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재능 기부 후 인생 대박

1. 호스타계 에이스 강은우

2023.01.22 조회 42,313 추천 676


 “동민아. 저기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어디요?”
 “저기 소파에 드러누워 있는 사람”
 “죄송합니다. 제가 울산에서 올라와서 잘···.”
 “그래? 강은우라고 하면 이 업계에선 전설로 통하는데”
 “아···. 혹시 그 치열한 강남 호스트바에서도 은퇴 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에이스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다던 그분이신가요? ”
 “맞아. 이제 불혹이라 신진들에 밀려서 여기까지 왔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를 여기 아빠 방에서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지”
 “역시···그런데, 많이 피곤하신가 봅니다.”
 “피곤하시기도 하겠지, 어머니 간병하다 왔으니까···. 아무튼 은우 형님에게 많이 배워서 팁으로 코인 많이 받아야 한다. 알았지?”
 “네. 실장님. 명심하겠습니다.”
 
 ‘시끄러워···뭐가 자랑이라고?’
 
 정 실장의 아빠 방에 오는 신입에게 하는 똑같은 레퍼토리
 
 밤낮이 바뀐 생활, 이런저런 이유로 불면증을 달고 살아 조그마한 소리에도 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다.
 
 ‘조금 더 자야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좀 쉴까? 아니야···.’
 
  인간을 대신한 AI 챗봇의 등장으로 호스트바 쪽도 사양 산업이다.
 
 13년 전, 중국에서 퍼진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시기가 급속도로 빨라져 인공지능 기술, 메타 버스 같은 가상현실, 로봇 과학 기술이 가속화되었거든.
 
 사채, 어머니의 병원비, 교대로 어머니의 간병을 하는 이란성 쌍둥이 동생들의 미래를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러 샤워실로 향했다.
 
 -샤하하하
 
 샤워를 마치고 거울 속의 비친 나를 유심히 체크 했다.
 
 ‘하! 잔주름이 자글자글···. 나도 많이 늙었네. 파운데이션으로 가려야겠네.’
 
 아버지가 현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시고 사채업자 신성식의 꼬드김으로 시작한 호스트 선수 생활
 
 집이 망하기 전, 한성대 법학과 출신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닮아 185센티의 큰 키, 어머니를 닮아 잘생긴 얼굴을 물려받아, 첫해부터 에이스로 군림했고, 무르익은 스킬로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에이스 자리를 놓치지 않았었지.
 
 물론 지금은 불혹에 가까운 나이로 인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아빠 방으로 밀려났지만
 
 웬만한 대기업 임원들만큼 벌던 내가 아직도 이 바닥에 있는 이유?
 
 거머리 같은 사채업자 신성식 그 새끼 때문이었다.
 
 원금 10억에서 시작한 빚은 점점 불어나더니, 나중에는 이자를 갚기도 버거울 정도.
 
 신고는 포기한 지 오래였다. 중국 장기 밀매 집단으로 연관된 신성식이 두 이란성 쌍둥이와 어머니로 교묘하게 협박했으니까
 
 2년 전 어머니가 혈액암 진단을 받은 후부터는 항암 비와 병원비로 이자 갚을 돈도 줄어 들어 이제는 자포자기 상태였다.
 
 어머니의 치유와 두 동생의 미래를 위해서 버티고 있는 것뿐.
 
 하루하루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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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살이 되었고, 얼마 전 비트코인이 20년 전 가격인 10달러로 회귀하면서 엘살바도르가 부도로 경제가 파탄이 나는 날.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10년 전보다 월등히 발달한 의료 기술로도 혈액암 말기는 정복은 불가능
 
 내 심장도 산산이 무너져 부도가 되는 날이었다.
 
 테니스 채 대신 멍키를 들고 전기차 정비소에서 일하는 현호, 피아노를 치던 예쁜 손으로 주사기를 손에 쥔 다빈이와 검은 상복을 입고 장례식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호스트바의 몇몇 인연들과 두 동생의 직장 동료들이 오갔고 조문객이 뜸한 새벽
 
 “오빠. 내가 시댁에 한번 얘기해볼게!”
 “그건 안돼··· 더 이상 사돈집에 폐를 끼칠 순 없어. 오빠가 알아서 할게.”
 
  대학병원 7년 차 간호사인 다빈이는 유치원 때부터 좋다고 따라다니던, 다빈이가 간호사가 되자 재수해서 의대까지 간 손영수와 결혼을 했는데, 아버지가 한의사, 엄마가 변호사인 매제 집안에서 당연히 어려운 우리 집 형편에 반대했지만, 매제가 다빈이 아니면 죽어버리겠다고 난리를 쳐서 결국 결혼에 골인 할 수 있었다.
 
