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칭찬스티커 받는 단종

조선 제일의 경사 - 1

2023.11.01 조회 32,610 추천 903


 술술 풀리는 집 도톰 3겹 9롤 5,800원.
  술술 풀리는 집 도톰 3겹 30롤 17,400원.
 
  친구네 집에 가져갈 집들이 선물. 뭘 사야할까?
 
  마트 화장지 코너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응당 30개입 대용량을 사 가야 마땅하지만, 이걸 사면 열흘은 라면만 먹고 버텨야 한다. 반면 9롤짜리를 사면 라면에 밥 정도는 말아 먹을 수 있다.
 
  그럼 9롤짜리로 할까?
 
  아니다. 밥이 대수인가. 제일 친한 친구가 집을 샀는데. 30롤로 하자.
 
  그래봐야 남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선물이지만, 휴지 무게만큼 마음이 든든하다.
 
  현관에서 두루마리 화장지를 받아 든 친구가 환하게 웃었다.
 
  “그냥 와도 되는데 뭘 이렇게 많이 사왔어. 고맙다. 네 덕분에 앞으로 술술 풀리겠는데.”
 
  역시 30롤짜리를 사기 잘했다.
 
  “집 좋다. 이사 축하해.”
  “고마워. 유아야, 인사드려. 홍재 삼촌 알지?”
 
 친구가 5살 난 딸을 불러 인사를 시켰다.
 
  “안녕하데요.”
 
  아버지 다리 뒤에 붙어 작은 목소리로 인사하는 친구의 딸 유아. 날 마지막으로 본 게 반 년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 모양이다.
 
  “우리 유아 많이 컸네. 자, 삼촌 선물. 맛있는 거 사먹어.”
 
  지갑에 든 유일한 현금. 5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호기롭게 내밀었다.
 
  5천 원을 더 썼으니 라면이라도 먹으려면 오늘은 집까지 걸어가야 한다. 차로 20분이니 쉬엄쉬엄 가면 5~6시간 정도 걸리려나? 그래도 예쁜 조카한테 용돈 정도는 주는 삼촌이고 싶다.
 
  차로 20분인데 도보로 5~6시간을 예상하는 이유는 내 몸 상태 때문이다.
 
  난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척추에 염증이 생겨 허리뼈가 뻣뻣이 굳으며 극심한 통증이 오는 불치병으로, 격한 운동을 하면 통증이 심해지기에 자주 쉬어주어야 한다. 그나마 용기를 주는 건 세종대왕님께서도 이 병을 앓았다는 점이다.
 
  세종대왕께선 척추가 굳어가는 극심한 고통을 변변한 약도 없이 평생 버티셨다. 그렇게 고통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한글 창제를 비롯해 수많은 업적을 남기셨다.
 
  세종대왕님께 비한다면 난 훨씬 나은 상황이다.
 
  물리치료사가 알려준 대로 스트레칭도 하고, 간간이 진통제 겸 증상 완화제도 먹는다.
 
  또 이 병에 걸린 걸 계기로 세종대왕님께서 겪은 질병과 당시 치료법에 관한 석사 논문을 썼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종대왕, 인고의 세월’이라는 책도 집필했다.
 
  그 때 친구의 말이 상념에 잠겨 있던 날 깨웠다.
 
  “에이, 주지 마. 어려서 돈이 뭔지도 몰라.”
 
  아, 유아에게 용돈을 주는 중이었지.
 
  “자, 어서 받아.”
 
  친구가 말렸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럴 때 기분 내지, 언제 또 내겠는가.
 
  “유아야, ‘고맙습니다.’ 해야지.”
  “고마슴미다.”
 
  친구의 허락에 냉큼 5천 원짜리 지폐를 손에 쥐는 유아. 지폐를 꼭 쥐는 걸 보아 돈이 뭔지 아는 게 분명하다.
 
  “받아줘서 고마워.”
 
