을 지어주지 않았다.
 대신 나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두 부인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숨조차 죽인 채 유년기를 보냈다.
 
 형제들보다 늦게 검을 잡았다.
 바꿀 수 없는 운명을 깨닫고 가문의 칼이 되기로 맹세했기에 허락된 일이었다.
 그리고 비로소 내 재능을 깨달았다.
 
 나는 큰형처럼 강했고, 셋째 형처럼 지혜로웠다.
 허나 형제들 중 가장 뛰어났던 두 형 중 한 명에게 충성을 바쳐야 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큰형이었다.
 
 찬란한 남자였다.
 아버지의 힘과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물려받은 그는 마치 남신처럼 빛나는 존재였다.
 나는 그의 가장 잘 드는 칼이자, 가장 충직한 방패였으며, 가장 현명한 조언자가 되었다.
 
 한편 큰형에게 없는 지혜를 가졌으나, 힘과 정통성을 갖지 못했던 셋째 형은 열등감을 자양분으로 삼아 빠르게 세력을 늘려갔다.
 만일 내가 셋째 형의 칼이 되었다면 가문은 필시 그의 차지가 되었으리라.
 
 허나 셋째 형은 끝내 나를 얻지 못했고, 조금씩 승계권으로부터 멀어져갔다.
 나와 달리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했기에.
 가문은 결국 둘로 쪼개져 분열했다.
 
 우리의 힘이 약해진 틈을 타 마경 너머에서 끔찍한 재앙이 남하해왔다.
 그제야 우리는 뒤늦게 힘을 합쳤지만, 너무 늦어 있었다.
 몬스터와 마수로부터 장벽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을 잊고 권력 투쟁에만 몰두한 대가였다.
 
 가혹한 겨울이 찾아왔고, 두 형은 처참하게 죽었다.
 남은 것은 잿더미가 된 가문 뿐.
 나는 살아남은 가신들을 이끌고 결사대를 조직해 복수를 다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칼날은 끝내 적의 목에 닿지 못했다.
 허무하게 떨어진 머리가 차가운 바닥을 구르는 순간, 가문의 맥은 완전히 끊어졌다.
 
 그리하여 떠질 리 없는 눈을 다시 떴을 때.
 나는 내가 15년 전으로 돌아와 있음을 알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궁금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내게 모든 것을 되돌릴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 하나 뿐이었다.
 
 ‘형들로는 안 됐다.’
 
 그러니 이번엔 내가 하겠다.

댓글(45)

풍뢰전사    
쪼개지지 않으려면 모조리 죽여야할듯 건필하세요
2023.01.02 19:00
럽쮸    
사생아...태어난게 왜 치욕이야 싸지른 새끼가 치욕이지
2023.01.04 14:28
한량무한    
낳아준 어머니도 모르는 사생아! 깨닫고 말고 할 운명이랄게 있을 처진가요? 귀족 가문에서 검이라도 잡을수있게 해준거만도 다행이네요.
2023.01.06 16:54
한량무한    
쥔공이 현명했다면 처음부터 셋째편에 섰어야.
2023.01.06 17:02
서비스    
아무 여자나 건드리는 발정난 가주가 항상 문제...
2023.01.07 11:21
지존    
현명했기에 첫째편에 선 것일듯 셋재 편에 섰다면 결국 토사구팽각일듯 지혜로운 것과 인의가 있는 것은 다르니까
2023.01.07 16:49
저녁생각    
문장력이 좋아서인지 싑게 읽히네요. 이런 느낌 오랜만입니다.
2023.01.08 00:51
도수부    
건필입니다
2023.01.08 14:04
나이프    
건필하세요
2023.01.08 22:11
샤옹    
둘째는
2023.01.0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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