 그런 사돈집 몰래 자기의 월급의 상당한 부분을 계속 부쳐 주던 다빈이었고
 
 “형. 그냥 우리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갈까?”
 “어디로?”
 “일본의 섬으로 가면 그놈들이 찾아낼 수 없지 않을까?”
 
 5년 전 12도 지진으로 거의 모든 영토가 가라앉아버린 일본, 파편으로 드문드문 남은 섬으로 도망가자는 현호의 말에 살짝 솔깃했지만,
 
 “방사능 때문에 10미터 크기의 거북이가 인간들을 사냥하고 다닌다고 하던데··· 너희는 괜한 생각 하지 말고 회사나 다녀, 시댁에 얘기할 생각도 하지 말고,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오빠”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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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허리춤에 사시미를 숨기고, 명동에 있는 신성식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래 이놈만 죽이고 나도 죽자.’
 
 “어이구! 이게 누구야? 강 채무자님 아니신가. 보낸 화환은 잘 받았나?”
 “···‘빚은 갚고 죽자’라는 인사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하. 그런데 오늘은 이자 내는 날도 아닌데, 왜 오셨나?”
 “그건 말이다.”
 
 감춰 놨던 사시미를 들고 신성식에게 달려들었다.
 
 “빚 갚으러 왔다 개새끼야! ”
 “뭐야? 앗”
 
 -슈겅~ 터엉!
 
 당황한 신성식의 심장 부위를 정확히 쑤셨지만, 끝에 느껴지는 강한 반발력에 손목이 꺾여 칼을 놓쳐 버렸다.
 
 “으윽”
 “아이씨 놀랐잖아. 크크 새끼야. 이거 방탄 정장이야.”
 “X발”
 
 - 우당탕!
 
 요란한 소리에 밖에 있던 신성식의 졸개들이 뛰어 들어와 사지를 눌러 겁박했다.
 
 “이거 놔. 이 X발 새끼들아. 윽”
 
 입까지 수건으로 막아버리는 놈들
 
 “우윽~우윽~”
 “이거 어제 꿈자리가 사나워서 방탄 정장을 입었더니. 역시 비싼 값 하네.
 내가 이렇게 죽을 것 같았냐? 이 병신 새끼야. 뭘 째려봐!”
 
 -퍼억!
 
 “윽”
 
 옆구리를 구둣발로 걷어찬 신성식, 심한 격통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혔다.
 
 “넌 이제 아웃이야 아웃. 네 빚은 이제 두 동생이 갚으면 되겠네 크흐.”
 “으으윽”
 
 두 동생을 겁박하는 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이 새끼. 주사 놓고. 작업실로 보내. 술을 많이 먹어서 간하고 신장은 썩었겠지만, 골수하고 심장은 비싸게 팔 수 있을 거야. 중국 쪽에 연락하고”
 
 서늘한 주삿바늘의 느낌을 받으며 그렇게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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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슉
 
  동맥을 잘못 건드려 피가 솟구쳤다.
 
 “집중 안 하냐? 똑바로 잡아. 이거 외제 차 한 대 값이야. ”
 “네. 선생님”
 
  횟집에서나 입을법한 초록색 방수 앞치마를 입은, 한 손에 메스를 든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40대 남자가 눈을 부라리며 입술에 피어싱한 20대 초반의 남자를 질책했고 작업은 다시 시작되었다.
 
 “다됐다. 아이스박스”
 “네. 여기 있습니다.”
 “바로 배달하고 올 테니까. 시체 태우고, 핏자국 하나 없이 작업장 청소하고 알았냐?”
 “깔끔하게 해놓겠습니다.”
 “크흠”
 
 미덥지 않은 표정의 작업을 주도한 남자가 아이스박스를 들고 나가자마자
 
 피어싱을 한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시체를 비닐에 싸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에 있는 소각장으로 향했다.
 
 - 철커덩
 
 시체를 가스 소각로에 넣고 철문을 닫은 후 피어싱을 한 남자는 가스 밸브를 올린 후 고개를 살짝 내린 후 묵념했다.
 
 - 화르르~
 
 “강은우씨. 다음 생이 있다면 행복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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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을 거슬러 우주 속에서 유영하는 느낌이 이런 게 아닐까.
 
 주위엔 암흑만이 유일하다.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암흑 속에서 강은우라는 자아만 남아 후회로 살아온 인생을 몇 번이나 되새김질하고 있을 때
 
 불현듯 의식 속으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장엄한 목소리가 울렸다.
 
 [이 불쌍하고 어리석은 아해여]
 
 분명 들어본 적 없는 언어지만 의미를 알 수 있는 목소리가 의식 속을 헤집는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여기는 대체 어디인지?’
 
 [나는 회귀의 신. 여기는 저승의 심판을 받기 전 잠시 머무는 삼도천이다.]
 
 ‘삼도천···? 그런데 회귀의 신님이 무슨 일로?’
 