  내 인사를 받은 유아가 아빠의 바지춤을 잡아 당겼다.
 
  “응?”
 
  익숙한 듯 허리를 굽혀 딸의 입가에 귀를 대주는 친구.
 
  “아빠. ······.”
 
  유아가 아빠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어쩜 저리 예쁘지?
 
  “하하하, 알았어. 인사 잘해서 주는 거야.”
 
  친구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책장에서 스티커북을 꺼냈다. 그리하고는 내게 방금 전 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려주었다.
 
  “유아가 칭찬스티커 달래. 너한테 칭찬 받았다고.”
 
  스티커 한 장을 받은 친구의 딸이 쪼르르 달려가 스티커북에 직접 붙였다. 칭찬해란 글귀가 위로 가게 꼭 붙이는 고사리 같은 손. 귀엽다.
 
  스티커북에 빼곡히 붙어 있는 스티커들을 구경했다.
 
  스티커엔 친구의 딸 얼굴이 조그맣게 인쇄되어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칭찬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꽤나 잘 만들어진 스티커다.
 
  “요즘은 이렇게 나와?”
  “나도 몰랐어. 와이프가 주문한 거지. 사진 보내면 인쇄해준다더라. 신기하지?”
  “응, 예쁘네.”
 
  스티커 판에 적힌 50번까지 숫자와 49개의 스티커. 이제 1장만 더 모으면 다 채워진다.
 
  “50장 채우면 뭐 해주는 거야?”
  “소원 하나 들어줘. 대부분 장난감이지. 가끔 엉뚱한 걸 요구할 때도 있고.”
  “엉뚱한 거?”
  “얼마 전에 동생 만들어 달라더라. 친구들 동생이랑 노는 게 부러웠나봐.”
  “들어주기로 했어?”
  “흐흐, 나 묶었잖아. 어떻게 들어줘. 인형으로 때웠지.”
  “유아가 착하네. 대부분 동생 생기는 거 싫어한다던데.
  유아야, 이제 한 장 남았네. 이번엔 뭐 받고 싶어?”
  “나나핑!”
 
  현관에서 무언가 꼼지락대던 친구 딸이 큰소리로 대답했다. 곧잘 대답하는 걸 보니 용돈이 효과가 있나 보다.
 
  잠시 후 유아가 쪼르르 달려와 친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빠! 나아, 으음. 나아, 신발해써.”
  “우와, 신발 정리했어? 잘했어. 스티커 줘야 되겠네.”
  “응!”
  “스티커 주세요 해야지.”
  “스티커 주데요.”
  “와아, 드디어 다 모았네. 빨리 선물 준비해야 되겠다.”
 
  스티커를 건넨 친구가 어린이 연극배우 같은 말투로 딸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리고 내게 속삭였다.
 
  ‘사실 선물 미리 사놨어.’
 
  내가 또 선물 산다고 돈 쓸까봐 걱정된 모양이다.
 
  그런데 친구 딸 유아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였다.
 
  “삼춘 받아.”
 
  유아가 내게 스티커를 내밀었다.
 
  “날 준다고?”
  “응!”
 
  유아가 환하게 웃었다.
 
  “이거 하나만 더 붙이면 선물인데 삼촌 줘도 괜찮아?”
  “괘차나. 또 바드면 돼.”
 
  확인차 다시 물어보자 유아가 의젓하게 대답했다. 자신이 받을 선물까지 포기하며 내게 주다니. 천사가 따로 없다.
 
  친구가 다시 유아에게 물었다.
 
  “삼촌 칭찬해주는 거야?”
  “응, 삼추니 착한 일 해쓰니까.”
 
  유아가 조막만한 손으로 꼭 쥐고 있는 5,000원짜리 지폐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5,000원 준 게 착한 일이라고 생각했나보다.
 
  “고마워. 유아가 붙여줄래?”
 
  손등을 내밀며 말했다.
 
