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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

2023.12.26 조회 35,991 추천 526


 딸을 위해 쓴 소설이 대박났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꿈을 이룬 사람.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한 사람.
 그리고.
 꿈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포기하지 못한 사람.
 
 나의 경우 3번째였다가.
 결국 2번째가 된 경우다.
 
 사실 난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다.
 글을 쓰는 사람, 소설가 말이다.
 
 하지만.
 난 이제 작가를 꿈꾸지 않는다.
 왜냐?
 
 “다녀왔습니다아!”
 “우리 딸, 학교 잘 다녀왔니?”
 
 먹여 살려야할 자식이 있으니까.
 
 *
 
 작가라는 꿈의 시작점.
 그건 선명하게 기억한다.
 
 “산문 문학의 시점이란, 글 속에서 서술자의 위치를 말한다. 즉, 어떤 시점에서 서술하느냐에 따라 전달할 수 있는 내용과 정보의 양, 그리고 서술자의 감정 상태까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지.”
 
 국어 시간.
 이제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국어 선생님이지만.
 선생님이 해주셨던 이야기는 또렷이 기억한다.
 
 “시점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3인칭 관찰자 시점, 그리고 전지적 작가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전지적 작가 시점. 단어만 들어도 감이 오지? 산문 문학 속에서 작가는 신과 같아.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해. 등장인물들의 이름부터 나이, 키부터 사소한 습관. 이들은 어디 사는지, 어쩌다 그곳에 살게 되었고, 왜 그런 행동을 해야하는지.”
 
 ‘전지적 작가’라는 말에 왜 그리 꽂혔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냥 멋있어 보여서일수도 있다.
 왜, 중2병이라고들 하지 않나.
 마법, 어둠, 절대자, 파괴, 혼돈······청소년 시기에 심취할 만한 멋있는 요소들 말이다.
 나의 중2병은 ‘전지적 작가’라는 말을 듣는 순간 찾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전지적 작가 시점은, 신이 자신의 창조물들에 대해 해설을 하는 것과 같다. 덕분에 독자들에게 매우 풍성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 심지어 인물들 사이 드러나지 않은 감정, 생각까지 말이야. 하지만 그만큼 이야기에 설명이 많아져 자칫 이야기보다 정보의 나열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산문과 산문 문학은 엄연히 달라.”
 
 그 활자의 세계 속에서.
 나는 전능해질 수 있었다.
 모든 인물들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행동하고, 살아숨쉬었다.
 
 덕분에 내 모든 생각이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수업 시간에 하고 있던 망상을 활자에 옮기면.
 망상은 훨씬 구체적이 되었고, 두루뭉술한 이미지들은 확고한 설정을 갖게 되었다.
 마치 미술 시간에 지점토를 가지고 갖가지 모양을 만들 듯.
 정말 내 마음대로.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다들 여기 밑줄 쳐놔. 비문학과 문학을 가르는 기준! 정보전달이 목적인 글과 달리, 문학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다! 이거 시험에 나온다?”
 
 그저 평범하게, 대충 살자는 것이 목표였던 내 인생에.
 처음으로 욕망이라는 것이 생긴 게.
 
 “그래.”
 
 중2병 때문인지.
 아니면 스스로에게 거는 암시인지 모르겠지만.
 당시의 나는 때때로 이렇게 중얼거리곤 했다.
 
 “난 소설가가 되고 싶어.”
 
 *
 
 “······그래, 윤성준.”
 
 중3 진로상담 시간.
 유난히 머리가 많이 벗겨지신 담임 선생님은, 볼펜 뒷부분으로 자신의 휑뎅그렁한 머리를 긁었다.
 마치 아주 귀찮은 일을 마주한 것처럼.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네.”
 “갑자기? 원래는, 뭐시냐. 생기부 보니까 1, 2학년 때는 회사원, 공무원. 이렇게 적혀있었는데.”
 “올해부터 꿈이 생겼어요.”
 
 내 말을 들은 담임 선생님은 침음을 흘렸다.
 잠시 후.
 
 “그래서, 예술고 진학을 희망한다? 문예창작학과가 있는?”
 “네. 가서 제대로 글을 배워보고 싶어요.”
 
 난 꽤 힘주어 대답했다.
 내 꿈인 소설가,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될 예술고.
 그에 대해 담임 선생님 앞에 설명하자, 조금 벅차오르기까지 했다.
 
 나의 망상을 활자로 옮기며 소설이 되듯.
 나의 꿈을 말로 표현하니 곧 현실이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돌아온 대답은 다소 심드렁했다.
 담임 선생님은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뭐, 이해는 한다.
 그냥 집에서 가까운 인문계에 진학할 줄 알았던 녀석이.
 느닷없이 예술고에 가겠다고 하니까.
 