 [수많은 기구한 인생들을 지켜보던 중 조건에 맞고 회귀하면 재밌을 것 같은 인생들에 한해 백 년에 한 번 회귀를 시켜 줘야 하는 소명 때문에 너를 찾아왔다.]
 
 ‘회귀?!’
 
 [후회로 점철된 생전의 삶 그리고 그 끝에 있는 너의 조각들이 여러 타인의 삶에 씨앗을 뿌렸고 그중 하나가 수천만 명의 삶을 살릴 수 있는 카르마를 지닌 존재를 살렸으니 회귀의 조건에 부합된다.]
 
 [기회를 주겠다. 곧 삼도천이 열리니, 선택은 너의 몫이다. 회귀를 할 것이냐 아니면 삼도천을 건너겠느냐?]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좆같은 삶을 다시 바꿀 기회가 주어지는데, 당연한 선택이잖아
 
 ‘회귀하겠습니다. 그럼 언제로 회귀를 하는 겁니까?’
 
 [후후 네가 존재하는 시점부터 죽을 때까지, 그중 하나의 시점이겠지.]
 
 ‘회귀하는 날짜를 알 수 없다니?’
 
 [크흠. 그래도 선물로 내 마누라인 재능의 신이 주는 선물도 있으니 잘 사용하거라.]
 
 ‘재능의 신의 선물이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곧 있으면 삼도천을 지키는 성질 더러운 할멈이 오니 그만 돌아가거라]
 
 ‘아···.’
 
 -파파파팟!
 
 보랏빛으로 물든 구멍이 점점 팽창하더니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에 다시 의식이 끊겼다.
 
 
 
 @
 
 “강뱀! 강뱀! 빨리 일어나시지 말입니다.”
 “.....?”
 
 -철썩!
 
 “앗!”
 
  볼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느낌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상체를 일으켜 이 고통을 준 주범을 마주했다.
 
 칙칙한 회색의 체육복, 짧은 머리, 장난기가 다분해 보이는 앳된 얼굴, 같은 한성대에 다니지만 군대 와서 처음 본 후임
 
 '정필이잖아?'
 
 “정, 정필이?”
 “병장! 김정필 흐, 이 관등 성명도 오늘이 마지막이지 말입니다. 빨리 일어나서 전역 준비하시지 말입니다. 말년휴가 때 한성대 앞에서 술 한잔 사준다는 약속 잊지 않았지 말입니다?”
 “전역···?”
 
  장난스럽게 관등 성명을 외치고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정필의 말에 주의를 둘러봤다.
 
 칙칙한 회색 관물대에 붙여진 여자 아이돌 사진들, 텅텅거리며 돌아가는 라디에이터, 군대 특유의 꿉꿉한 냄새, 추억 속의 보정 따윈 없는 내무반의 모습
 
 “아까부터 갓 들어온 이등병처럼 어리버리 까십니까? 2시간 뒤에 대대장님에게 전역 신고하고 사회로 고고싱 해야지 말입니다. 얼른 일어나서 씻으십니다.”
 “그래. 정필아, 고맙다.”
 “별말씀을”
 
 정필이 나가고 홀로 남아서 생각을 정리했다.
 
  관물대 거울에 비친 마흔 살의 불규칙한 생활로 나이에 비해 겉늙어 보이는 제비의 얼굴이 아닌 약간은 탔지만
 
 23살의 생기가 있는 얼굴을 마주하니 확실히 회귀의 신 말대로 회귀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것도 2015년 10월 전역 날로 말이지'
 
 복불복으로 회귀한 시점이 전역 날이라니···.
 
 집에 돌아가면 빨간 딱지가 부쳐져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2033년까지의 미래 지식과 호스트바를 다니며 들은 고급 정보를 이용하면 끔찍했던 우리 가족의 미래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충분해. 그럼 이제 전역 준비를 해볼까···? 그런데 전역 신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댓글(53)

멍피아    
그냥 환생트럭이 더나을듯...
2023.02.10 22:06
흑돌이    
잘 보고 갑니다.
2023.02.15 01:53
天飛    
진도 12 ㄷㄷㄷ 땅이랑 건축 폐기물만 남았겠네
2023.02.15 10:48
단난자야    
시작부터 발암이네. 퇴각한다.
2023.02.16 02:53
스피데트    
12도면… 지구 멸망인데
2023.02.16 10:53
g2***********    
12도면 지구쪼개져용
2023.02.17 12:26
몽환이월영    
...글 수준...
2023.02.17 22:58
ha******    
잼 있어요. 핵발전소는?
2023.02.22 23:15
墨劍龍    
진도 10이면 지구 반갈라짐 ㅋㅋㅋ 12면 먼지될듯 ㅋㅋㅋㅋ
2023.02.24 15:34
PrayMayer    
진도12에 지구 쪼개짐 ㅇㅈㄹ ㅋㅋㅋㅋㅋ 멍청한거 티내나
2023.02.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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