  입술을 모으며 집중해서 내 손등에 스티커를 붙이는 유아. 아이의 손이 이렇게 따뜻했구나.
 
  그러고 보니 타인의 손길이 닿은 적이 언제였더라?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칭찬 받았던 적은 또 언제였던가. 이 또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주 오래 전, 부모님이 살아계셨던 때던가? 내 양친은 고등학교 졸업식날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을 하자 가슴 속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치밀어 올랐다.
 
  마음을 추스르고 있는데 친구가 말했다.
 
  “홍재야, 네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거 아무나 안 주는 건데.”
  “그러게. 유아야, 정말 고마워.”
 
  손등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어루만지며 유아에게 다시 말했다.
 
  “우리 유아 칭찬 받아야겠네. 홍재 삼촌 기쁘게 해줬으니까.”
 
  친구가 유아에게 스티커 하나를 더 주었다.
 
  “헤에.”
 
  유아가 마침내 스티커북을 완성했다.
 
  “드디어 완성했네. 선물 주어야겠다.”
  “와아, 신난다.”
 
  친구에게 나나핑 피규어를 받은 유아가 깡총깡총 뛰었다. 행동 하나 하나가 다 예쁘다. 어쩜 저리 예쁘지?
 
 *
 
  초대 손님이 나 하나 뿐인 집들이가 끝나고 문 밖을 나서는데 친구가 호주머니에 손을 쑥 넣었다.
 
  “응? 뭐야?”
  “택시 타고 가.”
 
  꺼내보니 5만 원 짜리 지폐다.
 
  “나 차비 있어. 그리고 이건 너무 많아.”
  “요즘 택시비 많이 올랐잖아.”
  “그래도······.”
  “와준 게 고마워서 그래.”
 “······. 재영아, 고맙다.”
 
  마지못해 받은 돈에 친구 재영이의 온기가 남아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좋은 선물을 준비할 걸.
 
  “책 나오면 한 턱 쏠게.”
 
  대신 다음에 술 한 잔 사겠다고 했다.
 
  “나야 언제든 좋지. 이번에 나올 책 제목이 ‘계유정난’이라고 했나?”
  “응, ‘계유정난, 피하지 못한 운명.’”
 
  지금 쓰고 있는 건 세조가 왕위 찬탈을 결심하게 된 계기, 단종이 죽임 당한 이유 등을 분석한 책이다.
 
  “응, 나오자마자 살 테니까 사인해줘.”
  “사인북 선물할 기회도 안 주려고? 사지 마.”
  “흐흐, 알았다.”
  “나오지 말고 얼른 들어가 쉬어.”
  “응, 조심히 가.”
 
  친구와 헤어진 뒤, 택시 대신 야간 버스를 탔다.
 
  좌석에 앉고 보니 손등에 스티커가 아직 붙어있다.
 
  뗄까 말까 망설이다 떨어지지 않도록 문질렀다. 행운의 부적처럼 붙이고 있으면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고 내가 타고 있던 버스가 다시 움직였다.
 
  부웅.
 
  교차로로 진입하는 버스.
 
  “저, 저, 저!!!”
 
  그 때 앞자리에 앉은 아주머니가 창밖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부아아아아앙!!!!
 
  고개를 돌리자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택시가 보인다. 영화에서 본 미사일처럼 날아오는 택시.
 
  ‘피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꽝!!!!!!!
 
  택시가 버스 옆면에 꽂혔다. 바로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만 절절히 느꼈다.
 
  죽음이 임박하자 오늘 날 초대했던 재영이가 자책할까 걱정됐다. 나 역시 아버지와 어머니께 고등학교 졸업식에 와 달라고 조른 걸 평생 후회했기 때문이다.
 
  ‘재영이에게 내 사고는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가야하는데.’라고 생각하다 암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보이는 건 어둠뿐이었다. 대신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아아악!!!!”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소리.
 
  “다 되었습니다. 마마, 조금만 더 힘을 주십시오.”
  “아아아아아아아악!”
 
