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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가기버튼 검술명가의 네크로맨서 [감튀먹고싶다-판타지 소설]

검술명가의 네크로맨서 1화

2023.03.29 조회 98 추천 1


  001. 프롤로그
 
   
 
 
   
 
 
   
 
 
   
 
 
   
 
 
  “크으···!”
 
 
   
 
 
  핏덩이가 울컥 치밀었다.
 
 
  정확히 심장을 꿰뚫은 교단의 성검.
 
 
  치명상이었다. 살아날 수 없었다.
 
 
   
 
 
  “이걸로 끝이다. 아키몬드.”
 
 
  “그래. 끝났군.”
 
 
   
 
 
  한데 모인 연합군이 방어선을 들이받는 사이, 소수 정예로 침투하여 날 제거하는 작전.
 
 
  이를 예상해 겹겹이 방어선을 쌓았지만, 이 자는 그걸 모두 돌파한 뒤 날 쓰러트렸다.
 
 
  나의 완벽한 패배였다.
 
 
   
 
 
  “단 한 명의 기사 때문에···. 복수가 물거품이 되다니.”
 
 
  “나 한 사람이 한 일이 아니다.”
 
 
   
 
 
  단호한 목소리가 내 한탄을 끊었다.
 
 
  내 심장에 성검을 꽃은 기사, 베르켈 라인란트.
 
 
  내게 맞서 홀로 두 달을 버텨낸 북부 기사단의 지도자.
 
 
  그리고 지금은 온 대륙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라인란트 공작이다.
 
 
   
 
 
  “맞아, 아키몬드! 연합의 의지가 널 물리친 것이다! 한곳에 결집한 인간의 의지가···!”
 
 
  “닥쳐-!”
 
 
   
 
 
  핏덩이와 함께 목소리를 토했다.
 
 
  깊게 울리는 외침에 베르켈의 등 뒤에서 지껄이던 기사가 흠칫 놀라 물러섰다.
 
 
   
 
 
  “내가···. 내가 너희들을 모를 것 같나!?”
 
 
   
 
 
  내 죽음에 안도할 그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멜디르 황제, 대마법사 아칸, 그리고 교황 프라한까지.
 
 
  상상만 해도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제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고! 뭐든지 짓밟고! 뭐든 처먹는 게 인간이다!”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인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증오.
 
 
  그것이 대륙을 휩쓴 사령술사, 나 아키몬드의 근원이었다.
 
 
   
 
 
  “라인란트 공작, 네놈도 알 것 아니냐!?”
 
 
   
 
 
  비웃음과 함께 그의 영지를 입에 담자 베르켈이 이를 악물었다.
 
 
   
 
 
  “북부에 역병이 돌 때는 뒷짐 지고 구경만 하던 것들이! 제 목 밑에 칼이 들어와서야 연합이니 대륙의 평화니 잘도 지껄이지!”
 
 
  “무, 뭣?!”
 
 
  “이 자식이 뚫린 입이라고···!”
 
 
   
 
 
  연합의 치부를 입에 담자 분기탱천하여 달려드는 기사들을 베르켈이 가로막았다.
 
 
   
 
 
  북부 전체를 뒤덮은 대역병.
 
 
  주변국의 외면 속에서 2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들은 이제 내 군대가 되었다.
 
 
  그들 중에는 베르켈의 고향, 라인란트의 영지민들도 있었다.
 
 
   
 
 
  “그래. 그게 이 전쟁의 불씨였지.”
 
 
   
 
 
  다리에 힘이 풀리려는 걸 억지로 부여잡았다.
 
 
  적어도 지금은.
 
 
  적어도 내 의지가 남아있는 한, 절대 무릎 꿇지 않을 것이다.
 
 
   
 
 
  “다섯 왕의 원탁? 평화를 위한 연합? 하! 내 장담하지! 1년도 채 안돼서 분열할 거다!”
 
 
   
 
 
  마지막 외침을 토해낸 몸이 휘청였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베르켈이 내 마지막 절규에 답하듯 입을 열었다.
 
 
   
 
 
  “네 말 대로야. 공적 아키몬드가 사라졌으니 연합은 곧 힘을 잃겠지.”
 
 
   
 
 
  자신들의 허물을 인정하는 한 마디.
 