 “쓰읍, 너 수상 경력이······이번에 교내에서 열린 자연사랑 글짓기 대회 장려? 이거 뿐이네.”
 
 그 백일장은 내 인생 첫 백일장이었다.
 참가 부문에 산문이 있기에 소설을 써도 되는 줄 알았다.
 에세이나 자기 주장 형식의 글이라는 걸 알고 멘붕에 빠졌지만.
 아무튼, 첫 백일장에서 상장을 받았다는 건 내게 큰 자신감이 되어주었다.
 지금 말하긴 민망하지만, 내 재능에 확신이 생겼다고 해야하나?
 
 첫 백일장에서, 소설도 아닌 비문학 산문으로 상을 타오다니.
 어쩌면 나, 천부적 재능을 가진 천재 작가일지도?
 그런 망상을 하기도 했으니.
 
 “이거 가지고 예술고 되겠어?”
 
 그 망상을 부숴준 건 역시 담임 선생님이었다.
 이상한 일이긴 하다.
 국어 선생님 얼굴은 기억 안 나는데.
 이 대머리 담임 선생님의 모습은 비교적 정확히 떠오르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담임 선생님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안 좋은 기억이 더 오래 남아서일까?
 
 “윤성준. 부모님하고 상의해봤고?”
 “얘기는 해봤어요.”
 “뭐라고 하시든?”
 “일단 좀 알아보시겠다고······.”
 “예술고는 학비가 장난 아니야. 부모님께 부담되지 않겠어?”
 “······글쓰는데 돈이 안 들잖아요. 근데 왜 학비가 비싸요?”
 “예술고는 원래 다 비싸. 그리고 실기비라는 게 있다. 뭐, 가면 현업 소설가나 시인들한테 글쓰기 배울 텐데. 보통 그런 건 몇 백만원씩 하거든.”
 
 나로선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글을 쓰는 덴 돈이 들지 않는다.
 굳이 필요하다면 노트북, 그마저 없으면 원고지와 볼펜.
 
 그런데.
 글을 배우는데엔 왜 이리 돈이 많이 들까?
 
 “게다가 어려서부터 글만 써온 애들이 온통 예술고를 지망하지. 문예창작학과가 있는 예술고가 우리 나라에 총 3곳 밖에 없는 거, 알지? 문은 좁은데 들어가려는 수준 높은 애들은 얼마나 많겠냐? 일찍부터 전국 대회 백일장 휩쓸었던 애들이 그리로 다 몰리는 거라고.”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입밖으로 내었던 꿈은.
 현실은커녕, 오히려 망상에 불과했다는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글은 나중에 대학 가서도 쓸 수 있으니까. 급한 거 아니잖아? 아니면 뭐,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서도 백일장 같은 곳 참여할 수 있잖아? 문학 동아리나 뭐, 그런 것도 있을 수 있고. 뭐, 강요하는 건 아니고. 부모님이랑 잘 얘기해봐라.”
 
 생각해보면, 뭐 하나 확언을 해준 게 없다.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강요하는 건 아니다.
 그런 식의 무책임한 말들이었다.
 
 “······네.”
 “그래, 이만 가봐라.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고 교무실을 나가려는데.
 
 “근데 윤성준.”
 
 담임 선생님은 재차 나를 붙잡았다.
 
 “선생님이 너 생각하고 말하는 건데, 글은 취미로만 써라.”
 
 정말 생각해서 말하는 거라는 듯.
 한숨까지 푹 내쉬던 그 소리가 아직도 기억난다.
 
 “요즘 어떻게 글써서 먹고 사냐? 그, 음. 너도 어서 돈 벌어서 부모님께 보탬이 되어야지. 안 그래? 글보다는 그래, 숫자를 좀 다루는 게 어떠냐? 숫자 다루면 어디서든 대접 받고 산다더라.”
 
 담임이었던만큼.
 선생님은 우리 집 형편이 넉넉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을 거다.
 그를 우회적으로 돌려 말한 것이겠지.
 
 “충고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나는 진심으로 그리 대답했다.
 
 *
 
 그 다음 해.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럼 예술고에 진학했느냐고?
 그건 아니다.
 나는 금융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유는 없다.
 그냥, 음.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성화고에 가면 대학에 가지 않아도 빠르게 취업해 돈을 벌 수 있다고 했고.
 그 말에 따른 것뿐이다.
 
 그래.
 돈 없는 집 자식이 예술고 가서 글을 쓰겠다니.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이었던 거다.
 
 “여기서······금융이란······숫자······.”
 
 그런데 참 웃긴 일이다.
 3년간 배운 수업 내용이 별로 기억에 안 남는다.
 중학생 때 배운 ‘전지적 작가 시점’은 아직도 확실히 기억나는데 말이다.
 
