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함
뒤로가기버튼 재혼 후 인생 대박

#1 천사가 찾아왔다.

2023.12.03 조회 19,349 추천 210


 ―딸랑딸랑
 
 경기도 외곽 조그마한 커피숍.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눈부신 미모를 가진 여인이 손님으로 찾아왔다.
 
 “주문받겠습니다.”
 “저 기억 못 하시나요?”
 
 누굴까···?
 전직 매니저였기에 눈썰미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 정도의 미모라면 연예인?
 그렇다면 더 기억할 만한데···.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저, 아저씨 덕분에 살아났어요.”
 “저 때문에요?”
 “8년 전 일어난 교통사고. 아저씨가 응급처치를 해주셨어요.”
 
 내가 그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딱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다.
 감사의 인사를 하러 온 거 같은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매니저 시절, 소속 연예인을 촬영장에 데려다주고 회사로 복귀하다 발견한 교통사고. 그다지 착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도움을 준 적이 있었다.
 
 “죄송해요. 너무 늦게 왔어요.”
 “괜찮아요. 차 뭐 마실래요? 무료입니다.”
 “카푸치노 주세요.”
 
 나이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나이 또래 여자들이 대부분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데 의외였다.
 나 역시 카푸치노를 제일 좋아한다.
 
 ―치지직.
 
 처음 카페를 창업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려움 반 걱정 반이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바리스타가 되었다. 직원을 따로 두지 않았기에 배움이 빠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 혼자 하세요?”
 “네. 자! 들어요.”
 
 경기도 외곽 이층집을 개조해서 만든 1층 카페.
 손님도 없고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는 듯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는 걸 보고서 그냥 있을 수는 없다.
 
 “다리 아파요. 편히 앉아요.”
 
 내가 실내장식을 직접 한 카페는 오마카세를 전문으로 하는 일식집이나 바처럼 커피 머신 앞에 손님들이 앉아 마실 의자가 준비되어 있기에 자연스럽게 착석을 권유했다.
 
 얼마나 흘렀을까.
 내가 만든 커피가 맛있을까.
 앉아서 커피를 마실 뿐 말이 없었다.
 
 “···아저씨. 저 많이 아팠어요. 1년간은 꼬박 병원에 누워있었고요. 1년간 또 재활치료를 했어요.”
 “고생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이제는 건강해요.”
 
 그때 교통사고가 보통 심하게 난 게 아니었다.
 충격으로 차량 내부에 불길이 치솟는 상황.
 갇힌 이 여인을 겨우 빼냈다, 하지만 피가 많이 흐르고 정신도 차리지 못했기에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겨우 숨만 되돌려 놓았을 뿐, 상태는 정말 심각했다.
 
 다행히 살아줘서 고맙고 건강해져서 이렇게 인사하러 와준 것만으로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왜 이제야 왔는지 궁금하지만···.
 
 “교통사고가 난 거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뒤가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았어요. 그런데요. 갑자기 생각나는 거예요. 아저씨가 날 꺼내준 거랑 인공호흡 한 게요. 그게 2년 전이에요. 정말 아저씨 얼마나 찾았는지 몰라요. 사고가 너무 오래전이라 아무 기록이 없었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만. 미안해하지 말아요. 맛있게 커피 마셔주면 그게 저한테는 보답입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그럴까.
 오늘따라 손님이 오지 않는다.
 의도치 않았지만, 자연히 두 사람만이 얼굴을 마주 보면서 대화할 수밖에 없었다.
 
 가끔 혼자 찾아와 이런 얘기 저런 고민하던 손님이 제법 꽤 있기에 자연스럽게 바라보면서.
 
 “학생이에요?”
 “에이, 2년 휴학했지만 졸업했어요. 저 보기보다는 나이 많아요.”
 
 그때는 워낙 위중한 상태이고 피를 많이 흘려서 외모를 살펴볼 겨를조차 없었다.
 나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는 것 말고는 솔직히 외모는 기억나지 않았다.
 
 “직장인이구나.”
 “······.”
 
 백수? 돈 많은 백수다.
 이제 그만 뒀지만, 매니저였기에 자연스럽게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을 갖다 보니 눈앞에 여성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을 정도로 잘사는 집안의 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좋은 부모님 곁에서 넉넉하게 풍족하게 자란 사람들과 어려운 생활 속에 자란 사람들이 같을 수만은 없다.
 
 뭐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유로움이 몸에 배어 있다.
 
 “저기 아저씨.”
 “네?”
 “제 이름 안 물어봐요?”
 “이름이요?”
 “네. 저같이 예쁜 여자가 이렇게 말 걸면 궁금해해야죠.”
 
 예쁘긴 하지만 나이 차가 좀 있다.
 동생 같다.
 
 “이름이?”
 “김서영. 아저씨 이름은 알아요. 한도윤 맞죠?”
 “맞아요.”
 
 커피를 마시면서 주위를 둘러보는 서영이라는 여자.
 
 “여기 참 분위기 있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2층 양옥집.
 1층은 카페로 리모델링.
 
 퇴사해서 시간도 많겠다 리모델링도 내가 하나하나 자재를 구해 다하긴 했지만, 허물고 다시 지은 건 아니라 다른 카페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이긴 했다.
 
 “저기. 이거요.”
 
 서영이 내민 건 돈 봉투.
 아마 사례를 할 생각인 거 같지만 받고 싶지는 않다.
 
 “넣어둬요. 보답을 바라고···.”
 “아저씨. 그 팔 상처 저 때문이죠?”
 “이거요?”
 “네.”
 
 불길이 치솟는 와중에 차에 끼인 서영을 빼내다 보니 팔과 등에 화상을 입긴 했다.
 상처가 좀 깊었기에 흉터가 남았지만, 딱히 불편함은 없었다.
 한동안 피부과에서 치료받을 때만 제외하고는···.
 
 “나도 다 나았어요. 그러니까 부담은 이제 그만. 이 돈도 넣어둬요.”
 “싫어요.”
 
 참 고집 한 번 세다.
 나 또한 고집하는데.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그렇게 착한 사람도 아니지만, 사람의 목숨을 구해주는 걸로 돈을 받고 싶지는 않다.
 
 다시 한번 봉투를 집어 돌려주려 하는데.
 바람처럼 달려 나가 버리는 서영.
 밖에 비가 오고 있어 혹시나 감기나 걸리지 않을까 걱정되어 우산을 챙겨 나가보았지만 얼마나 빠른지 보이지도 않는다.
 
 ‘다행이네.’
 
 이 정도로 빠르다면 건강하다는 증거.
 당장은 돌려줄 방법이 없지만, 차차 알아보면 될 일.
 봉투 안에 얼마나 돈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백만 원? 천만 원?
 
 나에게는 그저 휴지일 뿐, 돈의 소중함을 모르지 않지만 받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걸 안 받는다고 후회할 것 같지도 않았고.
 
 서영과의 첫 만남이 끝이 나자, 신기하게도 손님이 물밀듯이 몰려와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갔다.

댓글(5)

하늘맑음    
달려갈께요~~~^^~
2023.12.20 22:28
땅꾼    
건필 하세요.
2023.12.26 12:05
나이프    
건필하세요
2023.12.26 15:47
세비허    
재밌게 읽고 갑니다
2024.01.02 05:10
범어동사람    
속빈 닭강정 같은 느낌. 겉은 재밌어보이는데 정작 실속이 없다. 단순 오타는 이해되나 사람 이름이 바뀐게 아직 수정을 안했다는건 글을 써놓고 정작 작가 본인이 읽어보지않았다 는 걸로 생각됨.
2024.02.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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