  더욱 또렷한 비명과 함께 내 몸이 밑으로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되었습니다, 마마. 있습니다. 있사옵니다.”
  “감축 드리옵니다.”
  “하아, 하아, 있다고? 사내란 말이냐?”
  “그러하옵니다. 사내 아기씨입니다.”
  “원손, 원손이란 말이냐?”
  “네, 빈궁마마.”
  ”흐읍, 되었구나. 되었어.”
 
  여러 여인의 목소리.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대충 알 수 있다.
 
  빈궁마마는 세자빈에게 사용하는 존칭이며, 원손은 세자의 맏아들이다. 손이 귀한 왕가의 2번째 왕위 계승자가 탄생했다.
 
  그게 누구지?
 
  누군가 내 몸을 거꾸로 들었다.
 
  찰싹! 찰싹!
 
  그리고 내 엉덩이를 세차게 때렸다.
 
  아프다. 엄청나게 아프다.
 
  “우앵, 응애, 응애, 응애.”
 
  신생아의 울음소리.
 
  이게 내 목소리라고?
 
  아, 나구나. 내가 원손으로 환생했구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날 문지르고 배꼽을 잡아당기는 커다란 손이 느껴졌다. 이리저리 구르며 계속 울었다.
 
  “응애, 응애.”
  “울음소리가 우렁차구나. 아이는 어떠한가? 손발가락 모두 10개 맞느냐?”
  “네, 마마. 손가락 발가락 모두 온존합니다. 참으로 강건한 아기씨입니다. 안아보시옵소서.”
 
  강보가 날 감쌌을 때 어둠 속에 홀로그램 같은 것이 나타났다.
 
  [어의녀 소자운이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을 받습니다.]
 
  홀로그램? 이건 뭐지? 깜짝 놀라 울음을 그쳤다.
 
  눈도 못 뜬 신생아인데 어떻게 보이는 걸까? 뇌에 직접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심안 혹은 마음의 눈이라 표현해야 하나? 아무튼 내 앞에 메시지창이 보인다.
 
  “내 품에 안기니 금세 울음을 그치는구나. 어미를 알아보는 것이냐? 기특하구나.”
 
  귓가에 들리는 여인의 음성과 함께 메시지 하나가 또 떠올랐다.
 
  [세자빈 권씨가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을 받습니다.]
 
  메시지 아래 새로운 문장들이 나타났다.
 
  [올해의 칭찬스티커북(10매입)이 도착했습니다. 받길 원하십니까?]
 
  [Yes - 하루 안에 칭찬스티커 300장을 모으면 수령 가능합니다. 실패할 경우 다음 칭찬스티커북 도착 시기가 10년 늦춰집니다.]
  [No - 내년에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빨리 선택하라는 듯 Yes와 No가 깜박거렸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칭찬스티커북이 뭔지 아는 게 먼저다.
 
  [누구든 당신에게 칭찬 또는 감사의 말을 할 때마다 칭찬스티커를 받습니다. 그리고 칭찬스티커북에 스티커를 가득 채울 때마다 선물을 받게 됩니다.]
 
  내가 궁금해 할 줄 알았다는 듯 선택창 아래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시스템창은 내 마음을 읽는 게 분명하다.
 
  칭찬스티커와 스티커북. 유아가 채우던 스티커북과 같은 방식이다.
 
  다른 점이라면 어느 누가 칭찬이나 감사의 말을 해도 스티커를 받는다는 점. 스티커 발급 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그래서 300장이나 모으라고 한 건가?
 
  이제 문제 될 만한 건 단 하나.
 
  혹시 거리 제한이 있나? 내 귀에 그 말이 들려야지만 스티커를 받는다는 조건 같은 것.
 
  [거리 제한은 없습니다.]
 
  오, 그렇구나.
 
  선물은 어떤 거지? 설마 유아가 받은 것처럼 인형이나 피규어인가?
 