 
  피딱지가 앉은 입이 곡선을 그었다.
 
 
  제 불행을 외면한 자들을 동료랍시고 받아들인 저 몰골이, 너무나도 우스웠다.
 
 
   
 
 
  “그걸 아는 자가 그들의 개를 자처했나? 어째서?”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베르켈.
 
 
  저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정말로 대륙을 밀어버릴 수 있었으니까.
 
 
   
 
 
  “아이들에게 내 존재를 남기기 위해서.”
 
 
   
 
 
  그러나 그의 대답을 듣자, 난 더 이상 그를 비웃을 수 없었다.
 
 
   
 
 
  “뭐, 라고···?”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재차 물었다.
 
 
   
 
 
  “내 인생과 결단을 상징으로 만들어서, 역사에 남기기 위해서다.”
 
 
   
 
 
  할 말을 잊은 채 베르켈을 보았다.
 
 
  청명하게 빛나는 기사의 눈이 내 모습을 담았다.
 
 
  어둡고 추하게 타락한 몰골이었다.
 
 
   
 
 
  “그걸 남기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그렇게 묻자 베르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새로운 영웅을 낳지. 다음 세대의 베르켈 라인란트를.”
 
 
  “하······!”
 
 
   
 
 
  기가 막혔다.
 
 
  나와 같은 아픔을 지닌 채 이곳에 당도한 북부의 기사.
 
 
  그렇지만 그가 품은 사상은, 뒤틀린 내 것과는 정 반대였다.
 
 
   
 
 
  털썩!
 
 
   
 
 
  끝끝내 버티던 몸이 결국 무너져 내렸다.
 
 
  힘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패배한 탓이었다.
 
 
   
 
 
  “쳐라.”
 
 
  “······.”
 
 
   
 
 
  힘 빠진 목소리와 함께, 엄지를 들어 내 목을 가리켰다.
 
 
   
 
 
  “이깟 상처로는 죽지 않아. 머리를 잘라 확실히 숨통을 끊어야지.”
 
 
   
 
 
  내 말을 들은 베르켈은 오른손에 든 성검을 버린 뒤 자신의 검을 뽑았다.
 
 
   
 
 
  “베르켈, 지금···!”
 
 
  “성검을 뽑으면, 저······!”
 
 
   
 
 
  그의 동료들이 뒤에서 뭐라고 지껄이는 듯했지만, 내게는 들리지 않았다.
 
 
   
 
 
  “이것만큼은 감사하지. 아키몬드.”
 
 
   
 
 
  내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어깨 위로 올라간 검이 내 머리를 겨누고 있었다.
 
 
   
 
 
  “네 죽음으로 인해 북부는, 두 번 다시 무너지지 않을 테니.”
 
 
   
 
 
  그 한 마디를 마지막으로, 시야가 돌았다.
 
 
  떨어져 나간 내 목이 떨어지고, 기사들의 환호소리가 얼음성을 가득 메웠다.
 
 
   
 
 
  이것이 10년에 걸친 대전쟁의 끝.
 
 
  대륙의 공적, 네크로맨서 아키몬드의 최후였다.
 
 
   
 
 
  ***
 
 
   
 
 
  ···최후일 줄 알았는데.
 
 
   
 
 
  “어머? 하녀장님! 공자님 입이 움직여요!”
 
 
  “정말인가요? 어디, 어디!”
 
 
   
 
 
  눈을 뜨자마자 나타난 것은 휘황찬란한 방.
 
 
  날 어르고 달래는 여인은 유모요, 날 받아든 여자는 하녀장이라는 듯했다.
 
 
   
 
 
  “공자님, 저길 보고 엄마~ 하고 말해보세요! 공작부인이시랍니다!”
 
 
   
 
 
  내 몸을 흔들던 유모가 눈앞에 그림을 보였다.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화.
 
 
  지체가 높은 인물인 듯, 화려한 드레스 차림이었다.
 
 
   
 
 
  “말해보세요 공자님! 엄마! 엄마~!”
 
 
  “어···. 엄···!”
 
 
   
 
 
  그것을 보며 난 온 힘을 다해 목소리를 냈다.
 
 
   
 
 
  “어둠의 문지기와 하수인, 그리고 병사들이여! 나 아키몬드가 부르노니, 명을 받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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