 그냥 공부도 시험도, 하라니까 했다.
 다만 한 가지 알게 된 건.
 숫자의 세계에서 불확실한 건 없었다는 것이다.
 
 글은 돈이 안 되고.
 숫자로 표기되지 않는 감성적 무언가가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의 영역이지만.
 숫자는 아니었다.
 덕분에 나는 예측대로 평범하게 졸업하고, 다소 어렵게 자격증을 딴 뒤, 겨우겨우 취업에 성공했다.
 
 ‘안 그래? 글보다는 그래, 숫자를 좀 다루는 게 어떠냐? 숫자 다루면 어디서든 대접 받고 산다더라.’
 
 그래.
 어쩌면 그 대머리 담임 선생님의 말이 맞았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어디 가서 대접 받는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찍부터 취직해 돈을 벌어서, 부모님께 보탬이 되었고.
 이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무사히 결혼했다.
 이후엔 귀여운 딸까지 얻었다.
 
 ‘여보. 우리 아이 이름은 뭐라고 할까?’
 ‘음, 오빠. 내가 생각해봤는데, 시우 어때?’
 ‘시우?’
 ‘응. 같이 시를 짓는 친구라고 해서 시우詩友. 오빠 글쓰는 거 좋아했다며?’
 ‘에이. 지금은 안 쓰는 걸.’
 ‘굳이 그런 의미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누고, 우리 딸이랑 친구 같은 사이가 되자는 의미로! 그리고 혹시 또 알아? 우리 아이도 문학 천재일지 모르지!’
 
 아마 글을 쓰며 살았더라면.
 지금보다 안정감은 많이 떨어졌겠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엄마를 쏙 빼닮은 귀여운 딸 시우.
 내게 더 바랄 건 없었다.
 
 ‘요즘 어떻게 글써서 먹고 사냐?’
 
 글은, 소설은 돈이 안 되니까.
 반면 숫자는 돈이 되니까.
 
 다만.
 살아보니, 삶이란 게 수학보단 문학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죄송합니다. 아내분께서 암이 이미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되어서······.’
 ‘앞으로 3개월······남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드는.
 그런 일이 나에게 들이닥친다는 점에서 말이다.
 
 *
 
 “아······빠. 아빠!”
 
 날 부르는 목소리에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음, 그래. 시우야.”
 “갑자기 왜 그래? 내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않고!”
 “미안해. 아빠가 잠깐 딴 생각을 좀 하느라.”
 “너무하네. 나랑 얘기하는 중이었잖아?”
 “미안해. 이젠 안 그럴게.”
 
 내 옆에 앉아있는 시우의 볼이 부루퉁해졌다.
 그래.
 방금까지 나는 내 딸 시우와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옛날 생각에 골몰해버렸다.
 이에 시우는 자신이 아빠에게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모양.
 얼굴까지 홱 돌린 걸 보면 제대로 삐친 모양이다.
 
 “간식으로 고구마 맛탕 만들어줄까?”
 “내가 애야? 그 정도로 넘어갈 줄 알고?”
 
 하긴.
 우리 시우도 벌써 중3이다.
 옛날엔 고구마 맛탕 만들어주겠다고 하면 만사 OK였는데.
 흔들리는 이를 뺀 것도, 예방접종 하러 병원에 가야하는데 무서워할 때도.
 고구마 맛탕 덕분에 비교적 쉬이 넘어갈 수 있었다.
 
 “······진짜?”
 
 다행히.
 아직도 이건 먹히는 모양이다.
 
 “그럼, 진짜지. 아빠가 맛있게 해줄게.”
 “정말? 약속한 거다?”
 “그럼.”
 “오오오케이, 그럼 내가 한 번 봐줄게! 난 아량이 넓으니까!”
 
 엣헴, 하고 가슴을 펴며 으쓱대는 시우.
 애교가 많은 딸을 두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아무튼.
 고구마 맛탕은 시우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다.
 요즘 어린애들은 탕후루인지 뭔지에 빠져 그것만 찾는다던데, 양반인가 싶다가도.
 고구마 맛탕이 결국 고구마 탕후루와 다를 게 없어서 요즘 또 고민이다.
 
 “맛탕, 탕, 탕. 흐흐흠.”
 
 제 멋대로 음가를 주며 흥얼거리는 시우.
 
 “아, 맞다. 하던 얘기는 계속 해야지. 그래서, 여기에 뭐라고 적어?”
 
 그리 말하며 시우가 들이민 것.
 그건 바로 공석인 장래희망란이었다.
 
