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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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1 조회 2,517 추천 26


 2021년 11월. 남극.
 “이봐. 저거 뭐지?”
 “상자?”
 큰 빙산 하나가 무너졌다는 소식에 조사하러 온 조사대는 이상한 물체 하나를 발견했다.
 작은 컨테이너 하나 크기의 검정색 상자.
 “여기 있던 빙산은 이 주변에선 가장 크지 않았나?”
 빙산은 거의 반으로 쪼개지다시피 무너진 상태였다. 그리고 검정색 상자는 그 쪼개진 단면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저곳에 끼워둔 것이 아니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누구도 그런 작업을 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그런 작업을 할 이유도, 방법도 없었다. 도대체 어느 누가 저 큰 빙산 안에 저만한 크기의 물건을 끼워놓을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하지?”
 상자가 있는 위치는 절벽 한가운데나 마찬가지. 거기다 빙산은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었다. 접근하기에는 매우 위험한 상황.
 “어? 떨어진다!”
 그때 박혀있던 상자가 위쪽에서 떨어지는 빙산조각에 맞으면서 같이 아래로 추락했다.
 추락한 상자는 가라앉지 않고 다른 얼음조각들처럼 물위에 떠올랐고, 조사대는 장비를 동원해 상자를 수거하여 기지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상자가 결코 건드려선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라는 것을 당시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판도라 바이러스.
 3년 전 남극에서 발견 된 검은 상자로부터 시작된 특수한 바이러스다. 어떠한 형체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사전에 방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한 한 번 감염되면 치료 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에 감염자는 보통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자신이 감염됐음을 신고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든지, 아니면 기관에 연락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게 죽은 뒤에는 정해진 소각장에서 시체를 완전히 불태우게 된다.
 감염됐음을 증명하는 목의 녹색 점이 나타나면 정확히 10일 뒤 그 사람은 죽었든, 살아있든 주변을 위협하는 괴물로 변하기 때문에 시체를 남겨선 안 되기 때문이다.
 녹색 점은 초기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지만, 10일째가 다가올수록 선명해진다. 그래서 이들을 초기에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또한 녹색 점은 감염의 정도에 따라 그 숫자가 달라진다. 감염정도가 약할 경우엔 하나, 심할 경우엔 최대 6개까지 나타난다.
 그리고 이 녹색 점의 개수에 따라 괴물의 강력함이 달라진다.
 괴물을 죽이기 위해선 심장을 파괴해야하는데 일반적인 무기로는 외피조차 뚫을 수 없다.
 가장 약한 점 1개의 감염상태라도 최소 중기관총, 경우에 따라서는 대전차포까지 동원돼야한다. 그렇게 괴물의 외피를 벗겨내고 심장을 파괴한 뒤 완전히 태워버려야만 추가적인 감염이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참고로 지금까지 딱 한 번 미국에서 등장한 점 6개의 괴물은 도시 3개 파괴, 사상자 약 32만 명을 내고서야 처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감염됐더라도 괴물로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아주 특수한 경우인데 판도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맞지만 그 증상이 달랐다.
 일반적인 경우는 목에 녹색 점이 나타나지만 이 경우엔 녹색이 아니라 청색의 점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 청색 점이 나타난 사람은 괴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괴물에 버금가는 신체능력을 얻었다.
 초인.
 맨몸으로 총알을 튕겨내며, 수 톤의 무게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 올리고, 자동차보다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그런 능력자가 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단순 육체적인 능력만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천재를 능가하는 두뇌를 가진 이들도 간혹 나타났다.
 이들이 등장할 확률은 어림잡아 만 분의 일. 녹색 감염자가 1만 명이라면 그 중 한 명 정도만 청색 감염자였다.
 처음엔 이들 역시 괴물이라 배척당하며 소외당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이야말로 녹색 감염자, 괴물을 상대할 수 있는 희망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 이후로는 각 세계의 정부에서 청색 감염자를 찾아 육성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괴물들을 상대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푸른 감염자들은 인류의 희망으로 떠올랐고, 사람들은 그들을 판더(Pander)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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