  [선물은 칭찬스티커북을 채운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 물건 가운데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억 속에 있는 물건이라고? 21세기 물건도 가능하다는 건가? 약 같은 것도?
 
  [가능합니다.]
 
  오, 대박이다.
 
  내가 누구인지는 세자빈 권씨에게 칭찬스티커를 받았을 때 알았다.
 
  어의녀는 조선시대에만 있던 직책이며, 조선시대 세자빈 가운데 권씨는 단 한 명이다.
 
  혹시라도 평행우주에 있는 다른 조선일 수도 있다 생각했지만, 21세기 약까지 얻을 수 있다면 무조건 도전하는 게 맞다.
 
  ‘칭찬스티커북을 받고 싶습니다.’
 
  [칭찬스티커북(10매입) 수령을 선택했습니다. 300장의 스티커를 모으십시오. 2/300]
 
  선택 직후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세자 이향이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 3/300]
  [세자우익위 문상천이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 4/300]
  [도승지 조서강이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 5/300]
 
  문 밖에 들리는 웅성거림이 내 탄생에 기뻐하는 소리였구나.
 
  세자 이향. 훗날 문종대왕님이 되실 분이자, 역사에서 내 아버지다.
 
  그렇다면 역사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다.
 
  잘됐다.
 
  난 평행우주 속 다른 조선이 아니길 바랐다.
 
  16살에 삼촌에게 살해 당한 바로 그 인물이길 바랐다.
 
  왜냐하면······.
 
  [조선왕 이도가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 6/300]
  [영의정 황희가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 7/300]
  [형조판서 김종서가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 8/300]
  ······
  [영중추원사 최윤덕이 칭찬합니다. 칭찬스티커 +1장 25/300]
  ······
 
  생각을 이어나가기 힘들 정도로 정신없이 나타나는 칭찬스티커 획득 알림.
 
  내 탄생 소식이 어전까지 전해진 모양이다.
 
  알림창에 뜬 이름들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수양대군에게 죽임 당했던 인물이길 원했던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난 세자 이향이 처음 혼인한 후 14년 만에 얻은 아들이다.
 
  만백성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세종대왕의 장손이다.
 
  칭찬 스티커 300장 모으는 건 숨만 쉬어도 가능한 일이다.
 
 
  난 탄생 자체가 조선 제일의 경사였던,
 
  단종 이홍위다.
 
 
 
  <세종 23년 7월 23일. 왕세자빈 권 씨가 원손을 낳으매 임금이 말하기를, “이제 적손이 생겼으니 나의 마음이 기쁘기가 진실로 이와 같을 수 없다.” 하였다.
 이에 모두 아뢰기를, “우리나라에 이보다 더한 경사가 없사오니 대사면령을 반포하심이 가합니다.”하므로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댓글(63)

지옥참마도    
기억 속의 모든 물건이라면 엄청난데요 하다못해 감자만 꺼내와도 ...
2023.11.01 22:41
문환    
감자가 먼저일까요? 고구마가 먼저일까요?
2023.11.02 20:44
제르미스    
연재 축하드립니다! 잘 볼게요 ㅎ
2023.11.02 00:46
문환    
감사합니다. 기대해주세요.
2023.11.02 20:44
대역    
진양대군 이유가 칭찬하지 않습니다.
2023.11.02 03:07
문환    
속마음 보는 상태창이라면 그렇게 뜨겠네요^^
2023.11.02 23:30
무한급수    
'왕의 귀환' 캬 차기작 믿고잇엇다구
2023.11.03 16:21
문환    
감사합니다. 기대해주세요.^^
2023.11.06 08:55
희미한너    
전기택시가 고속으로 버스 들이받은 그 사건이 모티브 같네요. 영상 보니까 그 커다란 버스가 번쩍 들려서 90도로 돌아가더라구요…
2023.11.04 23:22
문환    
무서운 영상이죠.
2023.11.06 08:56
0 /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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