 그래.
 내가 갑자기 회상에 빠지게 된 것.
 그건 바로 시우가 말한 장래희망 때문이었다.
 그 얘기를 들으니, 새삼 내 과거가 떠올라서.
 유일하게 장래희망란에 ‘소설가’를 적었던, 중3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뭐, 아빠는 물어보나마나겠지. 우리 딸 하고 싶은 거 해, 이러겠지?”
 
 내 목소리를 성대모사하며 따라하는 시우.
 그 모습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잘 아는구나. 너 하고 싶은 대로 살아, 시우야.”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으으음. 엄마는? 엄마는 내가 뭐 됐으면 좋겠어?”
 
 시우는 그리 말하며 고개를 빼꼼 위로 빼든다.
 집 거실에 걸려있는, 죽은 아내의 사진을 보며 말을 거는 거다.
 
 일찍이 엄마를 잃었음에도.
 시우는 구김살 없이 바르게 커주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중학교 시절도, 비교적 평탄하게 지나가는 중이다.
 그 사실에 매일 감사하고 있다.
 
 “그래서, 시우 너는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니?”
 “모르겠어. 음음, 역시 모르겠어.”
 
 턱을 괴고 고민하던 체하던 시우.
 어렸을 때부터 시우는 이렇다 할 꿈이나 장래희망이 없었다.
 엄마의 빈자리 때문에 많은 걸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 걸까.
 이럴 때면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해준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하다.
 
 “아아. 그냥 매일 소설이나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소설만 읽었는데 돈이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못난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시우는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매우 좋아했다.
 어렸을 때도, 잠 못드는 밤.
 내가 지어준 이야기를 듣고서야 겨우 잠들곤 했으니.
 
 요즘엔 시대가 좋아져서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글을 읽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우는 활자 중독처럼 보일 정도다.
 눈이 나빠질까 걱정도 되지만, 또 한편으론 이야기를 읽을 때 시우가 너무 행복해보여서.
 차마 크게 말리지는 못한다.
 
 “아, 맞다. 아빠! 빨리 다음편 줘야지! 언제 줄 거야?”
 
 갑자기 내 소매를 당기며 재촉하는 시우.
 무언가를 열렬히 원하는 눈치다.
 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지금 보낼게.”
 “아, 진짜. 전편을 그렇게 끊는 게 어딨어! 진짜 궁금해 미쳐버리는 줄!”
 
 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실 난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다.
 글을 쓰는 사람, 소설가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꿈을 이룬 사람.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한 사람.
 그리고.
 꿈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포기하지 못한 사람.
 
 나의 경우 3번째였다가.
 결국 2번째가 된 경우다.
 그래.
 난 소설가가 되는 건 포기했다.
 하지만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소리냐?
 
 “그래. 그럼 오늘 시우한테 보여줄게 아마 152화였지?”
 
 오로지 딸을 위해 쓴 소설.
 그게 벌써 다섯 작품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댓글(38)

솔미레    
작가님 전작 서포터 너무 재밌게 봤는데 신작 내셨군요...!! 이번 작품도 잘 부탁드립니다!
2023.12.29 05:58
우수지    
3번에서 2번이 되는게 대부분이죠 별로 특별한게 아니라 ㅋ 3번 그대로 있거나 1번으로 되는게 훨씬 적죠 ㅎ
2024.01.09 18:35
그정돈가    
프롤로그가 느낌이 좋은데요? 일단 중3 담임선생님 진로상담은 현실적인 듯. 제자 인생이 달린 일인데 함부로 확답해 주진 못하죠. 길만 제시해 주는게 맞는듯. 인생 책임져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리고 중3 딸래미 애교는 소설로나마 부럽네요. 우리 딸래미는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는데. 애교도 초등학교 저학년때 이후로는 없어진 듯...
2024.01.12 08:48
쿨미르    
세상의 분류 4가지로 해야죠.. 앞의 3가지랑 아예 꿈도 없는, 꿈을 꾸지도 않는 사람..이렇게요.
2024.01.12 21:39
선추코    
자식이름 시우..너무 촌스럽다
2024.01.15 19:09
ai*****    
(선추코님 ) 방금전 '옆집 월클이 축구재능을 막 갖다줌' 을 보고 오는 길입니다. 주인공 이름은 시우 입니다. 중국인이 보면 오시우 대협의 이름을 욕하지말라! 하고 테러하는 수억인구를 경험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여기서도 시우 라는 이름을 들으니 웅장해지네요.
2024.01.15 22:14
ha*********    
벌써 시우가 촌스러운 이름이 됐어요?
2024.01.15 23:46
풍뢰전사    
건필하세요
2024.01.16 17:19
miobomb    
프롤로그를 갈고 닦아 오셨군요...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글이면 좋겠어요.
2024.01.17 18:23
슈가멜론    
아들이 아니고 딸 이름이 시우인건 조금...
2024.01.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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